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는 우리나라가 세계로 도약하기 직전 상태로 가장 뜨고 있던 직업이 우리나라 제품을 알리는 것이었기에 수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어문 계열 전공자인 내가 거기에 보탬이 되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을 많이 했었죠. 애국심이라고 하면 조금 거창하구요 (웃음) 우리나라 제품을 해외에 홍보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 꿈은 외교관이었어요. 거기까지는 못 가더라도 민간외교를 해보자 하는 취지로 일을 시작하게 된 거죠.
이 직업을 준비하면서 특별한 기억이 있습니까?
지금이든 옛날이든 기본적으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일단 언어를 해야겠죠. 특히 저희 때는 토플로 주로 영어 준비를 했고, 제 전공인 포르투갈 언어를 하다 보니까 포르투갈령이었던 마카오 대학에서 방학을 이용해서 50일 정도 다녀왔어요. 그 때 저는 영어보다는 포르투갈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됐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리고도 계속 어학 쪽으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이 직업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나 스펙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현재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급여도 그렇고 스펙도 그렇고 양극화 되는 것이 심해지고 있는데 1990년 당시는 급여와 스펙이 중소기업, 대기업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대기업도 교수님 추천서만 있으면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어디에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너무 속물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곳에 들어간 나는 하나의 부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 했죠.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하늘과 땅이죠.
지금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에서 원하는 스펙은 토익 850이상이고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할 거고 중소기업에서는 경력자, 2~3년 이상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중소기업에서는 급여를 많이 줄 수가 없기 때문에 너무 많은 스펙은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 오신 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저는 언어나 무역지식 부족으로 직접 무역을 하기 힘든 국내 제조사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는 에이전트에서 일을 했고 그 다음에 제조 및 수출업체인 전기 전자 계측기를 생산하는 회사 해외영업파트에서 9년 근무를 했어요.
그 당시 IMF를 거기서 겪었는데 수출 기업에서는 호재였어요. 두 명이 60억 매출을 올리면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내가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구나” 하며 해외영업에 대한 뿌듯함을 느꼈죠.
둘째가 태어나면서 일을 그만두고 4년 동안 육아에 전념하다가 중국에서 문구류를 수입, 유통하는 회사에 입사해서 수입 업무를 맡았었고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제가 가진 수"출입 노하우를 가지고 종합무역 상사에 입사하게 됐어요. 그 곳에서 삼국간 중개 무역을 하며 해외 영업의 꽃이라고 하는 방위산업의 제품의 해외 영업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저희에게 에이젼트를 맞긴 K회사 기뢰선(지뢰를 제거하는 배) 이 인도 국방부의 국제 입찰에서 최우선 협상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보통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같은 전통적인 유럽 해양국가가 유력한 후보인데 그 유수한 후보들을 제치고 우리나라 K사가 최우선 협상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로 이런 국위를 선양하는 쾌거를 거두었다는 게 참 뿌듯했어요.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 성격이 한 번 꽂히면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일을 한 번 잡았다면 그게 될 때까지 해야 해서 밤 11시, 12시까지 업무를 할 때가 많은데 사장님이 밤에 지나가시다가 불이 켜있으니까 ‘불을 안 끄고 갔구나.' 하고 혼내려고 들어오셨다가 저를 보시고는 인정을 해주셨고 과장으로 입사해서 차장을 건너뛰고 부장으로 바로 진급이 되었어요.
또 전에 24~5살 때 사회 초년생 아무것도 모를 때 입사해서 9년 있었던 회사에서 사장님은 엘리트여서 인간적면은 없었지만 바르고 곧은 분이셨는데 그때 제가 타자를 쳐서 팩스를 보내던 시절에 A사로 보내야 할 팩스가 B사로 보내지게 된 거에요. 그것은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고민을 하다가 사장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죠. 사장님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보다 그 사실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고백했다는 것에 더 놀라셨는지 주의와 당부만 주셨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대처방안을 이야기 해주시며 오히려 정직함으로 점수를 땄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 제가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보면 내가 부모 입장이고 자식이 와서 ‘이거 이런 실수를 저질렀어요.’ 하면 어떤 마음이겠어요. 얘가 이렇게 실수를 했지만 정직한 아이구나, 신뢰를 해도 되겠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실생활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그 때 사장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죠. 정직은 통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신뢰를 쌓으면서 한 회사에서 9년을 일 할 수 있는 기초를 쌓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요.
업무를 하실 때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방위 산업의 해외 영업을 할 재작년에 인도 대통령이 왔었는데 사절단으로 함께 온 인도 파트너 회사의 이사 분에게 인도에서 섬유 의류 계통에서 일을 하는 분을 소개받았는데 꽤 잘 통해서 친해졌어요. 그 뒤로 저는 회사를 나왔는데 그 분이 함께 일을 해보고 싶다고 제의를 했지만 섬유 일은 해본 적이 없어서 다른 분을 소개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저와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제가 어디에든 입사를 하게 된다면 입사할 그 회사와 그 인도 분을 연결해서 함께 일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저는 항상 그렇게 살기 때문에, 특별히 의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는데, 사람을 대할 때 항상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열을 가지고 있는데 그 사람이 한 개를 바란다고 한 가지만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열 가지를 다 서포터 해주겠다는 마음이 있으니 이심전심으로 통한 거겠죠?
업무를 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신뢰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외영업을 하면서 느낀 게 물론 업무도 중요하지만 영업이라는 게 인간과 인간이 기본이 되어서 물건은 잠깐 얹어지는 거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격과 나의 캐릭터를 파는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내가 아무리 좋은 물건을 팔아도 나의 이미지 자체가 안 좋으면 그게 잘 이루어지지가 않더라구요.
신뢰라는 것은 해외영업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기본이니까요.
특히 해외영업 부분이라는 것은 나 자신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파는 것이거든요.
한국 담당자와 일을 했는데 그 사람이 나빴다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신뢰가 깎이는 거거든요. 신뢰라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 기본이 되는 것이지만 특히 해외영업에서는 내가 오래가겠다. 내가 여기에 승부를 걸어보겠다 할 때는 일단 신뢰를 줘야 한다는 거죠.
사람에게 신뢰를 쌓으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그 사람도 솔직해지고 그렇게 솔직한 상태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신뢰를 쌓게 되는 거죠. 쉽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어떤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저 사람이 되었을까? 어떤 경험들을 해봤을까,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뭘까?” 궁금해져요. 영업직을 하려면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업무적으로는 어학이 되어야겠고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열정, 도전의식이 필요해요. 해외영업이라는 것은 바이어를 만나서 새로운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밑거름이 된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인 것 같아요. 또한 이 오더를 받아내야겠다는 절박함같은 것도 필요하죠.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 굉장히 신경 써서 봐야 하고 콤마 하나 안 찍었다고 하자 처리가 되어서 수수료를 더 떼이기도 하기 때문에 꼼꼼함 또한 마찬가지구요.
이 직종을 15년 넘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해외영업을 한 회사에서 9년 동안 했다 하면 그 일이 그 일이지 어떻게 다르냐고 할 수도 있는데 저에게 이 일은 항상 새로웠어요. 왜냐면 상황이 항상 다르고, 내가 만나야 하는 사람도 다르고 새로운 바이어를 발굴을 하려면 새로운 개척 선을 찾아 다녀야 하니까요. 제가 이제까지 에이전트, 해외영업, 수입, 삼국 간 무역을 했고 마지막에 방위산업을 했던 경험들을 쭉 돌이켜보면 하루하루 내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나를 발견을 해요. 그래서 지금도 저는 해외 영업하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만약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가도 이 일을 또 선택하실 건가요? 그 이유는?
지금까지 제가 인터뷰한 문맥으로 보면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가도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해야 하는데 (웃음) 제가 호기심이 많다 보니까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요. 구체적으로는 저의 원래 꿈이었던 아나운서를 해보고 싶네요.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해외영업 쪽에 경력이 있으니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물건을 만들고 수출하는 회사에서 해외영업이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우리가 만든 좋은 제품으로 전세계,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이 보다 많이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자주하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많은 사회 초년생들이 사회를 좀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자신도 처음 사회에 나와서 회사에 입사를 했을 때 그랬어요. 그 나이 때 좀 철이 없었던 거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다기 보다는 내 생각, 내가 해왔던 경험에서 맞으면 그대로 밀고 가는 것들. 예를 들어서 A라는 바이어에게 이렇게 회신을 보내주세요라고 상사가 말 했을 때 그래도 본인의 생각대로 하는 것, 선배나 상사의 노하우나 경험을 무시하는 것이 있는 사람이 있어요. 아무리 자신이 옳다고 느껴져도 왜 이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했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자기 자신을 광야로 내보내라고 하고 싶어요.
요새는 페이스북 같은 것들을 많이 하는데 사람을 사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을 오픈 시켜서 어떤 사람과 어디서 만나더라도 오래된 친구처럼 신뢰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 좋아요. 등산을 하면서도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교회에서도 만날 수도 있듯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죠? 길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붙여놔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저는 다른 것보다는 미래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을 많이 보라고 하고 싶어요. 사회 초년생들도 언젠가는 리더가 될 테니 미래를 준비해야 할 거 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할 건가를 생각해야 해요. 끊임없는 자기개발로 항상 자기 자신을 진보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나에게 해외영업이란 OOO이다. 그 이유는?
내가 꿈으로 갈 수 있게 나를 싣고 가주는 망망대해 위 돛단배다.
예전에는 그 배가 타이타닉호이었는데 지금은 좀 작아졌어요.(웃음) 누구에게나 꿈이 있죠. 열 살짜리 우리 아들에게도 꿈이 있고, 저에게도 있고, 70살이 넘으신 부모님 세대에게도 꿈이 있구요.
하지만 살다 보면 그 꿈을 잊고 살 때가 많고 회사 생활을 하다가 정신없이 휩쓸려 다닐 때가 많아요. 지금 구직을 해보면서 생각을 해보니까 내 꿈이 뭐였지? 내가 옛날에 잘했던 것들이 뭐였지 하면서 내 스스로 여행을 해보는 거예요. 어렸을 때 생각했던 세상을 생각을 해보니까 그 무한한 가능성은 망망대해로 비유를 할 수 있고, 아직도 그 꿈을 향해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2013년 현재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들 앞에, 해외영업은 내가 꿈꾸는 그곳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지 언제 태풍이 올지 조금은 불안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에겐 아직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 안주 대신 도전을 선택했다는 것, 그래서 지금도, 조금은 무모할지라도 열심히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도전은 해외영업과 함께라는 것! 현재 2013년에서 바라보는 마음은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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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마케팅팀 리포터차새비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차새비
INTERVIEW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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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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