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단말기 기구설계를 통해 행복한 인생을 설계중인 김범식씨. 설계노트를 통해 후배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사람
이 곧 자산이라는 걸 강조하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어릴 적부터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기계설계 일과 프라모델은 비슷한 조립식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 일을 좋아하게 된 거 같아요. 그러다 1998년도 IMF시기에 취업하기 어려웠는데 우연히 엘지 정보 통신에서 기계공학 계열
T/O가 나서 지원하였고 그때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이 직업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나 스펙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가급적이면 기계과 출신들이 적합해요. 도면이나 설계를 학과 내에서 배우고 가공기계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기계과가 유리하게 적용돼요.
모델링을 할 주 아는 스킬이 필요하고 열정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모델설계를 얼마만큼 해 본지 경험이 중요해요. 특별한 공모전이나
스펙은 그리 크게 적용되지 않아요.
기구설계란 무엇인지 먼저 설명 부탁드립니다.
휴대폰을 보면 디자인 부서에서 외관 디자인이 나오면 그 디자인에 맞게 구조설계를 해주고 안에 들어가는 보드면적은
최적화 설계를 하여 회로한테 넘겨주면 회로가 실전검토를 해요. 그런 것을 시작하게 하는 역할이에요. 설계는 쓰리디툴로 하는데 그렇다고 디자인부서와
같이 작업하는 것은 아니고 먼저 컨셉 디자인을 제시하면 그것을 가지고 제가 설계작업이 들어가요.
야근은 자주 있나요?
네. 야근은 많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 결혼을 하고 매일 새벽2시 3시에 들어가니 아내가 많이 힘들어 했어요. 한 달에 한번 쉰 적도 있고요.
그걸 견딜만한 체력 또한 중요한 것 같아요..
기구설계를 하시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있으시나요?
특별한 건 없어요. 저는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무조건 라인을 그리고 설계를 시작하는것이 아니라 ‘부품들을 어떻게 껴 맞춰서 어떻게 맞춰야겠다.’
라는 히스토리를 만들고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그리고 시작해요.
이 직업을 위해 따로 공부를 하거나 노력하신 부분이 있나요?
회로파트, 디자인파트, 기획파트 같이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그러다 보니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상식이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안테나에도 와이파이 안테나와 DMB안테나, 블루투스 안테나등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들의 특징은 간섭을 싫어해요. 쇳덩어리가 근처에 오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런 것을 알고 설계하는 기구설계자가 있는 반면에 알려줘야 설계하기 시작하면 늦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따로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일의 특성상 다른 부서와 함께 일을 하면서 신경전이나 안 좋은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소프트웨어 파트를 제외하고는 다른 부서와 많이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회의가 길어지고 합의점을 못 찾는 경우가 많아요. 회의 들어가기 전에
‘우리 부서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라는 식의 결론을 미리 피력하고 회의에 들어가요. 그래야지만 회의가 빨리 끝나고 바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는 가급적 간결하고 짧게 핵심을 잡을수 있도록 진행해요.
기구설계자로써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기구설계자로써 필요한 자질로는 꼼꼼함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 저는 덜렁거리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많이 혼났어요
(웃음). 꼼꼼함이 필요한 이유는 ‘버니어 캘리퍼스’ 라는 측정기를 이용하여 도면을 설계하는데 그 측정기는 100분의 1까지 잴 수 있어요.
그래서 치수를 잴 때 꼼꼼하게 작업을 해야만 해요. 자칫 실수하여 100분의 5m로 인해 업체 사람들과도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순발력과 융통성이 필요해요. 엔지니어들의 특징으로 자기 것을 약간 고집하고 잘못을 따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약간 내가 일을 좀더 하지
하는 마음가짐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좀
더 일을 하면 막상 할 땐 힘들지만 완성되면 좀더 내 것이 되어있으니 나중에 기분은 더 좋아요.
13년 동안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원동력 같아요. 마지막까지 상사들과 밑에 있었던 후배들, 그 사람들이 나를 이끌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이 곧 자산 같아요.
이 직업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모든 제품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매력이 있어요. 기구설계자가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일이 시작이 안돼요. 그것이
이 직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일을 하시면서 보람된 적이나 뿌듯했던 적이 있나요?
휴대폰을 기구설계를 하면 ‘드랍테스트’ 라는 것을 해요. 위에서 휴대폰을 떨어뜨려서 고장이 나는지 정상 작동되는지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에요.
각 위치 별로 총 11면을 떨어뜨려요. 근데 이상한 것이 20대까지 테스트를 거치는데 19대까지는 괜찮아요 그런데 꼭 20번째 기구에서 화면이 깨지거나
전화가 작동이 안되거나 하는 문제가 생기곤 해요. 그럼처음부터 다시 해요 되요. 수정해야 되고 다시 설계하고 그 작업이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딱 설계완성하고 가져가서 테스트를 했는데 20대가 올 패스 됐을 때 그 때 기분은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바로 회식장소를 잡죠(웃음).
그리고 내가
설계한 휴대폰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거나 광고에 나오면 뿌듯해요.
기구 설계자로써 힘든 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혹시 당구 쳐보셨나요? 당구 한 창 배울 때 보면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보면 천장이 당구테이블로 보이고 공이 굴러가잖아요.
그거랑 똑같이 조립구조가 머릿속에 뱅뱅 돌아요. 그리고 잠자다가 휴대폰 테스트 작업 때문에 낙하하는 꿈을 자주 꿔요. 그런 힘든 점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들이 가혹하게 일을 해요.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많은 대도 불구하고 엔지니어 수명이 짧아지고 회사를 나오게
되면 할 것이 없어요. 엔지니어들은 노조 가입도안돼서 회사 내에서 대우를 못 받으니 많이 힘들어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팬택에 재직 중이었을 때 ‘돌핀폰’을 제작설계를 했어요. 국내최초는 아니었지만 타사보다 사이즈가 작고 사용성과 문제점을 극소화 시키면서 모듈자체를
구부려서 만들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아요. 판매 역시 많이 되었죠.
15년 전으로 돌아가도 이 일을 다시 하고 싶으세요?
나름 희열을 많이 느끼고 성취감 또한 큰 직종인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돌아간다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지금 같은 상황이면 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학원같이 딱히 가르쳐 주는 곳이 없어 많이 힘들었어요. 스스로 하면서 배우고 그땐 3~4일에 한번씩 집에 갔어요.
만약 이 일을 안 한다면 제가 약간 내성적인 성격이라 공무원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요.
내 인생의 멘토가 있을까요?
전 직장의 제 상사였던 팀장님이 저의 멘토에요. 얼굴은 우락부락 하지만 저를 잘 챙겨주시고 일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분은 설계노트만 10권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이 곧 자산이라고 말하죠. 저도 6권 정도가 있는데 설계노트를 작성하는것이 중요해요
. 몇 년 후 그걸 다시 봤을 때 그땐 분위기가 어땠는지 어떻게 설계를 했는지 라는 걸 느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좀더 개발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나이가 차고 경력이 돼서 관리부서로 빠지기 보다 오랫동안 개발부서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고여있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내 모델을 좀더 많이 설계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후배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나요?
설계노트! 설계를 하면서 노트를 작성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면서 필수에요.
그리고 머릿속에 있는 걸 형상화 시키는 능력 또한 중요하죠. 항상 스케치 하고 메모하고 그런 작은 습관이 엔지니어에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조직생활 이다 보니 여러 사람과 좋은 유대관계를 가지는 것이 좋고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아야만 하는 마인드는 좀 버리는 게 좋아요.
그래야 조직이 오래가고 이익을 낼 수 있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전현준
홍호 활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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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준,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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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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