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을 하려면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조하는 류승훈씨. 무슨 일을 하든 끝을 봤으면 좋겠다는 류승훈씨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직업을 처음에 선택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회사에 가기 전에 여행 겸 공부를 하러 캐나다에 갔었어요. 그러다 도중에 갑자기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직장을 가져야 될까? 고민을 하다가 주변에 덕망있는 사람들, 인정받는 사람의 직업이 무엇일까 보니까 법조인 의사 변호사 등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분야들은 저랑 맞지 않았고, 그때 캐나다에서는 카운셀링 컨설팅 하는 사람들이 인정을 받고 있었는데, 그래서 컨설팅쪽으로 공부를 했어요. 그렇게 해서 결정한 것이 전략기획이에요.
취업을 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경영기획을 처음에 알아보고 회사에 들어가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 이유는 제가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졸업을 안하고 중퇴를 했거든요. 제 학력 자체가 애매한 포지션이 됐어요. 그러다 우연히 친구소개로 무역회사를 들어갔어요. 귀금속을 다루는 회사였는데 처음에 제가 생각하는 일이랑은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됐어요. 현장에서 물건을 팔고 손님이 오면 통역하는 그러한 일을 했어요.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내가 계속 이 일을 해야 되나?’ 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그렇게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찰나에 우연찮게 그 회사에서 기획서를 만드는 기회가 와서 제출을 했는데 회사에서 마음에 들어 해서 그때부터 기획 일을 하게 됐어요. 현장에서 일 했던 경험이 나중에 기획하면서 실무적으로 계획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11년 동안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제가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걸 만들어 내고 그거에 대해서 방법은 연구해서 남들보다 먼저 찾아내고 그러한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컨설팅 만을 위한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만약 가게를 열었는데 장사는 잘 안되고, 누구한테도 물어볼 사람은 없다면, 그럴 때 저한테 의뢰하여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어요. 그러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대안학교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웃음).
이 직무를 위해서 평소에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책을 많이 읽어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모든 책을 읽으려고 해요. 사실 모든 제품은 사람들을 설득시키려고 만들어 지는데 그 방법들이 책에는 다 들어가 있어요. 책도 제품이고 고객들을 설득시켜야 팔리기 때문이죠. 그냥 의미 없이 웃기만 하는 책은 없어요. 그 안에 재미도 있어야 되고 감동도 있어야 독자가 찾아서 읽기 때문이죠. 기획하는 사람은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하며 책을 읽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요.
그러면 책을 자주 읽어야 되는데 책 읽는 습관이 안되면 읽기 힘들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책을 읽을 때 메모를 위해서 읽어요. 약속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이 남으면 보통 담배를 태우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잖아요. 저는 책방을 가요. 그래서 목차를 보고 흥미로운 것이 있으면 그 페이지를 열어보고 그 중에서 나한테 메모를 남길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찾아봐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메모를 하죠. 아니다 싶으면 다른 책 목차를 보고 반복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게 되고 핵심을 끄집어 낼 수 있어요. 그렇게 메모를 했으면 다음에 다시 보러 가야 해요. 눈에 띄는 문구를 적어오긴 했는데 그 뜻이 정확히 이해가 안될 때가 있거든요. 그럼 다시 가서 그 문구의 앞뒤를 읽어 봐야 돼요. 그러다 보면 책을 읽게 되고 결국은 사게 되는 거죠. 그렇게 시작되는 거예요.
경영기획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나 자질이 있을까요?
말은 누구나 잘 할 수 있어요. 그것을 글로 표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그러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된다는 뜻이에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해요. 그런 것을 재능이라고 보는데 훈련으로도 충분히 재능 못지 않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그 훈련이 바로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하죠.
지금까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언제였나요?
넥센타이어에서 서비스 팀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일을 제안하였고 접목 후 일을 진행 했어요. 그때 서비스 팀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하고 가장 가까웠어요. 현실하고는 조금 괴리감이 있어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직접 팀을 구성하고 교육하고 만들면서 지금까지 내가 해온 가장 성공한 케이스가 이 팀과 함께 일을 했다는 거예요. 박봉인데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높고 자랑스러워 할만한 팀이었어요. 그 팀이랑 활동할 때 정말 재미있고 뿌듯했어요. 하지만 회사내부사정으로 인해 끝까지 가지 못해 아쉬운 경험도 있어요.
반대로 힘드셨던 경험은 언제였나요?
구체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든데 설득을 못했을 때 정말 힘들더라고요. 제 기획력으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부사정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것까지 제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기획했을 때 제 자신한테 화가 나고 힘들더라고요. 누구나 이 기획이 좋다는 건 알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럴 때 정말 안타까워요.
슬럼프나 징크스는 있으신가요?
저는 너무 집중을 하면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럴 땐 책을 읽거나 지난 메모를 다시 봐요. 왜냐하면 답이 안 나오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답은 있는데 제가 볼 수 없는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슬럼프를 겪는다는 것은 핑계 같아요. 자기를 작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자기자신이에요.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해야 돼요. 두산 광고 보시면 있잖아요. 혼자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근성이 아니라 고집일 수 있다고 나의 능력에 누군가의 힘을 더해 문제를 더 멋지게 해결하는 것 그것이 현명한 근성이라고 나오는데 그런 것 같아요. 문제에 빠져있다고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면 좀 더 쉽게 풀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나 스펙이 있나요?
스펙적으로는 경영학과를 나오면 좋을 것 같고요. 하지만 비전공자이고 지방대를 나와도 자기가 여태까지 살면서 성공한 케이스를 자소서에 잘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번 일을 시작해서 끝을 본 경험이 있는지 그러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을 자소서에 잘 쓰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기획자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한데 그것이 능력이 스펙보다 중요해요. 하지만 스펙이 좀 떨어져도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어필한다면 면접관에게 충분히 호감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어떤 준비하는 하면 되나요?
회사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를 해야 돼요. 면접을 보면서 우리회사에 어떻게 지원하게 됐습니까? 라고 물으면 이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서 줄줄 이야기를 해요. 결국 면접관이 저에게 질문을 하게 만드는 거에요. 그리고 면접관이 나를 채용하는 결정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이 회사를 다닐 건지 안 다닐 건지 제가 결정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어떻게 면접관이 나에게 질문을 하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추천해주실 만한 책이 있으신가요?
모든 책이 다 필요하지만 굳이 하나만 추천해달라면 마케팅 전략백과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책은 깊이 있는 정보를 주진 않지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요. 요즘에 뜨고 있는 인재상이 T자형 인재인데 얇지만 넓은 지식, 하지만 자기가 정말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알고 있는 그러한 사람이 되야 돼요. 컨설팅하는 사람들은 모든 업체의 사람들과 대화가 되야 돼요. 그러니까 이 책은 마케팅에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얇게 풀이해서 알려주고 있는데 대신 깊이는 자신이 스스로 공부를 해야 돼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실 조언이나 충고가 있나요?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정말 이 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만약 10년 넘게 한다는 가정하게 10년 후에도 내가 이 직무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고민 해봐야 해요. 그러려면 자기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해요. 그리고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레포트나 공모전을 할 때 보통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열심히 해요. 갖가지 아이디어도 나오고 그것으로 기획서를 작성하는데 결국에 마감시한 때문에 결론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제출하는 경우가 있어요. 시간에 쫓기니까 시간은 없는데 방법은 안 나오고 결국 기획서는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죠. 보고서를 제출은 했지만 성공한 케이스라고 보기 힘들어요. 실패를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가면 그것은 자기의 경험이 되고 다음에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죠. 그래서 한번 시작을 했으면 도중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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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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