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편집 디자이너로의 14년의 길을 달려오신 김지민님. 디자이너로서의 자신의 길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그와 함께 출판 편집 디자인의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출판 편집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특정적으로는 말하기는 힘들지만 저는 출판 편집디자인은 목적에 맞게 정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내용 전달을
명확하게 해주고, 여기에 더해지는 것을 강요하긴 하죠. 예를 들어 기업의 이미지 강화를 중요시 한다면 그 부분이 더해지는 거죠. 저는
편집이라는 것은 기술적인 차원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봐요.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마케팅적으로 보면 비용은 저렴하지만 파급효과가 크죠.
대기업 인쇄물을 받으면 사람들이 읽지 않더라도 받는 순간 느낌이 있어요. 사람들이 보고서 디자인 좋다고 하는 것 만으로도 반은 성공한거죠.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역할과 더불어 이미지를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 직업을 선택한 동기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대학시절에는 광고디자인을 전공했고, 지금도 광고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CM프로모션 관련 회사에서 조감독도 했었어요.
원래는 그쪽에서 일하고 싶었죠. 그런데 열악한 점도 있고, 부조리한 면도 접하다보니 그 분야를 접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정확하게
내가 갈 길을 못 정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죠. 그러다가 우연하게 이 분야에 디자이너로 일하시는 분을 만났어요. 예전에 도안사라고
디자이너가 불려질 때부터 일하시던 분이고 장인인데 그 분이 저의 사수셨고, 정말 사수를 잘 만난 것이 도움이 되었어요. 지금은 없는
회사지만 전문 편집회사에서 일하면서 편집디자인에 대한 매력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처음 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우리전통문화에
대한 것을 많이 공부하였고,. 정부부처나 관계기관 상대로 해서 많이 했었어요. 다양한 업무를 맡아오면서 편집디자인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다양한 출판 편집디자인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디자인이 궁금합니다.
몇 개정도가 떠오르네요. 디자인을 할 때는 시즌이라고 표현하는데 연말결산. 연초에 결산하는 회사가 있어요. 시즌 때 한
디자이너가 맡을 수 있는 것이 많으면 3-4개정도 되죠. 그런데 2004년 당시 저는 혼자 6개를 맡았어요. 포화상태를 넘어서
진행을 못할 정도였죠. 회사에서는 일단 진행을 해보라고 하고, 그러다 맡은 업무 중의 하나인 국민은행 업무에 문제가 생겼어요.
보여줘야 하는 날인데 하나도 만들지 못한거죠. 매도 현장에 가서 맞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단 가서 못해왔다 하니까 회사의 담당자도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저희 회사 부사장님한테 바로 항의 하더니 저랑은 일을 못하겠다 하더라고요. 결국 표면적으로는 다른 디자이너를
내세우고, 제가 쉐도우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디자이너로서 굴욕적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미리 회사에 정해진 미팅에 이것을 완료할 수 없다고
언질을 줬고 회사에서는 방관했고. 결국 저 혼자 몰매를 맞았죠. 하지만 끝까지 국민은행 업무를 뒤에서 열심히 했고, 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두번째로 기억에 남는 업무는 KT&G를 3년 연속으로 수주를 받아서 진행했다는 거에요. 직접 PT를 해서 따온게 의미가 있죠.
그런데 여러가지 업무가 겹치다보니 바빠서 신경을 못써줬어요. 나중에는 미안한 마음에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받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어요.
같이 작업하시는 분 중에 회사를 분석해주시는 애널리스트분이 있었어요. 그 분이 상 못타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핀잔을 주셨죠. 그래서 저도 살짝 후회가
되었지만 결국에는 금상을 받고 그 말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출판 편집디자인을 하실 때 중점적으로 염두에 두시는 점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은 상업이잖아요. 아무래도 클라이언트의 만족도가 굉장히 크죠. 디자이너의 만족도와 클라이언트의 만족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해야되요. 항상 자기가 맡은 업무에 대한 선행조사가 굉장히 중요하죠.
이 업무를 하시면서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강점에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만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작업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에요. 효율의 극대화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100페이지도 할 수 있어요.
예전에 어느 회사의 35년사에 관한 책을 만들어야 될 때가 있었어요. 3권인데 총 500페이지를 만드는 거였죠. 이 작업을 2주 만에 끝냈어요.
저는 그 당시에 필드에서 일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지시하고 그런 입장이었는데 이 업무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고, 저도 억지로 시킬 수가
없어서 제가 직접 했죠.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걱정했고, 다른 분들도 걱정했지만 그 작업을 2주 만에 무사히 끝내고, 통과 할 수 있었어요.
디자이너는 독창적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부분을 위해 하시는 노력이 있으신가요?
디자이너는 자료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그 자료를 보관한 외장하드만 해도 5-6개가 되요. 하지만 자료만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기억을 해야 하죠. 평소에도 활용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요. 저는 소스를 찾을 때, 담배갑 하나만 찾는 것이 아니라 담배에 관한
모든 것을 찾는다. 이미지연상은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이미지가 필요한 것을 몇 십 개 찾아봐요. 이 점은 굉장히 중요하고 항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자료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 업무는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무시간이나 근무환경은 어떤 편인가요?
앞에서 말씀 드린 것 같이 10만 컷을 봐야하고, 급하게 끝나는 작업들도 있다보니 늦게 퇴근할때도 있죠. 예전에 일년동안 쉬지 않고 일을 하다보니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가 슬럼프였어요. 맨날 12시-1시에 퇴근했죠. 그것을 계기로 성장했어요. 솔직히 야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필요악이죠. 예전에는 밤에 일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하다보니 감성적인 면이 밤에 활성화되어서 밤에 일을 많이 했죠. 하지만 나이가
들고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해서 되도록이면 업무시간 안에 일을 마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낮시간을 많이 활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 직종을 14년 넘게 하셨는데, 만약 14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 직업을 선택하실 건가요?
그건 모르죠. 하지만 분명한 점은 평소에 이 일이 천직인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해요. 경력이 많지 않을 때는 일이 맡겨지면 제대로 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언제쯤이면 이런 두려움에서 벗어날까라는 생각을 했었죠. 솔직히 지금도 겁은 나요. 하지만 지금은 그 두려움에 비례할 만큼 준비를 더
한다는 거죠. 저는 성공은 아니더라도 실패는 안해요. 괜찮다고 하는 정도의 수준은 나오죠. 물론 일을 정말 하기 싫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막상 일을 하다
보면 재미있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이 일을 다시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천직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으신가요?
평소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예전에 칼럼니스트 제의를 받은 적도 있죠.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 블로그가 인기가 많다 보니
칼럼니스트가 되어달라는 제의를 받았었어요. 그래서인지 나중에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편집 디자인 관련해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있는 편집디자인 책은 이론적인 것들만 많잖아요. 디자인 분야에서 실제적으로, 그리고 필드에
나가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책들이 없어요. 이론만 전달하는 책이 아닌 실제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출판 "편집 디자인은 ooo 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한테는 출판 "편집 디자인은 생활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모든 분들에게 밀접한 것이니까요. 편집디자인을 떠나서 사는 사람은 없어요.
예전에 IT벤처가 열풍이었을 때 오프라인 책들은 점점 사라질거라는 말이 있었죠. 하지만 사람에게는 감성적인 것이 존재해요. 아무리 E북이
존재한다고 해도 책이 사라지지 않았잖아요. 여전히 선호를 많이 하죠. 이것을 보면서 출판 "편집 디자인은 생활이면서 인류 운명과 진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직업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나 스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특별하게 스펙은 보지 않아요. 디자인은 전혀 스펙과 상관이 없어요. 실제적으로 디자인 실력이 떨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일하는데 필요한 커리큘럼 정도를 소화하면 도움이 될 거에요.
디자인 관련 전공이 아니면 업무를 하는 것이 좀 어려운가요?
어느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2년제라도 다니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저는 업무를 하면서 학교를 다닐 때 배운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배운 것들이 업무에 영향을 끼칠 때가 있어요. 그리고 디자인과 관련된 개념이 있는 상태에서 일하는 것과 아닌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어요.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겠죠. 하지만 저도 많은 친구들을 데리고 일을 해보니 알게 모르게 차이가 나는 것을 경험했어요.
출판 편집디자인을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이 필요할까요?
일단은 제일 중요한 것은 치열한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일을 하다 보면 자기와 타협해야 할 때가 와요. 예컨대,
이미지 한 컷을 쓰기 위해서 10만 컷을 뒤졌어요. 나중에는 현기증이 와요. 그리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걸 또 벤치마킹 해야 되니 밤을 세우는
일도 많죠. 일년 내내 일을 했어요. 명절 때도 인사만 하고 일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완전 방전되죠. 이 분야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런 치열함이
있어야 되요. 흔히 디자인 처음 하는 사람들은 거창하게 빅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려고 하는 생각이 있는데 그런 거 없습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크리에이티브가 있어야 되요. 제가 상을 받았던 것을 예로 들어보자면, 모든 것을 손으로 표현했어요. 손가락으로 별을 표현하고, 단순히 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죠. 디자인이 단순히 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의미를 담아야 되요. 한번에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10만 컷을
보다가 떠올랐어요. 천재가 아닌 이상은 이렇게 해야 하죠. 비슷한 자질로는 끈기도 있어야 해요. 페이지도 길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들이 많다 보니
업무를 하는데 지구력이 필요해요.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사실은 예전에 저희는 열심히하면 뭐든지 다된다라는 말을 많이 어른들한테 들었어요, 하지만 열심히만 해서는 안되요. 디자인을 잘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에요.
디자인 잘하는 것은 당연한 거에요. 요즘은 디자인 분야가 많아지고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출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디자인의 질이 많이 하락한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디자인만 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내세우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절대 미덕이 아니에요. 잘하는
것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노하우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열심히만 해서는 안되고 항상 깨어 있어야 해요. 그리고 저는 스스로 트레이닝
하는 것이 있어요. 출퇴근하는 시간은 킬링타임이잖아요. 음악을 듣고, 책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죠. 그래서 지하철 안에서 게시되어 있는 광고를 하나하나 분석했어요.
'나 같으면 이렇게 했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생활 속에서 습관화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점이 저도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이다정
출판 편집 디자이너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이다정
INTERVIEW
이다정, 유승화
abc@saramin.co.kr
EDITOR
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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