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로시박스 CEO 최홍준입니다. 글로시박스는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일반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를 하다가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하고 계시는 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여성 분들 화장품에 관심도 많고 사용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백화점, 로드샵이나 드럭스토어에 가면, 종류는 너무 많은데 뭘 써야 할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잡지를 읽어도 한 번에 거의 200~300개 정도 소개가 되는데 도대체 나한테 잘 맞는 화장품이 뭔지 고르기가 힘들다는 분들이 많아요.거기에 착안해서 ‘화장품을 소개해 주는 친구’ 라는 모토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화장품을 소개해 주는 건가요?
패션이나 뷰티에 관심 많은 여성 분들은 잡지 정기구독 하시잖아요. 잡지 대신에 화장품을 정기구독 하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화장품은 피부타입에 따라서 나에게 맞는 제품이 있고, 또 쓰기 어려운 제품도 있잖아요. 저희가 추천하는 화장품을 배송해드리면, 1, 2주 정도 써보시는 거에요. 고객 분들의 뷰티 습관을 개선해 드리고 피부를 더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CEO라고 하면, 어떤 직업인지 잘 감이 안 오는데요.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쉽게 생각하자면 야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역할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직접 나서서 경기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선수들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일들이죠. 첫 번째는 사람관리를 하는 거에요. 우리회사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고 같이 일하는 것이죠. 때로는 우리 회사에 맞지 않는 사람을 내보내는 일이 될 수도 있고요. 두 번째는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일이에요. 앞으로 회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그 변화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장단기적인 과제들을 해결합니다. .
이렇게 창업으로 전환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던 거에요?
SK텔레콤에서 신사업 투자심사했었어요. 심사 대상들을 만나서 투자하기 적합한지 아닌지 정도를 판단하는 일을 했어요. 창업자들을 주로 뵈면서 그 분들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을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창업병이랄까요. '내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도 실현해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남성이 뷰티사업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뷰티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남성이 뷰티업계에 많지 않을 거라는 건 사실 편견이에요. 잡지사만 가봐도 반은 남성 직원이거든요. 일반적으로 화장품회사는 남녀비율이 1:1 정도는 돼요.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남성 스킨케어 시장이 세계 1위거든요. 우리나라 남성에게 뷰티는 낯선 분야는 아니라는 거죠. 사실, 제가 화장품이나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마케팅에 대한 관심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의 전략부터 실행까지 가장 잘 어울리는 상품이 화장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창업을 하기 전까지 사업구상은 얼마나 하셨나요?.
아이템을 기획한 기간은 한 2~3달 정도 밖에 안돼요. 저는 머리 속에서 구상하고 기획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기획보다 중요한 것이 적용이죠. 어차피 실무에 나와서 계속 피드백을 받아야 하니까요. 적은 비용과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는 일이기 때문에 빨리 결과물을 내놓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피드백을 통해 바꿔야 하는 거거든요. 빨리 움직이는 게 중요하죠. 한 아이템을 가지고 오랫동안 구상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여러 번 시도를 하고 실패하는 과정이 준비라고 생각해요.
짧은 기간동안 기획하셨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고려하셨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포커스를 맞추는 게 노력이었죠.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기업에 취업해서 일 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모바일 마케팅에 관련된 일이었거든요. IBM에 근무할 때 주로 같이 일했던 파트너사가 네이버, NC소프트, 버디버디 같은 온라인회사였어요. 같이 일하면서 좋은 분들을 만나고 배웠던 점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투자심사 업무를 하시면서 관심 분야였던 모바일 마케팅 실무자도 만나고 트렌드도 익히셨군요!
실무에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트렌드를 빨리 읽을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됐어요. 신문이나 TV같은 매체를 통하지 않고 현업에 계신 분들로부터 최신 정보를 접하다보니 식견이 넓어졌죠. 매체에 보도가 된 이 후에 트렌드를 따라가기에는 늦은 감이 있거든요.
IBM에서 근무하다가 직군을 옮기기 전에 UCLA에 공부하러 갔었어요. MBA를 취득하고 2년 동안 주로 창업이나 중소기업 운영에 대한 공부했어요. 또 공부보다 경험도 많이 했죠. LA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창업자들이나 벤처기업가들도 많이 만났어요.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계속 활동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창업을 하시게 된 이유가 창업자의 마인드를 공감하셨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하는 대기업을 퇴사하면서까지 창업을 결심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일반 기업에서 근무할 때 SIRI를 만든 창업팀을 만나러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간 적이 있어요. 업무가 끝나고 뒷풀이 겸해서 맥주 한잔 하러 간 곳에서도 다른 창업자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기억에 남는 한 분은 모바일 결제 관련된 솔루션을 만들었는데 30억에 매각했대요. 지금 뭐 하냐고 물어보니까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무실도 없이 일하는 건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니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뭔가를 만드는 게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든 생각이 창업을 삶의 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저도 지금 하고 싶은 걸 빨리 시작해야겠다 라는 다짐을 했죠.
그 분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으신 거네요. 사무실도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게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잖아요.
그 분은 본인이 사무실을 제어할 만큼의 준비가 되어야지 사무실을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창업을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허영이 될 수 있어요. 대표, 이사라는 어떤 직함에 집착하게 되죠. 성공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은 좋아요. 하지만 성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많거든요. 어떤 동기로 창업을 하는 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창업을 하고 싶은 분들은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 아니면 그저 성공하고 싶은지 그 차이를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경영을 하는 게 안 맞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에요. 멘토님이 생각하는 경영자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인가요?
사람에 대한 정이 있어야 해요. 가장 중요한 일이 사람을 관리하고 독려하는 일인데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면 힘들겠죠.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장단점, 심리를 파악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야 해요.
같이 일하는 친구가 잘 되길 바래야 해요. 나 혼자만 잘되길 바라면 안되고요. 직원들이 잘 되기 위해서 회사가 해줄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요. 회사와 직원 사이의 방향이 맞지 않을 때는 내 보낼 수 밖에 없거든요. 이것도 관심이 있어야지 알 수 있는 거죠. 좀 더 나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해요.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열정이에요. 취미생활이든 일이든 열정적으로 깊이 빠져서 하는 사람, 그 느낌을 아는 사람이 좋을 것 같아요.
경영자에게 필요한 업무적인 능력도 있을 텐데요.
창업은 경영이라는 요소가 크지 않아요. 어떤 아이템을 만든다는 것이 중요해요. 경영에 포커스를두고 봤을 때는 재무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회사자금을 관리하는 일에 밝으면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죠. 같이 일하는 사람도 편하고요. 불과 3개월 뒤에 회사 자금사정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면 일하는 직원들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사람관리’가 CEO의 업무 중 하나라고 하셨는데요, 대표님만의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이 좋아요. 그래서 첫 번째로 그 사람의 가치관을 봅니다. ‘어떤 삶을 살고 싶다’ 라는 삶의 목적의식이 분명한 사람들을 채용해요. 이런 분들이 좀 독특하거나 특이한 분들이 많죠. 두 번째는 목표의식을 봅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걸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해요. 이런 분들이 자존감도 높고 본인의 일에 대한 프라이드도 높아요. 마지막으로는 그 사람의 과거를 봅니다. 일반적으로 ‘면접에서 입사 후에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이냐’ 라든가, 어떤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 라는 질문을 하잖아요. 저는 과거에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냐, 어떻게 극복했냐 라고 질문을 하죠.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 하면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을 해서 채용을 하지 않아요.
과거 경험을 통해서 미래를 예상하시고 채용하시는 거에요?
그렇죠, 가장 좋은 지표는 과거의 경험인 것 같아요. 얘기를 듣다 보면 이 사람이 정말 진실을 얘기하는 건지, 경험을 지어내거나 부풀려서 말하는 건지 알게 돼요. 본인의 과거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줄 알고 그 생각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거에요.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으면 무조건 채용을 안 해요. 어떤 사람인지 알았으면 우리 회사와 맞는 사람인지 판단하고, 부족한 면이 있다면 채울 수 있는지 판단하는 거에요. 어느 회사든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안 되는 애매모호한 사람을 뽑진 않죠.
회사를 경영하는 일을 하시면서 자기개발을 했던 노력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자기개발이라기 보다는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목표의식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규모가 큰 회사라면 어려울 수 있지만, 소규모 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창업주들이나 대표자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회사의 방향이 움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운영하는 아이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그것만 할 수는 없어요. 분명히 따라 하는 사람도 생기고, 경쟁자도 생겨요. 고객들도 언젠가는 뒤돌아 설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걸 계속 만들어야 해요. 책도 많이 읽고, 직원들과 트렌드를 읽으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멘토님이 추천하는 트렌드 읽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제가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아요.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도록 직접 찾아다녀야 해요.
그럼, 사업을 시작할 때 투자자를 유치하는 건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다른 업체와의 제휴문제도 있을 것 같고요. 창업을 시작하실 때 이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투자를 받지?’ 라는 생각을 한다면 잘못된 거에요. 사업을 시작 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이고, 잘하고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트렌드 속에서 어떤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해요. 이런 확신이 있다면 그 사업은 투자가치가 있는 거에요.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본인이 어디에 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투자가치가 없다면 투자를 하지 않잖아요.
저희 글로시박스 같은 경우에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사업이에요. 처음 제가 창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SNS를 이용하지 않았어요. ‘리스크가 많다’, ‘평판이 안 좋아진다’는 이유였죠. 지금은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SNS를 이용한 마케팅을 해요. 이게 트렌드거든요.
말씀처럼 블로그에서 검색을 하거나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상품을 접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죠. 이것 또한 투자 받는데 영향이 있었나요?
과거에는 TV와 같은 매체들을 통하여 광고로 상품에 대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형식이었어요. 지금은 SNS가 그 어떤 매체보다 중요해지고 있죠. 사용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들이 많아지면서 결국엔 입소문이 중요해진 거에요.
SNS를 통하여 어떤 사업을 할 수 있을까요? 글로시박스는 화장품을 하고 있지만 나올 수 있는 아이템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면 투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시험으로 평가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모든 일을 시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트렌드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걸 예측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물론 그런 어려움도 있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결정에 대해 100%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에요. 나 혼자 책임을 지는 거라면 감수할 수 있지만, 저 외에 모든 직원들이 힘들어질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정확한 것보다 빨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하는 시간을 버니까요.
그 외에 혹시 회사를 경영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으시나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힘든 점이 있어요. 사람이 여러 명 모여서 일을 하다 보면 알력도 생기고 소위 ‘사내 정치’라고 부르는 부분도 있죠. 저는 그게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아요. 충분히 좋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목표가 있을 때 이를 이루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잘해주고 이런 것들이 정치의 일부거든요. 이걸 잘 활용을 못해서 알력이 생기는 경우에 힘들죠. 서로 섭섭한 부분이 생기기도 하고요. 하지만 대화라든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잘 해결하고 있어요.
글로시박스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보람을 느꼈던 적이 있나요?
즐거웠던 적은 많았어요. 회원 가입 수가 많거나, 좋은 브랜드들과 제휴를 맺었을 때에요. 또 퇴사한 친구들이 이 곳에서 쌓은 커리어로 좋은 곳으로 이직했을 때도 즐거워요
저희 회사의 목적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화장품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거에요.
그래서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가끔 CS쪽으로 메일이 와요., 사실 지난 달에 상품 기획이나 구성이 맘에 안 들어서 해지를 했다, 나중에 아무 생각 없이 제품을 써봤는데 너무 잘 맞아서 재가입을 했다는 분도 있었고요. 또, 저희가 추천한 제품이 너무 좋아서 백화점에 가서 정품을 구매하셔서 사용한다는 분도 있었어요.
사실, 저희 회사의 비전은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 보다는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개발하는 거에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멘토님께서 생각하는 회사를 경영하는 일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단순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에요. 두 번째는 작게 시작했지만 큰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을 겪을 수 있다는 거에요. 만약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못 느꼈을 거에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종이 몇 장으로 시작해서 문서가 되고 그 문서가 파트너 사에 전달이 돼서 사업으로 발전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 겪는 거죠.
그리고 성취욕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거에요. 저는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반골기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부수는 일이죠. 그런 편견에 도전해서 어떤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요.
과거로 돌아가서 또 다시 창업과 직장인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네, 선택은 창업이고요. 기회가 된다면 창업을 더 빨리 할 것 같아요. 물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시작한다면 위험할 수 있죠. 지금처럼 나를 위해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은 상태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어요.
사회 초년생이었던 멘토님의 모습은 어땠나요?
대학교 때,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면 크게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으로 나뉘잖아요. 저는 대학생 때 거시, 금융은 제 관심 분야가 아니라는걸 일찍 깨달았었어요. 전략적이고 분석적인 것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죠. 수업도 그런 쪽으로 많이 들었어요. 숫자를 다루는 일을 하면 분석을 많이 할 것 같아서 재무기획, 재무분석 관련된 일을 먼저 시작했었죠.
그때에도 창업에 대한 비전이 있으셨나요?
그때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어렴풋이 제가 관심 있는 일을 찾고 있었어요. 경제학과 학생들은 대다수가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으로 취업을 많이 해요. 저는 그 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사기업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빨리 했었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어떤 일을 시작하든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책임감, 성실함,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에요. 이 세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이들 알고 있는 기본적인 건데 의외로 부족한 친구들이 많아요. 저는 사회초년생들이 무언가를 많이 알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능력보다는 그런 모습들을 보일 때 많이 도와주고 싶어요.
또, 본인 모습을 한번 돌아보세요. 예를 들어, 조별 과제를 할 때 서로 냉철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부모님께서 하시는 잔소리도 짜증스럽게만 생각하지 말고 들어보세요. 누구보다 애정을 갖고 냉철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니까요.
△ 최홍준 님의 추천도서
미래에 회사를 경영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많이들 읽어보셨겠지만 스티브 잡스와 하워드 슐츠의 전기를 추전합니다. 그들의 창의력이나 낭만에 대한 부분 보다는 그 분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고 모두가 포기할 만한 상황에서 이겨 낸 부분들을 봤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화려한 성공에 어떤 이면이 있는지 이해해야 해요. 스티브 잡스가 2005년에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은 꼭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제목이 ‘STAY HUNGRY, STAY FOOLISH’ 에요. 앞을 내다보면서 인생을 설계하기는 힘들어요. 먼 미래에 과거를 돌아 봤을 때 내가 했던 일들이 점들이 되어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거죠. 즉, 미래에 대한 그림을 퍼즐처럼 맞춰가는 게 아니라 미래에 그 점들이 연결 될 것이라 확신하고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는 거에요. ‘열정이 있으면 기다리지 말고 시작하라’ 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실제로 벤처투자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고 싶은 분들께는 랜디코미사가 쓴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소설처럼 재미있게 풀어서 경영이나 창업에 대한 지식 없이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요.
나의 직업은 OOO이다라고 정의를 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글쎄요.. ‘독수리’ 라고 하고 싶어요. 동물의 왕국에서 독수리 어미가 새끼를 낳아 키울 때 스스로 날 수 있도록 도와주죠. 결국에 새끼는 스스로 날아서 어미 곁을 떠나는데요. 이런 모습이 제 직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을 보면 사회 초년생도 있고, 저보다 경력이 많은 분들도 있을 때가 있어요. 계속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좋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순 없어요. 저와 같이 일하는 모든 분들이 원하는 바를 찾아서 혼자 힘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CEO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같은 둥지 안에 있을 때는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해서 함께 달려가야겠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거창한 목표라기 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이에요. 앞서 잠깐 말씀 드린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자극을 받고 또 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그런 열정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 제 삶의 목표죠.
단기적인 목표라면, 지금 운영하고 있는 글로시박스가 주위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거에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벤처사업가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미형,문소은
INTERVIEW
김미형,문소은
dangmenso1@saramin.co.kr
EDITOR
문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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