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진정으로 즐기며 과정보단 결과가 중요하다는 이종형씨. 센스와 스피드를 강조하는 그의 마케팅세계로 들어가보자.
이 직업을 처음에 선택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신문방송학과가 전공인데 전공은 마케터를 하기 위한 부가적인 것 이었어요. 마케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어릴 적이에요. 흑백TV 시절 00사 제품광고 보면 곰이 나와서 피로에 좋다는 영상 아실 거에요. 이 광고를 보면서 ‘저게 어떻게 TV에 나올까? 어떻게 만들까?’ 그런 걸 생각해왔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CF을 좋아하게 됐고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광고이미지를 유심히 관심 있게 보게 됐죠. 그러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첫 직장에 들어가기까지 관련 서적, 인터넷을 서칭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들을 따로 공부하고 자료를 모으면서 습득했어요. 저는 누구한테 배워 본적이 없어요. 스스로 찾아가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알아가는 재미가 너무 커서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공과도 연결되었던 것 같아요.
12년 넘게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일이에요. 예를 들어 다른 부서 같은 경우 자기 일만 하면 돼요. 자기 포지션이 한정적이죠. 하지만 마케팅은 매일매일이 새로워요. 가끔 연예인도 만날 기회도 생기고 외부업체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오죠. 나의 업종 나의 직종 이외의 사람들도 많이 만나요. 그렇다 보니 매일매일이 새로워요. 내일은 어떤 새로운 일이 벌어질까 기다려지게 되는 거죠. 저는 일을 즐겁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 자체가 저의 원동력 같아요.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택하실 건가요?
이 일 외에는 다른 일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이 일보다 편하고 돈을 많이 받는 부서나 회사가 있어요. 그런데 내가 하는 일이랑은 다르죠. 제 이메일 리스트를 보면 대기업 인사부서에서 저를 스카우트 하려고 온 메일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할 생각이 없어요. 왜냐하면 제가 대기업에 가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좁아져요. 그리고 재미있을 것 같지가 않은 거에요. 차라리 역량은 떨어지지만 비전 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그 아이템을 시장에 런칭을 시키고 회사를 키우는 재미를 느끼면서 일을 하고 싶어요.
하시는 일에 대해서 설명 부탁 드립니다.
태생부터 마케터였고 광고회사에서 AE로 먼저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직종은 한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업종으로는 이동통신회사에서 일했었고 쇼핑몰과 IT에도 있었어요. 마케팅에는 여러 분야가 있는데 전 제 스스로를 스폐셜리스트라고 생각하지 않고 제너럴리스트라고 생각해요. 마케팅에는 광고, 홍보, 기획, 전략, 언론홍보, 온라인 마케팅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조금씩 다양하게 전 분야를 습득했어요.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마케터의 역할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배우기도 했죠.
이 업에 필요한 자질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요?
제가 생각하는 건 2가지에요. 센스와 스피드. 센스라는 건 마케터로써 1순위로 뽑는 이유는 마케팅이나 기획 전략도 마찬가지겠지만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죠.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진행되면 다행인데 주변환경이나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 사람들 등으로 상황이 바뀔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대처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죠. 두 번째는 스피드인데 이것도 일맥상통해요. 마케팅 관련 부서의 책임자, 결정권자 같은 경우 빠른 결정을 해야 될 때가 있어요. 좀 루즈하다 혹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업체가 먼저 런칭하면 늦는 거에요. 마케팅의 생명은 스피드에요. 경쟁사보다 빠르게 뭔가 액션을 취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는 알아주지 않아요. 1등만 알아주죠.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는데 그런 항목이 필요해요. 빠른 결정을 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되요.
마케팅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염두 하는 점은 어떤 건가요?
결과예요. 100%결과예요. 좀 냉혹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제가 동료들이나 선배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어요. ‘일을 하면서 과정하고 결과 중 어떤 걸 중점을 두고 일을 하느냐?’ 라고 물으면 80% 정도가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마케터는 회사의 돈을 쓰는 부서에요. 나의 결정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래서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려고 해요. 저는 확실한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을 우선시해요. 무한경쟁시대의 타사를 이기려면 결과가 수반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인식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확실한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나만의 강점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저는 놀아요. 일을 하면서 무지하게 노는 스타일인데 평소에도 영화를 보거나 뮤지컬 연극을 보면서 제 생활을 즐겨요. 어떻게 내가 맡은 일을 즐겁게 하느냐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논다 라고 표현했지만 일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힘들어도 즐겁게 일하다가 스트레스 받을 때면 고민하지 않고 그냥 놀아요.
보람 있었던 적은 언제였나요?
항상 느껴요. 일을 하면서 하루에도 몇 가지 일을 선택 해야 되고 몇 가지 결과를 내야 되고 좋은 결과도 있고 안 좋은 결과도 있을 거예요. 결과가 좋다고 기분이 좋아지고 안 좋다고 기분 나쁘고 그건 잠깐이에요. 항상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만족하면서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성사하거나 브랜드를 런칭하는 고된 작업을 마무리하면 허탈한 부분이 있어요. 오히려 사소한 것들을 생각지도 못하게 성공시켰을 때 보람을 느끼죠.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었나요?
우리나라에서 삼성에 대적할 기업이 몇 군데 없는데 아이템으로 따지면 많아요. IT기기 중에 태블렛PC가 있는데 그걸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에서 일한적이 있어요. 그곳에 들어간 이유는 딱 하나에요. 이 아이템으로는 삼성을 이길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제가 일을 시작했던 당시 개발 막바지였던 회사였어요. 제품개발의 60%정도가 진행된 상황에서 런칭준비를 했었죠. 제품디자인 변경도 하고 디자인홈페이지, 언론, 프로모션, 다 셋팅하고 런칭시기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개발이 딜레이가 되는 거에요. 마케터 입장에서는 답답했죠. 한 달 정도를 집에 못 들어갈 정도로 모든 걸 쏟았어요. 결국 개발은 4달이 넘게 딜레이가 되었고 저는 포기하게 되었어요. 이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런칭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받을 임팩트나 기대효과에 대해서 저 스스로가 너무 업이 되어 있었고 ‘국내 굴지의 기업을 아이템 하나로 넘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보람은 있었지만 실패한 경험이었죠.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나요?
어떤 직무든 똑같겠지만 사람이 제일 힘들어요. 갑 을 관계를 많이 했는데 저는 을에 속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갑에 위치한 회사에 계속 다녔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대행사나 협력업체를 을로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파트너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약속된 스케줄 전략이나 기획 약속된 무언가가 주변환경 때문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서 변경 될 때가 있어요. 사소한 실수 때문에 혹은 게을러서 예정됐던 기획이나 스케줄 전략이 바뀌면, 회사입장에서 낭비가 되고 그 사람은 타임킬러가 되는 거예요. 모두 계획을 통한 예산에 근거해서 진행되기 때문이죠. 그럴 때 가장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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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사소하지만 쇼핑몰 다녔을 때 면접관하고 3년 안에 브랜드 가치 1위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내기를 했어요. 그런데 2년 안에 성공했어요. 제가 추구하는 마케팅의 본질은 1등이에요. 몸담았던 회사의 아이템이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것은 저의 최종적인 목표예요. 비전있는 아이템을 가지고는 있지만 마케팅적 역량이 없는 업체에 입사를 해서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제가 마케팅을 하여 회사가 탑 레벨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궁극적인 저의 목적이에요. 물론 그래서 지금도 브랜드 런칭을 하고 있지만요. 사소한 것 하나라도 제가 만들어서 꼭대기까지 가는 게 꿈이에요.
마케팅 일을 하면 타 부서랑 협업을 많이 하는데 의견충돌이 있을 시 어떻게 대처하세요?
저는 싸우는 스타일이에요. 마케팅 협업을 해야 될 때 가장 많이 부딪치는 부서가 서비스부서와 제품개발부서에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알아야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협업을 하면서 상대방이 “안돼!” 라고 했을 때 저는 ‘왜 안되지?’ 라고 생각이 들어요. 제 입장에서는 왜라는 의문이 들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입장차이가 있는 건데 그러다 보면 싸우게 되죠. 좋은 건 아닌데 이곳에 몸담고 있으면 싸울 수 밖에 없더라고요. 시간은 한정돼있고 초단위로 전략을 세우고 기획을 짜는데 어느 한 시기를 놓치면 마케팅 의미가 없어져요. 그래서 어렵지만 좀 뺏어오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감정이 안 좋아질 때도 있지만 일이 해결 된 이후 풀죠.
이 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나 스펙이 있나요?
스펙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일을 하기 전에 과정은 의미가 없어요. 제 생각에는 학교에서 배운 건 많은 도움이 안 돼요. 물론 초보 경기 개발 쪽은 도움이 되겠지만 마케팅은 아니에요. 대학교 4년 과정 공부하고 공모전 참가하고 학원 다니고 다 좋은데 거기까지예요. 스펙보다는 사물을 보는 관점이나 생각 이걸 남들보다 어떻게 차별화 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머리, 센스, 감정, 빠른 결단력, 인성이 중요해요.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많이 놀아야 되요. 이 말은 많이 볼 주 알아야 되다는 거에요. 책에 보면 서론 본론 결론이 있듯이 저는 영화를 볼 때 처음 20분 정도 보고 결론을 예측하는 연습을 해요. 이렇게 계속 트레이닝을 해주면 마케팅에서 전략을 세우고 결과를 도출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많이 들을 주도 알아야 되요. 상대방이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을 수 있어야 되죠. 자신이 싫어하거나 관심 없는 이야기가 나오면 거부감이 드는데 그걸 들을 주 아는 귀가 있어야 돼요. 눈하고 귀가 트이지 않으면 절대 사물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놀 때도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눈과 귀를 트이게 하는 트레이닝을 하길 권해요. 책을 보고 인턴을 준비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각을 달리 보는 눈, 들을 주 아는 귀 반드시 필요해요!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면 1등할 수가 없어요. 자기계발에 게으르면 안 되죠.
나에게 마케팅이란?
생활이에요. 물론 절대적이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편이에요. 마트를 가더라도 집사람은 여기 저기 다 들르면서 하는데 저는 생각을 하고 움직이거든요. 이렇듯 마케팅은 저의 일부분이에요. 앞으로도 해야 될 일이고요. 생활의 일부가 마케팅이 접목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전현준
마케팅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전현준
INTERVIEW
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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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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