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그 곳에서 10년 이상 해외 영업을 해오신 김기덕님만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하시는 업무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국내외 상품이나 기술을 일본에 소개하고 수출 런칭 및 기술제휴를 맺어 공동으로 활성화시키거나 또는 그것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현지에 있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웹 감시 카메라, 인터넷 전화, 블루투스 등의 아이템을 담당했어요. 최근에는 화장품을 해외에 수출하거나 국내에서 쓴 카트리지 등을 해외로 수출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해외영업을 하게 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일본 유학생활을 마치고 우연히 일본현지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어요. 그 회사는 한국 내 IT 기술을 일본에 영업하는 회사였는데, 당시 윈도우 98에서 ME로 넘어가는 시대였죠. 그래서 컴퓨터 지식이 있으면서 일본어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필요로 했지만 찾기 어려웠어요.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흑인이 말을 걸더라고요. 컴퓨터를 다룰 줄 알면서 일본어도 가능한 사람을 구한다면서요. 그래서 따라가 이력서를 넣게 된 것이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해외영업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나 스펙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언어 자격증은 2급(최소700점)이상을 취득하거나 해당 국가의 학과나 언어를 전공하는 것이 좋겠죠. 그것보다 더 좋은 건 해당 국가에서 3년 이상 생활을 해 보는 거에요. 국내에서의 교재적인 학습도 중요하지만 실생활에서 쓰는 용어 중에서 교재에 없는 단어나 표현도 많고, 어떤 표현이나 혹은 기회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이 일을 하시면서 보람된 경험이나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딱히 업무에 관련된 경험이라기 보다 개인적인 내용일 수 있겠네요. 온라인 게임 에이젼트 업무를 맡고 있을 때였어요. 파트너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의 고문님과의 에피소드입니다. 최근에 위안부나 독도 문제가 부상하고 있잖아요. 물론 일본 자체의 교육 문제 탓도 있겠지만, 일본 우익단체의 호전적인 행동도 문제를 더 커지게 하고 있다고 봐요. 그런데 앞서 말한 회사의 고문님께서 정중하게 저에게 “예전 일본이 한국에 했던 잘못된 일을 사과하고 싶다”며 정중히 사과를 하셨어요. 제가 한국 대표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과 올바른 사상을 지닌 일본인도 있구나’하는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일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해외영업에서 꼭 필요한 것은 외국어죠. 그렇지만 외국어만 잘 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에요. 실례로 규모가 큰 기업에서 영업관리를 하시는 분이 다른 업무로 통역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어요. 그런데 그 분이 통역에만 신경을 쓰다가 두 업체에 서로 오해가 생겨 양사간의 싸움으로 번지게 됐어요. 사실 전달은 확실하게 해야겠지만, 분위기와 상황 파악을 잘해야 하고 또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간과한 거죠. 업무를 하면서 양사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드럽게 문제를 잘 해결하는 자질도 갖추어야 할 것 같아요. 사실을 와전하지는 않되 분위기를 리드해 갈 수 있어야 하고요.
이 일을 위해 평소에 공부하거나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어느 한가지 아이템을 맡게 되면 그것을 잘 분석해야 하죠. 상대방이 이 아이템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영업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죠. 항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 해야 합니다. 또한, 언어에 대한 감각을 잃어 버리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드라마를 보거나 뉴스를 읽는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해왔어요.
일본에서 일을 오래 하셨어요. 국내와 업무 스타일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주관적인 견해이긴 합니다만, 일본인은 거의 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일을 해요. 한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되려는 자긍심으로 일을 하죠. 또한 업무 도중 이벤트가 발생하면 항상 기록으로 남기고 그것을 매뉴얼화 합니다. 즉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고 그 시스템으로 움직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체계적이죠.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고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하나의 상품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한 회사에서 제조, 생산, 판매 등의 과정을 전부 아우르는 반면, 일본 기업의 경우 한 분야에 전문성을 두고 하려고 하죠. 제가 느끼기에 이런 부분은 좀 상반되는 것 같아요. 100%는 아니지만 주로 일본이 한 분야에 전문성을 띄는 반면, 우리나라는 멀티플레이어 성향이 많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일을 오래 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일을 할 때 즐거웠어요. 새로운 문화를 계속 접하고, 그 곳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항상 열려있거든요. 비유를 하자면 아이들은 특별한 곳이 아니어도 새로운 곳에 갈 때 굉장히 좋아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신세계를 접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외국인 친구와 인맥을 쌓게 되면 그만큼 나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게 되요. 이 뿐 아니라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서로 교류를 하고 즐겁게 시간도 보낼 수 있죠. 물론 그만큼 새 문화에 대한 지식도 쌓아야 하지만 전 이런 매력으로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었어요.
이 업무를 할 때 필요한 자질이나 성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커피 한 잔을 판다 하더라도 자신감이 없으면 장점을 어필할 수도 없고, 상대방도 신뢰를 갖지 못하죠. 또한 아이템에 대한 분석력이 있어야 해요. 시장은 타겟을 정해 놓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아이템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되죠.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했지만, 통역을 하게 될 경우에는 분위기나 상황파악 능력도 요구 돼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있으신가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또 일을 하다 보면 아이템이 없거나 일이 안 풀리는 시기가 와요. 그럼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들어지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해외영업을 하더라도, 외국어 외에 자신만의 기술을 하나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 기술을 요구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면 그만큼 받을 수 있고 회사 내에서 자신의 위치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내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가 처음 일본에서 일을 하면서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것을 바로 “성경”이었어요. 출애굽기를 많이 읽으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모세가 약속의 땅(성공의 길)로 가는 역사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 후배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네요.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조그마한 컨설팅 &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싶어요. 작게는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3국을 무대로 크게는 유럽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현지와 교류하고 업무도 하면서 지내고 싶네요.
해외영업은 000이다.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해외영업은 ‘국력’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항상 힘듭니다. 국내 시장이 좁은 이유도 있고 대기업에 비교 했을 때 자원과 인력 부분에서 부족한 면도 있고요. 하지만 점차 교통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세계가 글로벌화 되었잖아요? 전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주력하고 힘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중심에는 해외영업이 물론 포함 되겠죠. 이로써 중소기업이 크고 또 중소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중산층과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이 나아질거에요. 그래서 전 해외영업이 곧 ‘국력’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직업강사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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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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