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모션 분야에서 지난 20년간 일을 해왔어요. 프로모션 분야에서도 여러 직무가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기획 부분을 주로 맡아온 프로모션 기획 전문가라 할 수 있겠네요.(웃음)
멘토님의 이력을 보니 프로모션과는 크게 관계없는 무역을 전공하셨어요. 원래 다니던 직장도 금융회사의 기획부였고요. 어떻게 해서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하나씩 말씀 드리면, 저는 원래 신한생명 기획부 홍보팀에서 근무를 했어요. 그 당시에 주로 했던 일은 이벤트를 협찬해서, 저희 회사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였죠. 대형 뮤지컬이나, 박람회 광고를 보다 보면 ‘이 행사는 OO’에서 후원합니다.’ 이런 멘트가 나오는 걸 볼 수 있잖아요. 바로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담당 업무가 그렇다 보니 여러 이벤트 담당자나 방송국 PD들이 가지고 오는 기획서를 정말 많이 봤어요. 2년을 그런 업무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기획서들을 보다 보니 그 쪽 일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컨셉으로 공연이 만들어지고, 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정말 멋있고 재미있어 보였어요.
그러면서 이 쪽 분야에서 내가 10년 이상을 일하게 되면,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매번 새로운 기획을 보면서 이 분야의 전문성이 느껴졌거든요. 정말 신기하게도,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기획서를 검토해왔지만 한 번도 같은 기획서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대기업 기획부의 홍보팀이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잖아요.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신 후에 2년이나 일하셨다면 새로운 분야로 뛰어들기는 쉽지 않은 나이였을 것 같은데요. 걱정은 안되셨나요?
물론 걱정이 되긴 했지요. 나이도 나이지만, 저는 결혼까지 했었거든요. 사실 저희 아내 말고는 모두가 말렸어요.(웃음)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 회사 홍보팀에서 계속 일하셨더라도 10년이 지나면 홍보 부서에서 전문가로 인정 받으실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죠. 어디서든 10년이고, 20년이고 일을 하면 그 분야에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프로모션 기획 분야에서 전문가였던 거죠. 그리고 금융권 회사에서 홍보 업무를 하게 되면, 홍보 전문가로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았어요. 금융권에서 전문가라고 하면 보통 금융전문가를 생각하잖아요. 그런 이유로 이 분야에서 홍보를 잘한다고 해도 인정을 받을 수가 없을 것 같았던 거예요. 그래서 프로모션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찾아서 회사를 옮겼던 거지요.
옮긴 회사에서는 생각하시던 일을 할 수 있었나요?
아니요.(웃음)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래서 회사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그 당시에는 가장 유명한 이벤트 회사를 지원했는데, 그 곳에서 주로 했던 것이 체육과 관련된 행사들이었어요.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는 프로모션이랑은 조금 다르지요?(웃음) 그 때는 프로모션이라는 용어도 잘 쓰지 않을 때였으니까요. 그 당시만 해도 88올림픽의 영향으로 이벤트 회사들이 주로 체육과 관련된 행사를 주로 했어요. 제가 다녔던 회사도 그런 일을 하는 회사였고,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였지요.
문제는 제가 그런 일을 해보지 않았다는 거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창피해요. 양복만 입던 샌님이 체육대회를 준비한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저 말고는 학교에서 응원단장을 하다가 온 사람들도 있었고, 체육학과 출신의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번 상상하면서 비교해보세요. 조용한 샌님이 체육대회를 준비하는 것과 활발한 응원단장이 체육대회를 준비하는 것을 말이지요. 한 5년 정도를 그렇게 바보같이 있었어요. 함께 들어왔던 사람들, 밑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승진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어요.
원래 그 쪽 분야의 공부를 하신 것이 아니라서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일을 하시면서 회사에서 특별한 교육을 받으시지는 않으셨나요?
회사에서 모든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가르쳐주지는 않았죠. 도제식으로 배우면서 경험을 쌓았어요. 허드렛일부터 해야 했죠. 하지만 그렇게 경험이 쌓이니깐 그래도 얻은 것은 있었어요. ‘컨셉’의 개념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체육대회에도 그 행사에 맞는 컨셉이 있거든요. 역시 필요 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웃음)
처음에 많이 고생을 하신 것 같네요. 하지만 그렇게 고생만 하셨다면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해오지 못하셨을 것 같은데요, 혹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던 터닝포인트가 있었던 건가요?
IMF 속에서도 회사에 남을 수 있었던 것?(웃음) 안 그래도 4~5년 정도 일을 했을 때,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때가 IMF가 터진 시기지요.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던 이벤트 회사들이 거의 다 망해버렸어요.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였지요. 50여명 정도되는 원 중에 회사에 남을 수 있었던 인원은 10명 정도 밖에 안됐으니까요. 나머지는 전부 하루 아침에 정리해고 됐어요. 저도 마음을 굳게 먹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저는 정리해고에서 제외됐어요. 그 10명 중에 한 사람으로 회사에 남을 수 있었던 거죠. 지금 생각해도 미스터리에요.(웃음)
그럼 그 후부터 프로모션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하시게 된 건가요?
그렇죠.(웃음) 그래도 그렇게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생각하던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 후에 이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거지요. IMF때문에 회사를 나가서 이직을 해야 했던 후배가 1년 정도 후에 저에게 제안을 하더라고요. 그 후배가 이직한 회사는 신생회사기는 했지만 SK텔레콤을 광고주로 맞이해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회사였어요. 대표님의 생각도 굉장히 멋졌고요. 많이 고민하다가 이벤트 회사에서 하던 일보다 제가 생각하는 일에 가까울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직을 선택했어요.
그 때부터 멘토님의 날개가 펴졌던 거군요. 주로 어떤 점이 마음에 드셨나요?
무엇보다 제 아이디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그 쪽 회사로 가서 맡은 일이 SK텔레콤의 일이었는데요, 그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것이었어요. 현장에서 움직이는 것보다는 그 쪽이 저에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 때부터 진짜 생각하던 일을 찾게 된 것 같고요. ‘프로모션’을 알게 되었던 거죠. 다시 생각해도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찾기 위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네요.(웃음)
많은 사람들이 프로모션이나, 기획이라는 말에 익숙하긴 하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프로모션 기획자에 대해서 설명 부탁 드릴게요.
프로모션이란 주로 자신의 회사를 알리거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서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노력을 말해요. 이벤트랑 많이들 같은 의미로 사용하시기도 하는데, 이벤트는 어떻게 보면 프로모션의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벤트가 공연, 박람회, 웨딩 등을 말한다면, 프로모션은 이벤트와 같은 활동을 통해서 기업이나 신제품의 이미지를 살리는 전반적인 노력을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전반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프로모션 기획자가 하는 일이에요.
프로모션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계획하려면 정말 많은 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멘토님께서는 주로 업무를 위해서 평소에 주로 어떤 공부를 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마케팅 전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다시 공부했어요. 이야기했듯이 저는 몸으로 먼저 일을 부딪치면서 이 분야에 들어왔잖아요. 그래서 경험은 많이 했지만, 이 분야에서 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면도 소홀히 하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한 거죠.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깐 그 동안 경험했던 일들이 차근차근 정리가 되더라고요. 이미 제가 모르고 했던 행위들이 전문적인 이론에 끼워 맞춰졌어요.
그리고 제가 남들과 다르게 한 가지 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 드리자면, 저는 20대를 시작하면서부터 스크랩을 해왔어요. 광고, 여행, 트렌드에 대한 기사를 쭉 모아왔지요. 벌써 그게 20년이 다 되어가네요.(웃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20년이나 자료 스크랩을 해오셨다고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수집한 자료들이 실제로 도움이 되셨나요?
그럼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저만의 무기가 되었죠.(웃음) 특히 인터넷이 발달 되지 않아서 자료 검색이 어려웠던 때는 정말 차별화된 강점이었어요. 그리고 SK TTL 광고를 맡다 보니 젊은 세대와 관련된 일을 많이 했었는데요, 20대를 겨냥한 프로모션을 위해서 필요한 트렌드를 제시할 때, 제가 비록 같은 세대는 아니어도 머리 속에 쌓아 놓은 정보들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계속 할 수도 있었고요. 아이디어가 계속 발상이 되었던 거죠.(웃음)
아이디어 발상을 위해서 더 노력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가요?
책이랑 영화를 많이 보려고 해요. 아이디어는 그런 콘텐츠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과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접근이 다르지요.
한번 생각해볼까요? 여러분이 프로모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데 내일 있을 아이디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무엇부터 시작하시겠어요? 인터넷. 99%는 인터넷부터 검색할 거예요. 그러면 문제는 아이디어에 창의성이 부족해진다는 거죠. 요즘 사람들은 전부 인터넷 검색에 능해서, 인터넷 검색만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하려고 하면 비슷한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저는 주로 제가 봤던 책이나 영화를 떠올리려고 해요.
실제로 영화나 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업무에 적용하신 적도 있으신가요?
그럼요. 한 때 통신사 간에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경쟁이 불 붙었던 적이 있었어요. 통신사별로 각자의 고객을 빼오기 위해서 자극적인 이벤트를 많이 했었지요. 그 당시에 마침 SKT의 업무를 제가 맡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SKT에서 너무 요란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요청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컨셉이 ‘키다리 아저씨’에요. 항상 뒤에서 지켜보면서 지켜주는 그런 후원자 이미지를 생각해냈던 거죠. 당장 고객을 번호이동 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 고객을 위하는 마음을 전달한 거예요. ‘선물 팡팡’ 같이 자극적인 이벤트를 하지 않아도, 고객에게 장학금이라든지, 유학자금을 줄 수 있고요, 생일도 챙겨줄 수 있었지요. 그러면서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SKT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고요. 이런 아이디어 발상은 지금도 가능해요.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디어적인 면에서는 정말 당당하죠. 정말 자신이 있어요.(웃음)
△ 서형기 멘토님이 참여하신 '키다리아저씨' 프로모션 관련 포스터
좋아하시는 일을 하신 만큼 보람이 있었던 적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어떤 때 가장 보람을 느끼셨나요?
제가 발탁해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잘 성장한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기억에 남는 후배가 2명이 있는데, 한 명은 대기업을 다니다가 이 쪽 일이 하고 싶어서 온 친구고, 다른 한 명 역시 좋은 대학을 나와서 다른 일을 하다가 이 일이 하고 싶다고 뛰어든 친구에요. 처음에는 돌려보냈는데, 그 친구들의 의지를 알게 되니깐 그냥 보낼 수가 없었어요. 예전에 제가 생각나서요. 제가 처음에 정말 많이 고생했잖아요. 지금 생각해봐도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누군가가 저 정도로만 일을 알려줬더라면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제 팀에서 두 친구 모두 밑에서부터 열심히 해서, 결국 업계 상위권의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었어요. 한 친구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한 친구는 추천을 할 기회가 있어서 제가 추천을 해줬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둘 다 조금 더 큰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적극적으로 그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 줬지요. 둘 다 지금 이 분야에서 굉장히 잘 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분이 좋지요.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 같아요.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도 어디를 가든지 의지가 있다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여러분을 반드시 지켜보고 있을 거니까요. 제가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다 보니 신입사원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더라고요. 이 친구가 성공을 하겠다든지, 아니면 조만 간에 그만두겠다든지 같은 거요. 왜 회사에 들어가면 지급이 높으신 분들이 그런 말씀하시잖아요. 그게 사실이에요. 그러니 누가 봐주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지 마시고 현재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세요.(웃음)
지금은 이 일을 오랫동안 해 오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매번 일이 새롭다는 것이죠. 정말 한 번도 같은 일을 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비슷한 일이 있기는 하지요. 어느 정도 일의 성격에 따라서 틀이 같은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비슷한 일도, 항상 ‘컨셉’이 달랐어요. 항상 새로운 무엇인가를 이루어내는 기쁨은 말로 못하지요. 다소 자극적인 표현으로 마약을 하면 이런 기분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해본 적은 없답니다! 해서도 안 되는 거고요!(웃음)
새로운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만큼 일이 어렵잖아요? 그래서 정말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해요. 제가 기존의 비슷한 아이디어로 광고주에게 결과물을 제시하면 광고주는 절대 움직이지 않지요.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논리적이고 유머러스한 컨셉이 필요하거든요. 그렇게 어렵게 준비한 뭔가를 이뤄냈을 때 쾌감! 그런걸 이야기 드린 거예요.(웃음)
2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이 일을 선택하실 건가요?
그럼요. 물론이죠. 그런데 지금 지식을 그대로 가지고 돌아가서, 조금 더 제대로 이 일을 시작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제가 일해온 시간을 돌아보면 3분의 1은 그냥 좀 바보같이 시간을 보낸 것 같고, 3분의 1은 능력 부족으로 고생했었던 것 같아요. 20년 중에 3분의 1정도 밖에 제 인생의 전성기가 없었던 거죠.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했으니까요. 정말 제대로 준비해서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자질을 길러야 할까요?
프로모션 기획자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면,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볼수록 도움이 되지요. 꼭 어려운 책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심지어 만화책도 많이 도움이 되요. 저 같은 경우에도 여러 책을 보지만, 만화책도 참 많이 보거든요. 아이디어를 얻고,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생각을 넓힐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거죠.
프로모션 분야에서 일하려는 학생들을 보면 다양한 스펙을 준비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너도 나도 전부 열심히 준비해서 대부분 비슷한 스펙을 보유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혹시 자신을 조금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맞아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이 분야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워낙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력서를 보면 스펙이 전부 비슷해지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자신의 좋은 인성을 강조할 수 있는 활동도 함께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여행 같은 것이지요. 제가 여행을 좋아해서 그런지 사람을 선발할 때, 여행을 즐기는 친구들이 눈에 잘 들어오더라고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친화력이 있고 성실하지요. 이 분야에서 성실함은 정말 중요하거든요.
물론 신입사원을 선발하는데 스펙도 평가요소에요. 스펙도 잘 갖췄고, 상위권 대학 출신이면 당연히 선발하는 사람 눈에 들어오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잘 갖춰진 학생들이 이 분야에서 반드시 잘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오히려 금방 포기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 친구들은 급하거든요. 빨리 성과를 얻고 싶어해요. 하지만 여행이라든지, 넓은 사회 경험이 있는 친구들은 달라요. 성격도 좋고 끈기도 있어서 어렵고, 하기 싫은 작은 일들도 잘 받아드려요.
당연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 이야기지만, 사실 가장 중요할 수도 있지요. 제가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까지 거의 7년의 세월이 걸렸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제 막 사회에 나오는 친구들이 한 번에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어요? 그 시간을 견디며 노력할 수 있는 끈기와 성실함이 필요하지요. 그런 점을 잘 내세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취업이 정말 어려운데, 프로모션 분야도 마찬가지겠지요? 취업을 위해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릴게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취업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큰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생각해보면 그런 대형 회사에서 선발하는 신입사원은 상위 1% 정도 밖에 안되잖아요. 그 1%를 보면서 계속 헤매지 말라는 거예요. 규모는 다르지만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회사 정도의 실력을 갖춘 회사들이 정말 많이 있다는 거죠.
그렇게 남들이 다 가고 싶어하는 대형 프로모션 회사에 도전하는 노력으로, 규모는 작지만 실력이 있는 회사에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그 곳에서 실력을 쌓고, 능력을 보여주면서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그 큰 대형 프로모션 회사에서 여러분을 모시기 위해서 난리가 날 거예요.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도전하는 것은 좋지만, 이 분야의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면 이름 있는 회사가 우선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취업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당장의 명성이 아닌, 미래의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하라는 이야기시죠? 정말 와 닿는 이야기네요. 많은 구직자들이 한정된 인원의 특정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 이상의 괴로움을 느끼고 있잖아요. 혹시 이 분야가 아니더라도, 요즘 젊은이들에게 더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으시면 부탁 드릴게요~!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지금 현재의 ‘나’를 생각하기 보다는 10년, 20년 후의 ‘나’를 생각해보세요. 지금 자신이 어디에서 일하고 있든지,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목숨 걸고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지요. 10년, 20년 후를 보세요. 한 중소기업에서 20년을 일했다면 분명히 고위 임원이 돼있을 거예요. 또 한 직무를 10년 이상했다고 하면, 전문가로 대접 받을 수 있겠지요. 오히려 그 분야의 여러 기업에서 알아서 찾아올 거예요. 비록 신입사원으로 받을 수 있는 초봉이 작을 수 있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10년, 20년 후의 대접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지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분명히 정해야 해요. 그리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세요. 만약에 제가 20년 전에 커피가 너무 좋아서 커피 산업 분야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스타벅스 아르바이트라도 정말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자신이 아르바이트지만 6개월, 혹은 한 달 동안만이라도 진지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매니저에게 인정받고 기회가 있다면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경험해 봐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지요.
당장 급한 마음에, 혹은 주변의 시선에 쫓겨서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도 있어요. 혹시 자신의 취업이 너무 안 풀려서 좌절하고 있다면, 제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을 한번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멘토님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웃음)
계속 이 일의 전문가로 살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누군가 전문가로서 저를 찾아준다면, 계속해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고객이든지, 이 분야에 도전하는 후배들이든지 말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저는 계속 도전하며, 프로모션 전문가로서 그리고 후배들의 멘토로서 살아갈 거예요.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꿈을 향해서 끊임없이 도전하길 바랄게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강용연
프로모션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강용연, 이수아
INTERVIEW
이수아
dangmenso2@saramin.co.kr
EDITOR
강용연
dangmenso3@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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