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마케터 이광덕님과의 인터뷰]
단순한 공부보다는 여러 경험과 사고의 폭을 넓히세요.
2. 경력사항
성명 : 이광덕
직업 : 마케터
경력 : 14년
회사 : 유니베라
3. 본문
헤드
약 14여 년 전, 광고대행사를 시작으로 마케터의 길을 걷게 된 이광덕씨. 브랜드는 곧 이름이라며 자신이 기획한 브랜드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 될 때 기쁨을 느낀다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STORY 01. About 이광덕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 원래 전공으로 신문 방송 학을 선택한 이유 자체는 방송 쪽에서 일을 하려고 선택을 했습니다. 신방과를 선택 했지만 졸업할 때쯤 IMF가 오는 등 여러 사정이 방송국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진행되다 보니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PR과 관련된 부분을 직업으로 삼게 되었어요. 신방과에서 공부하는 분야 자체가 커뮤니케이션과 광고 쪽을 응용하는 부분 이었죠. 그래서 처음에 선배랑 광고대행사를 시작했고, 막상 일을 하다 보니 재미를 느껴 이 길을 걷게 된 것이죠.
이 일을 위해 행하신 노력이 있으시다면?
- 저는 책 많이 읽어요. 그리고 먼가 보고하고, PT해야 할 때 내가 해야 할 말을 대본으로 쓰고 실제로 읽어봅니다. 중간에 이상하면 몇 번 수정하고 거의 외우다시피 해서 발표에 들어가요. 처음엔 어려워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헤매지 않게 되는 것이죠. 중간에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해도, 일단 본인이 100%이해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어떤 질문이 나와도 대처하게 됩니다. 그런 연습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STORY 02. 회사, 그리고 일
담당하고 계신 업무가 어떻게 됩니까?
- 일단 유니베라의 조직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에 있습니다. 회사의 전반적인 브랜드 관리, 전략, 운영,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활동들을 담당하고 있죠. 세부적으로 그 활동들 안에는 PR에 관련한 부분도 있고, 방문판매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공유 할 수 있는 사내보 제작도 하고, 기타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이벤트 기획, 운영, 홈페이지, SNS 관련 운영 등이 있어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 아침에 일어나서 E-메일 확인하고 뉴스를 많이 봐요. 그 다음에 회의하고 하루 종일 미팅을 하죠. 미팅이 대부분이고 오후쯤 되면 보고서, 문서 작업 들을 하며 개인적인 할 일을 합니다. 그리고 퇴근하면 운동을 하고 집에 가서는 책을 볼 때도 있고, 영화를 가끔 볼 때도 있어요. 보통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되죠.
일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던 점이 있으시다면?
- 잘해서 매출 올리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죠. 브랜드라는 것이 숫자(수치)로 조사를 하지만 결과는 매출로 나타나야 합니다. 아무리 광고를 잘하고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해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끝인 것이죠. 인지도가 아무리 올라도 매출 결과가 좋지 않으면 회사는 헛돈을 쓰고 헛수고를 한 것입니다.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 브랜드에 대한 부분들을 다루다 보니 CEO(오너)와의 의견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사실 브랜드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CEO기 때문에 CEO의 의지가 중요한데, CEO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합리적인 방향과 실무자가 생각하는 방향에 차이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하다못해 철학이나 비전에 대한 거창한 것부터 시작해서 광고 모델, 카피를 어떤 것으로 쓰냐 등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가 생깁니다. 그럴 경우 CEO를 설득 시키지 못할 때 사실 그 부분이 가장 힘들어요. 그 부분이 힘든 부분인데 어쨌든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입장에서는 본인의 의지하고 CEO의 의지가 결합해서 잘 밀고가야 하는데 실무진의 의지가 꺾이고 실무진이 납득하지 못하는 CEO의 의지대로 가면 아무도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책임은 홍보나 마케팅 담당자가 책임을 지게 되는데 CEO를 설득하지 못한 것도 크게 보면 담당자 책임인 것입니다.
요즘에 감성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실제로 마케팅에서 감성적인 부분과 이성적인 부분의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요?
- 외부에서는 감성마케팅이니 하지만 실제로 내부적으로는 이성적인 비율이 80% 이상입니다. 소비자들한테 접근할 때는 감성적으로 접근하지만 실제로 결과를 예측하거나 측정할 때는 이성적인 부분으로 예측을 하는 것이죠.
기억에 남는 업적이 있으시다면?
- 예전 첫 직장에서 한창 인터넷 붐이 유행했을 때 육아포탈을 했습니다. 그때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예정보다 빨리 포탈을 오픈 했어요. 그리고 2,3년은 상위권에서 수익을 올렸었죠. 최근에는 천재교육에서 일할 때 기억인데 교육 회사들이 한 때 징크스가 있었어요. ‘TV광고를 하면 망한다.’는 징크스였죠. 교재를 파는 회사들이 TV로 광고를 많이 했었는데 그 때 광고 한 회사가 대부분 망하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아요. 근래에 교육업계 쪽에서 비상, 신사고가 신규로 생기면서 적극적으로 TV 광고를 하고, 그런 마케팅 활동 때문에 많이 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오래된 회사들이 위기의식을 느꼈죠. 그래서 천재교육 내부에서도 TV 광고를 해야 된다고 오너에게 건의를 했는데 오너가 죽어도 광고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경쟁사가 TV 광고를 하기 시작하니 주변에서 광고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심해졌죠. 그리고 당시에 케이블 방송에 TV 광고를 할 기회가 생겨서 광고를 했고 좋은 반응을 얻어가면서 공중파에도 광고를 해봐야 되지 않겠냐는 소리가 나와서 예상보다 비싼 광고비를 투자했습니다. 매출도 상당히 증가했죠.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 재미죠. 재미없으면 못해요. 다른 것 하고는 달리 브랜드는 내가 만들어간다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브랜드는 한 번 낙인 되는 이름이죠. 한 번 새겨지기 때문에 오래 남게 되요. 내가 만든 브랜드가 나중에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또, 굉장히 창조적인 작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재미가 있어요. 남들이 해보지 않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고, 제가 볼 때 창작에 대해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은 이 분야에 재미를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정답이 없기 때문이죠. 한편으론 고집이 센 사람들도 재미를 느끼고 어울릴 것 같아요. 브랜드는 일관성입니다. 브랜드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쭉 가야 되는데 중간에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굳이 변하지 않아도 되는데 특히 위에서 ‘왠지 바뀌어야 될 것 같은데?’ 또는 아무 이유 없이 ‘오래되었으니까 바꿔야 되지 않아?’라는 소리들을 하시죠. 그럴 때 고집이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는 이름인데 사람 이름이 자주 바뀌면 헷갈리잖아요. 그래서 고집 있게 ‘지금은 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밀고 나가는 고집이 있는 분이 좋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으시다면?
- 일반적인 회사가 아니라 내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흔히들 CEO가 하는 흔한 거짓말이 ‘회사 주인은 바로 너다.’라는 소리죠. 건설회사 주인공으로 한「사우스 마운틴 이야기」라는 책이 있어요. 그 회사의 주인은 모든 임직원이에요. 의사 결정도 모두의 만장일치로 이뤄지고 예정된 프로젝트도 만장일치가 되어야 진행이 됩니다. 그런 회사와 같이 ‘아!
이 회사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고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어쨌든 이 직종을 하다 보니 규모가 조금 작은 중소기업들이나 사회적 기업들 쪽에 이런 분야와 관련된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것이죠.
STORY 03. 멘토의 빛나는 조언
직종과 관련하여 적합한 사람들이 있다면?
-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지만 사회과학은 정답이 없어요. 정답이 없다 보니까 미리 정답을 얘기해주는 것이 힘들어요. 차라리 영업은 숫자로 얘기를 하지만 브랜드에 이렇게 가야 되는 것을 설득하려면 힘들어요. 정답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언어를 잘 쓰는 사람들이 좋을 수도 있어요. 설득 잘하는 사람이 굉장히 유리할 수 있어요. 거기에 숫자적인 감각과 전략적인 마인드만 있으면 금상첨화죠. 광고 대행사들 보면 PT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 부분들이 어떤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좋은 직종일 수도 있고 말 잘 못하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직종일 수도 있는 것이죠.
이 일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해 주신다면?
- 딱히 노하우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많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요. 실제로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캐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죠.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어떤 것을 이용해서 어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 것에 대한 분석이죠. 그런데 사실, ‘소가 뒷걸음 질 치다 쥐 잡는다.’고 어떻게든 하다 보니까 잘 된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 마케팅 발표 사례를 할 때 뒤에 가서 보면 어떻게 하다 보니까 마케팅이 성공했는데 주변에서 강의 해달라고 하니까 부랴부랴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경우에 대비해 그것이 왜 발생했는지 보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관련 책이나 정보들을 많이 봐야 하고,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일럿이 라도 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보면 읽는 걸로 끝나는데 실제로 적용해서 해보는 것이 필요하죠.
이 업종을 택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롤 모델 혹은 공부 방법은 무엇인지요?
- 스티븐 잡스나 빌게이츠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이 투자하는 시간 이상 투자를 했고, 열정으로 파고드는 집념. 그런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흔히들 얘기해요. 고민한 만큼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이죠. 타고난 천재성이란 부분도 무시를 할 수는 없지만 결국은 얼마나 누가 더 시간을 투자해서 고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두 사람 이외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남들이 5시간 고민 할 때 10시간 이상 고민을 하죠. 그게 바로 핵심입니다.
마케팅은 사회과학입니다. 사회과학이 공부를 하다 보면 물리랑 자연과학 하고는 달라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사건을 예측하기 보다는 사건이 발생하고 난 것을 이론에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죠. 결국은 사람 문제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브랜드 자체도 사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브랜드를 보느냐에 대한 인식의 차이죠. 그래서 공부를 하시는 분들한테는 심리학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케터로서의 필요한 역량이나 자질이 있다면?
- 숫자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오너들, 창업주들은 직관으로 판단을 많이 해요. 수치상으로 성공 요소가 보이지 않아도 왠지 느낌에 가야겠다고 말이죠. 그런데 사실, 요즘 대부분의 전문경영인이나 월급쟁이 사장들이 판단을 할 때는 숫자로 판단을 많이 합니다. 제일 설득하기 쉬운 무기는 숫자에요. 객관적이고 명확하기 때문이죠. 그런 부분이 전부는 아니지만 무작정 두리뭉실한 수사로는 설득이 되지 않아요. 숫자, 통계적인 부분을 접목하면 최소한 5는 뽑을 수 있는 것이죠. 그게 밑받침 되어야 직관이란 것들도 통하게 됩니다. 그것을 위해서 꾸준한 연습이 있어야 하죠. 그 연습이란, 쉽게 말해 모든 걸 정리하는 연습입니다. 무엇이 있을 때 수정하는 연습을 스스로 하는 것이죠. 저 스스로 숫자에 대해 약해서 의식적으로 연습을 많이 해요. 보고서나 기획서를 작성할 때도 브랜드 인지도가 몇 % 올라갈 것이라고 추정을 하죠. 수치로 정량화시키는 작업들을 계속 하는 것이죠. 숫자가 어떤 근거로 나왔는지 파고들어야 하는 것이죠. 이런 연습을 자꾸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그런 것들이 연습이 되고 백그라운드에 들어가다 보면 아무래도 언어로 쭉 나열한 것 보다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전부는 아니지만 그러한 부분이 밑받침이 되지 않으면 근거 없는, 미사여구만 나열한 기획서가 되기 십상이죠.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시다면?
- 파타고니아와 블랙 다이아몬드의 전신인 취나드 장비 회사의 창립자이며 환경운동가인 이본 취나드가 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란 책이 있습니다. 취나드는 돌아가신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아 운영했습니다. 일전에 오너가 자기 아버지께 ‘아버지, 왜 여기 직원들이 저렇게 힘든 얼굴로 일하고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면 안 됩니까?’라는 의문과 궁금증으로 이어 받아 그 목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하기 싫으면 일을 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물건을 제대로 안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너가 직원들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들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그런 회사가 없으면 모를까, 세상에 있으니까 나도 그런 회사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그래서 여러 마케팅 서적들이 많지만 그것보다 인생을 사는데 즐겁게 살 수 있는, 그런 꿈을 살 수 있는 책을 추천해주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모든 일을 하더라도 인생은 한번 사는 건데 괴로운 일, 힘든 일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죠.
마케터를 꿈꾸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충고, 격려를 해주신다면?
- 가끔 후배들 만나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대학생활과 지금 대학생활 에 차이가 많이 나죠. 요즘 사회가 스펙이니, 취업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굉장히 큽니다. 학교 다니면서 토익 점수 높여야 되고, 인턴도 몇 개를 해야 되고, 어학연수는 기본이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아요. 근데 대학은 스펙 쌓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쌓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곳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생이면 사고를 쳐도 용서받을 수 있고 특혜를 받을 수 있는 시기이죠. 그럴 때 사고를 한 번 쳐봐야 합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봐야 해요. 그때 아니면 못 해보거든요. 그러한 경험들이 나중에 피와 살이 됩니다. 공부는 반짝 열심히 하면 되지만 그 경험들은 그 때 아니면 못해 봅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앉아서 토익 공부 하는 것 이외에 내가 앞으로 사회 나가서 못해 볼 경험들을 많이 해보면 좋습니다. 자기가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 앞으로 인생 사는데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인터뷰어 후기
인터뷰에 응해 주신 이광덕님의 전공이 신문방송이라서 제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신문 방송 학에서는 늘 소통,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데 광고와 마케팅이 그러한 부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케팅 중에서도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조금 더 전문화된 분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