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래픽 디자인을 가르치는 강사 김경옥입니다.
저는 처음 그래픽 디자인을 배우시는 분들에게 그래픽 디자인에 필요한 포토샵, 일러스트레이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강사로서 프로그램 사용방법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자질과 진로방향에 맞춘 프로그램을 연계해서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는데요, 실질적인 업무는 강의라고 말할 수 있죠~
그래픽 디자인 강사라고 하면, 어떤 직업인지 잘 감이 안 오는데요. 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웹 디자인을 가르치는 강사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물론 제가 가르치는 프로그램들이 웹 디자인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램들이긴 하지만, 저는 꼭 웹 디자인으로 분야를 한정하고 싶진 않네요.
요즘은 디자인이 통합되고 있어요. 그래서 웹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편집 디자인도 할 수 있고, 패키지 디자인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경지에 이르면, 다른 프로그램들도 쉽게 익힐 수 있으니까 이런 일이 가능해진 거죠. 그러니까 저는 디자인을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르친다고 할 수 있어요.
멘토님께서는 강사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로 활동하시기도 하셨는데요. 이 일을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이 분야에서 일을 한지는 한 13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는 웹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고, 강사 일을 하다가 편집 디자이너로 선회했어요. 그리고 쥬얼리 디자인을 맡다가 다시 강사로 돌아왔죠.
강사로서의 경험뿐만이 아니라 실무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갖고 계시네요! 디자인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셔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렇죠~ 다양한 실무를 경험해서 그런지 저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아요. (웃음)
그런데 이런 면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프로그램만 배웠으면 하는데 저는 강의를 할 때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모든 사람이 제 강의를 좋아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실무 경험담을 듣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해줄 수 있는 말이 많아 좋기는 해요.
사실 멘토님은 처음부터 이 직업을 택하셨던 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웹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했어요.
저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집안 형편 상 예체능 분야로 진학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좋아하는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유아교육학과를 들어갔어요.
유아교육학과에서 그림 그리는 일이라고 하면, 교구를 만드는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교구도 만들고, 아이들에게 들려줄 동화책을 크게 만들어서 보여주는 작업들도 하죠. 예전에는 이런 것들을 모두 수작업으로 했기 때문에 유아교육학과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해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게 되고 내 아이를 낳으면서,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어요. 내가 유치원 선생님인데, 정작 내 아이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야 한다는 딜레마요. 유치원 선생님들은 자신의 자녀와 같은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을 꺼려해요. 같은 교실에 있으면 아이가 자꾸 엄마에게 의지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유치원 선생님을 그만두고, 아이 양육에만 집중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만 키우다 보니, 너무 일이 하고 싶어지는 거에요. 그 때 마침 제 눈에 띈 것이 윈도우였어요. 이전까지는 도스로 모든 작업을 하니까, 컴퓨터로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윈도우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죠. 포토샵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데 종이도 물감도 없이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거에요. 또 잘못하면 취소도 할 수 있고요. 그 매력에 완전히 빠지게 되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계속 웹 디자인 일을 하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강사 일을 시작하신 거죠?
웹 디자인을 배우면서 내가 표현하고, 만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웹 디자이너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당시만 해도 웹이 완전히 활성화되었던 때가 아니어서 일이 꾸준히 없는 거에요.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고 나면 간간히 수정작업만 하니까요. 지금처럼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일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웹 디자인을 하다가 강사로 선회를 했었어요.
그런데 강사는 업무가 늦게 끝날 때가 많잖아요. 오후 수업도 많고요. 엄마로서 아이들을 키우는데 어려움이 있진 않으셨나요?
물론 있었죠~ (웃음)
어떻게 보면 제 직업의 변천사는 가족들 때문에 생긴 거에요.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 할 나이가 되어 잠시 강사를 접었었어요. 그리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편집 디자인 업무를 시작했죠. 엄마로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니까요. 이제는 아이들이 다 성장하여 엄마의 손길이 덜 필요하게 되어서 강사 일에 집중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클 때는 어려움이 조금 있었어요.
멘토님께서는 유치원 선생님을 하다가 업 직종을 전환하셨잖아요. 다른 분야로 업 직종을 전환했기 때문에 남다른 노력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일단은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모두 배웠어요.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저도 학원을 다녔어요. 그 때만 해도 웹 디자인 학원이 많지 않았어요. 처음 수업을 들을 때는 처음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처럼, ‘도대체 저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이 프로그램을 가지고 무엇을 만든다는 건지 이해도 잘 안 되었죠. 그래서 저는 프로그램 전부를 잘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 마음에 끌리는 것부터 먼저 익혀나갔어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영역을 넓히면서 총체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간 거죠.
앞에서도 잠깐 말씀 드렸지만, 처음에는 프로그램을 혼자 공부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하나를 마스터하고 나면, 다른 프로그램은 스스로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죠. 이제는 매뉴얼이 있잖아요! Help 파일을 찾아보고, 책을 보면서 기능을 응용해보면 되니까요. 제가 웹 디자인을 배울 때만 하더라도 학원에서는 프로그램 사용법만 알려줬었어요. 응용하는 건 제 몫이었죠.
기능만 배우고 혼자서 응용하려면, 참 어려웠겠어요.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응용작업을 하니까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어요. 지금은 학원에서 강사님들이 기능뿐만 아니라 활용법까지 강의를 해 주잖아요. 예전에는 그런 것이 없어서 테크닉을 활용하고 숙련시키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래픽 디자인 강사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알려주세요~
이 전에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션, 인디자인, 歸익스프레스, 포토폴리오 과정까지 다섯 개의 과정을 가르쳤었어요. 그런데 제 수업방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그래픽 디자인을 배울 때,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이 굉장히 중요해요.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기본적인 툴이 숙달되지 않으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갔을 때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때때로 실무 업무도 하고 있어요. 해결하기 어려운 작업이 생기면, 제게 작업요청이 들어와 밤 시간을 이용해서 실무도 겸하고 있어요.
강의를 하면서 중간 중간 쉬는 시간도 있으실 텐데요. 강의가 없을 때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강의가 없을 때는 다른 디자인들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그림도 보고, 디자인도 보고요. 멀리 나가서 전시회를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온라인 갤러리가 형성되어 있는 전시회 같은 경우는 꼭 챙겨봐요. 블로그 같은 것도 찾아보기도 하고요.
디자인은 드로잉 하는 연습도 중요하지만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해요. 많이 봐야 아이디어가 떠오르니까요. 그래서 다른 작품들을 많이 보고, 새로운 효과가 있으면 직접 사용해보고, 학생들에게 알려주고요. 디자인의 트렌드를 분석해서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기도 해요.
자료를 보면서 강의에 필요한 내용을 계속해서 추가하시나 봐요~
그렇죠~ 혼자서 자료를 보고 아이디어를 내서 활용하기까지는 오래 걸려요. 최소한 10년~13년의 경력이 되야 하죠. 그런데 지금 디자인을 배우는 친구들은 이론적인 부분은 학교에서 배워오지만 활용적인 부분은 약한 편이에요. 그래서 연결 부분을 많이 알려주려고 해요.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기업에서는 아이디어 활용까지 완벽히 형성된 사람을 원해요. 일을 줬을 때 이런 부분까지 해내지 못하면 실력이 못 미친다고 생각을 하죠. 그래서 초보 디자이너들이 취업하기가 어려워요. 바로 아이디어를 떠올려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을 보여줘도 버벅 거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부분들까지 다 알려주려고 노력해요.
과거에 멘토님이 웹 디자인을 배울 때와는 많이 다르네요! 예전에는 기능만 알려줬다면 지금은 실무의 감각까지도 알려주네요!
그렇죠~
근데 실무의 감각을 알려 주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를 경험하며 본 것이 있기 때문에 알려줄 수 있는 것이 많은 편이에요. 쥬얼리 같은 경우는 실제로 소매상을 운영도 해 봤거든요. 그러면서 소비자들도 만났고요.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사무실에 앉아서 작업만 해요. 그래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가 어렵죠. 그런데 저는 내가 한 디자인이 소비자로부터 어떤 반응을 받는지를 직접 봤기 때문에 말해줄 수 있는 거에요. 사실 실무경험이 많지 않는 강사님들은 그런 부분까지는 체크해주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은 강사의 업무에서 벗어나는 일일 수 있어요. 강사는 프로그램을 가르쳐주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제자들이 저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엄마의 마음으로 걱정이 많이 되요. ‘내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서 한 몫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이런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는 거에요.
제자들을 자식처럼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제자들에게 "“엄마의 마인드로 평생 케어 해주는 A/S”라는 말을 자주 해요.
프로그램을 한 번 듣고 딱 깨우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워낙 많고요.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가 많아서 계속 새 기능을 익히는 것이 어려워요. 그래서 3년 전에 수업을 들은 제자들, 7년 전에 수업을 들은 제자들이 지금까지도 연락을 해서 질문하곤 해요. 저 같은 경우는 강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계속 익히잖아요. 그래서 도움을 줄 수가 있죠~
멘토님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이야기하다 보니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강사님들이 멘토님과 같이 디자인 실무 경험하나요?
대부분 디자이너로서 실무를 경험하고 강사가 되요. 요즘에는 강사 규정이 있어요. 실무경력이 얼마나 있느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느냐, 어떤 전공을 했느냐에 따라서 강의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 되요. 그래서 대부분 실무 경험을 거치고 강사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전혀 몰랐던 부분이네요. 강사에도 제한 규정이 있군요!
네. 예전에는 프로그램을 배우고 그와 관련해 자기만의 노하우만 있으면 강사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디자인 쪽으로 학과들이 참 많잖아요. 이미 많은 것을 배우고 온 친구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려면 강사가 너무 한 분야만 알아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학생들이 강의에서 원하는 것도 실무적인 부분이고요. 프로그램은 매뉴얼 책을 보면 어느 정도 할 수 있잖아요~ 콘텐츠를 조합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에러가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파일 관리는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지와 같은 것들을 알려줘요.
강사가 되려면 따로 자격증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격을 준비해야 하나요?
일단은 전공을 관련분야로 하는 것이 좋고요. 관련 분야의 기사나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이 있어야 합니다. 실무 경력 같은 경우는 5년~10년 정도 있는 것이 좋은데요. 짧으면 3년 정도의 실무 경력이 있는 분들도 있어요.
그럼 실무경력이 전무하면 강사를 할 수 없는 건가요?
물론이죠~ 아예 강사 허가가 나지 않으니까요.
실무 경력이 없으면 전임강사로서 많은 학생들의 수업을 맡지 못해요. 주말 반이나 아르바이트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기회도 쉽지 않죠. 특히 주말 같은 경우는 직장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오신 분들이 많아요. 그렇다 보니 더 전문적인 지식과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하죠.
강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파악해야 하고, 새로 업데이트되는 기능들도 배우셔야 하잖아요. 이런 것처럼 일을 하시면서 자기개발을 했던 노력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늘 노력해요. 강사가 쉬운 직업이 아니에요.
지속적인 노력과 자기개발이 필요한 직업이죠. 그래서 강사 일을 시작했다가 금방 그만두고 실무로 가는 분들도 많아요. 또 오랫동안 강사를 한 분들도 프로그램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많은 프로그램을 가르치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어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이 유난히 질문도 많고, 업그레이드도 많아요. 실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트렌드에도 굉장히 민감하고요. 그래서 계속 새로운 기능을 배우고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늘 새로운 정보를 보고 정보를 업데이트 하는 노력을 하시는군요!
맞아요. 노는 것이 다 일이에요.
굳이 디자인분야만 따로 찾아서 본다기보다 모든 초점을 디자인에 맞춰놓는 거에요. 텔레비전을 보면서 자막이 나오면, ‘저 자막은 어떻게 만들었을까’를 고민해보고요. ‘요즘 트렌드는 저런 스타일이구나’를 생각해요.
천직이라고는 하지만, 업무를 하다 보면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장시간 말을 한다거나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림도 좋아하고 가르치는 것도 좋아해서 강사 일을 하는 것에는 스트레스가 많이 없는 편이에요.
다만, 열의가 없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조금 힘들어요.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새로운 것을 배워도 감흥이 없어요, 이 기능을 배워서 어디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없으니까요. 그럴 때는 수업 분위기도 흐려져서 조금 힘들어요. 열의가 있는 분들을 가르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분들을 가르치는 것은 다를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분들을 가르칠 때는 동기유발까지 하면서 가르치고 있어요.
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제자들이 잘 되었을 때가 가장 좋아요. 공모전에 당선이 되었다던가, 유명한 회사에 취업을 했다던가 했을 때요.
학원에 있다 보면, 외국에서 잠깐 짬을 내서 배우러 오는 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외국에는 이런 학원 시스템이 없다 보니, 디자인 과정을 배우는데 오래 걸려요. 디자인 계열 같은 경우는 아카데미 과정이 짧으면 8개월, 길면 3년, 6년 정도 거든요. 외국에서는 3년 정도 배워야 프로그램을 배우고 활용을 할 수 있게 되고, 웹 디자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가공인자격증 제도가 있고, 지도교수처럼 포트폴리오 작업을 지도해주는 시스템도 있잖아요. 그래서 외국에서 잠깐 귀국해서 배워가는 학생들이 많아요.
이런 학생들이 다시 외국으로 돌아갔을 때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줄 때면 내 일 같이 기뻐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시니, 그런 보람이 있네요~ 멘토님께서는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음…… 새로운 것을 먼저 볼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는 세계를 먼저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웹이 발전하면서 정보의 독점이 많이 사라졌잖아요.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그래서 내가 새로운 것을 찾고자 노력하면 언제든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시대에 웹에 관련된 일을 하니까, 늘 새로운 것을 먼저 보고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게 되었어요. 새로운 것을 누구보다 일찍 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13년이나 이 일을 쭉 해오셨는데, 오랫동안 일을 계속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가족이죠!
일 때문에 늦게 귀가하는 엄마를 위해 아이들이 집안일도 나눠서 해주고요. 제가 늦으니 남편이 일찍 귀가해서 아이들을 돌봐줘요. 친구도 만나고 싶고 늦게 들어올 수도 있는데도 말이죠~ 항상 저를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또 다시 새로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면 멘토님께서는 이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그럼요~
저는 이 직업을 선택한 것이 제가 인생에서 한 결정 중에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새로운 일에 도전함에 있어서 부담감도 있었고, 어려움점도 있었지만 새로운 일을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며 지금의 자리에 선 것이 저는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이 직업이 천직이신 것 같아요. 웹 디자인을 막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매뉴얼을 설명하는 책은 많이 있으니까, 저는 아트워크 쪽을 추천하고 싶어요. 외국에서는 프로그램을 혼자 연구하고, 새로운 효과를 발견하면 디자인 지에 발표를 해요. 이런 것들을 모은 책들을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없어서 절판된 것들이 많아요. 그런데 외국 사이트에서는 아직 판매를 하고 있으니, 책을 구할 수 있다면 구해서 꼭 봤으면 좋겠어요.
책은 가지고만 있어도 참 좋아요. 왜냐하면 데이터는 사라질 수가 있잖아요. 블로그가 없어져버린다던가 사이트지도가 바뀌어버린다던가 하면 그 데이터를 다시 찾기가 어려워요. 컴퓨터를 기술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요. 그래서 가끔씩 책을 꺼내보더라도, 책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분야로 진출하려는 후배들이 갖춰야 될 자세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진짜 프로가 되어야 해요. 급여를 받고 일하는 만큼, 내가 값어치가 있어야 해요. 사회는 학교하고는 다르거든요. 갑과 을, 이런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존재인가를 고민하고 행동하길 바라요.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한 몫을 하려면, 프로정신이 있어야 해요. 그러니 조금 힘들어도 극복해내고 자신의 능력을 숙달시켜 기여도 높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이 직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을 수정만할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만들어 놓은 것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했으면 해요. 그래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일할 수 있어요.
그래픽 디자인 강사로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서 저보다 훨씬 멋진 디자이너로 성공했으면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 분야가 좀 열악해요. 그런데 사실은 디자인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거든요. 디자인이 잘못되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성공할 수 없어요.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니까요. 열심히 제자들을 가르쳐 우리나라 디자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이너들을 많이 배출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나의 직업은 OOO이다'라고 정의를 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제 직업을 ‘정원사’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처음에 씨앗만 보고는 그 식물이 어떻게 자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일단 심어놓고 물을 주면서 기다리다 보면, 식물들은 알아서 자기의 꽃을 피우죠.
강사는 그런 것 같아요. 학생들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 재능이 꽃 피울 수 있게 기다려주고, 계속 안내해주는 사람이 강사가 아닐까요? 강사는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자니까 학생이 스스로 꽃을 피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양분을 제공하고, 조절해주는 정원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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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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