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잡화점에서 플로어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이상엽님. 불가능은 없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짧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지금 저는 패션과 잡화 층에서 ‘플로어 매니저(floor manager)’로 일을 하고 있어요. ‘플로어 매니저’란 복수의 층을 가진 소매업 안에 여러 매장들이 입점해 있잖아요? 예를 들면 백화점이 되겠죠. 맡은 층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을 정해져 있는 시간과 규칙, 서비스 교육 등을 담당하는 관리자가 플로어 매니저죠. 사람들은 브랜드 자체를 보고 백화점에 오는 경우도 있지만, 백화점의 서비스의 질이나 이미지를 보고 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렇게 때문에 플로어 매니저는 손님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의 질을 맞추기 위해 매장 교육을 하고, 서비스나 전반적인 층의 관리를 하는 겁니다.
유통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대학교 3학년이었어요. 제가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무역센터를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무작정 경비의 눈을 피해 무역센터로 들어갔어요. 혼자 55층부터 쭉 훑어보면서 내려가기 시작했죠. 50층쯤 내려가니 전면이 통 유리로 된 장소가 있었어요. 발 아래로 건물들과 수 많은 차들이 보였죠. 어느 건물 위에 H자가 새겨져 있더군요. 헬리콥터 착륙장이었죠. 전 그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헬기를 타고 움직이고, 차를 타고 움직이는데, 난 지하철을 타고 움직이는 구나’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순간 무언가에 얻어맞은 기분이 드는데 바로 밑에 층에 내려가자 굳게 닫힌 쇠문이 있더군요. 호기심에 문을 두들겼어요. 20대 중반의 여자 목소리가 들렸고, 문이 열렸어요. 알고 보니 개인 집이더군요. 문에 살짝 열리고 엿본 집 안에는 당시에 국내엔 들어오지도 않았던 벽걸이 TV가 걸려있었어요. 문화적 충격이었죠. 그렇게 층계를 내려가고 있는데 구두닦이를 하시는 분이 저보고 외부인이 여길 왜 돌아다니냐고 면박을 줬어요. 37층과 17층에서 두 번이나 면박을 당하고 나니 자존심이 조금 상하더군요. 그때 생각을 했죠. 나도 부자가 되어야겠다. 그래서 그때부터 특허를 내는 것도 시작을 했고, 유통업 쪽에서 성공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으신가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꼽자면 군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군대에 가기 전만 해도 성격이 정말 내성적이었어요. 남들 앞에서는 떨려서 말도 잘 못했거든요. 그러다 군대에 갔는데 훈련소 조교 역할을 맡게 됐어요. 처음에는 내성적이다 보니 힘들더군요. 그래도 ‘안 된다, 못한다.’라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죠. 남들은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전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어느새 리더십이 생겼고,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하게 됐어요. ‘안 된다, 못한다.’라는 생각을 버리면 성격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정적인 생각과 의기소침한 성격이 개선되었던 계기가 군대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이 업종을 꿈꾸는 후배들도 저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로 죽을 만큼 노력한다면 꼭 잘 해낼 수 있다고 응원해주고 싶어요.
유통업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을까요?
먼저 전 성실함은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던지 부지런하고 성실한 면은 자기 일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 자질이죠. 또 무엇보다 체력과 끈기가 있어야 해요. 유통은 가만히 사무실에 앉아 있기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외향적인 성향도 일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겠죠. 적응력이 빠르신 분들은 일을 처음에 시작할 때 유리해요.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도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전 스트레스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이 일을 오래하기 힘들다고 봐요. 업무량도 많고, 사람도 많이 만나는 직업이기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일하는데 분명 어려움을 느낄 거예요.
업무를 하실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물론 인간관계죠. 유통업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어요. 특히 저처럼 현장에서 플로어 매니저로 계신 분들은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요. 물론 그 중에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도 만날 수 있고요. 또 일단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은 할 수 없어요. 하기 싫어도 주어진 업무는 완벽하게 해내야 하죠. 이런 부분은 누구나 느끼는 힘든 점이지만, 내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완벽히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멘토님만의 시간관리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선택과 집중을 하죠. 사람은 어차피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어요. 일정 기간 목표를 세워놓고, 이 기간 동안엔 대학원 졸업에 힘쓰고, 다른 기간 동안에는 특허에 힘을 쓰는 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요. 또 저에게 중요한 일이 생기면 전 집에 잘 가지 않아요. 출, 퇴근 동안 길에서 버려지는 시간이 아깝거든요. 그 시간에 중요한 일에 온전히 매진하게 되면 훨씬 일에 집중하기 쉬워지죠. 물론 자신의 상태를 알고 컨디션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저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활동들도 많이 했어요.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특허도 내고, 리서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마케팅에 관한 공부와 사업 구상도 해왔죠. 또 대학원에 다니면서 부족한 공부를 보충했어요. 유통과 관련된 공부였는데, 제가 현장에서 배운 것을 report로 작성해서 내고, 또 배운 것을 토대로 현장에 적용시키는 등 노력을 해왔죠. 한마디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물론, 이 모든 활동의 전제는 나에게 주어진 업무를 그 누구보다 잘 해 낸다는 점이죠. 후배들에게도 무엇보다 우선 맡은 일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잘 해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 업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제가 쓰는 책이요?(웃음) 음.. 좋은 책은 너무도 많지만 개개인에게 맞지 않는 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받아들이질 못하거든요. 전 그래서 다양한 만화책을 섭렵할 것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예를 들어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책을 본다면, 초밥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거부감 없이 습득할 수 있죠. 허영만씨의 만화를 통해 도박의 세계를 알 수도 있고요. 아 물론 도박 공부를 추천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만화책을 보는 것은 박학다식해 지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어요.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자기의 관심분야에 접근하고, 이 후에 필요한 분야는 따로 깊게 들어가 전문서적들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유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유통은 사람이다’라고 정의 내리고 싶어요. 유통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니까요. 사람 때문에 유통 일이 힘들지만, 또 결국 사람 때문에 이 일을 더욱 사랑하게 됐죠. 그래서 전 유통을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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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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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모, 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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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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