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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해오신 일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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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첫 직장으로 대기업을 가기를 원하죠. 그 때 당시는 지금보다 취업도 쉬웠고 특히 공학 쪽이 더 쉬웠어요. 원하는 곳은 기술개발 부서였는데 막상 가니까 기술 영업 쪽이었어요. 일을 하다 보면 맞는 포지션에 맞게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일하는 데 있어서 첫 발이 중요하고, 한번 발을 담으면 힘들 것 같아서 그 회사는 포기하고, 통신 연구소로 갔어요. 기업의 크기보다는 직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후에는 운 좋게 통신 연구소에 들어가서 원하는 부서에 들어가서 유무선 전화 개발을 했어요. 하는 일을 해보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원래 다니던 회사의 모체는 섬유다 보니까 기술 발전에 대한 투자가 늦었어요. 기술은 자꾸 업그레이드 되는데 경영자 측에서 많은 지원을 못 받았어요. 그래서 벤처 기업으로 이직을 했고, 그 곳에서 일년 반 정도 아프로 모쥴 개발 기술을 습득했죠. 그 후 휴대폰 회사의 통신연구소 모바일 사업 팀장으로 일을 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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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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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남들보다 자격증 (무선통신분야 자격증, 전자 기사 같은)과 전공을 기반으로 하는 공모전(하드웨어 설계 같은) 입상의 경력이 있으면 그 사람이 기본 베이스가 있다고 판단하고 좋게 볼 수 있죠. 그렇지만 다른 것보다 인성을 많이 봐요. 어쨌든 회사에 들어가면 기술은 새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시작하는 기준점이 비슷해요. 수상 경력과 같은 것들은 플러스가 되는 부분인거지 인성적으로 좋아야 해요. 하드웨어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팀워크도 중요하고, 끈기와 배우려는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머리 좋은 사람만 있다고 해서 그 팀이 잘 돌아가지 않거든요. 조용한 사람도 필요하고,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활동적인 친구도 필요해요. 스펙도 중요하지만, 인성과 끈기 등의 요소들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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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개발에 있어서 염두하고 일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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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하드웨어 개발을 3D업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기 생활을 포기해야 할 야근이나 특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은 알고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또 평소에는 꾸준히 부품업체들의 신기술은 그 변화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신 기술을 업체의 꾸준한 미팅을 통해서 검토를 해서 배우는 경우도 있고, 전자 신문이나 전공 관련 서적을 많이 보면서 다음 기술을 습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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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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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휴대폰 CDMA 800메가 피처폰 안테나가 없는 휴대폰을 처음으로 개발을 해서 금메달과 공로상을 받았어요. 처음에 회사에서 두 개의 모델을 개발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저희 팀과 다른 팀에서 각각 돌아가는 휴대폰과 안테나가 없는 휴대폰을 개발 했어요.
품평회에서 최종적으로 우리 팀에서 개발한 휴대폰이 선택됐을 때 정말 기뻤죠. 그 이후에 미국 연구소에서 연락이 와서 자료들을 달라고 부탁이 오기도 해서, 히스토리를 정리해서 보내주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그 쪽에서 인종차별적으로 은근히 우리나라의 개발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었는데, 그 이후로는 대우가 달라지고 그랬던 경험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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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시면서 어떤 점이 힘드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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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모델을 개발할 때는 다 힘이 들어요. 디자인 팀, 하드웨어 팀, 기구설계 팀까지 공동으로 작업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팀 간의 조율, 또 팀 내에서의 조율도 많이 필요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힘들 때는 한창 밤새서 개발 하다가 중간에 그만 두기로 되었을 때죠. 그 순간이 가장 허탈하고 허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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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시면서 좋은 점을 꼽자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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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회사 사무 업무보다는 개발은 자유롭고, 통제가 심하지 않다는 점이요. 개발 업무 자체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에 다른 쪽에서 받는 간섭이 적고, 보수도 다른 부서보다 더 낫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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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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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업무에 뛰어들 때는 내성적인 사람이 좋고, 팀워크를 발휘해야 할 때는 두루 친한 사람이 좋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에요.
무술 영화를 보면 처음에는 주인공이 무술을 직접 배우기전에 지게를 지고, 잡일을 하잖아요. 그것처럼 처음 입사를 하면 잡일을 많이 하게 되요. 리스트 작업이라던지 그런 단순 노동을 길게는 1년에서 2년 까지 할 수도 있죠. 가끔 운이 좋으면 바로 업무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그 시간을 못 참는 사람들이 많아요.
학교에서 공부를 아무리 잘했던 학생이라도 실제로 회사에 오면 쓰는 용어부터 많이 달라요. 때문에 그런 단순한 일을 잡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실전을 위한 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해야 돼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기본 베이스가 형성되는 것인데도 그걸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러다 조금씩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업무에 관한 스킬을 배우게 되고요. 처음부터 바로 실무에 뛰어들어서 큰걸 하려고 하면 이해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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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직업병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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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하면서 십 분 단위로 스케줄을 짜는 것이 버릇이 생겼어요. 업무를 하면 팀장들은 시간관리를 잘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집안일을 할 때에도 쪼개서 관리를 하죠 (웃음)
또, 처음에 유선 전화 개발을 할 때에는 한 쪽으로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쪽 귀가 난청이 조금 생기더라고요. 당시에는 개발자가 직접 소리를 계속 듣고, 조율하고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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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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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성취욕인 것 같아요. 성취욕이 없으면 아마 이 일을 못했을 거에요. 모델을 출시하고, 고객들이 써주고, 그런 것들을 보면 뿌듯했어요.
내가 만든 핸드폰을 쓰고 있는 사람을 보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말 걸고 싶어질 만큼이요.(웃음)
분야 자체가 성취욕이 원동력이 될 수 밖에 없는 직종인 것 같아요. 또 일을 잘할 수록 보너스와 성과급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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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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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때는 열심히 하고, 시간이 남을 때는 자기 전문분야가 아닌 타 분야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아요. 그러면서 스트레스 풀 수 있는 방법도 찾고요. 하루 종일 업무에 관련된 생각을 하게 되면 업무가 질리게 될 수 있거든요.
또 요즘은 멀티플레이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복수전공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최근 동향을 보면 의료 기기와 개발을 융합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이처럼 새로운 분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생각도 많이 얻을 수 있으니까요.
자기가 개발을 하다 보면 자기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나 다른 것을 벤치마킹하고 분석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자기 스스로가 공부를 하는 것을 개발자로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중요하죠.
하나 더 권하고 싶은 것은 하루 정리를 필기로 하는 부분이에요. 수첩에 하루 일과를 적고, 그런 것이 하나 둘씩 쌓이다 보면 나중에 상당한 노하우가 됩니다.
예를 들면 회로 설계를 하다가 수정을 해야 할 때, 문제가 터지는 부분을 어떤 식으로 개선을 하는지 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습관이 되다 보면 귀찮아지지도 않고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거에요.
또 요즘 사람들은 말을 잘하잖아요. 커뮤니케이션, 발표능력 이런 것이 나중에 그 사람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그러는데 그런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죠. 입사해서 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죠.
마지막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생겨도 회피하지 말고, 남한테 미루지 말아야 해요. 밑바닥에 있을 때 기본을 탄탄하게 해야 나중에 높은 곳에 가도 좋은 습관으로 사람들을 이끌 수 있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정다운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다운
- INTERVIEW
-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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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
-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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