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0년, 그리고 앞으로 10년. 짧지 않은 시간을 건축이라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성실님. 이성실님이 해왔던 일들, 그리고 해나갈 일들에 대해서 함께 들어보자.
현재까지 해오신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건축공학과를 나와서 건축 시공이란 분야에서 일을 했어요. 8년 정도 시공 업무를 하고, 그 이후에 2년 정도 감리와 CM을 했어요.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동기는?
원래 전자 공학과를 지망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재수를 해서 지원할 때가 되니까 전자공학과는 겁이 좀 나더라고요. 그러다가 마침 외삼촌이 건축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셨거든요. 그래서 그 일을 따라갔던 것 같아요. 예전에 G음료의 광고에 유인촌씨가 설계 도면을 들고 뛰는 장면이 있어요. 그것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웃음)
이 분야를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일단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고 준비할 때는 재미있었어요. 설계와 시공파트가 나눠지긴 하지만 시공으로 방향을 잡아도 졸업할 때까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때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우연하게 선택했지만 생활 자체가 재미있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병행하여 건축 기사 자격증은 필수적이니 참고해주시고요.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다른 분들처럼 졸업할 때 이력서를 썼었죠. 3곳에 동시 합격이 됐는데 현장 업무라 본사와 다르게 휴무도 잘 없었어요. 그 당시에는 한 달에 두 번 쉬면서 일했는데 소위 빅파이브라고 하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기업들도 그렇게 운영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는 큰 기업들은 개선이 되는 추세였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았고요.
멘토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현재 건설 경기는 어떤가요?
들리는 것과 같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대형 건설 업체들도 3명이 할 일을 1명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에요. 건설업계(시공사,설계사무소, CM/감리전문회사등)가 총체적으로 어렵습니다. IMF때보다 더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 때는 좋지 않다고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힘들다고 했지만, 요새는 그런 이야기는 없어도 느낄 정도예요.
기본적으로 이 분야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라면 무엇일까요?
제일 우선은 안전이고 그 다음은 품질입니다. 아무래도 감리가 최종적으로 확인을 하는 역할이라 더 그럴 수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시공사 직원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자기가 먼저 확인을 해야 하거든요. 시공사도 확인을 하고 감리도 확인을 해야 의견을 조율하고 고쳐나갈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는 시공사에 속해있을 때도 깐깐하게 관리한 편이라 감리들이 와서도 청소나 하면 될 것 같다고 하곤 했어요.
CM, 시공감리 업무들을 하시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으셨나요?
도면과 현장 상황이 다를 때 가장 골치 아파요. 우리나라 건설 현실상 설계사무소가 시공사의 업무와 100%를 맞출 수가 없더라고요. 그려놓은 도면이 현장과 맞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우리 현장에 적용을 시키다 보면 맞지 않을 때가 있어요. 이런 부분에대해서 설계사무소에 연락해서 해결을 하고 하죠. 그리고 협력업체와의 갈등도 어려운 부분이에요. 시공사에서는 최대한 계약금 내에서 많은 효율을 얻으려 하지만 협력업체는 많이 남기려고 하죠. 그래서 계약서를 토대로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서 확실히 진행해야 해요.
이 업무를 위해 공부하시거나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시공 건축 기술사 공부를 하고 있어요.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늦은 편인데 준비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영어공부도 늦었지만 하고 있고요. 영어를 어디다 써먹겠어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나이가 먹어도 필요하더라고요. 최소 10년은 더 이 업을 할 생각인데 요새는 현장에서 외국감독관이나 이런 사람이 많아서 영어를 쓸 일이 생겨요. 기회가 있는데 못하게 되면 아쉽잖아요.
이 분야를 하면서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뿌듯한 것보다 매 순간 고비를 넘길 때마다 뿌듯하더라고요. 현장에 나갈 때마다 순간 순간 고비가 있어요. 도면과 현장, 그리고 그 외에 계속 맞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고비인데 넘길 때마다 참 뿌듯합니다.
직업병과 같은 것은 없으신가요?
이것 저것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수도꼭지나 가스밸브처럼 소소한 것에서부터 아이들이 숙제를 했나, 아니면 와이프에게 말했던 것들에 대해서도요. 제가 눈으로 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아서요. (웃음) 아무래도 책임감 있게 세심한 업무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네요.
CM이 하고 있는 역할이라고 하면 어떤 것일까요?
원가절감의 의미가 가장 큰 부분일 수 있지만, 설계도면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도면의 잘못된 점을 찾아야 되고 여러 계획도 체크하고 시공관리도 해야 해요. 시운전까지도 해보고요. 국내는 아직 그 정도로 전부를 포괄하진 않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도면 보는 능력 뿐만 아니라 시공에 대한 경력도 풍부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선 지시나 감독이 어렵거든요.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이 있으시다면?
건축하던 사람들은 다른 일을 잘 못해요. 다른 일을 해보려고 해도 건축으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기술적인 분야라 그럴 수도 있고요. 떠났다가 돌아오고 하면 이것밖에 할 것이 없구나 싶어요.
앞으로 목표나 꿈이 있으신가요?
시절이 좋지 않지만 제가 건축에 발을 들여놓았고, IMF 고비도 이겨냈고 계속 해나가니까 10년은 더 해보려고요. 시공보다 CM이나 감리 쪽으로 더 하고 싶어요. 그리고 방향을 잡았으니 CM 쪽에서 실력 있는 사람이란 말을 듣고 싶어요. 적어도 저에게 맡기면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네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일을 하면서 나이가 드니까 마음을 다시 잡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조 바이텔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이란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 치유 책인데 세상이 자기를 건드려도 상처를 좀 덜 받으시고, 치유를 하시면 좋겠어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나 격려를 더 해주신다면?
사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외부적인 요인도 있고 내부적인 요인도 있어요. 외부적인 것은 그렇다 치고 내부적으로는 한참 크고 있을 때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선배들의 잘못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후배들이 취직할 곳도 만들어주지 못한 부분이 있고요. 경쟁률이 300:1 이기도 하고, 면접도 5차까지 진행되기도 하고… 힘든 시기지만 바닥까지 내려왔으면 다시 올라가겠죠.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으니까요. 이왕 건축이라는 곳에 마음을 두었다면 좀 더 참고 기다리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건축이란 분야를 한 단어로 나름대로 정의해주신다면?
마누라라고 생각해요. 뗄래야 뗄 수가 없더라고요. 떨어져 보려고 노력을 해봤는데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남자가 가정을 꾸리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떨어질 수 없게 되잖아요. 똑같은 것 같아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정보보안관리
담당부서:인터뷰
취재: 신영모
INTERVIEW
신영모
abc@saramin.co.kr
EDITOR
신영모
abc@saramin.co.kr
위 내용은 사람인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Copyright @ (주)사람인H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