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강사로 10년 이상 활동해오신 최은정님. 교사의 꿈을 안고 학습지 선생님으로 시작해 10년 후 자신과 같은 교사의 꿈을 심어주는 강사가 되기까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떤 업무를 하셨는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교육회사에서 직업강사를 했어요. 교육회사에서 회원이나 학부모, 아이들을 잘 가르치도록 교사를 따로 교육하잖아요. 물론 회사 내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따로 OJT를 해주기도 하지만 강사가 따로 직원들의 교육을 맡기도 하죠. 저는 주로 회사의 업무와 회사의 제품이나 교육을 잘 하기 위한 방법 등을 강의해 왔어요. 교사가 가장 큰 교육 대상이었고, 팀장, 국장, 관리자급에게도 업무 교육을 하기도 했죠.
강의 뿐 아니라 교재나 학습 제품을 고객에게 잘 설명하고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교재 분석도 했어요. 학습지를 분석하기 위해 직접 문제도 풀고, 다른 교재와 비교도 했어요. 또 전체적인 회원관리도 했고, 학부모와 상담도 하죠.
직업 강사를 시작한 동기가 무엇 인가요?
저는 대학생이 되어서 진로 탐색을 다시 시작했어요. 제가 교사 자격증이 있었고, 교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을 다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편입도 생각 보다 쉽지가 않고, 2년간 공부를 하다 뒤늦게 교육회사의 학습지 교사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쉽게 설명해주고, 쉽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했고, 저와 참 잘 맞았죠. 그렇게 몇 년간 일을 했는데, 같이 일하시는 분들 중에는 육아를 다 해결하고 오시는 아주머님들도 많으셨어요. 뒤늦게 공부하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그분들을 좀 도와드렸어요. 같이 공부하고 쉽게 설명하도록 도와드리고, 그러다 나중에는 제가 시간을 따로 내서 몇몇 동료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게 됐죠.
얼마 후에 제가 본사에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강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운이 좋게도 다른 분들께서 절 추천해 주셨고, 좋은 기회를 얻어 강사를 시작 할 수 있게 된 거죠.
업무와 관련된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제가 학습지 교사를 할 때 있었던 일인데요, 매일 라면만 먹고 게임만 하던 아이가 있었어요. 1년 정도 일을 하니까 아이가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숙제도 매번 안 하던 아이가 수학 숙제는 꼭 풀어놓고, 또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잠깐 만나는 저를 기다리고 있고, 저한테 예쁘다고 칭찬도 해주고. 제가 비록 아이의 환경을 다 바꿔줄 수 는 없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과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시험을 잘 봤다고 했을 때도 좋지만 사소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너무 기쁘죠.
제가 강사로 활동을 할 때에는 주위에 힘들어 하는 교사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아직 육아가 해결 되지 않은 상태로 일하시는 분들도 있고, 일 자체를 힘들어 하시는 경우도 있어서 그만 두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강의를 하다 한번은 제가 그 분들 앞에서 제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저도 일을 시작하면서 육아와 병행하기가 힘들어서 3년 동안 아이를 친정 집에 데려다 놓고 일을 해야 했거든요. 하루는 저희 친정엄마가 아이를 봤는데 꽃잎을 떼며 이렇게 말을 하더라는 거예요.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어린 마음에 엄마가 오기만을 바랬던 거죠. 그래서 전 이 얘기를 하면서 힘들어하는 교사들에게 ‘네 살 아이도 된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는데,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우리도 잘 이겨낼 수 있다.’라고 얘길 했죠. 그 자리에 계시던 많은 분들이 울었어요. 그 얘기를 듣고 힘든 고비를 잘 넘기신 분들이 연락을 주셨는데, 저도 많은 힘을 얻었어요. 그래서 전 이 일이 기억에 가장 남아요.
좋은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교육 강사를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경우에 속해요. 다른 분들은 40대 혹은 30대 초반에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전 20대에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남들보다 경험이 부족했어요. 경험이 부족한 저로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모니터를 많이 했어요. 저보다 먼저 강사를 시작하신 분들을 무작정 쫓아가서 강의를 듣기도 하고, 인터뷰를 요청해서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또 끊임없이 메모했어요.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서 이번에는 어떤 문제로 인해 잘못 되었는지 혹은 잘 되었는지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반성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어요.
이 일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 생각에는 연예인들이 이런 느낌일 것 같네요.(웃음) 강의를 하기 위해 앞에 나가면 오직 저에게만 시선이 집중 되요. 수 백 명이 저를 쳐다보고, 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받고, 또 울고 웃게 되죠. 자주 남들 앞에 서다 보면 나를 또 꾸미게 되고, 그럼 인상이 좋아졌다, 예쁘다 이런 이야기들도 해주시니까. 전 이런 면이 매력인 것 같아요.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으신가요?
전 처음에 내가 하고 싶어했던 그 마음을 되새기려 노력을 많이 했어요. 스스로 말을 걸었죠. ‘네가 처음이 하고 싶었던 바로 그 일인데 왜 나태해 지려하는지. 돈도 벌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도 하는데 왜 이러는지.’ 하지만 모든 것을 직업 안에서 해결할 수 는 없어요. 다른 취미를 갖는 것이 좋아요. 등산이나 목욕도 하나의 방법이죠. 기왕이면 주말에는 어디든 나가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죠. 당시에는 스트레스도 받고 힘든 일들이 지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별 것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변해요. 저도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울면서 일기도 많이 썼는데, 좋은 책들도 많이 읽고, 취미 생활을 통해 극복해 왔어요.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 일을 다시 하실 건가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용도 한번 해보고 싶은데, 다시 이 일을 선택할 것 같아요. 남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하는 일은 끊임 없이 공부하고 자기 발전을 시켜야 해요. 남들에게 감동도 주고, 정보도 주고 하려면 끊임없는 공부와 경험 없이 될 수 없거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요. 회사를 성장 시키는 것도 좋지만 자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업을 갖는 다는 것이 참 좋잖아요? 그래서 다시 이 일을 할 것 같아요.
슬럼프가 올 때에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제가 처음부터 강사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에요. 부끄럽지만 첫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죠. 그렇게 다른 곳에서 일을 해보니까 ‘힘든 고비는 어느 직장, 어느 누구에게도 오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첫 직장으로 다니게 된 회사가 사정이 안 좋아서 문을 금방 닫았어요. 그때 모두가 불평불만을 하기에 바빴죠. 그때 어떤 분은 우직하게 끝까지 자기 일을 하시더라고요. 회사가 정리될 때에도 조용히 일을 마무리하고 끝까지 남아계셨어요. 저는 그분을 보면서 ‘저렇게 자기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이구나.’라고 느꼈죠.
한번은 사람관계 때문에 정말 너무 힘든 시절이 있었어요. 일하다 보면 모두 나와 맞는 사람이 있을 수 는 없거든요. 그때 저의 멘토님께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바보 같은 놈’이라고. 왜 그 사람 때문에 너의 소중한 직장과 너의 일을 버리려 하냐고요. 그때 전 무언가로 얻어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일 때문에 오랫동안 한 직장에서 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업무에 잘 맞는 사람의 자질이나 성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내강사의 경우 특정한 스펙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성공된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학부모와의 상담이나 교재로 아이를 가르칠 때 잘 되었던 경험 등 일단 경험이 많으면 좋겠죠. 또 사내 교육 강사는 특강만을 하는 강사와는 달라서 회사에 대한 지식, 고객의 반응,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하고 계속 공부할 수 있어야 해요.
강사라고 해서 말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누군가를 가르치길 좋아하는 사람,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려하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맞아요. 처음에는 긴장도 하고, 말도 잘 못할 수 있지만 그건 노력하고 공부하면 나아질 수 있어요. 그래서 듣는 사람의 입장도 배려하고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직업 강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첫 직업(직군)을 잘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중도에 바꾸는 것이 굉장히 힘들거든요. 30대에 새로운 직군에 뛰어드는 것이 사실 어렵잖아요. 저희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나무를 할 때는 지게를 놓는 자리가 중요하다고 하세요. 시작을 어디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죠. 본인이 원하는 것, 그리고 적성에도 잘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시작할 자리를 찾고, 결정하는 처음 1,2년이 견디기 힘들고 어렵더라도 너무 조바심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작을 잘해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는다면 누적된 경험은 후에 엄청난 힘이 될 거예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후배들에게도 좋지만 재취업을 원하시거나, 나이가 있으신 구직자 분들께 <땡큐 스타벅스>라는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주인공은 직장에서 굉장히 잘 나가다 갑자기 실직을 하고, 이혼으로 인해 가족들도 잃게 되요. 그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이 유일한 삶의 낙이었죠. 그러다 스타벅스 계산하는 직원으로 시작해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실화를 담고 있어요. 내용도 어렵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열심히 살아보고 싶게끔 만드는 책이에요.(웃음)
직업 강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첫 직업(직군)을 잘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중도에 바꾸는 것이 굉장히 힘들거든요. 30대에 새로운 직군에 뛰어드는 것이 사실 어렵잖아요. 저희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나무를 할 때는 지게를 놓는 자리가 중요하다고 하세요. 시작을 어디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죠. 본인이 원하는 것, 그리고 적성에도 잘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시작할 자리를 찾고, 결정하는 처음 1,2년이 견디기 힘들고 어렵더라도 너무 조바심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작을 잘해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는다면 누적된 경험은 후에 엄청난 힘이 될 거예요.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저는 지금 구직 중이지만 취업보다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아마 지금까지 해온 일이겠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TV에 나가보고 싶어요. ‘아침 마당’같은 (웃음). 또 30년 후에도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 것도 저의 꿈이에요. 물론 아이를 잘 키우는 가정적인 엄마도 좋지만, 커리어우먼 엄마도 멋질 것 같아요. 사회에서도 집에서도 빛나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요.
직업 강사는 00다.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이 질문이 제일 어렵네요. 제가 글을 잘 못써서 이런 작문에 약한데..(웃음) 저는 강사는 ‘꿈을 주는 멘토’라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직업강사는 누군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또 일이 잘 진행되도록 돕는, 때로는 용기도 심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역할이 되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죠. 그래서 저는 직업강사는 ‘꿈을 주는 멘토’라고 생각해요.
음, 아이가 넘어졌을 때 제가 그 아이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같이 일어나야 하잖아요. 저 혼자 주저 앉아 있으면서 아이만 일으킬 수 없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저도 교사 혹은 저의 강의를 듣는 다른 분들을 일으켜 세우면서, 저 스스로도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에게 꿈을 주고, 또 저에게 꿈을 주는 그런 멘토. 직업강사는 이렇게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직업강사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다운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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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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