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계의 화려한 언어술사 천태영님. 영문학과 출신이지만 가장 재미있고 화려한 홍보 일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B2B, B2C 홍보
전문가가 되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천태영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직업을 처음에 선택한 동기가 무엇입니까?
저의 멘토였던 학과 선배가 홍보팀에 근무하고 있었어요. 그 선배가 해주는 PR관련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업무일 것 같다.”는 생각이 저를 사로 잡았어요. 저의 성격과 맞을 것 같아 결국 선택을 하게 되었죠.
실제로 홍보는 가장 재미있는 직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전문가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시중에 PR관련 서적이 정말 잘 나와 있어요. 저는 PR의 이론, 기초 실무에서 전문가의 경험담까지 전부 구해서 읽었어요. 맨 처음 읽을 때는 PR의 일반적인
프로세스가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PR이란 이런 틀에서 진행이 되는구나 하는 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특히 PR업무를 하고 있는 선배들로부터 많은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어요. PR부서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이 직원이 누구를 만나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다정다감한 느낌을 주며 잘 어울리고 거부감이 없는지를 봐요.
한마디로 무난한 성격이어야 하죠. 그래서 저는 항상 미소를 머금는 연습을 했어요.어떤 부서를 지원하든지, 자기 소개 즉 자기 PR을 잘해야 하는데, PR부서이기
때문에 훨씬 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자기소개서는 글이 명확하고 간결해서 나에 대한 한편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을 줄 수 있게 작성했어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사전에 기자로부터 예상되는 질의 응답(Q&A)을 준비하듯이 면접을 대비하면서 면접 관이 물어볼 예상 질문과 응답을 적었어요.
아나운서가 원고를 잘 못 읽으면 안되듯, 저도 언론과 인터뷰하듯이 면접 관의 질문에 간략하고 명확하게 답변을 했어요. TV나 지면에서 기업을 대표해
인터뷰 하시는 PR담당자 분들을 보시면 “간략하고 명확하게 설명을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기에 기업에서 요구하는 전문성을 기르려면 당연히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PR업무의 특성이 늘 새로운 상황,
기회 또는 위기를 맞게 되고 업계 트랜드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정체되어 있지 않을 수 있었고 심심하지 않아서 오랫동안 이 분야의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늘 새롭고 창의적이라는 게 PR업무의 매력이자 동기부여의 요인인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 꿈이 있다면?
현재 글로벌 홍보에 관심이 많아요. 해외에서의 PR은 또 다른 국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죠.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대해서 회사의 PR을 펼칠 수 있는
‘글로벌 홍보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모션 진행 건은 무엇이 있나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2002년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월드컵 홍보마케팅을 위해, 전국 5개 도시에서 ‘고고16강’ 행사를 진행한 기억이 가장 생생합니다. PR팀의 일원으로 전국
5개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에서 회사 로고가 새겨진 모형 골대를 세우고 거리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행사뿐만 아니라 기자 분들의 취재에 응대해드리는
역할까지 하면서 멀티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한 달내내 해야 했죠. 명동에서는 우리 행사를 참여하기 위한 인파 때문에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어요.
울산에서는 이천수 선수 등 그 당시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초청해서 사인회도 개최했어요. 아울러 TV에서도 우리 행사를 뉴스로 보도해서 홍보효과가
아주 좋았어요.
홍보업무를 하면서, 언제 가장 뿌듯하셨나요?
저는 새로운 시도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가장 뿌듯해요. 기업홈페이지가 일방적인 기업과 제품 정보 만을 제공해서 무미건조해 보여 제가 기획을 한적이 있어요.
기업 홍보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 제안서를 준비했죠. 도메인부터 카테고리와 메뉴까지 직접 기획해서 매일매일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유입 방문객과 포털에서의 노출이 점점 늘어났어요. 결국, 타사의 기업블로그 제작을 담당하던 홍보대행사에서까지 우리 회사 기업블로그를
성공사례로 제시하겠다고 문의가 왔었죠. 정말 뿌듯했습니다.
브랜드 홍보 업무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브라질이 원산지인 건강음료를 홍보한 적이 있어요. 브라질 대사관에 찾아가서 윈윈전략을 제시 했어요. 그래서 제품 프로모션 행사와 기자 간담회에 브라질 공사께서
2번이나 참석해주시고 그 브라질산 원료의 장점을 강변해 주셨어요. 홍보는 이렇게 엮어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한가지만 말씀해주세요.
CEO을 모시고 사회공헌 팀에서 진행하는 방글라데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방글라데시 어린이들에게 교실과 화장실, 우물을 건립해서 기증했어요.
교실에서는 일일 선생님으로서 자원봉사활동도 했죠. 그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순박하고 아름다워 그들과의 모습을 모두 사진으로 담아왔어요.
그런데 그 찍어온 사진들을 그냥 놓아두기엔 아까운 것 같아 사진전을 열어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결국,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직접 찾아가 협조를 구하고 방글라데시
대사관에서 제공한 사진과 정보를 함께 모아 ‘Happiness from the Smile’이라는 사진전을 개최했죠. 이 날 각계 저명 인사와 우리나라에서 주재하고 있는 5개국
대사님들도 참석해주셨고 TV와 4대 사진잡지에도 전시회가 소개 되었어요.
기업의 사회공헌 홍보활동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통 기부를 많이 생각하시는데, 사실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몰라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자신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직접 자원봉사에 참여하여 볼 수 있어요.
기업에서 자원봉사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는 내부적인 이유도 있어요. 직원들이 기부하고 직접 자원봉사 함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기업의 홍보를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은 진정성을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서울반도체주식회사는 기부문화가 활성화 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 지나요?
제가 일하는 서울 반도체 주식회사는 100% 전 임직원이 월급의 일정 부분을 매달 기부합니다. 또 주중에 의무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도록 되어있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급하게 모금함을 놓지 않아도, 그 동안 모아둔 돈으로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만약 부족하면 회사에서 선뜻 나서서 도와주고,
대표이사님 같은 경우는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합니다. 임원들도 1인당 1명씩 장학금을 지원하죠. 글로벌 회사라서 해외를 대상으로한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티, 일본 지진사태 때는 서울반도체의 세계적인 LED를 사용한 손전등을 기부했습니다.
홍보활동은 참 재미있는 일이네요.
네. 우선 재미는 있어요. 일반직 종사하는 분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많이 해요. 전에 다니던 회사의 본사가 미국에 위치하고 있어 PD 분들하고 그랜드케년을
포함해 서부투어를 9박10일 동안 했어요. 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에도 다녀왔죠. 여러 가지 제휴 프로그램을 직접 할 수 있어 매우 재미있어요.
문화 마케팅도 많이 해요. 공연도 하고 협찬도 하기 때문에 직접 촬영장에 가서 볼 수도 있어요. PPL광고 때문에 촬영장에서 제작현장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죠.
홍보랑 마케팅은 다른가요?
기업의 조직과 상황에 따라 홍보와 마케팅의 경계 및 R&R(역할과 책임)이 달라집니다. 늘 협업하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 부서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귀속되어 있다고 보면 훌륭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마케팅은 상품기획/개발자(MD), 제품관리자(PM),
브랜드관리자(BM)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제품 및 브랜드와 관련된 홍보 아이템과 콘텐츠를 홍보부에 제공하고, 홍보부는 그 아이템을 더 좋은 스토리로
만들어서 언론 및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공중에게 더 효과적으로 노출 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죠. 홍보 및 마케팅에서 중요한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 통합적으로 둘 다 잘 수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프로모션 진행 건도 있었나요?
홍보업무를 할 때에는 원맨쇼를 하면 안 되요. 몇 년 전에 부산에서 물류센터를 오픈 하는 행사가 있었어요. 대외적으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하여
부산지역의 TV와 신문 거의 전매체가 취재를 했죠. 그런데 문제는 내부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아 다른 부서 직원들은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거예요.
영업 부서에서도 뉴스보고 알았다고 말하길래 내부홍보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내부 홍보할 때 중요시 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회사의 일을 내부 직원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내부적으로 홍보를 먼저 하고 외부적으로 점점 나가야하는게 올바른 일의 진행방향이죠.
기업의 기업문화와 CEO의 경영철학이 밑바탕이 되어 인사부와 비서실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협력을 해야 내부 커뮤니케이션(Internal PR)을 성공할 수 있어요.
이 직업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나 스펙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언론, 광고 및 홍보를 전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일선에 계신 선배들 중에는 수학, 기계공학을 전공한 분들도 있어요.
기자 분들도 마찬가지죠. 따라서 홍보는 전공과 무관한 학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어학능력은 매우 중요해요. 글로벌 기업의 홈페이지가 다국어로
제작되듯, 글로벌 시대의 PR은 국내만이 아닌 해외에서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학 능력이 중요시 된다고 봐요. 어학자격증은 필수예요.
저는 각 홍보대행사에서 진행하는 인턴십을 경험해보시는 것도 아주 좋다고 생각해요. 아마 일반 기업의 PR부서에서 1년 업무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각종 마케팅 대회나 PR공모전에 응모해보는 것도 PR실무의 감을 잡고 취업 시에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취업 준비 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홍보는 도전하는 거예요.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상품을 접하고 새로운 글을 만들어내는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가 필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대학교 때부터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것이 필요해요. 동기가 신문사의
기자로 활동할 수도 있고 저와 같이 홍보 업무에 종사할 수도 있죠. 그분들과의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해야지 이후에 홍보업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홍보 업계가 좁다고 봅니다.
보통 ”글쟁이”라고 하는데, 글 쓰는 능력은 중요한가요?
저는 저만의 글 쓰는 원칙이 있어요. 홍보하는 사람들은 보통 스토리텔링을 해요. 메시지는 간략하고 분명하지만 FUN하게 만들어야 되요.
문어체보단 구어체로 작성하죠. 장황한 이야기는 잘 듣지 않잖아요. 글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와 소설을 습작해온
경험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학교에서 선후배, 동기들과의 관계를 잘 맺어주시는 게 좋아요. PR 업무는 기자, 고객, 사내 임직원과의 관계형성 및 유지가 기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두루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게 좋아요. 현장에 나오시기 전 연습이라고 생각하세요. 다양한 부류의 커뮤니티에 속해서 여러 직종의 사람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다양한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Storyteller)
으로서의 자질을 기르세요. 국내외 홍보 계의 선배님들께서 저술한 홍보 관련 서적을 두루 섭렵하시면 아! 홍보업무가 이런 것이구나 감이 올 거예요. 그리고
“기사가 되는 보도자료 작성법” 과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필독서로 추천드려요.
홍보는 000 이다. 말씀해주실수 있나요? 이유는?
홍보는 ‘도전이다’. 새로운 이벤트, 신제품, 보도자료, 기자 및 여러 인사들과 새로운 만남을 이끌어 내기 위한 도전이에요. 늘 새로운 보도자료,
홍보 이벤트, 새로운 채널, 새로운 사람들과의 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좋은 홍보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도전은 필수죠.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유승화
홍보전문가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유승화
INTERVIEW
유승화, 전현준
abc@saramin.co.kr
EDITOR
유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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