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남미, 중동을 포함하여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우리의 우수함을 알리는 박지영님. 박지영님이 말하는 해외영업은 무엇인지 함께 들어보자.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짧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해외 영업뿐 아니라 영업하기 전 단계인 기획부터 마케팅, 영업 관리 등 전반적인 해외 영업 사업의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IT쪽 사업에서 사원으로 일을 하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저도 같이 성장할 수 있었고, 실무를 담당하다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키워 총괄 업무를 맡는 기회가 되었죠.
처음에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대학 재학 시절에 미국의 주재원으로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제가 당시 해외영업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분명 좋은 기회임은 알 수 있었죠. 제가 처음 일할 당시만 해도 외국에 나가는 일이 흔하지 않았어요. 해외에 대한 동경, 호기심,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요소 등이 매력으로 다가왔죠. 그래서 막연히 해외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색다른 재미가 느껴졌어요. 국내 영업은 보통 많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서 선호하지 않고, 힘들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해외 영업은 평소 만날 수 없는 높은 지위의 분들도 만나게 되고, 외국의 바이어를 상대로 일을 하다 보니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됐죠.
해외 영업에서 필요한 자질이나 능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해외 영업을 하려면 박람회에 많이 다녀야 해요. 그 때 필요한 것이 대화의 유연성, 즉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비즈니스에 대한 거래를 하기에 앞서 상대를 편하게 해줘야 비즈니스를 자연스럽게 끌어 낼 수 있죠. 단순히 판매만을 목적으로 거래를 끌어간다면, 다른 회사와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어렵고, 강점을 보여주기도 어려워져요.
또 요즘에는 해외 영업 면접을 보면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영어만 잘해도 갈 곳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second language가 있으면 더욱 유리해지죠. 특히 저는 스페인어와 중국어를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아요. 미국에 살면서 느낀 거지만 브라질을 제외한 그 외 남미는 거의 다 스페인어를 사용해요.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큰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성취감이 들었죠. 큰 성과는 회사를 위한 부분이기도 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말씀 드릴게요. 제가 남미에 출장을 정말 자주 갔어요. 그러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후배가 저 대신 출장을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에게 사람들이 왜 제가 오지 않았냐고 물어봤대요. 그래서 어떻게 저를 아는지 물어봤더니 이 분야에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어요.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일을 한 보람이 있다고 느꼈고, 매우 뿌듯했어요.
일을 하면서 힘드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스케줄이 빡빡해서 체력적으로 좀 힘들죠. 9박 10일 동안 8개국을 다닌 적도 있어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호텔에 갔다가, 미팅을 끝내고 또 비행기를 타야 하죠. 이런 식으로 업무를 하다 보면 시차적응도 잘 안되고 몸이 힘들어요. 또 아프고, 피곤해서 일을 안 할 수는 없고, 책임감을 갖고 임무를 다해야 하죠. 전 그래서 주로 잠을 잘 수 있는 밤 비행기를 선호하고, 주로 창가 쪽에 앉으려고 해요. 할 수 있다면 옆자리를 비워 달라고 부탁하기도 해요. 일종의 장거리 비행의 노하우인 셈이죠.(웃음)
해외 무역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해외 영업은 그냥 길을 가다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대중을 상대로 하기 보다 재벌이나 기업가, 고위 관료층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평소 가볼 수 없는 재벌 집의 저녁식사에 초청되기도 하고, 두바이 호텔의 연회장을 가보기도 하죠. 브라질 과학부의 장관을 소개 받기도 해요. 분명 특별한 경험이죠. 단순히 회사에 속해 있다면 몰랐을 매력인 것 같아요. 우수한 제품을 해외에 팔기 위해 다니면서 겪을 수 있었으니까요. 만나는 사람 모두 다 개성이 강해서 이런 부분에 있어 해외영업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해외 영업을 하시면서 느끼신 문화 차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나라 마다 문화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죠. 처음에 제가 이란 분과 만났을 때, 무의식적으로 악수를 건넸죠. 그런데 안 받으셔서 무안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란에서는 악수를 하는 분과 안 하는 분이 반반이에요. 두바이에서 주로 사우디 분들과 미팅을 자주 가져요. 사우디 분들은 남자 직원의 경우 여자 직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요. 아주 미묘한 부분이지만 이런 부분도 비즈니스 매너로 알고 있어야겠죠.
또 두바이에 있다 보면 한국 신혼 부부 커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부부가 호텔 로비에서 스킨십이 과한 경우가 있는데 사실 그 나라에서는 금지영역이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나라의 문화이기 때문에 인지해야 하죠.
확실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 중동 분들은 기질이 다혈질적 이죠. 반대로 중남미 분들은 정말 느려요. 휴가철이 길 경우에는 몇 개월씩 회신이 없기 때문에 6월 전에 일을 모두 끝내놓아야 좋아요.
업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처음엔 주로 남미를 다녔고, 아이템이 바뀌면서 중동까지 영역을 확장해 일을 하면서 히잡(이슬람의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가리개의 일종이다.)을 쓰며 일을 하기도 했어요. 히잡을 쓰고 밥을 먹는데, 너무 불편해서 제가 양해를 구하고 벗고 밥을 먹었어요. 그때 식당 직원이 오더니 다른 테이블 손님들이 불편해 하신다고 해서 다시 쓰고 먹기도 했죠. 또 제가 동양인 여자이다 보니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사우디에서는 비자 발급을 두 번이나 거절 당하기도 했죠. 그냥 안 가려고요. (웃음)
10년 전으로 돌아가신다면, 다시 이 일을 하실 건가요?
이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이 일을 다시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들고 돌아간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제가 그때로 돌아가면 다시 이 일을 선택하고 싶어요.
이 일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나 스펙이 있을까요?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어학연수를 길게 가지 못하고, 3-6개월씩 짧게 가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는 그럴 경우에 어학연수를 갈 돈으로 차라리 여행을 직접 하는 것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여행을 가면 이동하면서 필요한 것과 이런저런 상황을 만나게 되면서 언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죠. 이런 경험은 어학연수로는 한계가 있는 것들을 뛰어 넘게 해줘요. 그래서 기회가 되고, 오랫동안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면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현지인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처음 해외영업 분야에 발을 들일 때와 실제 업무와의 차이를 알아야 할 것 같아요. 보통 많은 친구들이 비행기를 타고 가보지 못한 나라에 가는 것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출장 전에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이 때문에 바쁘고, 도착 이후에는 미팅 준비, 위치 파악, 업무, 미팅, 보고 등 업무가 많죠. 그래서 여유롭게 즐길 시간이 없어요. 해외영업은 국위선양과도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좋은 제품을 소개해 외화를 걷어들이고 큰 성취감을 맛보는 등의 매력이 있죠. 그래서 전 이런 마음으로 성과를 내고 뭔가를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엄연히 일이기 때문에 단순히 해외에 나가서 즐기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멘토님의 인생 터닝포인트는 언제였나요?
20대가 가기 전에 중남미 여행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홀로 중남미 여행을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유럽은 교통이나 여행 기반이 잘 되어 있지만, 남미는 저렴한 물가를 제외하면 여행하기는 힘든 곳이죠. 위험하기도 했고, 큰 가방을 혼자 메고 다니면서 겁도 많이 났어요. 그렇지만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고 배웠죠. 물론 지금 일을 하는데 있어 도움도 많이 됐고, 행복한 기억도 많아요. 후배들에게도 여행을 많이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자로서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가족들과 가정에 신경을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해외를 다니다 보면 시차의 문제도 존재하고, 야근도 아주 많죠. 중동의 경우에는 주말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하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사생활 침해를 받아도 이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좀 힘들어요. 그래서 여성분들의 경우에 일을 금방 포기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전 30대 안에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여성들도 해외영업에서 더욱 기량을 발휘하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실제로 여자들은 섬세하고 꼼꼼하게 일 처리를 잘 해내지만 기회를 안주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깝죠. 그런 부분에 있어 제가 도움이 되고 싶네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광고기획자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신영모
INTERVIEW
신영모, 정다운
abc@saramin.co.kr
EDITOR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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