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강사가 되기 위해 영어 실력 외에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학생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는 강사 김요한.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직업을 처음에 선택한 동기가 궁금합니다.
애초부터 학원강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건 아니었습니다. 강원도 촌구석에서 자라던 초등학교 6학년이었어요. 어머니께서 처음 중학교 영어 카세트를 구입해 주셨는데 신기해서 무조건 소리가 나오는 대로 따라 외웠습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께서 제게 기특하다며 용돈을 주시곤 했어요. 그러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카세트를 통째로 외울 수 있게 되었고, 당시 저에게는 큰 돈이었던 만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동기 부여가 되었는지 영어공부가 제겐 가장 재미있고 또 쉬운 일이었어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영문학을 부전공으로 택했는데 전공보다 영어 공부를 더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한두 명 가르치다 보니 재미가 붙어서 당시 제법 규모가 있는 입시 학원에 이력서를 넣었죠. 그게 시작이 되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시고 있는 일에 대해 짧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종각역 소재 성인 대상 어학원에서 텝스 전임강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텝스란 토익이나 토플을 대체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한 영어공인시험으로 주로 대학입시의 특별전형자료나 전문 대학원 입학 요건, 또는 특히 공기업 등에서 승진 요건으로 자리잡은 시험입니다.
영어 강사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업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사의 업적은 무조건 제자로써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입시학원 강의든지 텝스 전문강의든지 힘겹고 어려운 과정을 강사와 함께 학생이 잘 참고 이겨냈을 때, 그래서 그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거나 또는 텝스 목표 점수를 달성했을 때야말로 학생을 업어주고 싶을 정도로 강사로서 뿌듯함을 느껴요.
영어 강사로 일할 때에 있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영어 실력은 기본적 소양이고요, 리더십이 남달라야 하겠죠. 또 영어 강의의 절반은 학생을 변화시키는 과정입니다.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을 공부가 재미있게 느끼도록 계기를 제공한다 던지, 혹은 잘못된 공부 습관이나 방식을 지닌 학생을 바른 방식으로 유도하는 과정이 학습의 성패를 좌우 하는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전 강사의 인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자질이라고 봐요.
업무를 위해서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거나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항상 더 나은 영어 실력을 갖추기 위해 자기 개발을 꾸준히 합니다. 영어는 유행을 심하게 타는 언어라서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나 의사소통 패턴이 시시각각 변해요. 그래서 한 달에 한 권 이상 다양한 작가의 영문 소설을 읽고, 일주일에 세 네 편 정도의 최신 미드를 보고, 매일 유력 일간지의 기사 등을 따라잡으며 공부합니다. 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제가 익힌 지식을 수업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교재 및 강의 기법을 연구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 되죠.(웃음)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있을 때는 언제입니까? 또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강의가 끝났을 때 학생들이 환한 얼굴로 크게 인사를 하며 헤어질 때 보람이 느껴집니다. 계획했던 대로 강의를 잘 마쳤다는 증거니까요. 또 제가 이끄는 대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만족스런 성적표를 가져올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반대로 애써 준비한 강의가 학생들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할 때나 열심히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오르지 않아 포기하는 학생이 나오면 정말 맥이 빠지고 힘들죠.
이 직종을 10년 동안 하셨는데 오래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학원이란 곳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저야 몇 년 째 거의 똑같은 내용의 강의를 하고 있지만 그걸 받아들이며 호흡하는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개성을 지녔거든요. 그런 다양한 만남의 가능성에 대한 설렘, 그리고 두 세달 이상 함께 하면서 서로 친구가 되기도 하고 나중에는 대학원에 다니는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도 가끔 만나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다는 즐거움. 이런 부분은 정말 가르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 일을 다시 하실 건가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도 저는 이 일을 선택하고 싶어요. 직업이라는 것이 돈벌이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일에 대한 즐거움도 느끼고 보람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전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없었어요. 10년 전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다시 이 일을 하겠죠.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If you knock long enough and loud enough at the gate, you are sure to wake somebody.
(William Wordsworth)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Oscar Wide)
이 구절들은 제가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구절입니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 자기 개발을 계속하는 길을 가고 싶고, 또 힘겨워하는 학생들을 보듬고 한자라도 더 가르치려는 욕심이 나는 강사가 되길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 구절을 들려 주고 싶어요.
그리고 어떤 일이든지 그렇겠지만 끈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원에 오는 학생들이 모두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오는 친구들은 많지가 않죠. 그래서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포기하고 싶다는 등의 생각을 갖기 마련이에요. 때문에 여차하면 그만 두기도 하고 때론 믿고 있는 아이들이 포기하고 그만 두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런 과정들을 직접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상심이 큰 직업일 수 도 있어요. 이런 과정을 잘 넘기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슬기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고 또 끈기도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전 작품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헤밍웨이의 소설이나 그 외 작품들까지 고전은 꼭 접해봐야 할 것 같아요. 또 취업 준비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으로는 KEN FOLLETT의 『END OF THE WORLD』가 있어요.
영어강사는 000이다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영어강사는 ‘롤 모델’이죠. 왜냐하면 좋은 강의랑 배우는 자가 강사의 훌륭한 점을 본받고 싶은 욕망을 품게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훌륭한 강사라면 학생들이 앞다투어 본받고 싶은 긍정적인 모습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일거라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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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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