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기구설계를 해오신 구준모님.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기구설계의 이야기를 그를 통해 들어보도록 하자!
기구설계를 시작하시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기구설계를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계보다 기구가 약간 소프트한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기계는 필요한 전문지식도 많고, 기구보다 약간 어렵다고 보시면 되요. 저희가 졸업을 하면 반 정도로 나뉘는데 보통은 기계설계로 가요. 수명이 기구설계보다 길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두 갈래 길에서 기구설계를 선택하게 된 것은 취업시점에 저와 인연이 닿아서 인 것 같아요.
취업 준비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취업 전, 그 당시에는 툴을 중시했어요. 2D툴이나 3D툴 중에 한 두 가지를 미리 할 줄 알면 굉장히 유리했죠. 저도 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게 기억나요. 하지만 요즘은 교육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입사하면 회사에서도 교육을 해줘요. 회사에서도 면접을 볼 때 기구설계를 할 만한 자질을 보인다면 뽑는다고 보시면 돼요.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던 원동력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은 이 직업을 즐겼던 것 같아요. 집중력이나 디자인적인 감각을 어느 정도 인정을 받다 보니 재미있었어요. 누구든지 그 일을 재미있어하면 오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기구설계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하면 거기서 갈 수 있는 직군이 정통 기계설계가 있고, 기구설계가 있어요.
기구설계는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기계 이것을 말하죠. 기구설계는 전자제품도 있고, 기계가 아닌데 설계가 필요할 때 그 분야를 전체를 기구 설계라고 해요. 핸드폰을 통해 설명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있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사람을 말해요. 분해를 하고 안에 들어가는 PCB와 배터리는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하죠. 그 외의 설계는 저희 기구설계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개발의 일상은 기구설계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있을 것이고, 전자제품도 있을 것인데 개발자체가 다 비슷해요. 하지만 일상은 개발단계별로 다른데 개발단계 중으로 보면 출근해서 모델별로 이벤트가 정해져 있는데 이 이벤트를 최대한 빨리 성공시켜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요. 제품을 조립해서 이벤트 단계를 마무리하려면 품질관리 팀의 승인이 필요해요. 보통 기구설계를 MD (Mechanical Designer)라고 해요. 소프트, 하드웨어, MD가 같이 혼혈일체로 패스를 빨리 시켜야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거죠.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면 양산이 돼요. 제품개선활동, 품질관리 팀과 신뢰성 개선활동을 많이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근무 이후 시간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부지런한 사람은 취미활동을 하지만 핸드폰을 개발하는 사람은 특히 일과 후에 자기시간은 별로 없어요. 토요일도 특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거든요. 자기시간을 많이 갖고자 하는 사람에게 비추해요. 하지만 성취감을 얻고 싶고,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고액연봉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합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평소에 노력하시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일반 기계설비대비 기구설계는 CMF라고 해서 Color, Material, Finish가 있어요. Color는 말 그대로 보이는 컬러, Material은 재질, Finish는 후 가공을 말하죠. 예를 들어 차출물에 도료를 바른다거나 알루미늄 안에 처리를 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제품마다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디자인 팀과 이야기 많이 해서 CMF활동을 많이 하죠. 이 세 가지를 수시로 발굴하고 해야 제품에 경쟁력이 생기니까 이 작업을 주로 하신다고 보면 돼요.
협업이 많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중요할 것 같은데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시나요?
사람마다 다른데 싸우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근무 후 맥주나 마시면서 푸는 경우도 있죠. 제 생각에는 후자가 나은 것 같아요.
제가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도 이 부분인데 타 부서와 트러블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좀 부드럽게 하는 게 나중에도 마무리도 잘 되고, 시너지도 얻을 수 있어요. 대화로 부드럽게 푸는 편이죠.
가장 많이 부딪치는 게 하드웨어 PCB 엔지니어와 품질관리 쪽이에요. 품질관리는 조금 더 튼튼하고 안전한 것을 원하고, 저희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 그런 수준으로 만들려면 한계가 있다고 하고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에 따른 갈등이죠. 그리고 PCB엔지니어와 생기는 갈등은, 그들은 많은 공간을 자기가 만들기를 원하고 저희는 PCB공간을 최대한 해야 기구설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 때문에 발생해요. 수시로 일어나는 이런 트러블에 대해 100%해결은 안 되더라도 서로 양보하면서 상호 조율하죠.
기억나는 모델이나 프로젝트가 있으시다면요?
제가 있던 회사자체가 대기업처럼 알려진 곳이 아니었어요. 최근에는 KT Tech와 10여 년 전의 인터큐브라는 곳이었어요. 인터큐브에서는 카이코코라는 핸드폰을, KT Tech에서는 제일 슬림한 전화기를 만든 적도 있어요. 판매에서는 빅이슈는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브랜드와 마케팅 포인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는 오더를 받고, 원하는 것만을 세팅해서 넘겨주는 역할이니까요. 이 중에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최소형, 초 슬림형을 만들었을 때 같아요.
업무를 하시면서 뿌듯한 경험은 언제셨나요?
제가 만든 제품을 여러 사람이 쓰는 것을 볼 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럼 업무를 하시면서 힘들 때는 언제이신가요?
저희가 신뢰성테스트를 하는데 이것은 제조사마다 비슷해요. 이벤트마다 품질관리 팀에서 신뢰성테스트를 하는데 가장 쉽게 이야기하면 핸드폰을 1.2m에서 떨어뜨려서 LCD가 깨지면 안되고, PCB 소프트웨어 적으로도 문제가 안 나와야 하죠. LCD가 커질수록 크랙이나 이런 부분이 취약해요. 품질관리 팀에서 원하는 신뢰성이 안 나올 때 저희가 개선활동을 하긴 하지만 그걸 다 못 마치고 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신뢰성이 바로 만족 안될 때 힘들어요.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가 14년을 하면서 디자인적인 감각하고 집중력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는 단순히 제품을 뽑을 때 스케치만 해줘요. 디테일 한 부분은 저희 엔지니어가 해야 되는데, 거기서 감각이 약간이라도 뛰어난 사람은 마지막에 제품이 나올 때 작은 차이인데 굉장히 안정적이고 다듬어진 느낌이 나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런 부분이 약해요. 단순히 디자이너가 준 것을 3차원으로, 그리고 내장설계를 하는 것에 그치는 수준이죠. 감각이 있는 사람은 디자이너와 계속 이야기하면서 다듬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예요.
짧은 시간에 개발을 마무리하려면 들보다 빨리 설계를 끝내고 나머지 여가시간에 개선활동을 해야 해요. 이것은 제품설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이벤트 단계를 거치면서 조립한 것을 신뢰성검사를 해서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거죠. 집중력 있는 사람은 이것을 빨리 끝내고 시간에 여분을 남겨놓을 수가 있어요. 그게 안되면 이벤트에 끌려 다니다 보니 남들이 만드는 수준만 만드는 거죠.
이런 감각은 후천적으로도 습득이 가능한가요?
이런 감각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선천적인 게 필요하지 않나 라고 생각해요. 이런 분들은 짧은 시간에 설계나 개선할 수 있는 여분이 가능하다는 거죠. 근데 이런 분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하면 좋아요. 제가 그것을 못해서 좀 아쉬웠어요. 제가 만약 영어를 원활하게 한다면 아직도 외국계를 갈 수는 있어요. 그리고 쓰는 툴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하면 좋죠. 툴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동아리 활동이 도움이 될 거에요.
비전공자가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괜찮은가요?
사실 뽑지를 않아요. 이 직종은 기계공학이든, 기계설계든, 금형설계든 아무튼 기계랑 연관성을 봐요. 왜냐하면 저희가 설계를 마치고 나면 공장에 가서 설비, 금형도 직접 봐야 하기 때문이죠. 할 수는 있는데 뽑지를 않으니 기회가 많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신입사원들이 하는 실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시행착오는 누구가 겪는데 저희는 실수를 하면 비용문제가 커요. 앞에 케이스와 뒤 케이스를 스크류로 조여야 제품이 되는데, 이 현합을 잘못하면 이게 다 깎아서 밀어 넣는 것이라 잘못하면 수리비가 많이 들어요. 신입사원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시행착오를 많이 한다고 볼 수 있죠. 좀 꼼꼼한 친구들은 시행착오가 짧죠. 반대의 친구는 수리비가 남의 2,3배 나와요. 어차피 최저가의 부품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개발비가 많이 들어요. 이게 신입사원들이 하는 실수 중에 가장 큰 것이라고 봐요.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비개발직군으로 넘어오면서 비개발의 여러직군을 두루두루 해보고 싶어요. 영업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고객관리부서, 단말기부서, 총무팀 등 다양해요. 이왕 개발을 떠난 거라 정 년 전까지 다방면으로 일해보고 싶어요. 개발만 14년만 하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과 사람도 많이 만나보고 싶기도 해요. 만약 기구설계를 하면서도 주변을 돌아보며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좋았겠죠.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일단은 앞에서 이야기했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원동력이나 자질이나 이런 것이 있다면 자신 있게 도전해도 좋은데, 디자인감각이나 집중력, 그리고 여러 분야 사람들을 만나려면 대인관계도 원만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다른 쪽으로 가는 것도 추천해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앞서 말씀 드린 세 가지를 평상시에 많이 단련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기구설계란 OOO다?
노력의 산물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신뢰성이든, 디자인적인 거든 자기가 조금만 개선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최종적으로 오케이 하는 사람인 품질관리 팀과 합의를 보면 되니까요. 다시 이야기하면 ‘이거밖에 못해.’ 이러면 내일 모래 양산해야 하는 경우라면 품질관리 팀에서도 이 점이나 이점만 하고 가자고 하는 거죠. 근데 자기가 노력을 많이 하면 좋은 제품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저 어느 정도면 되지 하는 식이면 하면 두 번 떨어뜨렸을 때 화면이 아예 나가는 그런 제품이 만들어지는 거에요. 오래가는 제품을 만들었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게 최고인 거죠. 그런 마인드가 필요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이다정
구매관리
담당부서:인터뷰
취재: 이다정, 전현준
INTERVIEW
이다정, 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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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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