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화 스토리보더로 시작해 영화사 감독을 지내다가 지금은 종합편집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임승규입니다. 저는 영화 연출을 전공했고요, 영화 쪽에서 연출과 편집 일을 하다가 방송 분야로 커리어를 바꾸어, 현재는 종합편집과 CG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영상작업에도 많은 분야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멘토님이 하시는 영상작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네~ 보통 영상작업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전문분야가 나누어져 있어요. 한 우물만 판다는 말을 많이 하죠? 일반적으로 영상작업가들은 후반작업만 전문적으로 하거나, 촬영, 연출 등의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영상제작의 거의 모든 작업을 해왔습니다.
물론 회사생활도 했지만 제 경력을 보면 프리랜서 경력이 더 많은데요. 프리랜서로서 영화와 미디어아트, 공공미술 등의 분야에서 영상제작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할 경우, 영상제작자가 자신의 전문분야 하나만 담당해서 영상제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기획부터 촬영, 연출, 후반작업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후반작업 경력이 더 많긴 하지만 저 역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포괄적인 영상제작 업무를 해왔습니다.
영상작업가의 꿈은 언제부터 키우신 건가요?
대학 때부터 ‘영상작업가가 되겠다,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건 아니었어요. 사실 전 만화과 출신입니다. 제가 대입준비를 할 때, 잠깐 만화과 붐이 일었었습니다. 그 때 만화과로 입학했어요.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니, 만화과가 영상 디자인학과로 변경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우연치 않게 영상제작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계기가 있었군요! 영상을 배우는 학과에서는 보통 어떤 것들을 배우죠?
영상분야에도 다양한 전공이 있어요. 영상 디자인과, 영상 제작과, 영화과 등 많은 분야가 있는데요, 학과마다 배우는 커리큘럼이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보면 학부생 때는 기획과 연출에 대해 조금 더 많이 배우는 편입니다.
멘토님께서는 영화 일부터 시작하셨다던데, 영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가요?
대학교를 다니면서 우연히 영화의 스토리보드 작업을 소개받게 되었어요. 스토리보드 작업은 감독의 시나리오를 시각화 시키는 작업인데요, 광고나 영화, 방송에서 콘티를 짠다는 말을 많이 듣죠? 바로 그 콘티 작업이 스토리보드 작업이에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하나의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제작할 때 카메라의 앵글 각도 그리고 배우의 동선 같은 것을 다른 스태프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그림으로 보여주는 작업이죠.
스토리보드 작업을 맡게 되면서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만화과로 대학에 입학한 제가 영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스토리보드 작업 뿐이었거든요.
대학생 때부터 영화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셨던 거군요!
학부에서 영상공부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실제 영화 제작사에서 일을 하셨던 거죠?
대학에서 영상공부를 하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인 경우가 많아요. 과 동기들과만 작업을 하기 때문이죠. 우연한 기회에 영화 쪽에서 일을 해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대학교에서 영상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부터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까지,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며 토론하고 작업하는 것이 좋았어요. 영상 작업이 치열하게 느껴졌다고 할까요? 그런 매력이 느껴져서 영화 쪽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영화 쪽에서 일하기 위해 했던 멘토님만의 특별한 노력이 있었나요?
특별한 노력이라기 보다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영화연출을 전공했어요. 학부 때는 애니메이션 영상 디자인 전공을 했고요, 호주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영화연출에 대해 배웠어요.
영화 연출을 배우면서 영상관련 공모전에 도전했거나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했던 경험도 있으신가요?
영상관련 공모전에 출품한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그렇지만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한 경험은 있어요. 대학원에 다니면서 만들었던 졸업작품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었어요. 이 작품으로 저는 호주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도 하게 되었는데요, 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그럼 졸업작품과 함께 감독으로서 입봉하신건가요?
영화 분야나 방송 분야에서 조연출이나 막내 스태프로 일하다가 경력이 쌓여 감독으로 데뷔하는것을 ‘입봉’한다고 표현하죠? 저는 조금 다른 케이스에요. 졸업작품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기 보단, 첫 커리어를 프리랜서로 시작해서 처음부터 감독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렸어요.
방송의 경우, 조연출부터 시작해서 4-5년 연차를 쌓아 감독으로 입봉하게 되고 영화는 영화 기획사에서 연출부 막내 스태프, 촬영부 막내 스태프로 경력을 쌓아 촬영감독으로 입봉하게 되는데요. 저는 조금 특이하게 그 단계를 밟지 않고 처음부터 감독이 된거죠! 프리랜서로 제가 직접 일을 수주 받고 영상제작을 하다 보니까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과정을 걸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입사해서 영상작업가로 일할 수도 있었을 텐데, 특별히 프리랜서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어떻게 보면 패기가 넘치는 말일 수도 있는데 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회사에서 맡은 일을 해야 하고 담당하는 분야가 생겨서 반복적인 업무를 해야 할 때가 많아요. 그런 점이 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프리랜서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사실 환경적인 이유도 있었어요. 호주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취업을 준비했는데, 비자문제가 있었어요. 졸업생 비자로는 1년 밖에 호주에 머무를 수 없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주 회사에 취업이 어려웠죠. 호주 회사입장에서 보면 1년만 일할 직원을 고용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프리랜서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프리랜서로 일하며 겪었던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일하면서 겪었던 고난이나 어려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프리랜서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면 금전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해요. 회사를 다니다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제작자나 경력이 많은 제작자에게는 금전적인 문제가 많지 않아요. 그러나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은 처음 일을 수주 받는 것만으로 너무 기뻐서 정당한 페이를 잘 요구하지 못하죠.
프리랜서로 일할 때는 일을 수주 받는 것도 어렵지만, 일을 수주 받고도 정당한 페이를 받는 것도 어려워요. 왜냐하면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할 때가 많거든요.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발생하는 일들이에요.
현재는 영화보다 방송 관련 일을 더 많이 하고 계신데요, 영화제작과 방송제작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영상제작이라는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편집업무에 대해 한정하여 영화제작과 방송제작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종편감독이 하는 방송편집은 다음과 같아요. PD가 어느 정도 편집 된 영상을 가져오면, 종편감독은 영상을 확인하고 맨 처음엔 영상의 색 보정을 합니다. 색이 너무 도드라진 부분이 있다면 색 보정을 해주고, 영상에 필요한 CG를 제작하여 영상에 입혀줍니다. 어느 정도 영상이 제작되면 자막팀으로부터 자막을 받아 영상에 자막을 넣고요, 영상을 믹싱실에 보내게 되는데요. 믹싱실에서 효과음과 배경음악을 입히는 음악작업을 해서 다시 종편감독에게 넘겨줍니다. 종편감독은 최종으로 영상을 확인하고 테이프를 출력하는 작업을 합니다.
영화는 방송보다 제작시간이 깁니다. 5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편집한다고 가정했을 때 방송제작의 경우 하루가 소요됩니다. 물론 PD가 편집을 하는 데는 일주일도 더 걸리지만 종편감독으로서 하는 편집은 하루 정도가 걸립니다. 하지만 영화 같은 경우는 보통 한 달, 두 달 정도 걸립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 배우 최민식씨가 나와서 연극과 방송의 차이를 논한 적이 있는데요. 그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방송은 시간과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빠르게 해야 하는 작업이 많고, 영화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감독과 더 많이 토론하고 작업합니다.
멘토님은 영화작업과 방송작업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시나요?
글쎄요. 어떤 작업이 더 좋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두 분야 모두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방송작업의 경우, 짧은 시간에 굉장히 많은 작업을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제가 영화작업을 할 때는 일년에 한 작품, 두 작품에 참여를 했었는데, 방송작업을 할 때는 6개월에 보통 7~8개 이상의 프로그램 제작했어요. 다양한 경험 측면에서 볼 때는 방송작업이 더 좋고요. 심도 있는 제작을 위해서는 영화작업이 더 좋아요.
제작자의 성향에 따라 방송작업과 영화작업의 선호가 나뉘겠네요!
맞아요. 제작자가 어떤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방송작업과 영화작업에 대한 선호가 달라요.
작업했던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사실 엄청 많아요. 최근에 한 작품 중에는 ‘강선장’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다리가 없는 선장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인데요. 인간극장의 PD로 일하셨던 분이 제작한 영화에서 색 보정과 CG작업을 맡았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본 다큐멘터리 중에 제일 좋다고 생각했던 작품이었어요.
독립 장편 다큐멘터리이다 보니까 이 작품을 상영할 상영관을 찾지 못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올해 세계 유명영화제 중 하나인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 이 작품이 초청되었다고 해요.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아서 안타까웠는데 영화제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극장개봉도 가능할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어요. 최근에 했던 작업 중에서는 이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좋았거든요!
△ 영상 튜토리얼을 볼 수 있는 VIDEO COPILOT 사이트
영상제작 같은 경우는 업무를 하면서도 툴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자기개발이 필수일 것 같아요. 멘토님께서는 영상작업가로서 자기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해외 웹사이트에서 튜토리얼을 많이 찾아봤어요. 튜토리얼은 영상 제작자가 자신이 작업하는 모습을 컴퓨터화면으로 30~40분 동안 녹화해서 보여주는 건데요. 이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작업과정을 거쳤는지 공개하는 거죠. 학생 때는 직장에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임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서 튜토리얼에 많이 의지했었어요.
우리나라 영상작업가들의 경우 자신의 작업과정을 잘 공개하지 않아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많이 공개하고 서로의 작업과정을 공유하죠. 영상을 공부하시는 분들을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VIDEO COPILOT을 많이 참고했어요.
영상제작 환경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 직종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상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돈을 좇아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열정과 패기를 갖고 영상을 시작했다가 조금은 암담한 현실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힘든 현실에 많이 실망했었어요.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영상제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것이에요. 영상을 시작할 때 제가 세운목표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영상을 만들자’였어요. 어렸을 때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했었어요. 그 이후에는 하루하루 자신의 커리어가 쌓여져 가는 것을 보면서 일했던 것 같아요.
특히 영상분야에서는 자신의 커리어가 쌓여가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없어요. 감독과 영상작업가가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참 오래 걸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맨 처음에는 좀 더디게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인맥도 많이 쌓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경험도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 인맥이 넓어져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이렇게 커리어가 쌓여가는 보람(?)같은 것 때문에 한 직종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상작업가에게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영상기술에 대한 이해, 영상관련 지식도 중요하지만 저는 영상작업가들에게도 인문학적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방송연출도 알고 보면 인문학적인 일이거든요. 참으로 방대한 지식이 필요한 일이 영상제작이에요. 그래서 책도 많이 봐야 하고요!
영상 외적으로도 철학, 미학적인 부분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해요. 그래야 깊은 연출을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영상제작을 단순한 엔지니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기술적으로 툴을 잘 다뤄야 한다든지, 촬영을 잘해야 한다든지 이런 점에만 초점을 맞추거든요. 해외 영상작업가들을 인문학적인 지식, 미학적인 지식, 철학적인 지식을 상당히 많이 갖추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환경상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영상작업가들도 인문학적인 지식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어요.
영상제작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유익한 조언 좀 해주세요!
아시겠지만 영상분야는 참 많이 힘든 분야에요. 다른 직업에 비해 연봉도 적고, 출퇴근 시간도 불규칙하죠. 그래서 실무에서 연차가 오래된 사람을 찾기 어려워요. 대부분의 영상작업가들이 일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만두거나, 서른 중 후반 즈음 업직종을 전환해요.
후배들에게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영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한다’가 아니라,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고 어려움을 다 견뎌내면서 이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영상이 좋고 꼭 영상작업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조금 더 전략적으로 커리어를 쌓으시길 바라요. 회사에 입사할 때도 편집이면 편집, 촬영이면 촬영 이렇게 세분화한 지식을 잘 습득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시고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배울 수 있는 곳을 택하셔야 합니다. 커리어를 개발할 때도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실제로 영상제작을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최종 커리어와 앞으로의 계획이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앞으로 영상 제작자로서 어떤 꿈을 가지고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 나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초년생으로 돌아가서 직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멘토님께서는 이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제가 다시 사회초년생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는 이 직업을 선택했을 거에요. 다만 조금 더 전략적으로 움직였겠죠! 다시 사회초년생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더 똑똑하게 시간을 활용하고 더 많은 공부를 했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은 후배들에게 전략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라고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사실 이 것을 깨닫기 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초년생 때에는 영상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었지 어떻게 전략적으로 움직이면서 커리어를 효율적으로 쌓을지에 대한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멘토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영상업계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예를 들어 IT분야 종사자라고 하면, ‘나는 스티브잡스처럼 되고 싶어’라는 롤모델이 있잖아요. 그런데 영상분야에서는 롤모델을 찾기가 힘들어요. 안 좋은 관행도 많고 처우도 좋지 않아서 가까운 곳에서 롤모델을 찾기 어렵죠. 그래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우리만의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마케팅 플랫폼회사를 만들려고 계획 중이에요. 영상, 홈페이지, 디자인을 아우를 수 있는 토탈 브랜딩을 하고 싶어요. 마을기업, 협동조합, 중소업체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이고,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영상제작을 전공하지 않아도 영상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많죠~ 방송아카데미도 있고요, 영상미디어센터라고 하는 미디액트도 있어요. 저는 비전공자가 영상제작을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영상을 대학생 때부터 전공한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영상을 만들 때 영상문법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사용해요. 영상도 하나의 글과 같아 인문학적인 지식이 있는 친구들이 영상을 하면 그 지식이 영상에 녹아 들어 색다르게 다가와요. 그것이 바로 창조적인 영상이죠!
다른 전공자가 영상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한가지 주의하셨으면 해요. 영상의 기본을 잘 배우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타 전공자가 영상분야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기본기만큼은 확실히, 잘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영상의 기본기를 잘 배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만약에 영상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수 있는 길을 추천한다면, 영화과로 진학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영화과에서는 양질의 작업을 많이 할 수 있거든요. 또 영화과에서 영상을 배워서 방송 관련 일도 할 수 있고요, 홍보 관련 일도 할 수 있고요.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영화과 진학을 추천해요.
하지만 영화과나 신문방송학과가 아니라면, 영상의 기본기는 일로서 배우는 방법이 가장 좋아요. 저는 사회 초년생 친구들에게 기왕 젊었을 때 고생할거면 편한 곳 찾아 일할 생각을 하지 말고 큰 프로덕션에 가서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라고 말해요. 방송 프로그램 보면서 괜찮다고 생각되는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그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곳에서 많이 배우면 제대로 된 기본기를 쌓을 수 있어요.
영상 작업을 할 때, 멘토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가’에요. 많은 제작자들이 놓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단순한 재미나 영상미에 빠지기 보다는 영상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전체적인 스토리와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을 잘 표현했는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저도 예전에는 기술적인 면을 많이 강조했었어요. 화려한 CG효과를 써서 속된 말로 영상의 때깔 때 좋게 만드는데 치중했었죠. 하지만 요즘엔 영상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없는 영상은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거든요!
△ 임승규 멘토님의 추천도서
영상 제작자에게 도움이 되는 영상이나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너무 많은데… 영상을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에게는 「영화연출론」이라는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영화과나 신문방송학과에서 보는 기본서이기도 한데요. 처음 볼 때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지만, 영화연출에 대해 정말 잘 설명되어 있어요.
영상 외적으로는 인문학적인 책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최근 봤던 책 중에서는 진중권씨의 미학 오디세이라는 책이 좋았어요. 책은 영상작업가에게 때론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기도 해요. 미학 오디세이를 보면 인류 예술의 시작점은 다산이나 풍년을 기원하는 샤머니즘 적인 벽화라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전 이 책을 읽고 인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벽화를 모티브로 CG를 구현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으니까 철학적인 책들도 많이 읽으시길 바라요.
CG작업을 하실 때 아이디어를 주로 책에서 얻으시나 봐요!
책하고 미술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책을 보는 것 말고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을한 가지 더 추천 드리면 전시회 같은 것을 많이 보세요!
영화 다크나이트를 보면 인민재판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 같은 경우는 프랑스 혁명 때의 인민재판 모습을 담은 서양화를 오마주 삼아서 제작한 것이에요. 이렇게 미술작품을 보고도 영감을 받아서 CG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영상제작이란 나에게 OOO이다라고 정의를 한다면, 멘토님에게 영상제작이란 무엇인가요?
사실 저에게 영상제작의 의미는 나이 때마다 달랐어요. 어렸을 때는 희망이자 즐거움 그 자체였어요. 지금은 작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많이 잃어버렸지만요!
지금의 저에게 영상제작은 희열인 것 같아요. 아직도 가끔 영상제작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거든요. 작업이 끝나고 하루 이틀 있다가 작업한 내용을 돌려보면서 희열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계속 그 장면을 돌려보면서 뿌듯해하죠. 이런 희열을 다시 맛보고 싶어서 계속 영상제작을 하는 것 같아요. 또 순수한 열정을 되찾아 더 큰 희열을 느끼려고 뜻 맞는 사람들과 사회적 기업을 세우려는 것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영상작업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멘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혹시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이 영상제작의 이상과 현실에 괴리감을 느낄까 염려가 되어 직업에 대한 고달프고 힘든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영상작업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으니 도전해보라고 말하겠어요! 물론 회사업무도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이 직업은 영상제작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내고 매번 다른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어요.
사실 문화와 관련된 작업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거든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작업이니까요. 영화부터 예술, 심지어 웹툰까지 문화는 사람의 생각에 중요한 영향을 끼쳐요. 그래서 영상작업가처럼 문화관련 작업하는 사람들은 큰 파급력을 갖고 있죠. 그러니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길 바라요. 또 강한 파급력을 가진 사람들인 만큼 도덕성을 갖고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들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그 날을 보면서 치열하게 버티시길 바랍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강용연,김미형
INTERVIEW
강용연
dangmenso2@saramin.co.kr
EDITOR
김미형
dangmenso5@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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