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여 년 전, 당시 생소한 직업이었던 언더웨어 전문 MD로 시작해 전문가가 된 한동수님. 그가 걸어온 길을 함께 따라가보자.
언더웨어 전문 MD가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학교 다닐 때 어머니께서 란제리 샵을 운영 하셨어요. 어머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언더웨어 제품을 접하게 됐죠. 언더웨어가 다른 기성복이나 아우터 보다는 아기자기한 면도 있고, 섬세한 면도 있잖아요.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어떤 전공을 하셨나요?
전공은 경제 통상을 전공을 했어요. 그렇지만 MD 쪽은 의류나 디자인을 전공하시는 분들도 많고, 상경 계열 출신들도 많아요. MD업무가 주로 제품의 판매 분석이라든가 마케팅 등의 업무도 진행하게 되다 보니까 보통 기획 MD 쪽은 상경계열 출신들이 많고요 바잉 엠디(Buying MD)쪽은 디자인 계통이 많으신 것 같아요.
업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스펙이나 요구되는 능력이 있을까요?
일단은 제가 패션 MD를 해서 그런지 패션 쪽에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격증 같은 경우는 제가 보유하고 있는 건 ‘패션 머천 다이징 산업기사(Fashion merchandising)’라고 대한 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이 있어요. 이런 전문 기사 자격증이라던가 아니면 조금 더 관심이 있다고 하면 ‘컬러 리스트(Colorist)’라던지 패션 쪽에 부합되는 자격증을 소지를 하면 개인의 스펙 향상이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다고 봐요. 크게 패션 쪽은 ‘비주얼 머천다이징 (Visual merchandising)’ 기획파트 쪽에 ‘패션 머천다이징(Fashion merchandising)’ 자격증이 있고, ‘컬러 리스트(Colorist)’ 크게 이렇게 나눌 수 있는데 MD파트에 대한 전문성을 쌓고 싶다면 이런 자격증이 효율적일 것 같네요. 업무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숙녀복 MD나 언더웨어MD나 MD에게 있어서 담당 아이템은 자기 친자식과도 같아요. 기획을 한다는 것은 아이로 따지면 아이를 낳는 것과 마찬가지고, MD 업무는 아이를 낳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가 성장을 해서 사회에 나가는 것까지 바라보는 것과 같죠. 아이가 밖에 나가서 인정받고, 대우를 받을 때 뿌듯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상품도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매출이 올라가는 것이 MD 입장에서는 가장 보람인 것 같습니다.
기획 MD라고 하셨는데, Buying MD와 어떤 차이가 있죠?
MD도 세부적으로 보면 여러 분야로 나뉠 수가 있어요. 제품의 생산에 관여하지 않고 완제품을 buying하는 Buying MD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기획 MD로 제가 연구한 제품을 기획을 하고, 기획된 제품을 생산까지 관여를 하고 있죠.
언더웨어 MD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좀 희귀하죠. 아무래도 패션 쪽에서는 아우터나 기성복 시장은 아이템도 다양하고, 관련 구성 인원도 폭넓어요. 국내 언더웨어 시장은 그에 비해 사실 좀 협소하죠. 국내 브랜드도 몇 개 안되고, 브랜드 수가 적다 보니까 MD들도 영향을 받죠. 그렇다 보니까 장 단점이 있을 수 있어요. 업무적으로 제약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희귀하다는 점이에요. 그때문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의 언더웨어 시장을 예상해 보신다면.
언더웨어만을 생산하는 기업도 있지만, 지금 추세는 지금의 패션 업체들이 언더웨어 라인까지 넓히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국내 브랜드 뿐 아니라 ck같은 경우에는 jean에서 언더웨어까지 영역을 넓혀서 성공을 많이 했잖아요. 국내 브랜드들도 이런 식으로 확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한 가지 생각해 보자면 요즘에 SPA브랜드들 많이 나오잖아요. 해외의 유명 SPA 브랜드들도 기존의 아우터 뿐만 아니라 언더웨어의 제품 점유율을 높여 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제가 생각하기에는 언더웨어 시장은 고가 브랜드들의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브랜드 시장으로 양분화 될 것 같아요.
언더웨어 MD일을 시작하시면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언더웨어는 칼라도 아이템들도 다양하지 않았죠. 국내에 이런 패션 언더웨어 시장이 성장하게 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요. 그러다 보니까 제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신사복이나 숙녀복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소재, 다양한 컬러, 다양한 아이템 들을 충분히 기획을 할 수가 있는데 언더웨어 같은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소비자의 needs나 인식 자체가 협소하다 보니까 좀 다양하게 전개를 못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는 여성 언더웨어로 먼저 시작을 했거든요. 여성 언더웨어로 먼저 시작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친구들 모임 같은 데 가면, 편견들을 갖고 짖궂게 굴었죠. 책상에 서류보다는 여성 속옷 들이 더 많다 보니까 그런 사회적 편견들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좀 있어요.(웃음)
이 일을 꾸준히 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자부심인 것 같아요. 제 아이템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물론 중간 중간에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아이템을 바꿀 기회도 있었어요. 새로운 것을 하는 것도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맡고 있는 아이템에 좀 더 전문성을 쌓아서 언더웨어 분야에서는 내가 일인자가 되겠다라는 목표 의식이 강한 편이거든요. 아직까지는 제 일에 대해서는 큰 흥미를 느끼고 있고요.
평소에 꾸준히 노력하시는 부분이 따로 있으신가요?
40대가 가까워지면서 저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았어요. 일하는 것이 관습화 되고, 제품 기획을 하면서도 타성에 젖게 되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전 생각을 젊게 하기 위해,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같은 업계 종사자들끼리 모여서 대화도 많이 하려고 하고요. 동호회 활동도 하면서 전시회, 박람회 같은 것들을 꾸준히 참석하면서 스스로 감성을 깨우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일을 하실 때 멘토님만의 노하우 있으세요?
MD는 다양한 업체를 많이 만나고, 또 업무적으로 협조를 위해 마케팅이나 영업 부서 등의 다양한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야 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아주 중요합니다. 또 요즘 기업들이 혼자 일 잘하는 사람보다는 어울려서 같이 융화될 수 있는 사람들을 더 선호를 하잖아요. MD의 목적은 제가 봤을 땐 허브(Hub) 같은 존재라고 보거든요. 디자인과 영업 사이를 조율하고, 또 소비자와 회사와의 사이에서 조율하는 허브의 역할이라고 보는데, 일단은 저도 아직 부족하지만 다른 거래처와 상담을 하거나 다른 부서와 대화를 할 때는 제 의견을 먼저 피력하기 전에 충분히 상대방 입장이 되어서 상대방이 요구하는 입장을 충분히 숙지를 해요. 그 다음에 저의 생각이나 의견을 객관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사실 누가 가르쳐 준다고 해서 한두 해 만에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노하우를 습득해 가는 거겠죠.
M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저 같은 경우는 실무서적들을 많이 봤어요. 패션 마케팅이나 패션 디자인 관련 실무 서적들을 좀 많이 봤거든요, 물론 책에서 얻어 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신입의 경우에는 자기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일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 데는 길잡이가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자질을 가진 후배들이 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MD의 직무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조율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친구들 보다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능동적인 성격을 가진 분들이 더 성공하는 것 같아요. 저도 처음부터 활발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일을 하면서 계속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일을 처음 시작하는 신입사원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무엇일까요?
전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보는 실수를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MD는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이 유통부터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사후관리까지 총괄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신입 MD들은 이런 과정을 생각하기 보다, 자기만족에 의해서 제품을 기획하고 소비자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죠. 물론 요즘 젊은 친구들이 스펙도 훌륭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객관적인 데이터 보다는 자기 감성이나 주관적으로 판단을 하고, 여러 부서들이 분명히 있는데, 다양한 부서들과 함께 협의를 하고 조율해 가는 것이 필요한데, 자기 독단적으로 일을 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게 어떻게 보면 오히려 한 팀에 있어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니까 자기 주관만 따라서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원활하게 협의해 가면서 일을 해야죠. 저도 그런 점에 있어서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이 직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꿈과 현실은 다르죠. 저도 신입사원 때는 제가 하는 대로 다 될 줄 알았는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개인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현실이나 시장 상황 등의 여러 복합 요소가 제약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MD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도전의식이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저는 MD라는 직업이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고 미지를 개척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새로운 것을 항상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그것에 대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분야의 MD가 되어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했는데요, 이쪽에 좀 더 몸을 담고 전문성을 쌓아서 언젠가 저만의 언더웨어 개인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어요.
나에게 언더웨어 MD란?
길이요. 지금까지 제가 한 눈을 팔지 않았고, 한 우물만 파왔어요. 또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죠. 전 그 길에서 누구보다 앞서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정다운
출판, 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다운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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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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