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교수, 웨딩 디자이너로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시는 멘토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의상학을 전공하고 숙녀복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일을 하다가 지금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구자연입니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한 지는 어느덧 15년 정도 되었네요~ 저는 지금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는 웨딩디자이너입니다~ (하하)
숙녀복 디자이너로 처음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하셨는데, 숙녀복 디자이너로 활동하실 때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하셨죠?
처음에는 지금 여러분이 입고 있는 일반적인 숙녀복을 디자인했어요. 의상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한 때, 내셔널브랜드에서 히트상품을 디자인하기도 했죠.
대학에서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논노의 디자인실에서 일했어요. 당시 저는 일주일에 15개에서 20개의 디자인을 하면서 디자인 훈련을 했었죠. 그게 벌써 15년 전의 이야기네요. 지금 생각해보면그때도 저는 숙녀복을 디자인할 때 좀 특이한 디자인을 추구했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숙녀복 디자이너로 활동할 때에도 저는 디자인한 옷에 코사지를 붙인다든지 비즈 장식을 한다든지 해서 저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냈었던 것 같아요. 숙녀복 디자이너로서 다른 디자이너들보다 더 고급스럽고, 더 아름답고, 더 페미닌한 스타일의 숙녀복을 디자인했었어요~
숙녀복 디자이너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하셨는데, 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전향하셨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숙녀복을 디자인하다가 어느 순간 웨딩드레스를 보았는데 웨딩드레스 디자인이 저와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웨딩 드레스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웨딩드레스 디자인이 너무너무 재미있고 저와 잘 맞는 거에요.
숙녀복에서 웨딩드레스로 전향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전 숙녀복을 디자인할 때부터 저는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선호했어요. 지금은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서 여성들도 시크한 스타일을 많이 선호하죠?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도 공주풍의 디자인을 좋아해요, 히피풍은 싫어하고요. 이렇게 개인적인 성향 자체가 페미닌하다 보니 웨딩드레스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끌렸던 것 같아요.
웨딩드레스는 특별한 날 입는 특별한 옷이잖아요. 그래서 숙녀복 디자인과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숙녀복 디자이너에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전향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전혀 없었어요! 숙녀복도 웨딩드레스도 모두 디자인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숙녀복 디자이너에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전환할 때 힘든 점은 없었어요. 오히려 숙녀복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이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전환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었죠.
국내 숙녀복 디자이너들은 보통 일주일에 20가지 이상의 디자인스케치를 해요. 이게 기본이죠. 20개가 넘는 디자인스케치 중에서 계속 샘플을 만들고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하거든요. 저 역시도 숙녀복 디자이너로 활동할 때 일주일에 15건에서 20건 정도의 디자인을 계속했어요. 이렇게 다작을 하다 보니 경험이 엄청 풍부해졌어요. 숙녀복 디자이너로 겪었던 이런 경험들이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전환할 때 큰 도움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처음부터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출발했다면, 제 디자인이 이렇게 다양하게 나오지는 못했을 거예요. 숙녀복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소재를 경험해보고, 많은 디자인스케치를 해보면서 기존의 웨딩드레스 디자인과는 차별화된 저만의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웨딩드레스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일 년에 정말 많이 디자인했다고 하면 150벌 정도의 디자인을 해요. 근데 숙녀복 디자이너일 때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5벌을 디자인을 했어요. 일주일에 15벌씩 디자인했으니까, 1년이면 몇 개죠? 700벌이 넘겠네요! 엄청난 다작의 디자인을 하다 보니 디자이너로서의 기본적인 실력이 늘었고, 이런 경험이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하는데 있어 오히려 득이 되었어요.
더 많은 디자인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도움이 되셨군요. 멘토님은 웨딩드레스 디자인뿐만 아니라 운영하고 계신 스포엔샤의 사옥도 디자인하셨다면서요? 어떤 계기로 사옥을 디자인하게 되셨나요?
스포엔샤의 사옥을 완성하는 데까지 2년 정도가 걸렸어요. 부지를 매입하고 전체적인 공간을 디자인하고 건설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이죠. 기존의 웨딩드레스숍은 의류매장과 다를 것이 없었어요. 웨딩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웨딩숍 내부에서는 그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았죠. 저는 누가 봐도 이곳은 웨딩드레스숍이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사옥을 만들고 싶었어요. 한마디로 웨딩 전문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사옥을 직접 디자인 한 것이죠.
이곳은 결혼을 앞둔 신부님들에게 웨딩 맞춤 공간으로 잘 되어 있어요. 1층부터 사옥을 들어오면 여기는 딱 웨딩드레스숍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요. 들어오자마자 신부님들이 어머 예쁘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기 위해 공간 하나하나, 소품 하나하나 직접 신경썼답니다.
또 스포엔샤 사옥은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결혼하는 신랑, 신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공간, 신부가 가장 아름답게 보여야 하는 공간이 바로 웨딩드레스숍인 것 같아요. 이 것이 스포엔샤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드레스 피팅룸 같은 경우는 다른 공간과 차별화된 공간으로 프라이빗하게, 신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게 디자인하였어요.
멘토님은 정말 웨딩드레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하시고 계신 것 같아요. 멘토님의 디자인에 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내 고집대로만 디자인했어요. 내 눈에 예쁜 것만 디자인을 했는데 지금은 다양한 디자인을 추구해요. 다양한 디자인 속에 신부들 로망을 녹여내는 것이 바로 제 디자인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반적으로 드레스를 심플한 드레스, 페미닌한 드레스, 노블레스한 드레스, 엘레강스한 드레스의 4가지 풍으로 구분합니다. 저는 이 중에서 노블레스한 디자인을 잘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신부들에게 퀸스럽고 귀족적인 드레스만을 권유했었어요. 그런데 다양한 신부들을 만나 경험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을 권유하는 것이 항상 답은 아니더라구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신부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드레스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풍의 드레스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디자인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부님이 좋아하는 느낌과 성향을 찾아주고 디자인에 그 성향을 녹여야 하죠.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는 신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도록 디자인해야 하는 것 같아요.
멘토님은 웨딩드레스 디자인의 가장 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웨딩드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너~무 아름답다는 거예요. 숙녀복디자인은 도외적이다, 세련됐다, 예쁘다, 멋있다고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웨딩드레스는 달라요. 웨딩드레스는 너~무 예쁘다, 너~무 아름답다, 너~무 고귀하다 등의 탄성이 나오죠. 아름다운 것이 웨딩드레스 디자인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이시면서 웨딩업체의 대표이사시죠, 디자이너 일을 하다가 어떻게 사업경영까지 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드레스 디자인할 때가 가장 행복한 디자이너에요. 사실 저에게 경영은 좀 많이 어렵습니다. 웨딩업체를 경영하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서 많은 신부들을 만나 신부들과 소통하다 보니 웨딩 전반에 대한 신부케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웨딩서비스를 확장하다 보니 어느새 웨딩사업을 경영하기에 이른 거죠. 단순히 아름다운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웨딩에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신랑 신부를 행복하게 하고, 드레스를 더욱 아름답게 보이고자 한 것이 하나의 사업이 된 것이죠!
웨딩업체의 대표이사로서 직원들 교육을 직접 하신다고 들었어요, 주로 어떤 교육을 하시나요?
제가 경영을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매니저 교육입니다. 저는 사업 초기부터 직원들 교육을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교육에는 제가 좀 일가견이 있는 편이거든요. 한 6년 정도 제가 교육에만 올인했던 것 같아요.
강사로서 교수로서 대학하고도 연계해서 학생들도 가르쳐보며 다양한 교육을 해봤어요. 그런데 요새 신입사원들이 처음 들어오면 회사에서 내가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해야지란 생각은 하지만 내가 어떻게 일하면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걸 잘 모르죠.
그래서 신입사원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교육을 먼저 했어요. 저희 회사에 입사하면, 오자마자 신입사원의 마음가짐이라는 책을 읽혀요. 그 책을 읽으면 내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내가 왜 지각을 안 해야 하는지, 내가 왜 성실하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어요. 이런 기본적인 것들부터 교육을 하고 나면 신입사원들이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껴요!
또 저는 직원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해요. 직원들에게 저는 나의 꿈이 뭔지, 목표가 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고 말해요. 내가 1년 안에 어떻게 일할 것이며, 2년 안에, 3년 안에, 5년 안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이고, 7년 안에, 10년 안에, 20년 안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본인이 구체적인 플랜을 짜 보라고 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건축을 지을 때 건축도면이 있어야 하잖아요. 근데 보통의 직장을 구하는 대학생들은 자기 건축도면이 별로 없어요. 도면 없이 어떻게 건물을 짓겠어요. 나는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이고, 한 달을 어떻게 살 것이고, 일 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인생의 도면을 세우면, 자신의 미래도 설계하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시간관리법도 알게 되죠. 그래서 저는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실무에 대한 교육도 합니다. 웨딩 매니저들은 기본적인 신입사원 교육이 끝나면 신부하고 드레스 상담하는 법, 사진 상담하는 법, 메이크업 그리고 혼수, 예식장 섭외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요. 웨딩 매니저는 결혼이 끝날 때까지 완벽하게 케어해 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런 교육들이 필요해요. 결혼이 처음이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신부를 대신해 모든 정보를 숙지하고 안내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어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많은 신랑 신부들을 만났을 것 같은데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서 겪었던 특별한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서 저는 하루하루가 특별해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웨딩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보니 신부님들과의 직접 접촉이 많은 편이에요.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다 보면 내 옷만 디자인하면 그만인데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의 경우는 신부들과 직접 접촉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신부님들의 다양한 스토리를 알게 되었지요. 저는 신부님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양한 인생경험을 하고 있어요.
사실 에피소드는 너무나 많아요. 어떤 에피소드를 콕 집어서 말씀드릴 순 없지만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들의 애환이 참 많답니다. 신부들은 웨딩숍에서 정말 솔직해지는 편인데 웨딩을 준비해주는 저희들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줘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치 시트콤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영화 같은 사랑이야기도 많고 신랑 신부님들의 힘든 결혼 준비 이야기도 많아요. 실제로 결혼을 준비할 때 행복하실 것 같죠? 근데 실제로 준비해보면 많이 힘들거든요. 해야 할 일도 많고 요새 신부님들은 대게 직장을 다니니까, 일도 해야 하고, 결혼준비도 해야 하고… 여기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참 많아요. 그래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나 매니저들이 신부님들을 많이 위로해드리는 편이죠.
이렇게 다양한 신랑 신부를 만나면서 저는 사람을 보는 해안도 갖게 되었고요.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저는 이런 경험이 디자인실에서 디자인만 하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가질 수 없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만의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엔 직장을 다니는 신부가 많아서 주말에 웨딩드레스숍을 찾는 신부들이 많은 것 같아요. 또 웨딩 자체가 주말에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말에 일이 많은 것 같은데 힘들진 않나요?
네, 맞아요. 저희는 주말이 바쁜 직업이에요. 그런데 이런 것이 생활화되어 있어서 괜찮아요. 대신 주중에 쉴 수 있잖아요. 처음 직원들이 일을 시작할 때에는 주말에 일해야하는 점때문에 조금 힘들어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말에는 지인들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인간관계를 형성해나가잖아요. 그런데 웨딩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겪고 있어요. 주말에 대부분 일을 하기 때문에 지인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주말에 일하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나 웨딩 매니저들을 보면 정말 프로페셔널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물론 주말에 일을 하지만요.
주말을 반납하고 일을 하지만 참 즐겁게 일하시는 것 같아요. 웨딩업계 종사하시는 분들의 프로의식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멘토님, 혹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큰 좌절이나 고난을 겪으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디자이너에게 가장 큰 고난이라고 하면 고객들이 제 디자인을 찾지 않는 것 아닐까요? 웨딩사업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나를 찾는 고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고난이자 좌절이죠.
웨딩업은 일반업과 다른 특수업이에요. 숙녀복처럼 자주 구매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일반 의류브랜드처럼 제품이나 가격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잘 모르죠. 일생의 한 번 입는 웨딩드레스란 말이 있잖아요. 다른 사업 같은 경우 단골이 생기기 마련인데 웨딩드레스는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단골이란 개념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계속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내야 하는 직업이랍니다.
저 역시 제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매일매일 새롭게 제 브랜드를 알려야 했어요. 사실 웨딩드레스에 대한 입소문을 타고 혹은 다른 손님이 소개해서 오는 손님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80%의 고객을 위해 계속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해야 하죠~ 전 이 점이 가장 어려웠고 힘들었어요.
그럼 멘토님은 이 고난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고난을 다 극복했다고 보긴 어려워요. 지금도 여전히 브랜드를 알리고 드레스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여러 각도로 홍보하는 편이에요. 신부들에게 브랜드와 드레스를 알리기 위해 인터넷 광고도 하고, 결혼 박람회에도 참가하고 있어요. 또 연예인협찬을 통해 홍보도 하고 있어요.
신부들은 웨딩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어요. 미리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신부가 아니면 모르죠. 처음 결혼을 하는데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쁜지 알 수 없잖아요. 그래서 웨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신부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웨딩드레스와 회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웨딩업계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얻고 또 연예인 협찬을 통해서 브랜드가 많이 노출되면서 블로그 후기 같은 글을 보고 찾아오는 신부들도 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웨딩 매니저를 꿈꾸는 이들에게 정보가 많이 부족한데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나 웨딩 매니저가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제가 지금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도 하고 있고 웨딩 경영도 하고 있어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와 웨딩 매니저 두 직군에 대해 모두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는 그야말로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하고, 설계하고, 만드는 사람이고요. 웨딩 매니저는 결혼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결혼이 끝날 때까지 신랑신부를 관리하는 직업이에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되려고 하면 드레스실 선생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드레스는 일반 의류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드레스를 디자인하려면 경험이 중요해요. 여러 신부에게 드레스를 입혔다 벗겼다 입혔다 벗겼다 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신부들의 체형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디자인할 수 있는 감각이 생기죠. 그래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드레스실 선생님부터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3년 정도 웨딩드레스실 선생님으로서 경험을 쌓고,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배우면 훌륭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될 수 있어요. 3년, 드레스를 입히다 보면 이분에게 어떤 드레스가 어울리고 저분에게 어떤 드레스가 어울리는지에 대해 다 알거든요. 저희 회사는 이렇게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어요.
웨딩 매니저는 신부를 관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웨딩에 관한 모든 사항을 알아야 해요. 그래서 많은 공부가 필요하죠. 또 직접 신부를 대면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각 웨딩 회사마다 웨딩 매니저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어요. 이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웨딩에 대한 지식을 쌓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훌륭한 웨딩 매니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는 특별한 스펙보다는 경험이 중요하고, 웨딩 매니저는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웨딩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직업이에요!
웨딩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는 꼭 웨딩업체에 들어가서 일을 배워야 하나요? 아니면 학원과 같은 것이 있나요?
웨딩 매니저만을 위한 학원은 없다고 알고 있어요. 웨딩 회사마다 신입들을 가르쳐서 웨딩 매니저로 육성하고 있죠. 회사마다 웨딩 매니저 육성체계가 굉장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웨딩 매니저가 되고 싶다면 웨딩 회사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는 훗날 사업을 확장해서 웨딩숍을 경영할 수 있지만, 웨딩 매니저는 성장의 폭이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와는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웨딩 매니저가 미래에 성장할 수 있는 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웨딩 매니저로 오랜 경력을 쌓으면 관리직으로 진급할 수 있어요. 최고 관리자로 올라갔을 때 그 밑에 직원이 40-50명 정도가 되는데, 이렇게 젊은 웨딩 매니저들을 양성하는 것이 웨딩 매니저에게는 가장 큰 성취가 아닐까요?
웨딩업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웨딩업은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에게 좀 더 적합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성에게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웨딩 매니저는 어떤 직업인가요?
이 직업은 여성들에게 참 좋은 직업이에요. 보통 사회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비교했을 때 남자들을 많이 채용하지 여자들을 많이 채용하지 않아요. 저도 채용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느꼈는데,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의 감정기복이 심해요. 여자는 감정이 예민하기 때문에 자기 기분을 항상 옆에서 누가 맞춰 주기만을 원하죠.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많은 회사에서 아직까지도 여자보다 남자를 우대하는 것 같아요.
근데 웨딩사업은 달라요. 대부분이 다 여자에요. 웨딩은 여자의 감성과 잘 맞고, 여자만의 블루오션이거든요. 웨딩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말을 예쁘게 잘해야 해요. 그런 건 여자가 참 잘 하잖아요. 사회에서 남자와 똑같이 경쟁하면 여자가 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웨딩에서만큼은 절대 아니에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와 웨딩 매니저 모두 여성들이 나이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직업이고요. 경력을 쌓아두면 황금이 되는 직업이에요. 특히 웨딩 매니저의 경우에는 5년 정도의 경력을 쌓으면 베테랑 웨딩 매니저가 되는데요. 그때는 아이를 낳고도 할 수가 있고, 프리랜서로도 활동할 수 있어서 좋죠. 사실 여성이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결혼과 출산, 육아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그런 점에 있어서는 웨딩업은 여성에게 참 좋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요.
멘토님께서는 회사를 경영하며 실제로 채용에도 참여하신다고 하셨는데 신입직원을 선발하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신입사원의 지구력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웨딩업 같은 경우는 전문적으로 배우고 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렇다 보니 회사에서 교육하는 부분이 많죠. 웨딩업체의 입장에서는 교육을 마친 직원이 일을 배우고 회사를 그만두면 손해잖아요. 또다시 새로운 사람을 교육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오랜 교육을 견디고 웨딩업에서 오래 종사할 수 있는 열정 있고 지구력이 있는 사람을 선발해요.
지식수준 같은 것은 그다음에 평가할 요소이죠. 또 웨딩업은 신랑신부를 직접 대면하는 일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가능한 사람이면서 감정에 너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선발하는 편이에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래 참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이에요.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을 배우고 역량을 키우면 아기 나무가 큰 나무가 될 수 있는데, 이 회사 다니다 그만두고 다른 회사 다니다 그만두면 이 사람은 아기 나무 밖에 될 수 없어요. 아기 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고 해서 큰 나무가 되진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성실하게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해요.
멘토님은 20대로 돌아가서 사회 초년생이 된다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그럼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디자이너를 선택할 것 같아요. 저는 이 직업이 너무 좋아요!
그렇다면 그때도 웨딩 디자이너가 되실 건가요?
아니요. 다시 태어난다면 저는 숙녀복 디자이너가 될 것 같아요.
웨딩드레스는 평생 한 번 입는 정도잖아요. 근데 숙녀복은 평소에 사 입을 수 있어서 디자이너가 디자인역량을 많이 인정받을 수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가 디자인한 옷을 입었으면 해요.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근처에 가고 싶은 옷을 디자인하는 것이 더 행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숙녀복 디자이너로서 내셔널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20대 때 멘토님이 디자이너 활동하시면서 부족했던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으세요?
저는 제일 후회하는 것이 젊었을 때 책을 안 읽은 것이에요. 나이 들어서 알았어요. 전 마흔 여섯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거든요. 직원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내가 만약 너희들처럼 젊었을 때 책을 많이 읽고 사업을 시작하고 했으면 나는 벌써 그때 재벌이 되었을 거라고 말해요. 그만큼 책을 안 읽은 것을 후회하고 있어요.
책을 보면 모든 게 다 나와있잖아요. 사업하는 법, 경영하는 법, 시간 관리하는 법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죠. 저는 젊었을 때는 예의를 다 해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몰랐어요. 그런데 공자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죠. 공자의 책을 보면, 왕은 왕으로서 신하한테 예의를 다하고 신하는 신하로서 왕에게 예의를 다하고 부모는 부모로서 자식에게 예의를 다하고 자식은 자식으로서 부모를 공경하고 예의를 다 하라는 말이 나와요. 이 책을 보면서 몇 천 년 전에 공자가 이렇게 훌륭한 말을 했는데 나는 왜 몰랐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젊었을 때로 돌아가면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만약 젊었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전 책을 더 많이 읽어 현명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멘티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강조하셨는데, 멘토님의 인생에 영향을 준 책은 무엇인가요?
제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백만 불짜리 습관이란 책이에요. 저는 그 책을 보고 너무 감동을 했어요. 왜냐하면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거든요. 내가 좋은 습관을 들이면 좋은 습관대로 살고, 나쁜 습관을 들이면 나쁜 습관대로 살 수밖에 없어요.
백만 불의 습관을 보면, 자기가 백만 불을 버는 습관을 내 몸에 익혀놓으면 내가 백만 불을 다 잃어도 금방 다시 벌 수 있다는 말이 나와요. 왜냐하면 백만 불을 벌 수 있는 습관이 내 몸에 있기 때문이죠.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좋은 습관을 키우라는 교훈을 준 책이죠! 저는 고생을 해서 성취한 사람을 높게 평가해요. 근데 부모가 가진걸 그대로 받아서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어떻게 해야 잘 사는지 잘 몰라요. 너무 많은 부를 가지다 보면 열심히 하는 습관이 없어진다는 거죠.
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 준 책이었어요. 나태했던 저를 다시 채찍질하게 한 책이어서 여러분께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서 혹은 인간 구자연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50대면 적지 않은 나이이죠. 하지만 전 아직 디자이너로서 일하고 있어요. 일을 하면 늙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특히 미에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70살이 될 때까지 쭉-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어요.
저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보며 저는 가끔 놀라요. 처음 입사했을 때 사진과 1,2년 뒤의 사진이 달라져있기 때문이죠. 처음 입사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직원들의 외모가 너무 아름다워지는데, 그게 참 신기해요. 미에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저는 특별히 마사지를 받으러 가지도 않고 꾸미는 일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예뻐지더라고요. 일을 계속하면 프로페셔널해지고 건강해져요. 일을 많이 하면 힘들긴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굉장히 발전하고 똑똑해지고 찬란해질 수 있는거죠. 내가 부지런하게 열심히 살다 보면 따라오는 조건이 좋은 게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디자이너로서 일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웨딩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멘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죠?
제가 요즘 젊은이들을 보며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끈기가 없다는 거예요. 너무 쉽게 일을 그만둬요. 웨딩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젊은 친구들이 지구력이 없는 것 같아요. 최소한 그 회사에 들어갔으면 무조건 3년은 버텨야 해요. 그만두는 사람은 다른 회사 가서 또 그만둬요.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한 사람은 이미 그 커리어의 습관이 배어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로 옮겼을 때도 프로답게 일을 잘 할 수 있는데, 자주 이직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해요. 커리어를 쌓지도 못한 채 여기저기 이직하는 것, 이것이 일을 처음 하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 수 같아요.
평생 이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데, 처음 3년 동안 연봉이 적으면 어때요. 열심히 일을 배우고, 커리어를 쌓고, 좋은 노하우를 쌓아서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벌면 되잖아요. 당장의 연봉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직업을 선택했으면 좋겠고, 직업을 선택했으면 운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3년을 버티고 살아남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모든지 끈기가 1번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무조건 끈기가 1번이에요. 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간 단위로 일을 쪼개서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 해서, 집에 가서 일하지 말고 쉴 땐 쉬고요. 잘 쉬어야지 회사 나와서 더 잘 일할 수 있으니까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미형,한유경
INTERVIEW
한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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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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