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는 자신의 천직이라고 말씀하시는 이용일님. 언론홍보의 즐거운 이야기를 멘토님을 통해 들어보도록 하자!
홍보라는 직무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전공은 이공계열인데 언론이나 대외협력 분야에 관심이 좀 많았어요. 다만 기자가 아니라, 한 기업에 몸을 담으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외부에 알리는 일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처음에 회사에 입사하고 계열사 배치를 받을 때, 홍보부를 적극적으로 희망하면서 홍보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 한 일이 언론 홍보였는데, 일을 시작하면서 선배사원들의 OJT를 통하여 업무 스킬을 쌓았어요. 제가 주로 맡은 것이 통신분야의 홍보 아이템 발굴이었는데, 출입기자와의 상시적인 접촉을 하면서 보도자료를 보내고 기획기사를 적극적으로 런칭하는 실무적인 일을 해왔어요.
오랫동안 홍보업무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홍보는 저에게 정말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다시 신입사원으로 돌아가도 홍보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죠. 결국은 이 일 자체가 정말 사람이 하는 일이고, 기계나 시스템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유사분야가 외교업무라고 할 수 있는데, 국가와 국가 간 이해관계를 위해 외교활동이 진행되잖아요? 평상시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항상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이런 외교처럼 홍보도 외교관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평소에도 홍보에 관련된 책보다는, 국제 관계나 외교 관련 책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확장성을 보면 두 분야가 일맥상통한다고 봐요.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의 문제니까요.
지금까지 해 오신 일이 궁금합니다.
사실 지금 홍보라고 하면 그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각각 세부적으로 전문화가 되어가고 있기도 해요. 다시 말씀 드리면 홍보는 어떤 일반적인 측면보다도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나 경쟁력, 상품 등 모든 부분을 총 정리해서 효과적으로 알리고 소통하게 하는 총체적인 활동을 지칭해요.
과거에는 기업의 이미지 개선이나 이를 알리는 쪽으로 홍보를 했다면, 최근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마케팅 PR이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과거에는 상장기업들이 많다 보니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인 기업이미지, 브랜드 파워 등 이미지를 중시하던 마케팅과는 달리 지금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연결되어 날이 갈수록 홍보의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어요.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B2B나 B2C의 경우 상황에 따라 홍보 방식에 차이가 있고 기업의 수익성, 지속가능경영이나 브랜드가치 등의 중요성이 높아지다 보니 홍보하는 사람들도 기업이미지가 아니라 마케팅에 접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 기업운영 관련 방식을 다르게 진행하고 있어요. 저도 90년대 초반부터 홍보 일을 시작해서 기업이미지를 주로 알리고, 개선하는데 주력하다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PR까지 확장해서 일해왔어요.
홍보의 이미지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도 그런 편인가요?
아무래도 글을 잘 쓰면 도움은 되는 편이죠. 어쨌든 간에 본인이 몸 담는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가 좋아도 그것을 이용하는 대중,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포장이나 광고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에요. 이것이 허위 과장으로 변질되면 안되겠지만요. 아무리 옥돌이라도 깨끗이 닦아져야 하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내부 및 외부 교육을 통해서 얼마든지 연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봐요.
업무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는 일이 있으신가요?
현재 세 번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현대전자에 근무하던 90년대 말 반도체 빅딜이라고 해서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이 있었어요. 합병 당시 부채가 많았고, 미국의 컴퓨터 산업이 불황시기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었고 유통성 위기가 심각했죠. 그래서 하이닉스 반도체를 해외에 매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어요. 회사입장에서는 독자 생존을 원했지만 이게 큰 기간사업이다 보니 정부에서도, 채권자들도 어떻게 하기 참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당시에는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출입기자 및 교수들과 많은 접촉을 하면서 독자생존의 여론 형성을 위해 노력했어요. 적극적으로 하이닉스 반도체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함께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고, 그 당시 출입기자들도 한 마음으로 성원을 해 준 것이 고마웠어요.
두 번째는 암웨이로 옮기고 나서의 경우에요. 암웨이라는 회사는 판매방식으로 인해 다단계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죠. 이 때문에 언론의 부정적 이미지가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처음 와서 회사를 보니 언론홍보 기능이 유명무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출입기자들을 다시 재정비하고, 기자 한 분 한 분에게 오해를 일으켰던 사항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관리했어요. 이것을 3년 정도 하다 보니 점차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그리고 제가 직접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제 위의 상사 분께서 하신 일인데, 암웨이에서 공중파 광고도 처음 시행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기업 이미지가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었는데 그런 기업 이미지 변신 과정을 본 것이 기억에 남아요.
올해 봄에 새 회사로 오면서 새로운 광고캠페인 준비를 했어요. 그 당시에는 마케팅과 홍보를 제가 같이 진행해서 광고대행사와 함께 모델을 선정할 때, 싸이를 광고모델로 하자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죠. 그러다가 새로운 마케팅 팀장에게 일을 일임하게 되었는데, 이 광고가 대박이 났더라고요. 기업의 이미지와 광고 모델의 이미지가 잘 맞아서 좋은 효과를 낸 것 같아요. 이렇게 혼자의 공적이 아니라 서로가 협업이 잘되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과정을 보면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홍보 일을 하면서 좋은 선배들과 후배들을 많이 만났는데,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여기 저기 좋은 일을 맡을 때 많은 보람을 느껴요.
그렇다면 일을 하시면서 힘들 때는 언제신가요?
저는 홍보 분야 중에서 언론홍보를 주로 많이 했어요. 그래서 기자들을 많이 상대했죠. 그런데 이 분들한테 우리가 가진 진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이 힘들어요. 쉬운 문제가 아니죠. 근본적인 부분으로 언론이 가진 자신들의 잣대가 있을 때, 그 잣대로 인해 도태되고 왜곡된 모습이 비춰질 때 많이 아쉬웠어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자 분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반론의 기회가 주어져 다행이기는 하지만, 주로 기사 때문에 힘들었어요.
홍보를 하실 때 중점적으로 염두에 두시는 점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많은 홍보인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결국 우리가 알리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가능하면 그 부분들이 부각되고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언론은 단순한 대변인의 역할이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그들이 봤을 때도 중립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기사에 반영하고 싶어하죠. 이것을 무리 없이 잘 조율해서 독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유도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원해요. 다만 과거와는 달리 여러 가지 방향으로 정보를 접할 수도 있고, 기사의 파급력도 커지고, 언론사들도 아주 많아지면서 기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죠. 바램이 있다면 홍보하는 사람들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기자들도 기사에 대한 책임감을 항상 잘 간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홍보하는 사람과 기자는 서로 공생하는 입장이에요. 대신 불가분 불가원의 파트너이기도 하죠.
업무를 하시면서 멘토님만의 스킬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의 가장 큰 강점은 ‘상대방에게 많은 신뢰감을 줄 수 있다.’라는 거에요. 어느 회사에 있든지 기자를 만날 때는 회사를 대표해서 만나는 것이라서 긴장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불편해하지 않고, 모든 실수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해서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죠. 이런 것을 통해 상대방이 저에게 신뢰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아요. 기사로 인해 힘든 상황이 와도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해서 원만한 협의를 통해 조정, 중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위기를 잘 극복 할 수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요.
멘토님의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궁금합니다.
지금도 계속 고민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홍보를 하시던 분들 중에 CEO가 나와요. 예전과는 다르게 홍보하는 사람들이 홍보임원으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죠. 홍보출신의 대표이사도 점점 많아지고, 홍보대행사를 운영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홍보 일을 하시다가 좀 더 공부해서 학계로 나오는 분도 많으시죠. 이런 다양한 분들을 보면서 저도 나중에 어느 곳이 되었든 홍보 임원을 해보고 싶어요. 그 이후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고민 중이에요.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스펙보다는 의지가 더 중요해요. 제가 언론홍보를 주로 해서 그 쪽으로 말씀 드리면 홍보의 분야가 굉장히 방대해졌어요. 그리고 요즘은 마케팅 홍보 채널도 굉장히 많아졌고요. 원래 기본적으로 마케팅이 가지고 있는 프로모션이 기능들이 UCC나 SNS 등 기존의 미디어와 다른 뉴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미디어 외에 최근의 뉴미디어 방식으로 더욱 더 친숙하게 접근하고자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젊은 층일수록 친숙도도 높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공모전을 통해서 기존에 있는 인원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인재로부터 홍보방식을 얻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제는 전공과 관계없이 공모전에 참가하는 경우도 많죠. 이는 곧 스펙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본인의 의지에 따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언론홍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향적이고 밝은 성격이 유리하다고 봐요.
비전공자가 하기에 홍보분야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편인가요?
저도 사실 전공자는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진행하는 직무가 대외 지향적인 업무이다 보니, 대외 소통능력이 필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홍보하는 아이템을 이 안에서 계속 배워나가고, 스스로 알아가려는 노력을 한다면 분야에 상관없이 어느 정도 성장은 가능하다고 봐요. 다만, 깊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겠죠. 예를 들어, 제가 어느 화장품 회사에 갈 때 아무것도 모르고 간다면 말을 아예 할 수 없겠죠? 결국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봐요. 회사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자연스레 익힐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요.
이 분야를 준비하는 후배들이 많은데,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부탁 드립니다.
홍보는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요. 홍보인이 되고 싶은지, PR인이 되고 싶은지 분명한 방향성이나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언론홍보인지, 마케팅 지향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쪽인지를 생각해야죠. 저 같은 경우는 언론과의 관계성, 외교와도 같이 기업과 이해 공중과의 관계성에 대해 주로 생각해 왔어요. 요즘은 커뮤니케이션이 강조가 되다 보니, 어떤 프로모션적인 측면으로는 홍보가 마케팅의 수단적 요소가 되기도 해요. 정답은 따로 없어요. 홍보가 위인지, 아닌지. 요새는 기업이 어떤 성격이나에 따라 그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혼재되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가고자 하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멘토님께 홍보란?
홍보는 정말 외교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외교와 동일시돼요. 국가간의 관계이냐, 기업과 기업, 대외와의 관계냐에 따라 다르지만 그 근본은 결국 같다고 봐요. 외교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은 소통인데, 그 소통에 핵심적인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주로 국내 홍보만 했지만, 외교분야에도 홍보 전문가들이 많이 활동하시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점점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길이 많아지고, 한 영역이 아닌 다른 분야의 활동도 가능하다고 봐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유승화
홍보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용호, 이다정
INTERVIEW
김용호, 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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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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