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획자는 멋있고, 창의적인 사람이라고들 생각한다. 13년 동안 광고 기획자의 길을 걷는 김태영 님과 함께 광고 기획자의 진
실을 알아보자.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광고 기획자, A.E. (Account Executive )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의 역할을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광고주에게 의뢰가 들어왔을 때 광고
기획자는 회사(광고대행사)의 대표로 광고주와 미팅을 하고 그 내용들을 가지고 회사에서 공유하게 되는데, 제품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그 뒤 전체적인 광고 기획을 진행합니다. 광고 컨셉을 잡고, 이를 토대로 크리에이티브 브리프를 만들고 제작팀과 공유를 하죠. 그리고 이를 광고주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컨펌을 받아요. OK가 떨어질 때까지 계속 수정하다가 OK가 나오면 제작을 시작하죠.
어떻게 광고 기획자를 하게 되셨나요?
조금은 웃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어릴 적에 저희 이모부가 광고 회사를 운영하셨거든요.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용돈 좀 받을까 하고
찾아갔었는데 미팅 중이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알아보다가 나중에는 전공도 광고홍보 쪽으로 가게 되었죠.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한 모 화장품 광고가 생각이 나네요. 굉장히 올 여름 굉장히 더웠잖아요? 파주의 한 세트장에 촬영을 하는데 그 더운 날에 스튜디오에
에어컨도 하나 없고 하루 종일 서서 스텝들도 저도 무더위에 찌들어 있었어요. 모델은 물에서 첨벙첨벙 뛰어다니지만 저희는 죽을 맛이었죠. 그래도 결과가 잘
나와서 모두 만족스러웠네요.
그리고 모 의류회사의 프레젠테이션을 제가 처음부터 기획부터 발표까지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프레젠테이션 전날에 편도선이 심하게 부은 거에요. 그래서
응급실에 실려갔었는데 프레젠테이션 시간에 맞춰서 응급실에서 나와서 기어이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그 광고를 받아올 수 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랬는지 뭐라고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네요.
긴 시간 동안 한 길을 걸을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광고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협업을 하는데 저와 같은 A.E.는 진두 지휘를 해야 해요. 컨셉을 잡아내고 제작을 준비하는 데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이런 지휘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부분은 하나의 짐일 수도 있어요. 간혹 ‘처음 목표한 산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느낌을 받기도 하죠. 모두 저만 보고 따라왔는데 방향을 잘못 잡았다면… 어깨가 무거워지는 부분이거든요.
전반적인 광고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나요?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에게 광고할 것을 받아오고, 이는 크게 기획, 매체, 제작 세 분야로 나뉘어져 작업을 하게 되요. 여기서 기획에는 A.P.
(Account Planner)와 A.E.가 있는데, A.P.는 전반적인 분석하고, A.E.는 앞서 제 역할을 설명한 것처럼 기획을 해요. 그 다음 매체의 미디어
플래너가 매체 효과 측정과 같은 활동을 하고, 제작팀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나 카피 라이터, PD들이 직접적인 제작을 해요. 이렇게 되니까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이 필요하게 되죠.
광고 기획은 해당 전공이 아닌 사람에게는 어려울까요?
어렵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접하는 것이 신문과 텔레비전의 광고 정도라서 이 정도만 보고 광고 기획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그 부분에서
크리에이티브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전략이 중요하고, 전략이 없는 광고는 없거든요.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광고도 마케팅의 일부기 때문에 그
이론들에 대해 이해가 많이 필요해요. 전공이 아닌 분들에게는 이해를 하는데 더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이런 부분들을 토대로 상대방의 광고를 보면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캐치해낼 수 있어야 해요.
매체에서 접하는 광고 분야는 자유 분방하고, 창의적인 부분이 많이 강조되어서 그런지, 그 안에서의 전략을 짜는 모습이나 서로 간의 경쟁의 치열함은 사람들이
잘 몰라요. 그렇다고 크리에이티브 같은 부분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 분야에서 많이 필요한 부분이고, 기획자는 말 그대로 전략을 잘 짤 수 있어야 해요.
광고 업계의 근무 환경은 어떻나요?
아무래도 야근이나 특근 등이 많긴 해요. 그래서 3D 업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광고라는 분야에서 일하는 데 있어서 열정이 없으면 좀 힘들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런 부분들은 요즘 새로 들어오는 친구들에게 좀 부족해 보여서 아쉽네요.
광고 기획을 하면서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람을 좋아해야 해요. 업무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해서 모든 것이 사람을 좋아해야 잘 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심지어 광고 자체도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것들과 함께 자신감과 언변도 상당히 필요하죠.
신입사원들이 자주 하는 실수는 어떤 것인가요?
실수는 많이 하죠. 다른 사람의 실수보다도 제가 신입 때 있었던 실수가 기억이 나는데요. 신문 광고는 사진이 4장 필요해요.
굉장히 사소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제가 제작팀에 파견 나갔을 때 신문 광고 필름을 찾아오라고 심부름을 받았는데 4장이나
주시길래 왜 4장이냐고 물어보니까 필름을 주시는 분이 어이 없어 하시면서 그냥 가져다 주면 안다면서 보내시더라고요. 나중에야 4장이 필요하단 것을 알았는데,
학교에서 이론만 배우고 나오니까 이런 실무는 접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실수도 많을 수 밖에 없고요. 그래서 앞서 공모전과 같은 것을 하면 좋은 것이 이런 실무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광고 기획을 하면서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광고대행사에 있다 보니까 광고주가 되고 싶어요. 다른 사람의 돈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대행사는 확실히 한계가 있거든요.
관련된 일을 한 번 해봤으니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후배들이 준비하면 좋은 활동들이 있다면?
아무래도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경험을 쌓는 게 좋죠. 그리고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고, 일반적으로 많이 놓치는 부분인데, 마케팅 원론만 외울
수 있으면 된다고 봐요. 모르는 친구가 정말 많기도 한데, 실제로 선배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을 이해하는 수준은 되야 되요. 그리고 실제로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필요한 부분이에요.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모든 컨셉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인 광고에서 크리에이티브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죠. 발상법의 경우도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새로워지기’라는 게 있어요. 예를 들면 학교를 갈 때 지하철 2호선만 타고 가는데, 시간이 있을 때 지하철 3호선, 4호선으로도 환승해서 가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경험을 해보는 거에요. 머리가 복잡할 때는 잠시 머리를 비우고 엉뚱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이것도 예를 들자면 제가 딸과 아들이 있는데 서로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외형만 바뀌는 것? 여기서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흔히 고정적인 생활을 하다 보면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요. 마케팅에서 가장 큰 적이라고들 하는데,
이런 것들은 자신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요. 그래서 변화나 새로워지는 게 필요해요.
그리고 크리에이티브는 아니지만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노하우로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항상 봐요. 검색어만 보더라도 트렌드는 대충이라도 알 수 있게 되잖아요.
그리고 검색어 중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얼마 걸리지도 않는 부분인데 클릭해서 보죠. 이슈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죠. 어떻게 보면 노하우라고 하기도 애매한 것이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광고대행사를 다니면 다른 사람의 것을 광고해주는 일을 하는 것인데, 제가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를 만들어서 광고주와 빅브랜드를 만들어보는 것?
코카콜라가 유명해진 것도 상품기획단계부터 브랜드의 관리에 신경을 썼고 광고를 했어요. 그런 부분들을 해보고 싶어요.
이 분야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교 후배들에게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광고는 마케팅의 한 부분이에요. 원문을 외울 정도의 지식이 있다면 어느 회사에서라도 채용하고 싶어할 거에요.
예를 들면 선배가 ‘A회사는 고가전략을 취하는데 우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라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이 나오시나요? 실무에서는 이렇게 물어봐요. 이런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배경은 이론에 있거든요. 기획자라면 분명히 갖춰야 될 부분이고, 제작 파트에서 이런 이론적인 부분과 기획까지 가능하다면
이만한 게 없는 것이고요. 더 큰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알아야 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광고기획자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신영모
INTERVIEW
신영모, 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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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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