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울리고 웃기는 감동적인 공연, 가수들의 화려한 콘서트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벤트 PD 정영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문화적인 요소들 주로 공연, 무대 연출, 전시 쇼 등을 기업의 경우 광고 목적이나 국가의 경우 특정한 홍보 목적으로 진행을 할 때 사업을 대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흥행 대행도 맡고 있는데요, 흥행 대행이란 쉽게 말하면 콘서트 티켓을 파는 일이에요. 주로 맡는 일은 앞서 말씀드린 사업 대행이고요.
처음에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무엇보다 시작하게 된 동기는 제가 이 일과 잘 맞는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에요. 공연이나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한때는 아나운서와 같이 방송과 관련된 일도 시작하려 했었죠. 그러다 우연히 언론사의 기획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때 문화사업과 관련된 담당자를 만나게 됐죠. 방송과 문화 관련 일을 지속하다 우연한 계기에 이 일을 시작한 것 같아요.
이 일을 잘 하시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셨다면 무엇인가요?
이 일은 이성과 감성으로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일이에요. 마케팅 분석 능력이나 마케팅적 마인드 등의 이성적 요소와 소위 끼라고 말하는 음악적 감성, 예술적 감성도 함께 겸비해야 해요. 하지만 처음 이 일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성적인 부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화를 사랑하고 감성이 충만하다 하더라도 일을 할 때는 파워포인트로 모든 제안을 설명해야 하고 일을 하기 위해 포토샵, 음악 편집까지 다 알아야 하죠. 저 같은 경우는 프리젠터 이면서 연출감독을 동시에 맡고 있기 때문에 포토샵, 음악 편집, 영상 편집, 발표 등에 능해야 하죠. 주말에도 참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신문을 보면 항상 스크랩하고 메모를 했죠. 집에서 쉬면서 방송이나 영화를 보더라도 좋은 장면은 항상 메모를 해놓죠. 따로 공부하는 것 외에 생활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많이 노력했어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제 일과는 매일 바뀌어요. 저는 지금 현재 회사 내에서 본부장 직책을 맡고 있어요. 보통 9시 반 정도에 출근을 하고 6시 반까지 일을 해요. 사무실에서는 기획, 업무 조율, 외부 미팅 관련 사항 관리를 하죠. 또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고,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합니다. 연출 컷을 결정해야 하는 등의 어려운 일이 생기면 사무실에서 구상을 하고, 또 크리에이티브를 짜기도 해요. 일과 이후에는 대외적으로 협력업체나 파트너사, 클라이언트와 식사 약속을 가요. 약속이 없는 날에는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 일에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뭔가 쉽게 배우는 능력과 타고난 센스가 필요하다고 봐요. 일류 명문대를 나왔다고 해서 잘할 수 있지도, 끼가 많은 연예인이 잘할 수 있지도 않죠. 이성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해요. 매출향상의 사례들, 프로모션의 성과와 같은 부분에 대한 이해를 이성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감동적으로 우는 모습에 대한 연출이 필요할 때 어떻게 사람들을 울릴 수 있을지 음향, 연출 효과 등에 대한 이해는 감성적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듯 접목이 되어 있어야 해요. 한 쪽 부분만 잘 한다면 일보다는 취미생활 정도 밖에 될 수 없겠죠.
일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제일 힘든 건 일을 진행 할 때 클라이언트와 감독으로서의 제 의견 충돌이 있을 때죠. 이를테면 한달 뒤에 있을 공연을 준비하는데 클라이언트는 저를 믿고 의사 결정을 해줘야 하는데 가끔 정말 앞, 뒤가 꽉 막힌 클라이언트들은 무조건 자기 의견만을 강요해요. 분명 행사를 망치는 제안인데도 말이죠. 아닌 걸 알지만 좀처럼 설득이 안될 때 정말 난감합니다. 그래서 항상 2안, 3안 아니 5안 그 이상까지 준비를 해요. 한번도 플랜A로 해본 적이 없을 정도죠.(웃음)
또 회사 내에서 위치가 올라갈수록 밑에 있는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도 들어요. 내가 잘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부하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죠. 높은 연봉을 받고 또 좋은 기획을 하고, 이런 부분들도 항상 맘대로 되지 않으니까 마음이 쓰이고 힘들어요.
현재 강의도 하고 계신데, 본인만의 강의 스타일은 무엇입니까?
강의는 4년 정도 맡아왔어요. 제가 자부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준다는 겁니다. 프리젠테이션 관련 책이나 강의에서는 보통 7일전에 만들고 3일 연습을 하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맞는 말이지만 실제로 필드에서는 그게 안 되요. 프리젠터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죠. 평소에 발성이나 호흡, 시선, 리스크 대책 등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죠. 또 주로 현업에서 겪는 실제적인 사례들을 많이 이야기해요.
그간 어떤 업무를 해오셨나요?
지스타 게임 사업을 했어요. 최근 사업으로는 하남에서 7080 가수 콘서트를 했고요. 지난주 금요일에는 가평에 있는 컨츄리 클럽에서 시상식을 하나 했습니다. 여름에는 도원명, 김선명의 콘서트를 열었네요. 이전에는 영화제 개막식이나 시상식, 또 생명보험사 시상식 등을 맡아서 준비하고 진행을 했습니다.
공개입찰과 지정입찰이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다르죠
공개입찰은 국가가 주관하는 입찰이에요. 주로 홍보목적으로 행사하는데 경쟁이 상당하죠. 심지어는 20대 1 이런 경우도 있죠. 공개 입찰의 경우 가격경쟁을 하기 때문에 서로 가격을 내려서 해요. 이와 반대로 지정입찰의 경우 기업이 주관해요. 사업설명회 준비 기간을 2주 정도 주고 하나를 골라서 팀원들과 구상회의 및 준비를 해요. 가격경쟁을 하기 보다는 주로 아이디어 싸움이죠.
업무를 하시면서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렸을 때 TV에서만 보던 연예인과 함께 일을 하고, 제가 기획한 공연을 보고 2-3000명 이상의 관중들이 열광을 하고,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죠. 이런 경험은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면 얻지 못할 기억일 것 같아요.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이 일은 자기가 정말 좋아해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전 내가 이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려면 최소한 5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5년 동안은 정말 지옥 같아요. 주말도 일해야 하고 그렇다고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처럼 연봉이 높지도 않으니까요. 그래도 좋아서 5년을 하고 또 10년이 지나면, ‘내가 어떤 특정한 일만 해내는 기계가 아니라 1인 기업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또 한가지 이야기 해준다면, 문화 사업을 흔히 ‘상후 하박’이라고 해요. 있는 사람은 정말 박하고 위로 갈수록 후하죠. 영화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많지만 금방 나가겠다는 사람도 많죠. 위에서는 금방 나갈 사람에게 많은 돈을 주려고 하지 않죠. 이 일도 마찬가지에요. 힘들어도 Role model을 찾아서 5년 동안 그 사람처럼 되려고 노력하고 견디세요. 5년 후에는 비슷하게 가고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직업을 볼 때 좋은 면만 강조해서 보지 마세요. 이 일도 마찬가지죠. 제안서를 2주 동안 밤새 만들었는데, 경쟁 PT에서 떨어지면 모두 수포로 돌아가요. 또 다른 PT를 준비해야 하죠.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많이 벌어져요. 서로 경쟁자이기 때문에 적도 생기고, 음해하려는 사람이 있기도 하죠. 어떤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좋은 면만 보고 시작하지 말고, 어려운 부분도 생각하고 시작하면서 끈기 있게 하기 바랍니다.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으신가요?
조직 내에서 사장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벤트나 공연 등 지금 제가 하는 대행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관하지도 않은 사업을 생각하고 있어요. 뮤지컬이나 콘서트 등을 광고, 마케팅 사업에 접목하는 식의 일이죠. 또 10년 뒤에는 대학로에서 강연을 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정영환님께 문화 사업이란 000이다. 말해주실 수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화사업이란 Life style이죠. 저는 사생활과 일의 구분이 없어요. 회사에서의 일도 일이지만 잠자기 전에 본 영화의 한 장면도 어쩌면 제 일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문화사업은 저에게 문화 사업은 Life style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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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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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다정, 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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