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여성 라이프 디렉터] 이재은
|
|
|
- 작가라는 직업을, 다른 직업을 거치면서 스스로 성취하셨지만, 작가로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
글을 쓰는 모든 것이 다 힘들어요. 정말 만족스럽게 썼다고 느끼는 순간보다 절망감, 좌절감, 못썼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너무 많거든요. 그리고 제가 쓴 글을 보면 저의 한계가 보이잖아요.
그런 객관화 된 확인작업을 통해 자기검열이 강해지죠. 글을 쓰다 보면 남들은 잘했다고, 이 정도면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예전에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잘 썼다고 생각하고, 크게 예민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연차가 붙고, 생각을 담은 글을 좋아하게 되면서 내가 쓴 글이 몇 점짜리고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거죠.
그런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프지만, 스스로 마주보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글 쓰는 것은 정말 외로운 작업 같아요. 그 외로움을 통해 단련되는 법도 배워요.
- 언제 외로움을 많이 느끼시나요? 멘토님만의 극복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
세상에 나와는 똑같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외로움을 느껴요.
예전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닮는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 안에서 의지를 많이 했었죠. 하지만 그 단계에서 성숙해지고 성장 한다면, 우리는 친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돼요. 그래서 나의 문제는 아무도 해결 해 줄 수 없고 나만이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거죠. 친구를 만나 얘기를 하며 풀 수 있던 일정 부분의 감정들이 이제는 온전히 제 몫이 된 거죠. 그 순간들이 너무나 외롭지만, 그것을 외롭다고 놓거나,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쇼핑을 하는 등 순간을 모면하려고 한다면 성장이 안 되요. 그 외로움의 순간을 어떻게 그 안에서 매듭을 짓고 답을 찾는지가 중요해요.
그것을 이겨냈을 때 조금 더 큰 사람이 되는 거죠.
다른 것은 내세울 게 없지만 저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은 그런 과정들을 지혜롭고 건강하게 넘겨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죠. 저의 이미지는 여성스럽고 가녀린 느낌이지만 스스로는 강한 여자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너무나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지혜롭게 버텨냈고, 그것이 또 다른 성장의 원동력을 만들어 줬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요즘 사람들이 자존감이 매우 낮다고 하잖아요? 멘토님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
저는 제 자신을 사랑해요.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 삶이 더 윤택해지고, 주변 사람들이 더욱 좋아해주고, 그 안에서 에너지와 사랑을 받아요. 그런 과정을 통해 다른 일도 더 잘하고 싶어지고, 조화를 추구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는데, 그런 것들이 긍정적 재생산인 것 같아요.
제 나이가 지금 30대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20대 중반보다 훨씬 더 좋고, 지금의 내 모습이 더 예쁘다고 느껴져요. 그런 것이 잘 사는게 아닐까요? 저는 지금의 제가 마음에 들고 만족스러워요.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만족을 할 때, 그것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 멘토님께서는 글이 안 써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피하기보다 마주해서 해결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한층 성숙해 지시는 거군요?
-
너무 안 써지더라도 쓰려고 해요. 다음날 보면 너무 못썼는데, 그 고통을 버텨내야 수정을 해도 더 좋은 글이 나오는 것 같아요.그래서 제가 낸 책 안에서도 애정 어린 챕터들이 있는데, 그런 것은 정말 힘들게 쓴 것들이에요.
몇 날 몇 일을 열심히 고민하고, 다른 책도 찾아보고, 하나의 모티브를 얹기도 하며 우여곡절 끝에 쓴 글이죠. 이런 글들은 시간이 지나도 인공 방부재를 쓴 것처럼 항상 감동을 주고 좋아요.
어느 한 유명작가는 편하게 앉아서 글을 써본 적이 없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항상 발 한쪽을 들고 고통스럽게 글을 쓰는데, 그 이유는 한글자라도 쉽게 쓰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했다고 해요. 예전에 그 글을 읽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고통이 성장의 힘인 것 같아요.
고통을 고통으로만 받아들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나를 병들게 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체내화 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장의 폭이 달라진다고 생각을 해요.
-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남모를 고통이 있네요. 그러면 멘토님이 생각하시는 여성의 나이에서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점이 있나요?
-
30대 중 후반이 되면 여자들이 패가 갈려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죠.
20대는 거의 비슷해요.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이제 시작하는 성장기죠. 그러나 제 나이가 되면 일부 여성은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기도하고, 어떤 여성은 굉장한 성장을 하기도 해요.
약 10년 사이에 많은 것이 달라지죠. 한때 너무나 친했고 좋아했던 친구인데, 30대 중후반의 여성으로 만났을 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친구들이 생겨나요. 그런 것을 보면서 아무리 그 친구가 사회적인 신분은 좋더라도 안타깝게 느껴지고 연민이 생길 때도 있어요.
- 멘토님은 작가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마음이 오랜 기간 작가로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신 거군요.
-
그럼요. 저는 결혼할 때부터 저만의 서재를 만들었어요. 남편과 약속을 했었죠. (웃음)
글 쓰는 것에 대한 애착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 다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결혼을 하면 집 구조가 안방, 침실, 컴퓨터, 옷 방으로 나눠지는데, 저희는 컴퓨터, 옷 방이 없는 대신 남편과 제 방을 만들었어요. 공간이 주는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고 생각을 해요.
이 방에 들어가는 순간은 누군가의 부인, 엄마가 아닌, 나라는 사람에 집중이 되는 거에요. 작가라는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의식을 진행하는 거죠. 저만의 독립된 공간을 통해서 저는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보호장치를 했죠.
-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구직자들에게 요구되는 스펙이나 자질, 자격은 무엇이 있나요?
-
가장 먼저 글을 잘 쓸 수 있는 기본훈련을 해야겠죠. 저 같은 경우 기자생활을 하면서 조직 안에서 트레이닝이 되었어요.
글쓰기에 대한 기초 공사를 튼튼하게 해야 해요. 그 다음에 건축을 하고, 인테리어를 해야죠.
우리가 눈에 띄는 집을 보면 저 집은 색깔이 뚜렷하다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렇게 자기 색을 담는 것이 최종 단계죠. 색을 담는다는 것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나타내는 거에요. 그것을 보고 독자가 생기고, 마니아 층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미국의 심리학자가 쓴 ‘나라서 참 다행이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자존감을 찾는 방법과 중요성을 다루고 있는 책인데 여러 번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어요. 나를 마주하는 작업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나라서 참 다행이다’는 문장이 너무 좋았어요. 저에게는 충격적인 깨달음이었어요. ‘다행이다’ 는 표현을 곱씹으며 호기심과 깨달음, 공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언젠가 갑자기 “난 참 나라서 다행이다” 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이 말의 참 뜻을 경험한 것 같았어요. 이 말이 와 닿는 사람은 자존감이 건강하신 분들이에요.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뭉클해 지시는 분들에게 정말 좋은 책이 될 것 같아요.
- 멘토님은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이 어떤 자세와 역량을 갖추길 바라시나요?
-
우리가 쉽게 넘길 수 있는 사소한 것에도 내가 담겨 있음을 깨달으면 좋겠어요. 아무도 모를 것 같고 보이지 않는 것에서 가장 그 사람다운 것이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너무 큰 것을 쫓기보다는 매 순간 도덕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삶을 사랑한다면 사소한 태도부터 느낄 수 있거든요. 남들은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이상하게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거에요. 잘 풀리는 운명을 타고나는 사람은 없거든요.
지금은 손해를 보는 것 같고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를 위한 저금을 계속 하세요. 언젠가 인생의 통장을 열었을 때 10만 원이 되어있고, 어느새 100만 원이 되어있을 거에요. 그것을 믿고 바르게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작가라는 직업은 나의 OOO이다라고 정의를 해 주세요.
-
우산이라고 생각해요.
비가 올 때는 비를 막아주고, 볕이 뜨거울 때는 양산의 역할도 할 수 있잖아요. 작가라는 직업도 제게는 우산의 역할을 해요.
비가 오는 것처럼 인생이 흔들리고 정체성에 혼란이 올 때는 글을 통해 위로 받아 힘을 낼 수 있어요. 그리고 볕이 쨍쨍한 날은 저를 아늑하고 평온한 곳에서 평화롭게 해주는 그늘 역할을 하는 거죠.
- 멘토님의 최종 꿈이나 목표가 있으시면 말씀 해주세요.
-
1차적으로는 ‘여자 라이프 스쿨’로 저를 믿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100%, 200%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교육을 하고, 그때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책으로 발간을 할 거에요.
저는 ‘여자 라이프 디렉터’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대중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같은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사람의 위치, 경제적 여유 등에 상관없이 커리어, 연애 같은 다양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은 오프라 윈프리 게시판을 이용해 고민상담을 하곤 해요. 그 분은 라이프 디렉터의 역할로 조언을 해주고 상담을 해주고 있거든요. 사람들은 기대를 하고 있죠. 저도 그런 기능을 하고 싶어요.
이런 것을 토대로 저는 유형의 상품이 되어 국가 기관과 기업에 전파를 할 거에요. 지식 사업이지만 경력이 있는 여성들을 위한 교육을 국가 대상으로 해 보고 싶어요. 어느 순간에 저의 실력, 생각, 마음이 무르익으면 사람들이
여자 라이프의 디렉터의 아이콘으로 저를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도움을 요청하고 싶고, 체계적인 교육이나 답을 듣고 싶을 때 저라는 사람을 떠올리도록 말이죠.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한유경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한유경
- INTERVIEW
- 한유경
- dangmenso2@saramin.co.kr
- EDITOR
- 한유경
- dangmenso2@saramin.co.kr
위 내용은 사람인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Copyright @ (주)사람인H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