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직원들의 안전부터 국민들의 환경 안전까지 관리하는 사람. 사람을 알고 직업에 대한 넓고 깊은 지식이 있어야 하는 안전관리자. 전확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전관리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교에서 안전 공학을 전공했어요. 4학년이 되어서 산업안전 기사, 소방 설비 기사 자격증 등을 취득했죠. 자연스럽게 전공과정을 수료하고, 필요한 과정을 밟으며 이 길에 들어선 것 같아요.(웃음)
안전관리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스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기본적으로 안전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산업 안전 기사, 건설 안전 기사, 소방 설비 기사, 위험물 산업 기사 정도가 될 것 같아요. 학점은 평균 이상이면 되고, 공대생이기 때문에 어학점수가 top class는 아니더라도 중상 정도면 되요. 물론 들어가려는 회사마다 그 기준은 다르겠지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면접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잘 표현하고, 직무에 맞는 사람임을 짧은 시간에 보여줘야 하니까요. 면접을 볼 때 자신의 인성을 잘 드러내고 어필하면 입사하는데 도움이 되요.
지금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전 처음에 입사를 공장으로 했습니다. 12년 동안 안전 보건 업무를 했고, 2010년에 본사로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현재 이 곳에서는 환경 업무와 안전 보건 업무를 하고 있어요. 안전 업무 안에는 보건, 소방 업무도 포함 되어 있죠.
안전 보건, 환경 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인가요?
예를 들어 최근 문제가 되었던 구미 불소 누출사고와 같이 물질 규제를 하는데 물질이 적법하게 사용 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말하는 겁니다. 안전도 물질이나 취급상 주의사항이나 사용 절차가 잘 지켜지도록 미리 환경 안전과 관련한 예방책이죠. 안전 보건은 대게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고요, 산업은 산업 안전 보건법 등에 의해서 규제를 하고 있어요. 또 안전 규제 사항과 관련해서는 정부동향이나, 앞으로의 방향들도 잘 살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사업장에 공유를 해주기도 하죠. 환경도 물질에만 국한 되는 부분은 아니고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온실 감소 등의 환경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하죠. 이런 부분을 전 사업장의 데이터를 취합해 자체 평가도 하고, 사내 임직원이나 더 크게 보면 주민이나 국민들에게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일입니다.
PSM이란 무엇인가요?
PSM은 ‘Process Safety Management’의 준말인데요, 공정 안전 관리 체계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아요. 산업 안전 보건 법에 명시되어있는 관리 체계를 말하는 건데, 예를 들어서 에탄올을 하루에 5톤 이상 취급을 하면 PSM을 도입해야 해요. 이와 같이 물질과 관련된 위험성 평가를 하는 겁니다. 에탄올이 흘러가는 과정에서 현재 안전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하고, 위험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낮추도록 해야 하죠. 가연성 가스나 여러 폭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 들이 주로 해당이 되고, 이러한 유해 물질이 누설되거나 방류, 혹은 체류 되었을 때,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만든 제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업무를 하기 위해 적합한 자질 혹은 성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누구나 열정과 책임감만 있다면 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굳이 물으신다면 너무 급한 성격을 가진 분 보다는 꼼꼼한 성향을 지니신 분이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물론 일 처리를 하는 데 있어서는 진취적인 성향도 물론 필요하죠. 안전 관리를 할 때에 법규 파악 업무도 굉장히 중요한데, 이때 법규 사항을 꼼꼼히 파악하는 부분이 중요하거든요.
또 대인 관계를 잘 관리 할 줄 알아야 해요. 공장에서 아무리 설비가 잘 되어 있다고 해도 결국 기계를 관리하는 건 사람의 몫이에요. 안전장치가 잘 되어있다 해도 근로자가 해제를 하고 일을 할 수 도 있어요. 그래서 안전관리자가 기계를 돌릴 때 안전장치를 해제하지 않도록 교육도 하고 안전의식에 대한 Mind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보통 근로자들은 하루 일정량 이상의 생산을 맡기 때문에 안전 장치가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을 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안전 장치를 해제한 후 곧바로 꺼내서 조치하는 절차를 거치면 더 빨리 작업이 진행된다는 식의 마음이 들기 마련이니까요. 이런 안전의식을 바꿔주고, 실수나 오판을 하지 않도록 식별장치를 통일하는 등의 방법을 마련하고 교육하는 것의 저의 일이에요. 사람 관리는 업무를 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기도 하고,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대인관계를 잘 하는 사람이 적합한 인재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을 하실 때 어려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제일 어려운 부분은 작업자들의 안전의식을 바꾸는 일이에요. 그 다음으로 어려운 부분은 의사결정권을 지닌 경영자를 설득하는 일입니다. 안전은 생산과 달리 기업에 직접적인 이윤을 창출해 주지 않아서 즉, 유용효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관리를 잘 해서 사고가 나지 않으면 쉽게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부분에 있어 어떻게 하면 더 잘 설득을 할 수 있을지 관리자로서 고민을 많이 합니다. 또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안전 의식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네. 사실 사람을 설득하고 행동양식을 바꾸는 과정은 굉장히 어려워요. 어떤 분의 경우에는 끌차를 계속 앞으로 당기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렇게 하면 분명 발을 다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컸죠. 그래서 제가 ‘다칠 수 있으니 뒤쪽으로 미세요.’라고 계속 얘기를 했죠. 듣기 싫어하셔도 한 사람, 한 사람 안전의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상기해 줘야 해요. 처음에는 다들 거부해도,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좋아요.
일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 드렸던 부분인데요, 열정과 책임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홀히 일을 처리했다가는 인사 사고나 환경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해요. 또 3년에서 5년 까지는 익혀야 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열정도 있어야 할 수 있죠. 저 같은 경우에는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소방기술사도 준비했고, 또 엔지니어로 일을 하면서 현업도 익혔어요.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어야 계속 발전 할 수 있으니까요.
일을 잘 하시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해요. 사람과 잘 친해질 수도 있어야 하죠. 400명의 생산 인원 중에 제가 80%이상은 다 알고 있어요. 그 사람들의 성향을 알아야 하고, 공정 과정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일하는 사람만큼 공정을 모르면 안전관리자로서 설득이 안 되요. 제가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주의도 하고, 체계적인 안전 관리가 됩니다. 사람들과 요즘 어떤 일이 있는지 얘기도 들어보고, 문제는 없는지 묻고, 사람을 잘 파악하고, 일 적인 부분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이신가요?
가장 보람찬 일은 사고가 나지 않을 때죠. 한번은 어느 생산라인에서 손가락을 크게 다치신 분이 있었어요. 그분의 성향이 침착하고 안정된 분이었는데, 의외의 사고였죠. 그 분께서도 다치신 후에 왜 자신이 다쳤는지 의문을 가지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것을 보더라도 사고는 정말 한 순간인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작업할 때 아무도 다치지 않는 거죠. 인명만큼 중요한 게 없잖아요.
인생의 멘토가 있으신가요?
저의 멘토는 사내에서 이루어진 교육이었어요. 4-5년 전에 공장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자기를 돌아보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내용이었죠. 제가 당시 35살 이었는데, 그 동안의 인생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인생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어요. 37세까지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또 40세가 되기 전에 안나푸르나를 가고, 그런 목표들을 쭉 잡아봤어요. 그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네요. 사람이 꿈을 꾸면 도전을 하게 되고, 노력하게 되잖아요. 현재는 미국 소방 기술사를 취득하려고 도전 중이에요. 물론 영어가 문제지만요.(웃음) 후배들도 앞으로 계획을 세우고 목표 의식을 갖고, 목표에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목표를 세워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을 잘 말해주고 있어요. 양서죠. 후배들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안전공학과의 전공을 하고 계신다면, 전공에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대나 연대, 고대 흔히 말하는 상위권 대학에는 이 분야의 전공과목이 없어서 오히려 경쟁력이 있죠. 그래서 학과 과정을 잘 하는 것이 일단 중요해요. 시기별로 취득이 가능한 자격증이나 어학을 준비해 놓아야 하고, 또 처음에 꼭 대기업이 아니더라고 2~3년 정도 건실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으면 큰 회사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그것도 기억하면 좋을 것 같고요.
주 전공자가 아니더라고 기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데, 기업이 채용을 할 때 관련 과를 우대하는 건 있어요. 그래도 프로세스를 아는 사람은 안전관리 업무를 할 수 있으니까 일단 회사를 들어와서 옮기는 방법도 있어요. 물론 회사의 여건마다 다르지만, 길은 있으니 하고 싶으면 도전해보고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면접을 볼 때나 또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설득도 하기 때문에 자기 표현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잖아요. 특히 공대생의 경우에는 이런 부분이 좀 부족하기도 하고요.
안전관리자를 한마디로 정의하신다면 무엇일까요?
안전관리자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해요. 첫째로 전공 측면에서 안전관리를 하기 위해 기계, 전기, 건축, 설비를 다 알아야 해요. 관리측면에서 보면 사람, 조작 기계, 관리 체계 등을 잘 알아야 하죠. 한 부분만 알아서는 안전관리자가 될 수 없어요. 다방면에 능한 팔방미인이 되어야 하죠.
그래서 전 안전관리자는 멀티플레이어라고 생각해요.(웃음)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직업강사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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