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처음 업무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어요. 종합 상사에서 시작을 했는데 그 안에 부서별로 아이템이 워낙 다양한데, 제가 속했던 부서는 해외 군 입찰 수출이 주 업무였어요. 군인들이 쓰는 제품들을 수출하는데 입찰하는 역할을 했죠. 주로 제 3세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군인들이 쓰는 야전에서 쓰는 옷, 텐트 설비 등의 군용 물품을 담당했어요. 중간에 에이전트는 있지만 국가 상대로 무역을 한다고 볼 수 있죠.
직업을 선택한 동기가 무엇입니까?
제가 학교를 다니던 80년대 초반에는 무역 쪽이 나름대로 전망도 좋았고, 일반적으로 종합상사가 인기가 있었어요. 어린 마음에 해외의 바이어들과 상담하는 것에 대한 동경과 또 일평생 살면서 우리나라 안에서만 경쟁하는 것보다는 내부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외부로도 진출해 보고 싶은 개인적인 꿈도 있었고요. 이런 이유로 무역을 전공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역 쪽 일을 시작하게 됐죠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제가 취업준비를 할 당시에 비하면 요즘은 취업이 많이 힘들죠. 그래서 솔직히 말씀 드리면 스펙을 쌓는 지금의 취업준비와 달라요. 특별히 무엇을 준비했다기보다 저는 제 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군대를 미군부대에 카츄사로 지원을 했어요. 후배들도 군대 생활이나 학교생활에서도 스스로 기회를 찾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이 업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언어죠. 해외 바이어와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하고, 또 말만 잘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문화나 습관도 알고 있어야 하죠. 두 번째로 공통된 부분인데 해외나 국내 똑같이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사람간의 신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말을 잘해도 신뢰가 있어야 상대방을 믿고 거래가 형성되니까요.
그렇다면 업무를 하면서 신뢰를 주는 방법을 소개해 주신다면?
일단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지키도록 했어요. 못 지킬 약속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업무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육개월 전에 이라크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왔었어요. 이라크에서 물건 주문을 받고 난 6개월 후에 전쟁이 발발하더라고요. 그 낌새가 있었죠. 그런 부분에서. 또 한번은 아프리카 나이베리아에서 수출을 하려고 물건을 실었는데 군사정권이 바뀌면서 항구가 폐쇄 되었어요. 그래서 물건이 다시 돌아온 적도 있었죠.
업무를 하시면서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입찰을 할 때 준비 시간과 노력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곤 난 후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쟁자들과 경쟁을 해서 최종 위너가 되었을 때 가장 뿌듯하죠. 홈런 친 기분이죠.
업무를 하시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오픈 마인드요.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흡수력이 필요해요. 우리나라의 제한된 문화와 관습이 있죠. 이처럼 외국의 다양한 문화와 관습이 있어요.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 부분들은 이해하고 또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해요.
어떤 성격의 후배들이 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요?
상대적으로 내성적인 성격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이 낫겠죠. 영업 마인드가 필요하고요.
시대 흐름에 따라서 직업의 선호도나 역할이 많이 변화 되잖아요. 무역도 그런 것 같아요. 현재 이 업무의 동향을 잘 살펴서 준비하는 요령도 필요할 것 같아요.
이 업무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업무를 하다 보면 글로벌 마인드를 지향하게 되요. 국내에서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해외 출장도 잦고, 해외사람들도 많이 만나다 보니 시야가 넓어지죠. 또 사고방식이나 생각도 자연스럽게 유연해지고 넓어지는 것 같아요.
또 아이템에 관해서 말한다면, 경쟁자가 많이 없어요. 또 중간 과정은 힘들지만, 입찰을 하고 나면 그 성취감이 굉장히 큰 것도 있고요.
혹시 20대로 돌아간다면 다시 이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다른 일도 하고 싶어요. (웃음) 제가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이 우리나라는 학문 교육은 잘 시키지만 평생 해야 할 직업관에 대한 교육은 미약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직업에 대해 많은 탐구도 하고 생각도 하면서, 준비를 해볼 것 같아요. 자기가 중요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평생 하는 건데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여행이요. 여행을 떠나면 도시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또 자기 자신을 정리할 수 있는 생각도 할 수 있고요. 또 무엇보다도 재충전을 할 수 있죠.
후배들이 어떤 스펙을 준비하면 취업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일반적인 스펙 쌓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일을 해보거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뻔하고 도움 안 되는 스펙을 찾아서 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될 수 있는 경험들을 하는 것이 좋겠죠. 하고 싶은 분야에 스토리가 되는 관련 스펙을 쌓는 ‘스토리 스펙’이 중요해요
이 직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가장 중요한 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 일이 계속 바뀌게 되더라고요. 물론 페이가 좋아서 근무환경이 좋아서 억지로 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결국엔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고, 원치 않던 일을 하면 직업이 바뀌게 되어있어요. 이왕이면 자신이 즐겁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또 요새는 평생 직장보다는 평생 직업, 또 100세 시대잖습니까. 직업이 돈벌이 수단이지만 또 일생의 생활이죠.
보통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상사, 조직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어요. 저는 불만을 가지는 것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보다 자신 스스로 항상 오너 마인드를 가지고 나의 미래를 그리면서 직장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현실적으로 나의 미래 계획과 맞춰보면서 ‘내가 이 곳을 그만둔다 하더라도 나의 일과 어떻게 연관이 될까.’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럼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도 더 최선을 다할 수 있고 매너리즘에도 쉽게 빠지지 않겠죠. 근시안적인 마인드보다는 길게 보는 이런 마인드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나에게 무역이란?
내 인생의 나침반이요. 같은 무역을 전공한 친구들도 지금 자신의 업무에 따라 모두 다른 길을 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 일이 내 인생의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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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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