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김유리 라고 합니다. 일을 한지는 조금 오래 됐어요. 2002년부터 시작해서 커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한 커피 하는 사람입니다.
2002년에 처음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그 당시에는 커피전문점이 많지 않고 지금처럼 대중화 되지 않았잖아요. 커피를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지금은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대형 커피브랜드 매장이 4개 밖에 없을 정도로 매장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그 때, 우연히 로즈버드에서 아이스 카페모카를 마시게 됐는데 너무 맛있는 거에요. 이렇게 맛있는 것을 만드는 거라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했어요.
바리스타라고 하면 어떤 일을 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아요. 라떼아트만 생각을 하게 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말씀해주세요
이런 질문을 평소에도 많이 받아요. 요즘에는 커피전문점도,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에요. 사전적 의미로 따지면 ‘BAR’ 안에서 일하는 사람을 바리스타라고 해요. 이렇게 매장에서 커피를 만드는 사람을 바리스타라고 하죠.
원두를 잘 볼 줄 아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그런 역할보다는 주어진 재료로 맛있게 커피를 내려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게 바리스타의 일이에요. 우리가 식당에서 주인이 만든 음식을 먹지, 식당 주인이 쌀을 감별하고 그런 건 아닌 것처럼요.
멘토님이 생각하는 커피에 대한 철학이 궁금합니다.
저는 커피를 마시는 것은 여유를 즐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명동에서 일을 한 적이 있어요. 매장이 5층까지 있었는데, 매장정리를 하기 위해 홀을 돌면 30분, 1시간이 뚝딱 지나갔어요. 너무 정신이 없었죠. 손님들이 주문을 해도 자리가 없어서 앉아서 못 먹는 거에요. 그게 너무 싫었어요.
저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자판기처럼 기계적으로 커피를 만들어 내고 커피를 즐기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요즘 사람들, 다 바쁘잖아요. 커피를 마시는 잠깐이라도 손님들에게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커피를 만들어요.
멘토님을 커피로 표현한다면 어떤 커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스 카푸치노 같다는 생각을 해요. 카푸치노가 에스프레소와 우유 위에 우유거품을 올려 만드는 거에요. 커피 맛을 많이 나타내고 진한 맛을 내는데요. 아이스 카푸치노는 의외로 잘 안 팔고 맛있기도 쉽지가 않아요. 차가운 우유로 우유거품을 내면 부드럽고 입에 닿았을 때는 크림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어요. ‘아이스 카푸치노가 맛있는 가게라면 믿을만한 가게다.’ 라고 본인만의 기준을 갖고 계신 분들도 계세요. 저는 에스프레소의 냉정한 부분과 함께 우유의 부드러움도 겸비한 사람인 것 같아요.
바리스타와 바리스타 트레이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고 바리스타 트레이너는 커피 만드는 법을 교육하는 사람이죠. 요즘에는 바리스타로 시작해서 트레이너가 되는 게 아니라 교육과정만 수료하고 트레이너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실무를 먼저 접하면 교육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실무경력을 쌓고 난 후에 트레이너 일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바리스타로 시작하셔서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나요?
매장에서 교육을 받게 되면 매장스타일의 교육을 받게 되잖아요.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문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았어요. 몇 년후 제가 배운기관의 대표님께서 트레이너로 일해볼 생각이 없냐고 제의하셔서 고민 끝에 일을 시작하게 됐죠.
저는 전문강사처럼 가르치기보다는 먼저 경험한 선배의 마음으로 교육을 했어요. 교육생들에게 늘 하는 얘기가 공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라는 거였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를 할 때 스트레스를 받을 거에요. 그래서 실습시간에 음악을 틀어놓기도 하고, 교육생들과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공부, 수업, 시험이라고만 생각하면 분위기가 경직되어서 교육생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하거든요.
지금은 온전한 바리스타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계신데, 겸직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얼마 전까지 개인매장을 운영했어요. 매장에서 트레이닝도 하고 손님접대를 하면서 판매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함께 했었죠. 그 때, 저에게 트레이너로서의 재능이 더 크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접 매장운영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교육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성장한 계기이기도 했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연령대마다 조금씩 달라요. 어린 친구들은 빨리 배우는 반면,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실수를 할 때가 많아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때가 많아요.
몇 년 전 이야긴데요, 남자분들은 커피라고는 인스턴트만 아시던 분들이 많았어요. 그 분들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음료를 만들어야 하니까 서로 힘들었었죠. 요즘은 예전보다는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수월해졌어요.
요즘에 은퇴 후에 준비를 해서 바리스타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네, 제가 자격증 심사도 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응시하시는 분들 중에 저희 어머니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있곤 해요.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도전하시는 모습이 대단해 보여요. 하지만, 젊은 분들보다 배우는 속도라든지 실제로 음료를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실제 업무를 하시기 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하죠.
커피의 이미지가 많은 분들에게 ‘탈출구’ 같은 느낌인가 봐요. 예전에 ‘커피프린스’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교육생이 세 달 넘게 밀려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 났었어요.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왔었고요. 주위에서도 어떻게 교육을 받느냐, 카페를 어떻게 차리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어요. 은퇴 후에 커피숍을 차리는 게 로망인 분들도 많아요. 많은 분들이 커피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는 모습은 좋아요. 은퇴 후에 커피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열정은 저도 가까이에서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학생들도 많아지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쉽게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중도포기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자격증 심사를 하러 가면, 고등학생 지원자도 많아졌어요. 그런데 과연 그 학생들 중 사회에 나왔을 때 커피를 끝까지 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 지는 의문이에요. 일찍 준비를 하면 좋지만, 손에서 놓는 것도 쉬워서 아쉬울 때가 있어요. 신중하게 준비해서 시작한다면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도 들어요
또, 실습시간에 커피 맛을 알기 위해서 맛도 한 번씩 보거든요. 저는 커피 못 마셔요, 하면서 입도 안대는 분들을 볼 때 아쉬워요. 개인적인 입맛과 취향은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커피 만드는 사람이 되려고 교육을 받는 거라면 적극적인 자세는 필요할 것 같아요.
수업이 바쁠 때는 짬을 내기가 힘드실 것 같아요. 이런 바쁜 와중에 자기개발을 위해 하시는 노력이 있으시나요?
커피를 접할 수 있는 가장 편한 곳이 카페잖아요. 지금은 카페에 브런치 메뉴도 많이 생기고 커피랑 같이 먹을 수 있는 베이커리류가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간단한 케익이나 쿠키정도만 있었거든요.
매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커피 외의 메뉴들을 배워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와인, 제과제빵, 바텐터스쿨을 다니면서 배웠죠. 또, 커피관련 된 용어는 외국어가 많으니까 외국어 공부도 틈틈이 하려는 노력을 했어요. 제 목표가 1년에 하나씩 뭔가를 배우는 거에요.
지금까지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초기에 트레이닝을 한 교육생들에게 애착이 강해요. 그 중에 한 친구가 대회에 나간 적이 있어요. 덜컥 1등을 했는데 그 때가 기억이 나네요. 저도 대회를 여러 번 나갔었고 힘든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치, 제가 참가하는 것처럼 떨렸던 기억이 나요. 1등 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눈물이 펑펑 났어요. 반대로 내가 트레이닝을 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기분을 못 느끼게 했구나 라는 생각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복합적인 의미로 많이 울었어요. 꼭 대회가 아니더라도 제가 교육한 교육생들이 이 업계에서 잘 일하고 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기억에 남아요.
△ 심사 중이신 김유리님. 대회심사(좌), 자격증심사(우)
멘토님께서도 대회에 여러 번 출전하시고, 대회에서 심사도 하셨는데요. 취업할 때,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도움이 되나요?
바리스타로 취업을 할 때, 업주 입장에서는 구직자가 바리스타 경력이 몇 년인지, 얼마나 실무적인 능력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자격증이라든가 수상경력이 하나의 판단기준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어떤 경력이 있다면 취업할 때 도움이 될 수는 있어요.
심사위원으로 수많은 바리스타를 만나게 되시는데, 심사위원으로서 조언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가 대회심사를 하면서 안타까운 것이 참가자 중에서 대회 ‘만’을 위해 기계적으로 연습한 분들이 있다는 거에요. 바리스타의 일은 매장에서 커피를 잘 만드는 건데 순서가 뒤바뀐 것 같아 아쉽죠.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셔서 약 12년 동안 일을 계속해오신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 역시, 일을 하다가 슬럼프가 올 때가 있었죠. 하지만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은 안 들었어요. 여행을 가든, 책을 보든 결국 관심사는 커피 하나였으니까요. 힘들 때는 잠시 내려놓고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어요.
커피를 만드는 일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에요. 내가 만든 커피를 사람들이 맛있다고 해주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르실 거에요. 매장에서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아주 작은 것이고, 즐겁고 기분 좋을 때가 더 많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일을 하게 되었어요. 회사에서도 교육생들이 하나하나 알아가며 즐기는 모습이 트레이닝의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커피를 만드는 일은 매력적이지만, 말씀하신 대로 사람을 상대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도 상당할 것 같아요.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힘들어하시는 분이라면 안 맞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손님들과의 만남이 즐거웠어요.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제 매장을 열었을 때 바쁜 카페보다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어요. 내가 만든 커피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만남이 즐거웠어요. 지금은 매장을 정리했지만, 아직도 그 분들과 연락을 주고받아요.
손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작은 이유 하나거든요. 저도 ‘내가 아직까지도 이런 작은 일 하나에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라고 생각하곤 해요. 어느 순간 초월을 해버리면 편해요.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요.
또, 손님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직원들 사이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어요.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에요. 처음부터 각오를 하고 내려놓으면 좀 편해지지 않을까요? ^^
일을 하시면서 슬럼프가 올 때마다 어떻게 극복을 하신 거에요?
저랑 비슷한 나이와 경력의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일하는 분야가 같다 보니까 만나면 할 이야기들이 많아요. 새로 나온 메뉴에 대한 이야기, 매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풀려요.
또, 여행을 갈 때도 있어요. 제가 이탈리아커피를 좋아해서요. 이탈리아에 가서 커피공장을 견학하고 현지에서 커피 수업을 듣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예쁜 커피 집기를 사고 100~200년 된 유명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만끽했죠. 저에게 커피는 하나의 일상 생활로 자리잡은 것 같아요.
일상생활에서 커피를 즐기신다고 했는데, 다른 어떤 방법으로 즐기시나요?
다른 분들이 취미생활을 즐기듯이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요. 커피가 일이자 관심사이다 보니까, 자연스레 커피와 취미를 함께 하고 있죠. 여행을 갈 때도 커피와 관련된 곳을 간다든가, 기념품을 살 때도 커피관련 집기를 사기도 하고요. 친구들을 만날 때 남대문 시장에서 만나서 그릇 구경을 하기도 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에요.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외국과 우리나라의 커피문화가 많이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어떤가요?
네, 나라마다 커피 문화가 조금씩 달라요. 가까운 일본은 핸드드립 커피문화이고,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 중심의 커피문화죠. 우리나라는 여러 나라의 문화가 뒤섞여 있는 것 같아요. 여행을 가신다면, 나라마다 다른 커피문화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에요. 관광객들을 위해 만드는 경우를 제외하고 유럽에는 아이스메뉴가 없는 카페도 많아요. ‘여기는 왜 이런 메뉴가 없지?’ 라는 것보다는 다른 문화 자체를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이탈리아에서 우리나라 여행자 분들이 많이 하시는 실수가 카페에서 ‘라테’를 달라고 하는 거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카페라테를 라테로 줄여서 부르잖아요. 그런데 이탈리아어로 라테는 우유에요. 이탈리아 카페에서 라테를 달라 그러면 우유를 갖다 줘요. 이런 일로 황당해 하시는 분들도 봤었어요.
요즘엔 대학에서 커피를 전공으로 하는 분들도 있어요. 대학에서 전공을 한 것이 업계에서 우대가 되나요? 현업에 종사하는 멘토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요즘에는 관광을 전공하는 분들도 학과 수업으로 커피제조를 배우시는 분들도 있고, 특성화 고등학교에서도 관련 수업을 해요.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는 건 개인마다 뜻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제가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에요.
하지만 일정 시간만 짧게 배우고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안타까워요.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운다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대학에서 전공을 했다고 해서 다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이론적인 것과 실무적인 것은 다르니까요.
한창 대학에 학과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 업계 사장님들께서 경력이 있는 바리스타와 경력은 없지만 대학에서 커피를 전공한 사람 중에 누구의 임금을 더 높게 줘야 하냐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어요. 이 분야에서 전공공부를 하면 직장생활에서 특혜를 받을 수 있는 가는 상당히 애매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 같아요.
커피를 공부하는 분들도 계속 늘고 있고, 우리나라 커피소비량도 상당히 증가했어요. 멘토님은 업계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예전보다 분야가 넓어지고 전문화되었어요. 전문가들도 많이 생겼어요. 생두 전문가, 원두 가공전문가, 바리스타 등 여러 가지 직업들이 생겼죠. 그러다 보니, 기회도 많아진 것 같아요.
이 근처만 해도 20개가 넘는 카페가 있다고 해요. 물론, 모든 카페가 다 잘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그건 매장에 한정되는 거죠. 커피 매장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 관련 장비, 집기, 원두, 각종 부재료, 인테리어 등 필요한 것들이 많아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야를 넓게 보면 다르게 생각 하는 힘이 생겨요.
멘토님이 사회초년생 때로 돌아간다면, 그 때도 커피공부를 하실 건가요?
네, 저는 커피를 시작한 것이 제 인생의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일을 하면서 얻은 것이 많아요. 예전에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었어요. 일을 시작하고 알게 된 분들은 예전에 내성적이었다고 하면 안 믿어요. 그 정도로 성격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많고, 배운 것도 많아요.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바리스타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책이나 콘텐츠를 추천해주세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국내에 관련자료가 너무 부족했어요. 그래서 시중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책을 다 읽었었죠. 지금은 예전과 달리 정보의 양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하지만 질이 높아 졌는지는 의문이에요. 저는 가끔 지인들에게 커피 관련한 책을 선물하곤 하는데요. 그 때마다 창해 ABC북 시리즈의 ‘커피’를 선물해요. 책의 크기가 작아서 보기 편하고 내용도 알차요. 지금도 집에서 가끔씩 찾아보곤 해요.
소설책이나 만화책 중에도 전문지식을 다룬 경우가 많아요. 클레오 코일의 '커피하우스 살인사건'이라는 소설을 추천해요. 내용 중간중간에 커피에 관한 내용이 사진으로 첨가가 되어있기도 하고 커피를 다 마시고 남은 커피찌꺼기로 운명을 점치는 ‘커피점’이라든가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들어있어요. 소설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접하기 좋을 것 같아요. 콘텐츠나 정보는 국내에서 찾는 것보다 해외 사이트를 통해 접하면 좋아요. 저는 주기적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요. 외국어를 할 줄 몰라도 기본적인 커피 용어만 검색하면 여러 가지 자료를 찾을 수 있답니다. 동영상이나 사진위주로 보는 것이라도 도움이 돼요.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자주 듣는 얘기가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한다는 말이에요.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자격증을 공부 한다? 그럼, 자격증이 없으면 바리스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죠.
저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없어요. 자격증이 생긴지 얼마 안 됐고, 저는 그 이 전부터 커피를 하면서 경력을 쌓았거든요. 바리스타 자격증 없이 10년 넘게 일을 해온 제가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바리스타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실제로 매장에서 자격증이 있어야지만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운전면허증처럼 ‘자격’을 부여하지는 건 아니잖아요. 바리스타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려 하기 보다는 많은 걸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저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어야지만 매장에서 근무를 할 수 있는 줄 알았어요. 멘토님께서 자격증 심사를 하고 계신데, 자격증이 없어도 심사를 할 수 있는 건가요?
자격증 심사를 하는 기준은 커피 관련한 경력을 따져요. 저는 그게 다 합당하기 때문에 자격증 심사를 하는 거에요. 대회심사도 마찬가지에요. 자격증은 없지만, 여러 대회의 경험과 수상경력이 있기 때문에 심사를 하죠.
저랑 비슷한 경력연수를 갖고 있는 분들 중에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많아요. 자격증이 생기기 이전부터 커피를 했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요.
그래도, 지금 시작하는 분들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을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국내에 바리스타 자격증 종류가 몇 가지 있어요. 제가 자격요건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먼저 경력을 쌓은 후에 자격증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자격증을 우선순위로 두지 마세요. 먼저 일을 시작해보고 욕심이 생기면 취득하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 같아요. 매장에서 본인이 근무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쌓아 간 후에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진짜 전문가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바리스타셨고, 바리스타를 키우는 바리스타 트레이너로서 멘토님께 '커피는 000다'라고 정의를 내려주세요.
저에게 커피는 생활이에요. 제가 평소에 커피를 마시는 양이 하루에 적게는 세 잔이에요. 커피는 제가 어디에 있든 늘 옆에 있어요. 퇴근하고 나서도 카페 탐방하러 다녀요. 남들은 지겹지 않냐고 묻기도 해요. 그 정도로 커피가 생활이 되었어요. 이 이상의 마땅한 단어가 없는 것 같아요. 저를 아는 사람들이 그래요. ‘김유리’ 하면 ‘커피’가 생각난다고요. 이제 저와 커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에요.
멘토님은 앞으로도 커피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하실 것 같아요.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탈리아 갔을 때 커피수업을 받은 적이 있어요. 강사님 생일이었는데, 저는 그 분의 정확한 나이를 몰랐어요. 몇 번째 생일이냐고 물어보니 다리 한 쪽을 가리키면서 제 나이를 말씀하시더군요. 그 때 제 나이가 29이었으니까 그 분 나이는 58세였던 거에요. 그 분을 보면서 막연하게 나도 저 나이 정도까지 커피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살 때 목표가 30살이 되면 나의 매장을 갖는 거였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목표를 너무 구체적으로 잡으면 예전에 했던 목표가 지금의 현실과 안 맞을 수도 있는 단점이 있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시간을 가지면서 40살의 목표를 조만간 세울 예정이에요. 60대, 70대가 되도 커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문소은
바리스타 트레이너
담당부서:인터뷰
취재:문소은
INTERVIEW
문소은
dangmenso1@mailinfo.saramin.co.kr
EDITOR
문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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