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진 찍어 먹고 사는 오세영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요. 여행도 많이 안 다닌 그냥 사진 찍는 사람이에요!
자신을 굉장히 소탈하게 소개해주셨는데요,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직업과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현재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한 지는 올해로 만 6년 차 되었고요. 이 전에는 광고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근무했었어요. 그전에 스튜디오에도 잠시 있었고요.
△ 자연을 담은 오세영 작가님의 사진
대학에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셨고 사진 작가를 하시기 전에는 광고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셨는데요. 어떻게 사진작가가 되신 건가요?
처음부터 사진이 좋아서, 사진을 잘 찍어서 사진 작가가 된 것은 아니에요.
사실 전 디자이너로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필립 스탁이나 카림 라시드 만큼은 안되더라도, 자기만의 디자인 세계가 있고 그 것을 인정받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죠. 그런데 유학이 좌절되면서 무얼 해야 하는지 싶더라고요.
그러다 콘텐츠 회사와 스튜디오를 거쳐 광고 회사에 들어갔는데 회사생활이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일이 재미있고 성취감도 있었지만 회사생활이 쳇바퀴 돌 듯 도니까 점점 마음이 허해지더라고요. 그 때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프로페셔널 한 사진작가 분들이 제 사진에 대해 좋은 평을 해주셨고 또 동료들도 “너 정도 사진 찍으면, 나는 사진 작가 한 번 해본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제가 귀가 얇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때 회사에서 아프리카 여행에 관한 공고를 보았어요. 그 때까지 저는 여권도 없었어요. 그런데 아프리카를 가보자, 갈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래서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사장님께 6개월 뒤에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가서 사진도 찍고, 사진작가로서 정체성을 찾고 싶었거든요. 그게 계기가 되어서 사진작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진 작가는 어느 정도의 실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잖아요. 멘토님은 사진작가가 되겠노라 결심하시기 전부터 사진을 배우셨던 건가요?
따로 학원을 다니면서 사진을 배운 건 아니었어요. 군대를 다녀와서 독학(?)을 한 거죠.
전역 후에 학교에서 사진 기초 수업을 들었어요. 한 학기 강좌였는데, 사진과 학생들도 함께 들었었죠. 80여 명이 듣는 강의였는데 교수님이 첫 시간에 이 수업에서는 A학점을 2명에게 밖에 주지 않겠다고 못 박으셨어요. 그리고 두 번째 수업 때는 집에서 카메라 같이 생긴 것은 모두 가져오라고 말씀하셨죠.
당시 전 카메라가 없었는데, 80여명의 학생들이 똑딱이 카메라부터 100만원이 호가하는 카메라까지 정말 다양한 카메라를 가져왔더라고요. 그 때, 비싼 카메라를 가져와서 거드름을 피우는 친구들이 꼴 보기 싫었던 저는 카메라 없이, A학점을 받는 두 명안에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사진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어요.
결국 A학점을 받는 2명 안에 들어가셨나요?
마지막에는 결국 A학점을 받았어요. 그런데 사실 아무도 제가 A학점을 받는 데엔 관심이 없었죠. (웃음) 지금처럼 사진이 대중화되어 있는 시기도 아니었고, 이제 막 대중화가 시작되려는 시기였기 때문에 사진에 대해 많은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카메라 없이 사진강의에서 A학점을 받으신 거죠?
사진 기초수업이어서 어려운 것이 없었어요. 사진을 찍기 전에 미리 스케치를 그려놓고, 친구에게 전화해서 카메라를 빌렸어요. 음료수 하나 사주고, 스케치 한 대로 10분만에 사진을 찍고 필름을 감아서 현상했죠. 카메라를 살 돈이 있었지만 굳이 카메라를 사진 않았어요. 카메라 없이 친구들 것을 빌려 쓰는 식으로 해서 과제 제출을 했었어요.
그리고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서 기초이론 서적도 열심히 봤어요. 시험을 위해 이론서적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익혔고, 이해가 잘 안되니 여러 번 반복해서 봤어요.
이론을 달달 외울 정도면 사진의 기초가 몸에 베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또 업계에서 오랜 경력이 있는 교수님께 기초 수업을 듣고 기본기를 다졌기 때문에 잘못된 습관이 들지 않았어요. 인터넷에서 떠도는 불확실한 정보가 아닌, 확실한 정보들을 배웠으니까요. 사진 작가로 활동하시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잘 기억해뒀다가 실습 때 사용하고 그랬어요.
△ 아프리카를 여행 중의 에피소드를 담은 사진
아프리카에 다녀오시면서 책도 출간하신 걸로 알아요. 「메리 크리스마스,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 좀 해주세요.
아프리카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아프리카에서 찍은 사진으로 책을 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글을 잘 써서 책을 내겠다는 건 물론 아니었고요. 서점에서 모든 여행 책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사진을 찍어서 책을 내도 경쟁력이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어서였어요.
사진에 대한 평가는 사진을 작품으로 볼 것인가, 합목적성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요. 그런데합목적성의 관점으로 사진을 평가하면 얼마든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어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합목적성에 의한 사진이라면 내 사진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출판사는 분명히 계약을 할 것 같았고요.
사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여행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맨 몸으로 즐기고 감상하면서 여행하는데 카메라로 찍으면서 여행하는 것은 정말 하기 싫은 일이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 초반에는 사진을 반짝 많이 찍고, 후반으로 갈수록 찍지 않아요. 이런 어려움을 내가 감내하고 사진을 찍어오면 한 권의 콘텐츠 분량이 나올 것이라는 것까지 생각하고 기획했었어요.
짧은 시간에 치밀하게 계획하신 것 같아요. 사진집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나요?
시작하는 사진작가로서의 방향성, 정체성, 고민을 담고 싶었지만 그러진 못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아프리카」는 젊은 청년이 아프리카에서 경험하면서 찍은 사진이 주가 되었죠. 출판사가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가볍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작가가 사진을 촬영한다는 것은 알지만, 스튜디오를 운영하지 않는 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사진작가가 일 하는 환경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간단하게 보면, 대한민국 사진 계는 예술사진과 상업사진으로 나뉘어요. 그런데 예술사진을 하시는 분들은 대중들이 잘 모르죠. 그래서 상업 사진가들이 예술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사진까지 촬영하는 줄 알아요.
상업사진가들은 요청을 받아서 촬영비를 받고 컨셉에 맞는 사진을 찍어요. 저는 100% 상업사진으로 먹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다만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의 스타일을 가진 상업사진가이죠. 먹고 사는게 바쁘다고 잊고 있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개인 작업을 하기 위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저는 촬영 요청을 받고 일을 해요. 지원을 받으면서 사진작업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극소수이죠. 대부분의 프리랜서 사진작가들은 촬영요청을 받아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프리랜서 사진작가가 되려면 명성이 있어야겠군요!
저 역시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이후, 2년 동안 일이 없었어요. 2년 수입이 300만원 될까요? 그런데 책이 출간되고, 2008년 파워블로거로 선정되면서부터 조금씩 일이 들어왔어요. 파워 블로거 되고 소소한 일 해서 번게 2년간 300만원즈음 이었어요. 지금은 이전에 했던 몇몇 일들 때문에 저를 찾아 주시는 클라이언트 분들도 계시지만 그 시작은 '싸게 좋은 사진을 원하는' 클라이언트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잘 몰라요. 상업사진이라는 큰 굴레 안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있다고 해도 나라는 사진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요. 그래서 유명한 패션 사진가의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당신이 길을 가다가 본 광고판 사진보다 당신이 훨씬 잘 촬영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시장에 들어와라!’ 그만큼 사진시장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말이죠.
이미 견고한 시장이 자리잡고 있어,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얻으며 일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어요!
그럼요~
촬영을 요청 받으려면 명성도 있어야 하지만 인간성이 좋아야 해요. 사회생활의 첫 번째는 인간성이란 것, 다 아시죠?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인간성이 나쁘면 안돼요.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돈을 받고 일을 한다는 것은 제가 찍었어도 온전히 제 사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죠. 전 그저 촬영이라는 한부분만 맡은 것이니까요.
멘토님께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강연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아마 청춘불패의 스틸컷이 방송된 이후부터 인 것 같아요. 2009년도부터였던 것 같아요~
강연에서는 주로 대학생들의 나이 때 했었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 때 했던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그 때의 심정이 어땠는지를 이야기하죠.
강연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은 아니었지만, 기억에 남는 강연이 있어요.
의정부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소규모 강연을 했었어요. 재미있던 것이, 제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준비했던 PPT를 보여주니까 강연을 듣는 학생들이 모두 딴짓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PPT 내용을 생략하고 모두 모이라고 했어요. 아이들을 모아서 카메라를 들고, 다양하게 만져보게 했더니 아이들이 신나서 소리지르고 좋아했어요. 그 때 깨달았죠. 눈높이를 맞춰서 준비해야지 내 기준만 고집해서는 안되겠구나 하고요~
처음에는 난감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즐거워하니까 고마웠어요.
멘토님은 다양한 전시도 하고 계시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무엇이었나요?
광주 운암 초등학교에서 작은 전시를 한 적이 있어요. 서울에는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많은데 지방에는 전시 경험을 많이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대학원생들이 학교와 교류를 맺어 하는 활동에 참여했었어요.
당시 저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촬영을 했어요. 화각과 가장 비슷한 50mm렌즈로만 촬영을 해서, 30장의 사진을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볼 수 있게 게릴라로 붙였죠. 사진을 붙이면서도 아이들이 이 사진 속 장소가 자신들의 학교라는 것을 알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두 번째 장, 세 번째 장이 다 넘어가기도 전에 이미 눈치챈 거에요. 모두 클로즈업 사진들이었는데 말이죠.
아이들의 시각에 맞춰 찍어서 아이들이 익숙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맞아요. 맨 마지막 사진이 끝날 즈음엔 아이들이 “우리학교 되게 예쁘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작가노트에도 기록해놨었는데요. 그 말이 작가로서 제 욕심이었어요.
시간이 지나가면 그 시절이 예뻤다는 것을 잘 알잖아요. 그런데 막상 그 시절을 살아갈 때는 학교가 예쁘다는 생각을 별로 안 하죠.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한 번만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는 아저씨의 욕심이었어요. 갤러리에서는 아이들이 사진을 만지면서 좋아하고, 장난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작은 전시였지만, 광주 우남 초등학교에서 했던 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택하고, 한동안은 수입이 없어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된 적도 있었을 것 같아요. 작가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사진작가로서 인정받을 때 가장 보람되죠. 첫 번째는 프로페셔널한 작가 분들에게 인정받을 때, 두 번째는 클라이언트에게 인정 받을 때가 보람 있어요.
사진작업은 성취감이 큰 일이에요.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온전히 제 것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사진은 내가 정말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면 그 성취감이 전부 내 것이에요. 그래서 인정받을 때가 가장 보람 있어요.
프로페셔널한 분들에게 인정 받는 것은 경력이 쌓이다 보니 생기는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만나본 적도 없는 작가님들께서 제 작품이 좋다고 말씀해주시면 참 보람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사진작가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수입의 불안정이 가장 힘든 점이죠. 생활이 불안정해져서 쉽게 친구를 만나러 나갈 수도 없고요. 지금 여유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없어요. 장비나 작업용 PC에 대부분 제 투자 되기도 하구요.
사진작가는 더 나은 사진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특별히 하고 계신 노력이 있나요?
전문가들의 완성된 사진을 많이 봐요. 아마추어 사진은 아무리 잘 촬영했어도 아쉬운 점들이나 서로 주고 받고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는데요. 제가 갖고 있는 사진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전문가들의 사진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물 건너 온 사진, 물 건너 가는 사진 모두 가리지 않고 봐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물 건너가는 사진을 더 좋아해요. 동양인으로서, 같은 한국인으로서 어떻게 감성을 표현했는지가 궁금하거든요. 그런 작가들이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지, 어떤 평을 받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에요.
물론 서점에서 기술서도 많이 봐요. 최근에 본 기술서는 건축사진과 패션사진에 관한 것인데요. 상황에 따라 장비들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기본적인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멘토님이 사진을 촬영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빛이 어디서 들어오는지부터 봐요. 그런데 그것보다 내가 이 공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요. 기록하는 매체로 사진을 접근해 물어보셔서 빛이라는 대답을 했지만 저는 사진이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표현하는데 있어 사진을 어떤 식으로 구현해야 하는지, 이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본 원리를 알아야 표현이 되니까, 사진을 기술적으로 익히는 거죠. 붓을 다루는 것과 같아요. 붓을 처음 잡으면 만져봐요. 물감을 적시기 전에 무슨 털로 만들어졌고, 털이 강한지 연한지 다 보잖아요. 그리고 훈련을 해서 익숙하게 만들죠. 내 손에 모든 기계가 익숙해지고 그 원리를 알아야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요.
사진작가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스스로 한계를 넘는 느낌, 그것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사진을 찍다 보면 한계를 넘어선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사진을 만들어 냈을 때 말이에요.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오면서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는 느낌을 자주 못 느꼈어요. 그림을 그릴 때는 아주 드물게 늦게 느꼈고, 그게 잘 눈에 보이지 않았어요. 사진도 마찬가지이기는 한데, 그래도 사진은 결과물이 나오는 순간 바로 피드백이 나오니까요. 가끔 ‘아!’하면서 내 한계를 극복한 느낌이 들어요.
자기만 아는 것이잖아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이런 느낌이 절 제가 계속 노력하게 만들어요.
지금 다시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면, 멘토님께서는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5년 더 일찍, 선택했을 거에요. 물론 힘들다는 것도 알지만, 그 때는 제가 체력이 엄청 좋았거든요. 디자이너를 못하게 되었다고 고민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더 빨리 직업을 선택했을 거에요. 그리고 더 멋있게 작업하겠죠! 지금보다 더 어려운 것, 더 고생스러운 것들을 할 것 같아요.
사진을 막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나 콘텐츠가 있다면 추천 부탁해주세요~
먼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성남훈 작가님의 작을 추천하고 싶어요. 「연화지정」이라는 작업이 있는데요. 사라져가는 티베트에 대해 촬영한 사진작업이죠. 이 작품으로 월드프레스포토에서 최고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신 걸로 알아요. 또 국내에서 대규모 전시도 있었고요. 이전 작품 중에는 흑백으로 한 작업 중에 「집시의 시간」이라는 작품을 추천 드려요. 동명의 영화도 있죠? 이와 관련된 일화를 찾아보면서 감상하시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에요.
사진의 기초를 배우고 싶다면,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 아시죠? 그 책을 보시는 것이 좋고요. 어느 정도 기초는 알지만,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되시면 필립 퍼킨스의 「사진학 강의 노트」를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간혹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사진작가는 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냐는 분들이 계신데요. 그런 분들에게는 「포토 저널리즘」이라는 책을 권해주고 싶어요.
사진작가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이 갖춰야 될 자세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싶으신가요?
기회주의자가 되지 말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기회주의자는 언제나 도태 되요. 그리고 이 분야로 진출하기 전에는 자신의 사진이 기존 시장에 나온 사진과 비교했을 때, 객관적으로 나아 보여야 해요. 그러니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자신의 작품을 평가해 보길 바라요.
사진 작가로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금 식상한 말이긴 한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더불어 좋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소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참 어려운 일이에요.
△ 오세영 작가님이 촬영하신 청춘불패 스틸 컷
마지막으로 나에게 '사진은 OOO이다'라고 정의를 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사진은 도둑질이 아닐까요? 파인더를 통해 나만 보는 세상을 훔치잖아요. 그리고 내가 사진을 찍었더라도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도 내가 이걸 얼마나 아름답게 찍었는지 못나게 찍었는지 모르죠.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마치 훔친 물건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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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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