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인은 사람의 라이프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알 듯 말 듯한 이 문장의 의미를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수근님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보자.
하시는 업무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저는 건설 관리 쪽에서 인테리어 파트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가 관리, 리스크 관리, 전체적인 프로젝트 디자인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어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 하는 업무인 인테리어의 경우 졸업하고 나서 쭉 해왔던 업무에요. 그런데 요즘 건설 쪽 경기가 나빠지는데 살아남는 기업들을 보니까 원가관리 차원에서 엄격한 회사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앞서 설명 드린 업무까지 함께 하게 되었어요.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카페 안에도 인테리어는 모두 들어가있어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부분인데, 특히 비즈니스 호텔 같은 경우는 전체 사업비가 500억이면 이 중 30%를 인테리어가 차지 한다고 할 정도에요.
이 업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이나 스펙이 있다면?
일단 보는 시각이 일반적인 건축적 시각하고는 좀 달라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요즘에는 해외 디자이너와의 경쟁도 있어서 영어 공부나 국제 자격증을 비롯한 실내 디자인 기사 자격증도 중요해요. 그런데 문서적인 자격도 중요하지만 좀 더 특별해지려면 드로잉 공부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랜 기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던 원동력은 어떤 것이었나요?
우선은 일이 성격에 맞고 일을 할수록 프라이드가 생기더라고요. 국내의 디자이너가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것이 현실이어서 속이 상하지만, 캐나다, 필리핀에서 생활하면서 그 프라이드가 확고해졌죠. 그래서 10년이 넘도록 일을 해오지만 후회도 없고 다시 이 일을 할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어떤 업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은 고객의 인생을 디자인해주는 거예요. 건축하는 분들도 의사와 같이 메스만 들지 않고 있을 뿐이지 사람의 생명을 쥐고 있는 거잖아요. 인테리어도 세심한 부분을 터치해주고 소신껏 해야 한다고 봐요. 해외 디자인 회사들도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역시 계속적으로 공부하고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는 어떤 공부를 하시나요?
영어 공부는 필요하더라고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포함해서 엔지니어들도 능력은 출중한데 막상 해외 발주가 들어왔을 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단순히 토익 점수가 아닌 소통을 할 수 있는 자질을 키워야 해요. 그래서 저도 놓치지 않고요.
그리고 여러가지 거리를 많이 봐야 해요. 이 자재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얼마의 가격인지, 어디서 활용 되는지 같은 것을 염두 하면서 봐야 되는데, 저희 회사는 주말에는 업무를 하지 않아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봉사활동도 가고, 전시도 많이 다니고, 미술, 콘서트 다 놓치지 않아요.
추천해주고 싶은 방법이 있다면?
코엑스에 연회원 멤버쉽이 있어요. 1년에 만원 정도 인데 전시회를 빠짐없이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자료가 많아서 한 번씩 선택해서 훑어보면 도움이 되요. 그리고 대림 미술관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보여지는 전시들이 한 부분에만 속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을 담고 있어서 전시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요즘에는 미술 분야뿐만 아니라 전시가 워낙 많아서 리스트업을 해서 다녔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은 할인도 많이 되고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1년치 효과를 3,4 일만에 낼 수도 있는 경우도 있어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위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끈기예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디자이너라고 얘기하기가 애매해요. 여러 포털 사이트처럼 포괄적인 것도 있어야 되죠. 프로젝트의 구조를 보면 디자이너가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다면 밑으로는 하청업체와 위로는 클라이언트가 있어요, 여기서 우리는 디자이너지만 매니지먼트 역할도 해야 하거든요. 이런 관계 정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망하게 돼요. 그리고 이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불 같은 성격이 많은데, 결과적으로 보면 굉장히 좋지 않아요. 건축도 마찬가지지만 인테리어는 마감 기간이 있어서 더 그럴 수 있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고객을 대할 때나 업무를 할 때 좋지 못한 것 같아요. 이 분야가 결국은 서비스 업종 이거든요 (웃음)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의 차이가 있던가요?
일단 해외에서 좋았던 부분들은 근무환경이 제가 있을 당시의 우리나라보다 훨씬 좋았어요. 국내의 업무 환경을 보자면 특히 여성에게는 잡다한 업무도 많이 시켰고요. 물론 지금은 없어진 부분들이지만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캐나다에서 일할 때는 사람대접 해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국내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인종차별적인 부분이 분명 있어요. 캐나다에서 아시아팀 팀장으로 있었는데 일정 지위 이상으로 올라가질 못하더라고요. 거기다가 아시아 쪽에선 중국인과
한국인의 차이까지 있어서 더 힘들었죠. 중국에 비하면 커뮤니티가 작잖아요,
그리고 필리핀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반대의 상황이 되더라고요. 필리핀인들 위에 우리가 있는 거죠. 호텔을 하나 짓고 왔는데 한국인 회사에서 일해서 그래도 급여는 괜찮게 받았어요. 하지만 다른 필리핀 회사는 급여가 낮은 편이었거든요. 이렇게 대우가 다른 곳들을 오가다 보니깐 느끼는 점이 많더라고요.
느낀 점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해주신다면?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이 외국에서도 많이 일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게 되거든요. 잘사는 나라에 가면 자극을 받고, 그 부분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요. 특히 이론적인 부분이나 경험적으로도 그렇고요. 반대로 필리핀에 갔을 때는 우리나라가 이 나라보다는 더 잘사는 편인데 왜 여기서 일을 하지 못하는 걸까를 생각하면서 결국은 영어가 부족해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의 기술이 이 나라에서 대접받고, 충분히 가르쳐줄 역량인데 말이죠.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처음 93년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당시 현장에 여자소장이 드물었죠.. 그렇게 되니까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과 갈등이 생기더라고요. 자그만 여자 소장 말 듣고 일하기 싫으셨겠죠. 그래서 화장실 가서 울기도 많이 했어요. 야근도 많고, 밤도 자주 새니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1년 정도 지나니깐 적응도 되고, 왜 이런 일이 있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여러 모로 갈등도 해소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성격도 외향적으로 되고, 의외로 일에 대해서도 슬럼프가 없었어요.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은 어떤 것인가요?
앞서 이야기와 이어지는 부분이지만 우리의 기술을 나중에 개발도상국들에 가서 가르쳐 주는 거에요. 미국이나 잘 사는 나라에서 개발도상국에 공장을 지으면 싼 인건비를 노리는 노동력 착취다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방향으로 봐서 그 나라 친구들은 그 공장이 없으면 일을 못하고 돈을 반들 수 있는 곳이 아예 없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의 생각은 지금보다는 조금만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 주고, 우리의 기술을 가르치고 알려주면서 우리도, 그 나라의 사람들도 서로 발전하는 그런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멘토가 있다면?
대학교 때 교수님을 잘 만났고, 편입한 학교의 교수님도 굉장히 잘 해주셨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만들어 주신 부분도 있지만 두 분의 교수님이 모두 현 업계에서, 학계에 계셔서 그분들의 글을 보면서 계속 수업(?)을 받고 있죠. 제 길을 많이 잡아주셨어요.
그리고 다른 한 분이 더 생겼는데, 현재 회사의 사장님이세요.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임하시는 것 같아요. 건축업계는 미국 기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데 사장님은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우리 기술에 맞춰서 발전해나가야 된다고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만큼 우리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것이니까요. 심지어 저희는 영국계 회사인데도요. 그래서 더 감동을 받고 따르고 싶어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자기 소개서를 100번 썼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그런 분들을 존경하는 것이, 정말 끈기를 가지고 해야 되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아쉬운 점은 그렇게 힘들게 준비하고 들어갔는데 1년도 못 버티고 나오시는 분도 많아요. 항상 초심을 가지고 일하고, 긍정적으로 업무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 단어로 정의 해주신다면?
인테리어 디자인은 라이프(LIFE)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살고 있고, 계속 잘 살기 위해서 하는 일련의 작업이거든요. 고객의 성격, 습관까지 파악을 해야 하죠. 그런 것을 모르면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용자들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예전에 모 대기업 소유의 마구간을 인테리어한 적이 있었는데 말이 필요한 부분을 만족 시켜 주어야 하기 때문에 기수에게, 관리자에게 말의 컨디션을 리스트업 해서 고쳐 나갔죠. 그때도 말의 인생을 지어준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것처럼 누군가 살아가는 것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라이프죠.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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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인터뷰
취재:한충호, 신영모
INTERVIEW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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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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