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영균입니다.
어느덧 홍보 일을 한 지 만 16년이 되었네요. 홍보에는 여러 분야가 있는데, 저는 12년 넘게 방송홍보를 했어요.
트위터 상에서 ‘미르몽’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재작년에는 SNS와 관련한 책을 2권 썼어요. 그러다 보니 신문에 SNS와 관련한 정기 칼럼을 기고 하는 등 SNS에 관련된 일을 많이 했었죠. 지금은 CJ E&M에서 방송홍보 팀장을 맡고 있고 CJ E&M의 방송 외적인 부분들! 영화, 게임, 음악, 공연분야에서의 콘텐츠 홍보에 대한 조언을 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회사 안팎에서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해오셨네요! 처음에 어떻게 홍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대학생 때부터 광고홍보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광고 동아리도 했었고요.
사실 대학을 졸업할 때, PD 직군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가 마침 IMF 시기여서 PD를 채용하는 곳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어느 작은 회사에서 홍보맨을 뽑는다는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고, 특별한 고민 없이 홍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홍보 일을 하다 보니 점차 이 일의 매력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쭉 홍보 일을 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홍보맨을 꿈꾸셨던 것은 아니셨네요?
그건 아니었어요. 다만 제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여서 이 분야에 관심이 좀 많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광고와 홍보는 상당히 다른 분야인데, 어떻게 보면 그 때는 잘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물론 학부생을 거치며 기본적인 것은 알았지만, 홍보에 대해서는 일을 시작하고 나서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아마 지금 홍보직군에 지원하시는 분들도 대부분 그럴 거에요. 홍보 일이 뭔지 정확히 알고 지원하는 사람은 흔치 않죠~
앞에서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멘토님께서는 파워 트위터리안 ‘미르몽’으로 유명하시잖아요. 어떻게 트위터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홍보맨이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 SNS를 시작하신 건가요?
지금은 아이폰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참 많지만, 아이폰을 처음 샀을 때만 하더라도 이 걸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인 아이폰을 가지고 SNS를 한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트위터를 시작했죠.
처음엔 재미 삼아 했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SNS가 참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SNS 초보 입문부터 활용해 나가는 과정을 블로그를 통해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재미 삼아 SNS를 시작하셨군요. 최근에는 SNS가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었는데요. 혹시 트위터가 홍보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나요?
SNS 붐이 일어날 때만 해도, 어떤 기업도 SNS채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었어요. 초기 정착 단계에서 트위터라는 서비스를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알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실무자가 아니고 관리자이기 때문에, 홍보 일을 하는데 있어 트위터를 활용해 어떤 도움을 받았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실무적인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되었다기보다, 조직을 세팅하는데 도움이 되었죠.
직접 실무를 담당하지는 않을지라도 관리자가 실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조직을 구축할 수 있어요! 실무에 대해 알지 못하면, 얼마나 많은 인원을 SNS업무에 투입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SNS채널을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올바르게 결정을 내릴 수 없으니까요~
IMF 때도 취업난이 대단했을 것 같아요. 혹시 취업을 위해 준비하셨거나 노력했던 것들이 있나요?
첫 직장을 그렇게 어렵게 들어가진 않았어요. 뭔가를 준비하고 입사를 했던 것 같진 않아요. 요즘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한다고 하는데, 저희 때는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특별히 언론고시를 볼 것이 아니라면, 토익을 준비하는 정도였어요.
홍보라고 하면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아요. 방송홍보 담당자의 업무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홍보는 그 안에서도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어요. 흔히 전시를 열고, 유명인사를 동원하여 무언가를 알리는 것이 홍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일은 홍보보다는 마케팅에 가까운 것이에요.
홍보라고 하면 가장 큰 부분이 언론홍보죠! 언론에 대응하고 기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해서 배포하는 일을 가장 많이 해요. 언론홍보를 하면서 신문광고도 하게 되고요. 언론홍보는 내가 홍보하고자 하는 것들을 크리에이티브하게 맥을 잡아, 신문이나 다른 매체들에 기사화시키는 업무라고 말할 수 있어요.
홍보를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린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여기서 ‘피할 건 피한다'라는 것이 홍보맨들에게 굉장히 중요해요. 이를 리스크 관리라고 하는데요. 언론에 노출될 수 있거나 노출된 부분에 대해서 관리하고,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 리스크를 해제하는 작업도 홍보맨들의 중요한 역할이에요.
언론홍보가 홍보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네요! 언론홍보 외적인 업무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요즘에는 SNS도 홍보의 영역으로 많이 들어와 있어요. 사실 SNS를 통해 어떤 것을 알리는 일은 홍보보다는 마케팅 쪽에 가까워요. 그런데 SNS에서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일들이 종종 있어, 홍보 담당자의 손길이 필요하죠. SNS의 영역에서 홍보 담당자들은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잘못된 메시지 유통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정보의 원천, 정보의 소스라는 것이 몇 몇 언론사에만 집중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개인이 이야기하는 것들도 많이 유통되고 있고 기사화되고 있죠. 정보에 대한 여러 가지 순환고리가 있어 요즘은 그 원천 소스에 대한 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점점 홍보에서도 SNS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어요.
또 홍보업무에는 사내홍보라는 것이 있어요. 사내 방송도 있고, 사보라고 부르는 것도 있죠. 예전엔 사보를 많이 이용하였는데 요즘은 웹진으로 많이 전환되어 있어요. 사내방송과 사내웹진을 만드는 것도 홍보팀에서 담당하는 업무 중 하나에요.
아직도 언론홍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발달로 홍보업무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맞아요. 저희 팀 같은 경우는 UCC를 만드는 직원들도 따로 있어요. 앞서 홍보를 설명할 때,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린다’라는 말이 자주 인용된다고 말씀 드렸죠? 이 말처럼 홍보의 한 면은 리스크 관리이고 한 면은 의제설정, 이슈 메이킹이에요!
하나의 이슈를 만드는데 있어서 SEO라는 것을 하는데요, SEO는 검색엔진최적화를 말해요. 어떤 단어를 검색했을 때 최적화되어 나오는 결과가 바로 SEO에요. SEO는 대중의 입소문 순환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요.
검색을 하면 이미지, 글, 동영상 정보가 모두 제공되죠? 각 콘텐츠의 상당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입소문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UCC를 통해 검색 최적화를 만들고 결과물들을 통해 이슈를 더욱 확장시키기도 해요.
언론홍보와 SNS홍보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언론홍보가 구분되는 SNS홍보의 특징이 있나요?
SNS홍보는 언론홍보보다 조금 더 예측이 어려워요. 육하원칙에 대해서 모두 예측이 불가능하죠. 누가 언제 이야기를 할지, 어디서, 어떤 양상으로 이야기가 퍼져나갈지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그대로 전해지면 좋은데, 어떻게 이야기가 변질될 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SNS홍보는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소셜 마케팅을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굉장히 복잡한 마케팅 툴이에요. 경우에 따라서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홍보성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오피니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SNS홍보가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기업들이 점점 SNS를 고객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최근에 SNS를 잘못 이용해서 화를 입은 기업들이 많죠~ 역효과의 여파가 다른 툴에 비해 크기때문에 SNS 담당자의 책임이 더 막중한 것 같아요.
이미 대부분의 기업에서 SNS의 역효과에 대해서는 많이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기업들이 다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어요.
SNS라는 툴을 논할 때, 종종 빠지고 있는 것이 블로그에요. 저는 블로그도 굉장히 중요한 툴이라고 생각해요. 블로그를 관리를 통해 블로그 이용자들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죠. 특히 파워 블로거라던가 파워 트위터리안들과의 관계 구축도 홍보인들의 중요한 역할이에요.
어떻게 보면 파워 블로거나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SNS의 기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저희도 소셜 리포터라는 이름으로 파워 블로거, 파워 트위터리안과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소셜 리포터는 파워 블로거나 트위터리안에게 기자와 유사한 역할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인데요. 그들에게 취재기회를 주고, 저희의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죠~ 그러면서 상호 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거고요!
SNS를 통한 홍보가 점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기업들이 왜 SNS홍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비중을 더 늘린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의견이에요. 효과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많이 활용하는 것이지 SNS가 더 파워풀하다던가 더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여전히 홍보에서는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예전보다 SNS와 같은 매체들이 중요해졌다는 것이지 언론이나 기존 매체들의 중요도가 떨어진 것은 아니에요.
다만 적은 예산으로 마케팅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기업들이 소셜 서비스를 마케팅에 많이 이용하고 있는 거죠. 매니아성 상품들이나 관여도가 높은 상품들 같은 경우는 소셜마케팅이 파워풀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소셜마케팅이 통하는 것은 아니에요. 저희와 같은 방송 콘텐츠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소셜마케팅만으로는 콘텐츠를 이슈화하기 어려워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의 경우는 더 그렇고요.
방송은 특히 그런 것 같아요. 방송의 한 장면이 언론을 통해 이슈화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게 되잖아요!
SNS는 하나의 도구에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콘텐츠를 확산시키려면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요. 영상 하나만 제대로 만들면, 그 영상 하나만으로도 조회수가 몇 백만씩 나오잖아요. SNS가 아무리 파워풀한 툴이라고 해도, 내용이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전적으로 SNS에 의존해서 홍보를 하는 건 많이 어렵겠군요. 혹시 홍보 일을 하시면서 SNS를 활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으신가요?
딱 소셜만을 이용해서 홍보한 사례는 없는 것 같아요. SNS는 이슈확산 유통과정에서 필수적인 툴로 사용돼요. 언론에 메시지를 만들어 보도자료를 내면, 그 내용을 UCC나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재가공해서 SNS를 통해 확산시키죠.
SNS의 커뮤니케이션 유통 경로 중 하나에요. SNS채널을 통해 홍보팀은 소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그 피드백을 보완해나가요.
멘토님께서는 홍보인이 되려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국내에서 홍보를 하려면,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해요. 여기서 말하는 글은 문학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의미해요. ‘보도자료 쓰기’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입사 후에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시는데, 연습이 안되어 있으면 기업에서는 채용하지 않아요. 홍보맨이 되려고 하면, 일단 기본적으로 보도자료 쓰는 방법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고, 많은 연습을 통해 기본기를 갖춰야 해요.
또 인성적으로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아무래도 홍보 일은 ‘갑’의 일보다는 ‘을’의 일에 가까워요. 그래서 겸손한 태도가 뒷받침되어 있지 않으면 안돼요. 자신을 낮출 수 있는, 비울 수 있는 자세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홍보인을 꿈꾼다면 책이나 신문을 많이 봐서 세상에 대한 통찰력 같은 것들을 키웠으면 해요. 통찰력의 경우 입사 후에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이미 준비되어 있다면 취업에 더 유리하겠죠?
언론홍보의 비중이 크니까 기본적으로 보도자료를 잘 작성할 수 있어야 하겠군요.
보도자료 작성은 기본적인 거에요. 당장 실무를 해야 하는데 입사 후부터 문필력을 길러 보도자료를 작성할 순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홍보인이 되겠다고 하면 적어도 보도자료를 쓰는 요령과 최소한의 문필력은 갖춰져 있어야 해요.
그리고 사교적인 성격도 플러스 요인이에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은데 사람과 대화하거나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면 안되겠죠.
그 밖에도 홍보인이 되고 싶다면,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셔야 해요. 어느 직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홍보는 다른 직군보다 회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많이 평가하는 것 같아요. 홍보라는 것이 결국은 그 회사에 대해서 많이 알고, 팔고, 방어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르면,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 할 수 밖에 없겠죠?
홍보인은 팔방미인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만큼 많은 정보와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홍보 일인데, 혹시 멘토님께서는 홍보 일을 더욱 잘 수행하기 위해 하고 계신 자기개발 활동이 있나요?
자기개발이라고 하면,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앞서 살짝 이야기했는데, 홍보에서는 ‘통찰력’이 굉장히 중요해요. 통찰력이라는 것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홍보인에게 통찰력은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문맥을 먼저 파악하고 그 안에서 각각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을 말해요.
아무리 순발력이 좋은 사람도 통찰력 없이는 언론에 대응할 수 없어요. 가끔 기자에게 전화를 받았을 때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 3, 4초 내로 상황을 파악하고 답변해야 할 때가 있어요. 통찰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가 책을 많이 읽는 거에요. 경험을 많이 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업무를 하면서 경험을 하기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전 회사생활 10년 동안은 매주 한 권의 책을 읽었어요. 자기개발서라던가 심리학, 경영, 마케팅에 관련된 책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었는데, 그것들이 내 안에서 계속 쌓이고 쌓여 자연스럽게 자기개발도 되고 통찰력도 넓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독서 외에 별도로 하고 계신 노력이 또 있나요?
제 일이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해요. 사실 조금만 손을 놓으면 젊은 친구들의 감각에서 멀어지게 되거든요. 최근에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신 스타일은 무엇이고, 어떤 기기들이 인기가 있는지에 대해 알려고 노력해요.
책이라는 것은 과거의 내용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거죠. 저는 카페에 앉아 종종 사람들을 관찰해요. 그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요. 홍보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트렌드를 읽으려는 노력들이 습관화 되어 있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해요.
홍보 일을 하다 보면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일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홍보 일에서 가장 힘든 점이라면, 아무래도 기자들에게 싫은 소리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거에요. 기사가 정확하게 잘 나오면 괜찮지만, 팩트가 틀렸다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거나, 기자의 주관성이 지나치게 반영되어 회사에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때, 기사를 수정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요. 그럴 땐 기자들과의 충돌이 있기도 하고, 굴욕적인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죠.
이직의 가장 큰 이유가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라고 하잖아요. 홍보 일 역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하는 일이에요. 기사를 쓰는 것도, 홍보를 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회사 내적으로, 외적으로 다양한 인간관계가 발생해요. 제가 홍보 일을 하면서 받은 명함을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한 10만장은 될 것이에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데 인간관계 맺는 것을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힘든 순간은 분명 있죠~
반대로 일을 할 때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홍보 일은 순간 순간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하기 힘든 일이에요. 이 일이 매력적인 이유는 힘든 만큼 성취감도 크기 때문이에요.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개인의 힘이라는 게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홍보 일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일보다는 큰 것 같아요. 간혹 제가 한 어떤 활동이 조직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회사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있을 때 기사를 통해 그걸 바로잡기도 하니까요.
만약 홍보 일을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이라면 기사가 크게 나왔을 때 보람을 느끼겠지만, 10년 이상 홍보 일을 하다 보면 언론홍보 활동과 그 외의 홍보 활동을 통해 회사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굉장히 보람을 느껴요.
홍보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 같은 경우는 홍보활동을 했던 것들이 신드롬이나 트렌드 비슷하게 우리 사회에 자리 잡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예를 들어서 최근에 ‘꽃보다 할배’같은 프로그램도 크게 화제가 되고 있고, 작년에는 ‘응답하라 1997’도 큰 화제를 몰고 왔었잖아요. 사회적 트렌드에 저희 조직이 어느 정도 기여를 했을 때, 보람도 느끼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아요.
홍보맨들이 트렌드세터의 역할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럼요~ 홍보맨들에게는 트렌드세터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해요. 홍보의 양대 역할을 의제설정과 리스크 관리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여기서 의제설정이 결국에는 트렌드 세팅인거에요. 의제설정을 이성적으로 보면 회사에 화두를 만드는 것이지만, 감성적으로 보면 그게 트렌드 세팅인 것이거든요.
벌써 홍보만 16년 째 하고 계신데요. 이렇게 오랫동안 홍보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성취감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지만, 사람인 것 같아요. 홍보를 하다 보면 좋은 기자 분들도 많이 만나고 그 안에서 네트워크도 생겨요. 사람들과의 관계, 네트워크를 벗어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웃음)
다른 일을 할 기회도 있었지만, 계속 이 일에 남아 있는 이유는 홍보가 가진 여러 가지 매력들과 더불어 이 일을 하면서 맺어온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인 것 같아요. 이것이 홍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에요.
구직자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그 직업의 전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멘토님이 생각하는 홍보의 전망을 듣고 싶어요.
홍보는 회사와 사회에 따라 여러 가지 양태를 띠어요. 그런데 홍보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홍보는 소크라테스 시대부터 있었던 일이에요. 변론, 웅변, 설득, 협상의 모두가 홍보의 영역이니까요. 홍보맨들은 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는 링커이자 커넥터에요. 앞으로 홍보인들에게 좀 더 다변화되고 많은 역량들을 요구될 것이에요. 이는 홍보맨들이 더욱 더 전문성을 띠게 된다는 말이죠. 요구하는 역량이 많아지는 만큼, 홍보맨의 영역이 더 공고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이 너무 힘들다 보니 홍보 일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에요. 하지만 세상을 다이나믹하게 살고 싶다면 홍보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럼 멘토님께서 다시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가신다고 하면, 홍보일을 또 택하실 건가요?
그건 안 할 것 같아요. (웃음)
원래 학자로서 또 하나의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원도 진학했던 거고요. 만약 다시 사회 초년생이 되어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전 학자의 길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금도 여전히 학자의 꿈에 대한 미련이 있고요.
학부 때 전공하신 신문방송학을 더욱 더 공부하고 싶으신 건가요?
신문방송학도 좋고요, 아니면 심리학 쪽에서 학자가 되고 싶어요. 홍보를 하다 보면 심리학에 대한 매력을 느껴요.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심리학이 많이 작용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심리학적인 실험들에 흥미가 많아요. 대학원 논문도 심리학의 베이스를 두고 썼고요.
홍보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다면 추천 해주세요~
심리학이나 철학에 관한 책을 읽으셨으면 해요. 또 마케팅 서적도 홍보 일에 도움이 될 것 같고요. 특정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기 보다는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심리학, 철학, 마케팅에 관련된 책들을 한 200권 정도 읽고 입사를 하시면, 누가 봐도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요즘 친구들은 책을 많이 안 읽잖아요! 그런데 독서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것은 잘못된 접근방식에서 오는 것 같아요. 지식을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지혜는 당연히 인터넷에서 없을 수 없을 거라고들 생각하는데, 지식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데이터는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어요. 그런데 지식은 데이터가 아니잖아요. 지식은 머릿속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형성되는 것이에요.
회사에서 요구하는 영어라던가, 상식을 공부해서 입사는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식이 없으면 일을 할 때 항상 한계에 부딪쳐요. 후배들이나 팀원들에게도 강조하는 말인데요,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홍보팀장으로서 신입사원 분들을 많이 만나실 것 같아요. 사회 초년생들이 처음 사회에 진출할 때,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사회생활에 임해야 할까요?
요즘 친구들은 자의식이 너무 강해요. 물론 자기애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조직생활이라는 것은 남에게 맞추는 생활의 연속이에요. 자신보다는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남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경험이 많이 않아서 더욱 어려울 것이고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이러한 자세를 갖출 수 없다면, 연습을 통해서라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갖췄으면 해요.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해서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사람들을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학문의 꿈이 있기 때문에 학계에 몸 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시간이 된다면 앞으로 저술활동도 더 활발히 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더 생기겠죠? 늙어서까지 저자로서 활동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줄 수 있는 책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해요. 이게 궁극적인 저의 꿈이에요!
마지막으로 내 직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홍보맨는 OOO이다!
홍보맨은 ‘이슈메이커이자 소방수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각종 어려움이나 사건을 진압하는 역할도 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세상을 들썩이게 하는 이슈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홍보맨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반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에요.
조금 더 쉽게 말하면 홍보맨은 방화범이자 소방수라는 말이죠. 하지만 방화범은 조금 부정적인 느낌이니까, 홍보맨은 이슈메이커이자 소방수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 같아요. (웃음)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미형
INTERVIEW
김미형
dangmenso5@saramin.co.kr
EDITOR
김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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