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변에 많은 브랜드들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르고 있는 옷과 신발, 먹고 있는 아이스크림, 심지어 지금 두드리고 있는 키보드도 하나의 브랜드 상품입니다. 이 홍수 속에서 사람들 눈에 띌 수 있게 떠오르게
해주는 브랜드 마케터 이인향 멘토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브랜드 마케팅은 어떠한 분야인가요?
브랜드 마케팅이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쉽게는 트렌드 메이킹이 될 것이고, 넓게는 브랜드가 있다면 그 브랜드의 정신을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하고 선호하게 만드느냐인 것이죠. 예를 들면 스타벅스는 고객과 커피 문화를 공유하는 것을 추구했는데, 이를 통해서 커피 문화가 일반화되었죠. 이러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러한 공유와 선호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사회공헌과 같은 마케팅 하고 있는데, 정말 공유를 하
고자 하는 것보단 단순히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어떻게 ‘베풀 것인지’, ‘공유할 것인지’ 고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팅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전공이 패션학과라 학교 다닐 때 만해도 디자이너나 MD였어요. 패션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패션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결정적으로 패션쇼와 비슷한 형식의 졸업작품을 했었는데, PR을 해보고서 재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러던 중 방향성을 잡고 PR도 하면서 브랜드 마케팅을
하게 되었죠.
여러 가지 경력이 있으신데, (졸업작품과 같은) 패션쇼 등이 맘에 들어서 하게 된 것인가요?
졸업작품은 동기가 되었던 거고, 저는 서브로 홍보를 담당했었어요. 그러면서 마케팅을 해보면서 재미를 느꼈던 차에, 첫 직장인 패션 전문 잡지사에서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면서 마케팅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공모전과 같은 다른 활동은 했었나요?
졸업작품과 관련된 공모전에 참가하여 수상을 했었고, 국제 패션 연구소에서 장학금 혜택을 받으면서 공부도 했었어요.
아무리 여러 활동을 했더라도, 패션학과가 마케팅을 하려면 어렵거나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요?
패션 마케팅이라는 지금은 패션과 경영학이나 마케팅과 관련하여 복합적으로 배우고 있지만, 저는 패션으로 출발했었기 때문에 패션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서
전반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이나 탐색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마케팅이란 부분은 따로 공부하지 않았어도 업무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얻는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물론 패션과 마케팅을 둘 다 배우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스펙을 쌓는 것도 좋은 것이지만, 발로 뛰어 보는 경험이
더 중요해요.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수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마케팅 효과를 분석-도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이런 부분은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신입사원 때와 지금의 하루 일과에는 차이가 있나요?
마케팅이란 것 자체가 반복적인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일과라고 말하긴 어렵고, 연간이나 시즌 플랜 등을 통해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서 그날 그날 해야 하는 일을
해요. 시즌 마케팅 기획부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잡고 광고전략, PR전략을 짜고,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데일리 업무를 하게 되죠. 기획하고 미팅하는 일들이 많긴 해요.
여러 직장에서 경험을 쌓으셨는데 유독 컨버스에서 긴 시간을 함께 한 이유가 있나요?
컨버스는 Be your own, Made by you 라는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고 크리에이티브해져라 라는 자유로운 컬쳐와 정신이 제가 추구하는 것과 굉장히 잘 맞았어요. 그 정신을 너무 사랑해서 그것에 맞춘 마케팅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밤을 새서 일을 해도 즐거웠어요.
인디에프의 스포츠 브랜드 프레디로 옮기시게 된 것은 비슷한 계열이라서 옮기게 되신 건가요?
그런 부분도 있고, 스카우트 비슷한 개념으로 옮겼어요. 그리고 컨버스가 스포츠 브랜드지만 캐쥬얼한 편이고, 비보잉, 스케이트 보드와 같은 컬쳐 마케팅을 주로 했지만,
메이저 스포츠에 대해서는 아니였어요. 프레디의 경우도 물론 메이저 스포츠는 아닌 피겨 스케이팅으로 프로모션을 했지만 김연아 양이 워낙 파워가 있었죠. 예를 들면,
김연아 마케팅을 하면서 9시 뉴스나 스포츠 뉴스에 나오게 되는 것처럼요. 이런 부분처럼 같은 스포츠 분야였지만 프레디는 좀 더 스타일리쉬하고 패셔너블한 브랜드였기에
차이를 느꼈어요. 패션 분야는 백조와 같아요. 백조가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면서 발을 구르듯이 어딜가나 마찬가지지만 잡일을 정말 많이해요.
그걸 견디지 못하고 좌절하고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를 잘이겨내야 수면 위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일 수가 있죠.
여러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것이였나요?
너무나 많지만, 컨버스에 다닐 때가 기억에 남는데요, 컨버스는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 그걸 반영하기 위한 컬쳐 마케팅을 많이
진행했어요. 연단위로 진행했던 페스티벌이 있었는데 기획서부터 프로그램 세팅, 현장 어레인지까지 모두 담당해야 했었어요. 이 행사를 3회 정도 진행했는데,
준비는 수개월이 걸리고 3일에서 7일
정도 페스티벌이 진행되었죠. 현장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객들이 느끼게끔 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였는데 참여해주신 분들이 같이 공감해주시니까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럼 멘토님은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후회를 하거나 다른 방향을 생각해본 적이 없나요?
지금까지 계속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일이라는 것이 수명이 있기에, 퍼스트잡, 세컨드잡 같은 것도 생각은 하게 되는데요.
제 2의 잡 라이프를 생각해보고는 있어요. 크리에이티브한 저만의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기는 해요.
수신입 시절,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좋을까요?
저는 일 자체를 굉장히 즐겼어요. 힘들어도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즐거워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근무 조건이 좋지도 않았고, 야근도 많이 하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좋아하니까 견뎠어요. 일을 정말 하고 싶고 이왕이면 즐겁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이런 마음가짐이 신입시절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무래도 패션 쪽은 트렌드에 많이 민감할텐데, 그런 정보들은 주로 어떻게 습득하고 활용하시나요?
패션 뿐만 아니라 어떤 마케터라도 트렌드에 민감하죠. 그래서 다양한 채널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패션 정보는 잡지, 인터넷, 쇼 등을 통해서 얻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리고 추가적으로 트렌드를 떠나서 마케팅 서적과 사례를 통해서 정보
를 얻는 것도 중요해요. 무엇보다 소비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래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알려면 마트나 백화점에
가보고, 클럽이 대세면 클럽에 가서 놀고, 락페스티벌이 대세면 락페스티벌에 가서 직접 느껴봐야 해요. 먼저 찾아가서 경험해야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를 먼저 캐치할
수 있어요.
요즘 창의성을 많이 중요시하기도 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나 마케터를 하려면, 정말 크리에이
티브가 중요할텐데,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크리에이티브가 뚝 떨어지진 않아요.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다양한 것을 접하는 게 중요해요. 그것이 영감의 소스가 되니까요. 예를 들면 바로잉(Borrowing)이란 책이
있는데, 정말 수많은 부분들을 빌려와서 내 것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것인데 이런게 크리에이티브에요. 단순한 모방과는 다르죠. 그리고 사소한 부분에서도 생각을
해야되요. 예를 들면 외국에 나가서 경험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조금 가볍게 생각해서 지하철 타면서 사람 하나 하나 관찰하는 것도 도
움이 되죠.
그렇다면, 그렇게 관찰하시고 크리에이티브한 소스를 캐치하기 위한 멘토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어떤 게 있나요?
수시로 눈에 띄는 요소들이 보이면 어디서든 사진으로 찍어서 데이터화해요. 인터넷을 보다가도 스크랩을 하고… 메모하는 것도 중요한데 최근에 많이 하고 있어요.
멘토님이 이러한 패션마케팅을 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솔직히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까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것에 대한 롤모델이 되는 회사는 있어요.
‘IDEO’ 라는 디자인 회사인데, 개인의 개성을 중요시하고 창업자 데이빗 켈리가 사업을 놀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라 크리에이티브하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데이빗 켈리가
멘토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패션 마케팅 쪽을 준비하는 후배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이 있나요?
마케팅은 고여진 물은 아니에요. 기본적인 서적을 읽는 것이 좋긴 하지만 새로운 것을 계속 봐야해요. 유니타스 브랜드도 괜찮고, 필립 코틀러의 마켓 3.0을 추천하고
싶네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블링크나 육일약국 갑시다도 괜찮았어요. 그리고 정기구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만, 요즘은 어플도 많고,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는
정보가 많아서 꼭 정기구독을 하지 않아도 좋구요. 요새 잡지들은 꼭 전문지라고 패션만 나온 것이 아니라 문화나 사회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정보
를 얻기에는 좋아요.
자,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많은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는데요. 이제 마지막으로 멘토님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에는 스펙이 굉장히 중요시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특히, 다른 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패션도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어 영어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보다 관심과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다양한 관심사를 늘 가지는 게 가장 기본적이에요. 여행도 많이 하시구요. 그런데 요즘에는 너무 취업에
목을 메다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인생에서 20대는 가장 젊고 핫한 순간인데, 이 시기에 어떤 관심을 가지고, 어떤 경험을 쌓느냐가 인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으시길 바랍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신영모
브랜드 마케터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신영모
INTERVIEW
박정현, 신영모
abc@saramin.co.kr
EDITOR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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