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의심해보라는 송상범씨. 생로병사를 느낄 수 있는 직무로, 굉장히 매력적이고 액티브 하다는 전략기획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직업을 처음에 선택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처음에 전문대를 나왔어요. 그리고 막연하게 기획이나 마케팅을 하고 싶었죠. 개발파트는 팩트가 명쾌한데 여기 파트는 뚜렷한 기준이 없고 굉장히 추상적이에요. 막연하게 접근하는 분들이 많았고 저 역시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어요. 그렇게 처음에 들어간 곳이 영업파트였고 현장을 많이 다녔어요. IT솔루션 영업이었는데 그곳을 다니면서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다른 선배님들 보니까 그냥 다니시더라고요. 판매만하고. 그렇게 저 역시 1년 정도 다니다가 우연찮게 SWOT과 3C라는 기초 툴을 이용해서 기획안을 썼어요. 그걸 보신 마케팅 부장님은 저를 영업기획부로 데리고 가시더라고요. 그리고 그곳에 계시는 분들 대부분은 경영학을 배웠다는 걸 알게 됐고 그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이 분야가 메리트가 있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그쪽에서 계속 일하다 보니 지식이 짧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방송대를 다녔는데 계속 배우다 보니 궁금한 것이 점점 많아졌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 준비를 했어요. 동국대 대학원을 다녔는데 CRM관련 교수님한테 CRM쪽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부탁 했어요.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왜 이걸 하고 싶은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저와 타이트하게 인터뷰를 했어요. 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14년 넘게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 일은 쉽지만 쉽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끊임없이 계속 생각해야 되죠. 기획자는 5W1H 이것을 항상 생각하면서 살아야 되요. 광고 하나를 보더라도 ‘저건 왜 지금 나왔을까? 어떻게 만들어졌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어요. 작은 것부터 먼저 사고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하시는 일에 대해서 설명 부탁 드립니다.
현재 캄보디아 에서 일하고 있고 동남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은 컨설팅 업무로서 고객의 니즈에 대하여 해당 시장의 접근 타당성과 접근 가능성을 분석하고 고객이 투자하였을 때 최대한 위험요소를 줄이면서 최대 효과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에요.
이 업무에 필요한 자질이 뭐가 있을까요?
사물을 객관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저도 기획을 할 때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게 되는데 사실 이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어려운데 많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죠.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걸 객관화 시킬 수 있어야 되요. 예를 들어 물건을 팔 때도 주관적인 인식이 들어가게 되면 “이렇게 좋은 걸 왜 안 사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많이 객관화 시킬 수 있어야 되며 그 객관화 된 걸 가지고 논리를 만들어야 돼요. 그리고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설득이 오래 걸리고 쉽지가 않아요. 그걸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하죠. 다 만들어 놓고 추진을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추진력도 있어야 돼요. 그러다 팀장 급 이상 되면 겸손함이 필요해요.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어깨도 올라가고 일도 전부 알거든요. 그럼 자가당착에 빠지는데 그러면 자기를 객관화 시키지 못하는 오류에 빠지게 돼요.
뿌듯했던 경험 하나만 애기해주세요.
제가 마케팅 기획을 할 때 엘지홈쇼핑 하고 같이 일한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CRM을 많이 해봐서 컨설팅을 한창 할 때였어요. 엘지홈쇼핑 상무님께서 ‘이렇게 했음 좋겠다’ 라고 말씀하신 게 있었는데 그것이 샤피라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고객을 도와주는 거에요. 손님이 오면 전문가처럼 샤퍼가 되어 고객과 질의 응답을 자연스럽게 하는거죠. 이 프로젝트가 마케팅 프로모션 파트에서 핫이슈가 됐는데 그때 매출이 많이 나왔어요. 궁극적으로는 매출이거든요.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신기해하며 주문을 많이 했어요. 이때가 가장 뿌듯했어요.
그러면 반대로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나요? ?
창의적 사고에 대한 강박관념에 잡혀있어요. 항상 새로운 비전을 회사에 제시해야 하죠. 그러다 보니 내강외유가 되어 저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좌절을 많이 했어요. 제가 지금까지 한 것은 일반적인 기획과 시장조사 기획에 의한 분석이었는데 차후에 전략기획업무 가운데 M&A을 하면서 돈이 개입하니 상상을 초월하는 엑셀시트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문제를 금융적으로 풀어나가려니 제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돈이랑 엮이니까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어요. 어떻게 풀어나가려야 하는지 막막했죠. 그리고 구조조정 리스트를 만들 때 힘들었어요. 사람을 수치화 시켜 블랙 리스트를 만들고 사람을 해고하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같이 오랫동안 일했던 사람이고 가정이 있는 사람들인데 해고를 할 때 뒤돌아서 많이 울었어요 .
혹시 직업병 같은 게 있을까요?
강박증 정도가 있을 수 있겠네요(웃음). 직업 때문인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점검하는 생활이 일상화 됐어요. 사적인 생활로 전염이 되었죠.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제가 대학원 다니면서 이런저런 강의를 많이 해봤는데 정말 재미가 있었어요. 현장에 있으면서 기획 관련된 강의 들어보면 아쉬운 것이 너무 현업 쪽으로 강의를 풀어나가요. 그런데 학교에 가면 또 너무 이론적이에요. 저는 그것들이 잘 아우르는 그러한 강의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 노하우, 지식을 이용해서 온, 오프라인 강의를 해보고 싶어요. 그러다 1인 미디어가 되고 Consulting Firm을 가지고 싶어요.
이 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나 스펙이 있나요?
통계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좋아요. 그리고 관련 분야의 기업공모전(SK Telecom, 제일기획등)을 하면 플러스 요인이 되고 미리 실무를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실제로 취업을 준비할 때 인사담당자는 기본 바탕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죠. 그리고 업무적으로는 Power Point와 Excel을 다룰 주 알아야 되요. 보통 잘 한다고 해도 막상 보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전문가 수준은 돼야지 회사에 와서도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죠. 그리고 기본적인 영어도 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이 고객에 대해서 또는 정보수집 공부를 해야 되는데 국내자료 가지고는 한계가 있어요. 그러려면 외국사이트에서 자료를 얻어야 되는데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예상외로 외국인들과 만날 기회가 있더라고요. 그때는 토익 몇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영어가 중요하겠죠.
추천해주실 만한 책이 있으신가요?
총 3가지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먼저 Journal of Marketing이란 책이 있어요. 미국 마케팅 협회에서 만든 책인데 그 책 안에 제가 진짜 원하는 이론과 실무가 다 들어 있어요. 저 역시도 지금까지 읽고 있어요. 백 그라운드로 될 수 있는 자료들도 많아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라는 책이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에요. 그리고 마케팅전략 실전 툴 이라는 책이 있는데 대학원 때 산 거에요. 근데 책이 다 그림으로 되어 있고 엄청 읽기 쉬워요. 접근하기 쉽고 회사생활 할 때 신입사원부터 대리까지 써 먹기 좋아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실 조언이나 충고가 있나요?
기획이라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긴 해요. 사람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거든요. 이 일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액티브하고 마치 생로병사를 압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거기서 성공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지만……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분야를 위해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봐야 되요.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을 끊임없이 해야 되요. 이러한 것들을 일반 신입들은 다소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어요. 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소홀히 하죠. 하지만 그 쉬운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자기비판, 자기반성이 필요하죠. 인내심도 있어야 되고 여러 가지 준비들도 많이 해야 돼요. 하지만 요즘 어린 친구들 보면 계량화된 스펙 쌓기에만 너무 열심히 인 것 같아 안타까워요. 계량화된 스펙도 중요하지만 계량화될 수 없는 많은 나만의 스토리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논리력, 설득력, 인내심, 사람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기본 바닥으로 단단히 있어야 해요. 정말 당신이 회사에서 월급 받으려고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기획이 좋아서 혹은 거기서 성공을 하고 싶다면 이런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전략기획이란?
사람이에요. 전략기획을 하는 것 자체가 사람을 위한 거예요. 회사의 오너와 심도 있는 대화를 하다 보면 돈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이야기 합니다. 거기에서 기획이라는 것은 단지 조그만 툴에 불과하다. 사람을 따스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전현준
인사총무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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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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