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더조은 컴퓨터아트학원에서 웹 포트폴리오를 강의하고 있는 한경수라고 합니다. 포트폴리오 취업반을 맡아 강의한지 어느덧 15년이 흘렀네요.
15년이나 강의를 하셨다니!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강사를 하고 계신 걸 보면 그 시작에도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으신가요?
어디에나 돌아보면 자신의 인생에 획을 긋는 모티브가 있지요. (웃음) 사실 제가 처음부터 웹 디자인을 공부했던 건 아니에요. 지금은 디자인에 관한 학위를 갖고 있지만, 처음 제 전공은 산업공학 쪽이었어요. 회사도 다니고 있었는데, 신문사 쪽에 계시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편집기자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전공하고 전혀 다른 방향이라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겠다 하고 회사를 나왔죠.
회사를 나오시자마자 편집기자가 되는 과정으로 웹 디자인을 배우신 건가요?
아니요. (웃음) 그때는 나우누리, 유니텔 같은 PC통신을 하던 때였어요.
컴퓨터는 다룰 줄 아니까 컴퓨터 학원에서 강의를 해볼까 해서 갔는데, 관련 경력이 없다고 안 써주더라고요. 그러니까 괜히 오기가 생겨서 강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곳에 갔어요. 한 2개월 정도 스파르타 교육을 받았어요. 그때 제 담당 교수님께서 매일 끝나기 30분 전에 보여주신 것들이 있어요. 그게 웹 디자인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엄청 간단한 건데 당시엔 신기해서 저를 비롯한 모든 학생들이 박수치고 환호하고 그랬죠. 그렇게 매일같이 보여주시니까 어느새 '저 길이 바로 내 길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웹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학원에서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강사 교육을 받으면서 취득한 자격과 노하우를 활용해보고 싶은 거에요. 학원 강의는 제가 학원에서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안 되니까 일대일로 OA 과외를 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점점 처음 계획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간 거죠. (웃음)
그 때부터 강사의 길로 접어드신 거군요!
아니요. (웃음) 그러다 또 잠시 강의를 살짝 잊고, 웹 디자인 실무를 경험했어요. 교육 관련 회사였는데, 이러닝 교육의 거의 첫 모델이었던 회사였어요. 제가 맡은 업무는 디자인하고 홈페이지 제작이었고요. 단기간이었지만 많이 배웠죠. 그러다 두 갈래의 길에 서게 됐어요. 다니는 곳보다 좀 더 좋은, 홈페이지 제작 업체로 갈 것이냐 아니면 강사의 길을 갈 것이냐는 거였어요.
결정하기 정말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맞아요. 고민 참 많이 했었는데, 그때 회사에서 제 사수한테 이런 저런 부분들을 혼나면서 배웠던 게 생각나더라고요. 혼나면서 학원의 교육법과 사회에서 찾는 인재 간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예를 들면 웹 디자이너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걸로 생활을 해야 되는 사람들인데 실제 대학이나 학원에서의 과정을 보면 각 과목의 툴을 쭉 배워요. 홈페이지는 맨 나중에 한달 정도만 배우죠. 이건 마치 수영선수가 되려는 사람이 물 밖에서만 접영, 배영을 열심히 배우는 거나 마찬가지인 거에요. 그러다 마지막에 한번 물에 들어가서는 배운 것들은 하나도 못 써먹고 안 빠지려고 허우적대는 모습인 거죠. 그래서 선생님과 제자라기보다 선후배의 개념으로 내가 고생한 것을 고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해보자 해서 강사로 방향을 돌렸죠. 그게 첫 시작이었어요.
강의를 시작하시면서 바로 취업반을 맡으신 건가요?
네, 특히 웹 디자인이라는 과목 자체가 순수하게 공부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업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명의 강사가 기초적인 HTML부터 취업까지 담당했었는데요. 과목을 가르치고 취업까지 시키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쌓이고, 취업하고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며 보람도 느껴서 계속 하다 보니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기초부터 취업까지 한 명의 강사가 맡았었군요. 지금은 어떠신가요?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전 학원에서는 모든 수업을 제가 했지만 지금 학원에서는 앞 부분에서 배워야 할 과목들은 다른 선생님들께서 진행하세요. 저는 마지막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웹 포트폴리오만 전문적으로 강의하며 학생들의 취업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기초부터 고급까지 공부한 학생들이 저를 만나고부터 홈페이지를 접하기 시작하는 건데요. 이때부터 웹 디자이너 및 웹 퍼블리셔가 되기 위한 모든 부분을 저와 함께 이루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웹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배워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웹 포트폴리오 강사를 하기 위한 전반적인 준비들이 차곡차곡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은 벤치마킹이에요. 이미 만들어진 좋은 사이트를 보고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 컬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제 나름대로의 훈련을 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좋은 사이트들의 표현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그 표현법 위에 크리에이티브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벤치마킹을 통해 눈에 익게 하는 거군요!
네, 그렇죠. 사실 초반에는 학생들이 벤치마킹을 하거나 직접 만들면서 이게 잘 만든 건지 어떤 건지 기준이 안 서니까 “전 감이 없는 것 같아요”라는 얘기를 하세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깨달은 건 이 세상에 감이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거에요. 디자인을 전공하든 안 하든 누구나 다 감각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웹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웹 디자인이라는 산업군 안에서의 표현법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게 바로 벤치마킹이고요. 옷은 지금까지 우리가 입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표현법을 알지만 웹 디자인이라는 산업군에서 쓰는 언어나 패턴은 아직 잘 모르거든요. 그걸 벤치마킹을 통해 알아가는 거죠.
그런데 좋은 사이트를 벤치마킹 하려면 어떤 사이트가 좋은 사이트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멘토님께서는 어떤 기준으로 좋은 사이트라고 판단하고 벤치마킹을 하셨나요?
좋은 사이트이냐 아니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이 산업군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되어있다라고 한다면 일단 무작위로 흡수하는 거에요. 계속 반복해서 레이아웃이나 타이포그래피도 따라 해보고 색감도 익혀가는 거죠.
벤치마킹의 실제 방법을 예로 들어 주시면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아요.
방법은 간단해요. 사실 처음에는 백그라운드나 포그라운드 색상을 어떻게 할지 잘 모르잖아요. 그때 흰색과 녹색이 들어가 있는 사이트를 봤다면, 똑같이 흰색과 녹색을 해보는 거에요. 그리고 흰색에 녹색 외에도 어떤 색상이 괜찮은가를 찾아보기 시작하는 거죠.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사이트들을 보다 보면 흰색에 맞는 색상과 패턴이 어떤 것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요. 더 자세히 보면 특정 산업군은 주로 어떤 색을 많이 쓰는 지도 알게 되고요. 그러면서 표현법들을 배워가는 거죠.
예를 하나 더 들어볼게요. 신문사 홈페이지를 보면 백그라운드가 전부 흰색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이건 이미 사이트를 보고 따라 해보면서 하나의 표현법을 배운 거에요. 그럼 나중에 흰색 배경을 쓰는 사이트를 또 보게 되면, 두 사이트가 서로 어떤 관련이 있을까를 생각하는 거죠. 생각하다 보면 글씨가 많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글씨가 많은 사이트의 백그라운드는 밝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렇게 알게 되는 것들은 처음부터 내가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보다 보면 배우게 되는 거에요. 이런 과정을 계속 거치다 보면 따로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글씨가 많은 경우에는 일단 내 머릿속에서는 밝은 배턴으로 가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들게 되는 거죠. 이게 바로 벤치마킹을 통해서 표현법을 배우는 과정인 거에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게 해서 내 머릿속에 그런 데이터들이 들어왔을 때 나만의 크리에이티브가 나오게 되는 거죠.
일단 새로운 것을 배우고난 뒤에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하는 거군요.
그렇죠. 그래서 데이터를 많이 쌓아야 되요. 그 데이터를 쌓는 게 바로 벤치마킹인 거고요.
웹 디자인 강사가 되고 싶은 구직자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스펙이나 자격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웹 디자인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관련분야 전공 내지는 교육기관이나 사설학원에서 일정 부분 교육을 받고, 실무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그냥 열심히 하고 잘하기만 하면 됐어요. 학력보다는 경력위주였는데 요즘에는 좀 많이 바뀌었어요. 실제로도 전공이나 자격증 같은 형식적인 부분이 없어도 실력 있는 재야의 고수들이 많아요. 하지만 요즘은 노동부 관련 국비 교육 강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웹 디자인 중에서도 중점을 두고 있는 과목은 무엇인가요?
저는 과목보다는 Feel! 표현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도 처음에는 과목으로 접근해서 굉장히 고생했거든요. 포토샵이라는건 내 속에 있는 것을 표현해내는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하면 되는 건데 말이죠. 그 기능을 다 알 필요도 없어요.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패턴만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알면 되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말인데요?
머리 속에 있는 표현하고 싶은 작업을 책을 보면서 하려다 보면 시간이 지나서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적어도 자주 사용하는 기능 몇 가지 정도는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과목 말고 트렌드와 관련된 부분도 신경 많이 쓰실 것 같아요.
네, 그렇죠. 아무래도 요즘에는 모바일이 강조되다 보니까 HTML5라던지 CSS3, JQUERY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반면 플래시 같은 경우는 요즘 많이 약세를 띄고 있는데요. 사람들마다 답변은 다 다르지만 저는 플래시는 다룰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직 우리나라 A급 에이전시들 사이트를 보면 아직은 플래시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또 이제는 크로스오버 미디어 시대로 가고 있어서 이젠 모바일까지 포함해서 작업을 하잖아요. 그런데 모바일 같은 경우는 HTML5 같이 접근성 있는 언어로 마크업을 해줘야 되요. 이걸 시멘틱 태그라고 하는데 장애인 분들도 같이 볼 수 있도록 HTML5라는 언어로 마크업이 이루어져야 되요. 이렇게 하나의 뼈대 공사가 되면 CSS나 CSS3 등으로 정렬/배치가 되면서 가꿔지게 되요. 그러고 나면 동적 표현을 주는데요. Java script, Gif animation, Flash로 움직임을 주는 거에요. 우리나라는 홈페이지에 동적 표현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다 쓸 줄 알아야 해요. 물론 이전처럼 깊숙이 알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게끔 어느 정도 다룰 줄은 알고 계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업무를 보다 잘 수행하시기 위해서 하셨던 노력은 어떤 점이 있으실까요?
우선, 강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에서 집중 트레이닝을 받으며 기본기를 닦았어요. 그리고 제가 강의를 하면서 느낀 건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였는데요. 강의라는 것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나의 지식을 넘겨주는 거잖아요. 같은 내용이더라도 가르치는 방식과 받아들이는 방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가르치는 내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들은 어떤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이럴 때는 이렇게 또 어떨 때는 어떻게 해가지고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그러고 전철에 물건을 파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간혹 가다 보면 정말 집중을 잘 시키는 분이 계세요. 저도 모르게 귀가 쫑긋해지는 거에요. '바로 저거다.' (웃음) 라는 생각이 들어 녹음했었던 기억이 나요. 들으면서 알게 된 것은 정말 중요한 부분에서 강하게 액센트를 주는 건데요. 그런 특징을 제 나름대로 찾아서 정리하고, 거울보고 연습도 많이 했어요.
트렌드를 캐치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아무래도 제가 포트폴리오 선생님이기도 하고 취업을 시켜야 되는 선생님이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패턴 같은 부분에 민감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공부라고 생각하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마치 신문 보듯이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노력하는 거에요. 어떤 운동 선수가 기초 체력을 다지는 과정을 거쳐 체력이 만들어졌어도 달리기는 아침마다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되요. 그래서 아까 얘기한 것처럼 레이아웃, 타이포그라피, 색감 등 계속 보면서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게, 감이 떨어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거죠.
△ 멘토님께서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는 모습
강사 하시면서 가장 힘드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첫 날의 부담감입니다. 벌써 15년 차가 됐지만 아직도 다음날 수업할 내용을 항상 다시 점검해요. 이미 제 머리 속에 다 있지만 수업 내용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다잡아요.
그리고 저와 함께 공부해서 홈페이지를 완성하는 목적지뿐만 아니라 취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야 해요. 첫 날이라 학생이 어떤 목적으로 배우러 오는지 모르다 보니, 설렘도 있지만 내가 의도한 대로 잘 전달돼야 할 텐데 라는 우려도 있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숙제 안하고, 결석 많이 하시는 학생이에요. (웃음) 학교가 아닌 학원이기에 학생 본인의 열의가 없다면, 강사가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거든요. 진도를 나가다 보면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때 잠깐 손을 놓으시는 거죠. 물론 저도 학생인 적이 있었으니까 이해는 되요. 하지만 우리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꾸준하게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는 거잖아요. 그래서 결석을 하다 보면 겉잡을 수 없는 사태가 생기게 되요. 나중에라도 오시면 되는데 본인이 힘들어서 먼저 그만두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다시 끈기를 가지고 도전하는 분들은 그 동안의 공백 때문에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텐데 어떻게 도와주시나요?
지금 진도가 늦어졌지만 충분히 할 수 있고 취업에 대한 목표도 이루어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계속 드려요. 그리고 그 분들만을 위한 계획표를 따로 짜요. 같은 수업이지만 조금 더디게라도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언젠가는 이뤄내더군요.
그렇지만 너무 늦게 돌아오시는 분들은 사실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제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물론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도 관리해서 취업을 내보내기도 합니다.
다수를 가리키시는데도 일대일로 신경을 써주시네요.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취업 준비생들을 만나 보셨을 텐데,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으신가요?
에피소드를 얘기할 수 있는 학생들이 정말 많이 있는데 이 분한테 다 밀리는 거 같아요. 30대 후반의 남성분이었는데, 절박함이 있었던 분이에요. 30대 후반이 이른 나이는 아니잖아요. 게다가 이 쪽 분야와는 전공도 다른 분이셨죠. 저한테 오시자마자 ‘선생님 무에서 유를 만드시는 분이죠. 소문 듣고 왔습니다. 제가 웹 디자이너로 취업할 수 있게 도움을 주세요.’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분께 ‘열심히 만하면 누구나 취업은 가능하다라고 생각하니까 걱정 마세요.’ 라고 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던 게 없어서 걱정도 많이 됐어요. 심지어 평일반도 아니고 주말반이었거든요. 토요일만 6시간씩 하는 반이 있었는데, 그 분 눈빛에 모든걸 다 비우고 제가 가이드 하는 대로 다 담겠다 하는 마음의 준비가 보였어요. 절박함과 성실성이 있었죠. 그래서 ‘한 번 해봅시다’ 하고 시작했어요.
와우, 그럼 그 분은 8번 출석으로 취업을 준비한 거네요?
그렇죠, 그래서 일주일 동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숙제들을 내줬어요. 근데 저도 깜짝 놀랐던 것이 10가지를 내주면 20가지를 해 와요. 자기 스스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하는 거에요. 1, 2주 시간이 지날수록 살이 쪽쪽 빠져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아 정말 이 분은 뭐가 되도 되겠다’ 고 확신했고 상위권 에이전시에 취업을 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강의할 때마다 취업하고 1, 2년 차 정도 됐을 때 트레이닝 하시면 나중에 이직하실 때 도움이 된다고 얘기를 해드리거든요. 거의 대부분이 안 하시는데 이 분은 입사 후에도 계속 공부를 하셔서 8개월 만에 대기업 디자인 기획팀으로 들어가는 쾌거를 기록하셨어요. (웃음) 이거야 말로 인간승리 아닐까요?
맞아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만큼 선생님께서 잘 이끌어주시는 것 같아요. 이렇게 내주는 과제 다하고 취업 잘되시는 분들 보면 보람 많이 느끼실 거 같아요.
그렇죠. 저는 가이드 역할만 하는 거고 열심히 하시는 건 학생들인데도 본인들이 잊지 않고 연락을 주세요. 보통 바쁘게 살다 보면 거의 왕래가 없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서 '한경수란 선생님을 못 만났으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 해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제자들이 웹 디자이너 쪽에만 계신 것이 아니라 강사로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간혹 가다가 저희 학원에 특강 강사로 오셔서 저한테 인사하러 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엄청 뿌듯합니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소식을 들려주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저보다 돈을 많이 번다 해도 배 아프지 않습니다. (웃음)
△ 제자들과 함께 하신 모습
사람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프로그램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으실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당황하셨던 적은 없으신가요?
있죠.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 되는 속도는 정말 빨라요. 프로그램도 장인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요. (웃음) 한 번 만들면 한 10년 이상 썼으면 좋겠어요. (웃음)
사실 프로의 입장에서는 버전업이 되더라도 기본 틀 자체가 바뀌지는 않거든요. 어떤 기능들이 추가되거나 기본적인 패턴은 같지만 스킬이 조금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은 실제 사용해야 되는 주요 기능이 싹 바뀌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플래시액션이 2.0에서 3.0으로 업그레이드 된 적이 있었어요. getURL이라고 해서 링크를 걸던 부분이 navigateToURL로 완전히 구문이 바뀐 거죠. 책을 여러 권 사서 밤 꼴딱 샜던 적이 있죠.
요즘도 모바일에 관련된 언어들(HTML5, CSS3, JQERY)과 홈페이지 스타일의 패턴이 조금씩 바뀌고 있잖아요. RWD(responsive web design) 반응형 웹이라는 PC나 모바일과 같은 기기의 사이즈나 패턴에 맞게 보여지게 하는 것도 있고요. 이렇게 새롭게 공부해야 하는 것들이 자꾸 생기다 보니 이제는 조금이라도 게을리하면 확 바뀌어서 당황스럽기도 해요.
업그레이드 되는 속도가 빨라 항상 배우는 자세를 갖춰야 하지만, 멘토님께서 생각하시는 웹 디자이너와 웹 디자인 강사의 매력이 있으실 것 같아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요즘 사회에서는 정보를 접하는 경로가 다양하잖아요. 웹도 정보를 검색하는 경로 중 하나이고, 정보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직업이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웹 디자인 강사는 웹을 통해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출판자를 기초부터 양성하고 배출하는 역할이라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매력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15년 동안 하실 수 있으셨던 게 아닐까 싶어요. 멘토님께서는 지금까지 이 일을 하게 만든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럼 힘들다가도 다시 열정이 생기곤 한답니다.
몇 년 전에 취업한 분들을 대략적으로 보니 2,900명 이상이더라고요. (웃음) 저희 학생들 홈페이지 프로필 부분을 보면 resume 부분에 ‘한경수 사단’이라고 모두가 쓰고 있어요. 제가 시킨 것도 아닌데…… (웃음) 언제부터인가 프로필에 한경수 사단이라고 썼는데 알아보는 데가 많아졌다는 소문이 돌고 나서부터 학생들이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전 조금 민망스럽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더군요. 이런 모든 부분들이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그러실 거 같아요. 그럼 지금 몸 담고 계시는 분야의 전망에 대해 여쭤볼게요.
제가 취업반 강사를 오래 하다 보니 주변에서 이 질문을 참 많이 해요. 지금 이 시장이 어떤지 해도 괜찮은지 물어보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단호하게 얘기해줘요. 무조건 하세요. 전망이 좋습니다. 우리가 우표 부쳐서 편지 보내는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 웹 산업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고, 직무의 형태도 진화하고 많이 늘어날 거에요. 이전에는 웹 디자인, 퍼블리셔였던 것이 이젠 합쳐져서 웹 디자인 퍼블리셔가 된 것처럼 말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부가가치가 굉장히 높은 산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웹의 시작점에 있는 분들께서는 걱정 마시고 도전하세요! (웃음)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한다면 이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물론입니다. 웹에 관련된 부분들은 공부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전공을 선택하는 그 시점이 온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실 건가요?
웹 디자인을 선택할 겁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기 때문에 부모님이 가라는 학과에 갔지만 지금 다시 전공을 선택하는 시점이 온다면 무조건 웹 디자인을 선택할 거에요. (웃음)
취업대비반, 온라인 강의 등 지금까지 많은 강의를 하셨는데, 특별한 강의 방식이 있으신가요?
모든 선생님들이 각자의 방식을 고수하고 계실 거에요. 전 특별한 방식이라기보단 항상 결과를 놓고,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방식입니다. 자기가 가르치는 과목이 포트폴리오가 아니고 단과라고 하더라도 그 과목에 대한 결과가 있어야 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 결과는 내가 세운 결과가 아니라 그 과목을 들으러 온 학생들이 가져가는 결과치를 말해요. 그 결과치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는 그 결과를 위해서 학생들이 오시는 거고 저는 그것을 알려주고 가이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또 그게 제 임무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과정에 대한 모든 부분들은 강사가 책임지고 공부를 하든 강의 방법을 트레이닝 하든 해서 알려드려야 되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이고요.
이제 마지막으로 조언해주시는 섹션인데요. 웹 디자인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실 책이나 콘텐츠가 있을까요?
책을 추천해드리기보다는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요즘 책이 정말 많아서 어떤 걸 봐야 하는지 감이 안 서시잖아요. 그런데 누가 추천해주는 책을 사는 것보다 일단 본인한테 맞는 책을 사야 되요. 그래서 책을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는 것보다는 먼저 보고 사셔야 되요. 인터넷으로 알아도 보고,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강의를 들었다면 서점에 가서 그 파트의 내용을 읽어보세요.
아는 부분을 읽어보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책에서 아는 부분을 찾아 보세요. 그때 눈에 쏙 들어오는 그런 책들이 있어요. 그런 책, 즉 쉽게 이해가 되는 책을 사야 되요. 또한 이왕이면 예제가 풍부한 책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웹 디자이너 하시는 분들은 책보다도 사이트를 많이 보시는 게 좋아요. 오데이 나 디비컷같은 곳이 에이전시들이 만든 포트폴리오들을 많이 모아놓은 사이트에요. 이런 걸 많이 봐야 해요. 왜냐하면 1번부터 10번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 모르다가도 자꾸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거든요. 취업을 목표로 하신다면, 저희 학원사이트의 제 클럽(웹쟁이)에 오시면, 많은 학생들의 작품 시사회 페이지(제가 개인적으로 학생들의 작품을 올려놓은 사이트)를 보시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 멘토님의 제자들의 작품이 올려져 있는 사이트(웹쟁이)의 메인 화면
또 한가지 알려 드리자면 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생각을 해야 되요. 캡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사이트를 봤는데 아주 마음에 들어요. 캡쳐를 해두었다가 시간 날 때마다 계속 보는 거에요. 그러다 보면 눈에 익는 거죠. 그거 아세요? 눈에 익는 게 암기하는 것보다 더 좋아요. 왜냐하면 암기를 하면 잊어버리지만 눈에 익히게 되면 나중에 데이터로 쓸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후배 웹 디자이너가 가져야 하는 마인드는 어떤 건가요?
우선, 어떤 회사에 가서 어떤 일을 할지 목표를 세우시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그 목표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에요. 목표를 세워두면 지금 하는 게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목표한 곳에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되는 의무감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굉장히 힘든 부분이 있을 거에요. 그럴 때 극복할 수 있는 정말 강한 정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해요. 그래서 항상 마음을 다잡고 오늘 좀 힘들지만 한번 참아봐야겠다 하는 마인드가 있어야 해요. 그만한 절실함이 있어야겠죠. 내가 이걸 하다가 실패하면 다른 길도 있다는 생각보다는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인드로 임하셨으면 좋겠어요. 절벽에 서있는 듯한 절실함을 갖고 있는 사람이 꾸준함을 보이고 그런 사람이 결국 나중에 승리하거든요.
목표를 세우고, 절실한 마인드를 갖는 건 참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마인드 외적으로도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다면 해주세요!
제가 강의할 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홈페이지를 멋있게 만드는 것에만 집착하지 말아라. 중요한 건, 지금부터 웹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사고방식, 생활패턴을 답습하고, 습관화 하고, 사고가 생길 때, 웹 디자이너에서 나오는 홈페이지가 나온다.”는 말과 “취업은 시작점일 뿐이기 때문에 취업하고 난 다음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학생들이 취업을 하기 전부터 인생을 살면서 로드맵을 길게 그려야 한다는 걸 항상 얘기하죠. 중간에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는 폭의 여유를 가지라고도 하고요. 제 경험을 떠올려 보시면 이 말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물론 웹 디자인의 스킬과 테크닉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많이 보고 따라 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웹 디자이너라면 이럴 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풀어나갈까 에 대한 물음 또한 항상 잊지 않길 바랍니다.
홈페이지를 만들 때 구체적인 팁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한번에 잘 만들려고 하지 말고, Html을 배우면 그것만 가지고 자기소개페이지 정도 만들어보세요. 포토샵을 배우면 두 개의 툴만 가지고 또 만들어보시고요. 그렇게 여러 번 만들어 보시면서 포트폴리오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강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갖췄으면 하는 자세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강사를 준비하고 계시다면, 해당 업무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지도할 건지, 철저하게 플랜을 짜야 합니다. 강사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있어야 되요. 학생들이 수강료를 내고 배우러 왔으니까 그냥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은 절대 안 되요. 가르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르치려고 하는 부분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학생들이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 까지가 강사의 책임 입니다. 또한 학원에 대해서도 목표를 갖고, 로드맵을 짜기 바랍니다. 아직 강의 경험이 없다면, 일대일 강의를 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웹 포트폴리오 강사는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이 많은 직업인데요, 이 직업을 한마디로 정의를 한다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제 직업은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이고 나의 놀이터다.' 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현재 우리 학생들이 자기가 취업을 원하면 거의 대부분이 취업이 다 되요. 주로 상위권 에이전시에 많이 취업을 다 시키고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은 웹 에이전시 및 쇼핑몰 등에 취업을 시키고 싶어요. 물론 지금 연봉도 많이 받고 취업하지만 더 좋은 여건에서 시작점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게 제 목표고요.
그리고 계획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인데 제 수업을 들으신 분들을 모아 ‘한경수 사단’의 제자들과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해 보는 것이 꿈이에요. 서로 갖고 있는 노하우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으니 진정한 ‘한경수 사단’이 되는 거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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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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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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