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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매거진

경력직 '비대면' 채용, 첫 '대면'은 입사 후에나

2020-11-04

 

 

 

 김효기 유어피플 이사

 

 

불과 반 년만에 코로나19는 우리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 주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자가격리, 온라인 개학,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하기의 생활화 등 소위 언택트(비대면-비접촉)라 불리는 생활이 당연시 되는 세상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지칭하는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활의 패러다임까지 바꾸어 놓은 코로나19는 기업의 경력직 채용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첫째, 채용 '방식'의 변화이다. 경력직 채용에 있어 그저 보조수단 혹은 피치 못할 상황에서나 사용됐던 '온라인 비대면 영상 인터뷰'가 공공연히 진행되며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람을 어떻게 만나지도 않고 채용을 하나?' '사람은 만났을 때의 그 미묘한 차이가 중요하다'라는 말이 그야말로 무색해졌다

둘째, 채용 '시장'의 변화이다. 그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고 있던 오프라인 마켓에서 온라인 마켓으로의 전환이 코로나19로 인해 그야말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자가격리, 재택근무와 같은 언택트로의 환경변화로 홀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차 많아짐에 따라 상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런 고객들을 공략하고자 하는 많은 기업들이 오프라인에 전문성이 있는 인재보다는 온라인과 언택트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인재를 대상으로 채용을 늘려가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셋째, 채용 '요건'의 변화이다. 오랜 기간 오프라인 업무의 보조수단 혹은 대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여겨졌던 온라인 업무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주요수단으로써 빠르게 자리잡아가며 그 위상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주요업무 외에 잘하면 좋은 정도로 인식됐던 IT활용 능력과 지식이 필수요건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경력직 채용의 요건도 확연하게 바뀔 것이다.


경력직 채용의 특징 및 이전과 달라진 점

'Slow'보다는 'Instant' 
기업이 경력직 채용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경력직 채용을 하는 이유는 '신입사원 보다 높은 생산성(46.1%)' 때문이라고 한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지식과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를 확보해 시급성이 요구되는 직무에 바로 투입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이전의 경력직 채용이 경력공채와 수시채용을 혼합해 어느 정도 수급과 예비성을 고려한 'Slow' 채용방식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필요한 경우, 적합한 경력을 가진 인재를 빠르게 채용하는 '쾌속맞춤형 Instant' 채용 방식이 주를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채용, 첫 대면은 입사 후에나 
필자의 고객인 제조기업 A사는 채용에 있어 보수적 성향이 짙은 기업으로 모든 경력직 채용은 물론이고 해외채용도 비용을 지불해가면서까지 대면인터뷰를 고수해왔다. 또한, 국내 기업에서는 흔치 않게 3차 이상의 대면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 기업도 코로나19의 여파와 주변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온라인 비대면 영상 인터뷰로 인터뷰 방식을 전환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결과와 만족도는 경영진과 인사팀으로 하여금 비대면 채용방식의 유지와 지속을 위한 TFT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변해버린 주변 환경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기초가 되어 기존 방식을 유지하려는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한 채용방식조차 바꾸어 놓았다. 통상 해외채용이나 특수한 상황 외에는 수십 년간 고수해온 대면 방식의 경력직 채용 인터뷰가 온라인 영상 시스템을 이용한 비대면 인터뷰로 바뀌었고, 지원기업에 방문해 폐쇄된 공간에서 엄격한 감독 하에 시행되던 각종 시험과 테스트는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는 채용 기업과 후보자 모두에게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채용 과정의 공정성이 확보되며, 빠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변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중심의 기업은 급격한 고객 및 매출 감소를 겪고 많은 오프라인 경력직 인력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온라인 중심의 기업들은 매출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고객 대응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경력 채용을 늘리는 등 상반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필자의 고객사 중 오프라인 중심의 B사의 경우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기존의 판매 전략에 큰 변화를 주었다.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일부만 온라인으로 판매하던 방식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판매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인력들이 대거 필요하게 됐고 관련 인력을 추천해 달라는 긴급요청이 쇄도했다. 이 와중에, 변화된 회사의 방침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잉여 인력으로 분류되어 '비자발적 명예퇴직자'가 된 사람 중에 인사팀을 통해 조용히 이력서를 보내오는 사람들도 여럿 나타났다. 이와 같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과 학습을 하지 않았던 경력자들이 채용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반면에, 기존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꾸준히 IT활용기술, 무인시스템, 센서, 네트워크, 보안 등과 같이 IT(온라인), 언택트 및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학습을 통해 최소한의 연관지식을 보유한 사람들은 기존의 전문성과 새로운 지식의 '융합과 연결'을 통해 오히려 더욱 많은 기회가 생겼으며 앞으로 이와 같은 경력직 채용은 더욱 늘어갈 것이다.


유능한 경력직을 채용하고자 할 때 무기가 되는 것들

워라밸은 영원하다 
경력직 채용 방식에서 많은 것들은 변화시킨 코로나19도 바꾸어 놓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다. 국내 취업포탈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경력직이 이직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과 워라밸(60.2%)'로 나왔으며 코로나19 이전의 조사보다도 오히려 높아졌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중대한 시기에도 여전히 워라밸은 중요, 아니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우수한 인재의 영입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구글, 아마존 등의 기업은 성과를 보인다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워라밸을 지켜주고 있다. 경력을 지닌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 기업은 워라밸을 보장하고 성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고 지속시켜야 할 것이다.

단지 횟수만 보지 말라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경력직 채용 시 이직 횟수가 많은 경우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부정적이다 못해 일부 기업은 일정 횟수 이상의 이직이 있는 후보자는 인터뷰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물론, 경력자의 이직 횟수가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척도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후보자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을까?

국내 기업보다 선진적이고 성공적인 채용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은 이직 횟수보다는 후보자가 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우선시 한다. , 후보자가 직무와 경력의 연속성을 가지고 잦더라도 명백한 이직사유가 있다면 이직 횟수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물론 아예 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직에 대한 이유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경력과 실력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인지와 당시 상황이 납득할 만한 것인지를 심도 있게 검증한 후 채용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같이 기업에서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채용에 필요한 핵심요소 외의 다른 주변 요소로 미루어 짐작하기 보다는 '정말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충분한 사람인지를 검증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기업은 단지 오래 다닐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열매는 비싸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나무의 결과물인 열매를 보면 그 나무가 좋은 나무인지 빈약한 나무인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기업은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그들의 학력과 경력, 업무역량과 성과, 인성 및 대인관계 등을 여러 단계의 검증 과정을 통해 확인한다. 이를 통해 당사에 맞는 후보자를 선별하고 채용의 수순을 밟는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귀하는 좋은 후보자이지만 당사와는 맞지 않는 듯해 아쉽게도 이번 채용에서 탈락됐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를 접하게 된다. 과연 그 말이 진실일까? 물론 진실인 경우가 더 많겠지만 '마음에 드는 좋은 후보자이지만 적절한 채용 조건을 제시할 수가 없다'의 다른 표현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후보자가 지니고 있는 여러 요소들은 그들이 애써 키워낸 '열매'와 같고 그에 대한 '보이지 않는 가치'라는 것이 존재한다. 많은 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값싸고 좋은 열매는 없다'라는 것이다.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기업은 비용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과거와 같이 기업의 비전, 인맥, 비즈니스모델과 미사여구로 채용하던 시절은 지났다. 특히나 갑작스레 찾아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전문 인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더욱 귀해질 것이고 그들의 귀함과 가치를 알아보고 지불하는 데 인색하다면 그들의 채용은 더욱 더 어려워 질 것이며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좋은 열매는 비싸다
그리고, 그에 맞는 값어치를 한다.'

 


본 기사는 HR Insight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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