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끝이 똑같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한경원씨.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야만 어떠한 일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직업을 처음에 선택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저희 집안이 다 교육자 출신이다 보니 집에서도 제가 교육 쪽으로 일을 하기 원했어요. 그래서 교직과정도 이수하고 자격증도 따면서 교육 쪽으로 가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 교생실습을 나가면서 몇 달 해보니까 적성에 정말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면서 사회에 나가있는 학교 선배들은 계속 만나면서 조언을 구했어요. 그 당시에 IMF 직전인 1997년이었는데 경기도 좋았고 진로도 넓었던 시절이었죠. 그때 어느 한 선배가 저에게 “지금 당장은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업무는 많을 거야. 그런데 10년 후를 보고 직무를 선택했음 좋을 것 같아!” 라고 말씀해주셨고 생각을 해보니 당시 유통업이 성장기였거든요. 그래서 이 직무는 10년 후에도 호황일거라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10년 넘게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단기적인 목표설정 인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 달 매출 목표가 25억 이라면 주차별로 6억씩을 해야 돼요. 6억을 하려면 하루에는 얼마를 해야 되고 주말에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목표를 세워야 되요. 그리고 그 목표가 너무 높으면 지레 포기하기 되는데 단기적으로 조금씩 목표를 세우면 ‘한 사람만 더’ 라면서 움직이게 되고 ‘조금만 더’ 라는 생각으로 일하게 되죠. 그럼 단기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 성공하기 어렵지 않고 그럼 성취감도 있겠죠. 그렇게 보람을 느끼면서 일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네요.
10년 전으로 돌아가도 이 일을 또 택하실 건가요?
네. 오히려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완벽하게 할 것 같아요.
하셨던 일에 대해서 설명 부탁 드립니다.
뉴코아 백화점에 97년에 입사하여 2008년까지 영업 근무를 했어요. 업체와 미팅을 통해 기획상품을 따내면 가격을 협상하고 백화점에 납품을 하죠. 그리고 행사상품 기획도 하며 매출관리까지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일의 특성상 외근을 자주 해요. 아침에 출근하여 미팅하고 업무지시를 하고 나면 외근을 나가죠. 현장퇴근을 하는 날도 많죠. 이후로는 공기업인 양평지방공사에서 2년 정도 근무했어요. 현재는 인터넷 온 "오프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지인사업을 도와주고 있어요.
이 직무를 위해서 평소에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영업관리, 온라인 쇼핑몰, 식품 쪽으로 계속 일하다 보니 쉬는 날 시장조사를 하러 다녀요. 아이들 데리고 한 주는 이마트를 가고 다음주는 홈플러스 가는 식으로 장도 보면서 시장조사를 해요. 최근에 트렌드가 무엇이며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보는 거죠.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빠가 같이 놀아주고 쉰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계속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아요.
이 업무에 필요한 덕목이 뭐가 있을까요?
자질은 일을 하면서 키울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일단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될 것 같아요. 사실 영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문적인 자격증이 없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요즘 젊은 친구들 보면 회사에 들어와서 그냥 사람 만나고 판매하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게 쉽게 접근하신 분들 보면 쉽게 관두시더라고요. 그래서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되고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뿌듯했던 경험 하나만 애기해주세요.
뉴코아 백화점이 이랜드에 M&A가 되면서 한창 리뉴얼을 시작했었죠. 2007년 당시 저는 안산에 있었는데 안산 뉴코아가 NC아울렛으로 바뀌면서 모든걸 리뉴얼 했었어요. 오픈을 하루 남겨둔 시점에서 아침 9시에 출근을 했는데 일을 마치고 시간을 보니 하루가 지난 다음날 9시더라고요. 의류 쪽을 담당하였는데 하루 전날이다 보니 물량도 많고 엄청 바빴거든요. 그렇게 힘들게 일하고 오픈을 하였는데 첫날 매출이 1억이 넘게 나오더라고요.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정말 뿌듯했죠.
그러면 반대로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나요?
육체적으로 힘든 건 없어요. 힘들다기 보다 미안한 건 있는데 아무래도 이쪽 계통에서 일하면 남들 쉴 때 일해야 되니까 아이들한테 미안해요. 아이들이 어릴 때 아버지가 같이 놀아주고 여행 다니고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워요. 평일보다 주말의 매출이 2.5배는 높으니까 쉴 엄두조차 나질 않아요. 그러다 보니 주말에 일하고 아이들 평일에 학교 갈 때 쉬니까 볼 시간이 없어요. 무엇보다 가족들한테 가장 미안함을 느끼죠.
혹시 직업병 같은 게 있을까요?
지금은 괜찮아 졌는데 백화점 있을 때 항상 고객을 대하고 응대해야 하다 보니 제 기분의 상관없이 항상 웃어야 해요. 그리고 직원들에게도 화를 잘 내지 못했어요. 아침에 조회 시간에 잘못을 지적하고 혼내면 그 사람 기분이 안 좋아지고 그럼 그것은 곧 매출과 직결되거든요. 그런 감정 노동이 직업병이 됐어요.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한경원’ 이라는 사람을 이 바닥에 있는 사람 모두 다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꿈이에요. ‘그 친구라면 믿을 만 하다 일을 맡겨도 된다.’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이 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나 스펙이 있나요?
유통에 관련된 자격증이 있으면 좋아요. 실질적으로 업무에는 큰 도움이 안돼요. 그런데 그걸 준비하면서 했던 노력들이 나중에 이 회사를 왔을 때 분명히 자기한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해요. 그리고 전공은 경상 계열이면 좋지만 비전공자도 하기에는 어렵진 않아요. 실제로 저희 회사에 물리학과 출신이 있는데 영업 엄청 잘하고 있어요.
추천해주실 만한 책이 있으신가요?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이 있어요. 냉정시대에 미국이 쿠바를 둘러싸고 스페인과 전쟁을 벌이고 있던 당시 대대장이 장교에게 이 편지를 가르시아 장군에게 전달해 주는 임무를 줘요.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죠. 그럼 보통은 “가르시아 장군은 누구죠? 어디로 가면 되죠? 어떻게 생겼죠?” 라고 물어보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장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알겠습니다” 라고 말을 하곤 떠나고 결국에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낸 이야기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가르시아 장군에게 어떻게 해서든 편지를 전달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에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주 아는 패기 있는 정신이 중요해요. 이 책을 한번씩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실 조언이나 충고가 있나요?
영업원칙, 원칙은 영업하시는 분들에게 자존심이에요. 회사원칙과 자신이 세운 원칙은 분명히 다르거든요. 그걸 만들어 놓고 지키려고 해야 되요. 이 부분만 잘 지킨다면 영업부분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놨어요. 스케줄 관리 라든지 사람을 만나면서 있었던 일들 그것을 메모하는 건 저만의 원칙이에요. “나는 9시까지 출근한다” 이건 규칙이고요. “나는 남들보다 일찍 출근 한다.” 이게 바로 원칙이에요.
나에게 영업이란?
이수근의 대리운전이에요. 광고 보면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 이러잖아요. 영업도 똑같아요. 처음과 끝이 똑같아요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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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정다운
출판, 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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