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 년 전, 프랜차이즈의 개념이 생소할 당시 당당히 프랜차이즈 사업가의 길로 진로를 정했던 김진도씨. 이제는 식(?)분야 프랜차이즈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자신을 알게 만들어버린 능력자 김진도씨. 그가 걸어왔던 길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자.
일하신 지 10년.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일을 하셨나요?
처음에는 프랜차이즈를 몰랐었어요.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IMF로 취업을 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죠. 친구 중 한 명이 김밥천국에 근무 하고 있었어요.
저는 당시 대구에서 학원강사를 하다가 친구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둘이 일본에 갔다가 오꼬노미야끼 아이템을 보고 길거리 음식으로 접목하면
좋을 것 같아 닭으로 치킨 볼을 만들어서 보급했어요. 치킨 볼을 가지고 포장마차에 납품하는 형태의 사업을 하였고 호황이었죠. 황금 잉어 빵처럼 포장마차를
만들어주는 개념으로 사업을 진행했어요. 저희는 이동식 차량을 만들어 줬었어요. 하다 보니 1년 반 사이에 300개 가까이 나갔었어요. 개념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접목을 했더니 잘 되었던 거죠. 그렇게 하다가 점포를 가지고 싶어서 “순살로치킨”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이것이 실제로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를 만든 첫 번째 케이스였죠. 당시 IMF라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어요. 닭을 수입해서 공장을 만들고 센터를 만들었어요.
지금도 운영하고 계신가요?
망했죠. 조류독감이 계속 왔었어요. 그 당시에는 닭을 먹으면 죽는다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매출이 70%가 빠졌어요. 2003년 11월부터 매출의
70%가 빠진 거죠. 그렇게 버티다 보니 못 버티고 접었어요. 지금도 그 브랜드가 있긴 있어요. 순살로가 뼈 없는 치킨이었는데 업게 3위 안에
들었었어요. 그 당시 조류독감이 업계에 타격을 많이 끼쳤죠.
그 이후에는요?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어요. 사업을 접고 나서는 “에디슨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에 입사를 해서 “본스치킨”을 만들었어요. 현재 “굽네 치킨”이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고 그 다음이 “본스치킨”이에요. 사업, 구축, 기획까지 제가 만들었고요. 어느 정도 만들어 놓은 후 “쿠담”이라고 오크통 셀프 생맥주
전문점을 만들었어요. 손님이 맥주를 직접 따라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죠. 그게 포스와 연결되어 계산도 저절로 되는 시스템이에요. 그 점포는 지금도
후배들이 계속하는 브랜드에요. 그 이후에 이 회사(청정계-웅계)에 오게 되었습니다.
치킨 업계 쪽에서 일을 많이 하셨는데 맛에 대한 감각도 뛰어나신가요?
맛에 대해 예민한 건 있어요. 직업병으로 음식점이 있으면 다 가봅니다. 눈에 띄는 게 있으면 무조건 먹어요. 많이 먹을 때는 30마리도 먹어봤어요.
메뉴 개발할 때도 닭 150마리 정도를 가져와서 테스트를 해요. 소스 하나 개발하는데도 각각 테스트를 해봐야 되요.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예민한 건 있죠.
웅계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여기서 일한지는 2년 정도 되었고, 닭업체이다 보니 농장도 있고 도계장도 있어요. 주로 BBQ, KFC에 납품을 해요. 여기서도 마지막 유통이 프랜차이즈
사업이었어요. 제가 들어오면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게 된 거죠. 그렇게 나온 게 “치킨밥”이에요. 2010년 8월에 런칭했고, 그 해 12월에 직영매장 건대
치킨 밥을 오픈 했어요. 치킨 밥은 큰 공간을 활용해서 최소 40평 이상이 필요해요. 퓨전화시킨 닭 요리 전문점이에요.
기획에 메뉴개발도 포함되어 있나요?
그런 것도 있죠. 까르보나라 치킨을 만들 때 우리 직원들이 다 반대를 했었어요. 딸이 파스타를 좋아해서 음식점에 갔는데 제 입에는 안 맞았지만,
주위를 보니 전부 20대 여성고객이 이었어요. 치킨에 그걸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싶어 개발하게 되었어요. 젊은 여성고객들을 잡으면 남성분들은 저절로
따라오는 게 상술의 한 방법이죠(웃음) 사내시식회를 했는데 전부다 고개를 다 흔들었어요. 느끼하다고…… 그래서 소스 만드는데 한 달 넘게 걸렸어요.
그걸 만들어서 어느 정도 맛이 나오는 것 같아서 녹양역에서 시식회를 했어요. 남자들은 X, 여자들은 거의 O였죠. 그래서 이건 되겠다 확신해서 대표
메뉴로 잡은 거죠. 그게 그대로 이루어졌고 그걸로 인해 좋게 소문이 많이 났어요. 후라이드는 까르보나라를 대표 메뉴로, 오븐요리는 깐풍기, 순살갈릭을
대표 메뉴로 만들었어요. 메뉴에 대한 기획은 좀 큼직큼직하게 잡아주고 나머지는 직원들이 해요. 제가 맛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해서 직원들도 의무적으로
돌아다니게 해요. 우리보다 더 나은 게 있으면 신메뉴에 참고를 해요.
경쟁사에도 같은 메뉴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더 먼저 했어요. BBQ같은 경우도 제가 2-3주에 한 번씩 회의에 참석해요. 치킨카페도 제가 팁을 줬던 부분이죠.
치킨 밥은 더 큰 개념의 카페이고 메뉴 종류가 32종이에요. 타 브랜드보다 메뉴가 많아요. 전부 하나하나를 퓨전화시켰어요.
허니 치킨, 까르보나라치킨 등이 있어요. 그 중에서 제가 아이디어를 낸 까르보나라 치킨이 제일 잘나가요. 그 메뉴 때문에 타 브랜드에서 카피를 했어요.
인맥이 다 이어져 있기 때문에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올해 가로수 길에 직영 매장을 하나 더 내고 활성화 시킬 예정이에요.
마케팅은 어떻게 하시나요?
담당하는 직원이 있지만 같이 합니다. 최종 결정을 제가 하는 편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입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 광고도 생각하고 있지만 장단점이 있죠. 단기간에 클 수 있지만 단기간에 무너질 수도 있거든요. 장기전으로
가더라도 내실을 다지고 싶은 게 저의 생각입니다. 또 저희는 타 브랜드보다 공급가격이 저렴해요. 그래서 점주들 이익률 자체가 높아요.
광고료가 비싸면 마진이 적어지니 그런 부분도 생각해야 되요. 장기전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크면 클수록 모델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죠.
프랜차이즈가 이직률이 높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선은 힘들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두 번째는 시스템상의 문제이죠. 보통 브랜드를 가지고 운영하는 본사는 저희처럼 3단계 업무 시스템이 없는 곳이 태반이에요.
직영매장 없이 점포를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급여 조건 자체가 별로 좋지않고, 단계별 역할을 전부 다 해야 되요. 물류/배송까지 다해야되서 있고 싶어도 못 있어요.
신생 업체들도 많은데 그런데는 좀 많이 힘들죠. 괜찮은 회사는 많이 그렇지 않아요. 좋은 이유를 들자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작은 곳으로 옮겨가는 경우와 자신이
창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프랜차이즈를 오래 하셨는데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지금 이순간? (웃음)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좋네요. 가끔씩 개인 점포 컨설팅을 해 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얼마 후에 집으로 소포를 보내곤 해요.
얼마 전엔 경주에 간 김에 컨설팅을 하고 왔는데 한 달 만에 매출이 생겼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럴 때가 가장 보람 있죠.
삶의 목표는?
언제가 저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브랜드가 전국적으로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확산되면 좋겠어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무엇을 준비하면 될까요?
맛보는 것은 기본이죠. 특이한 건 무조건 눈에 들어와야 하고 감각이 있어야 해요. 여성분들이 감각이 뛰어나 더 잘 맞을거예요.
그런 감각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기억해 뒀다가 접목을 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보통 3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점주를 만나 상담을 하고 계약서를 쓰는 개설업무, 점포를 오픈 해주는 업무(인테리어, 교육, 오픈 행사),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업무 이렇게 3가지로 나뉩니다.
특히 마지막 단계가 중요해요. 매출이 올라야 하는데 매출이 안 나오면 매장이 망하는 거예요. 살아 남을 수 있는 퍼센티지가 30%밖에 안 되요.
계약 후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확률이 5%미만일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해요. 늦게 오픈하는
매장 시간에 맞춰 가고 하루에 3-4새 점포를 다 가려면 퇴근 시간이 늦어져요. 보통 밤 10-11시이죠. 매장이 바쁘면 내가 닭도 튀기고 배달도
하고 그런 경우도 있어요. 그것도 바로 관리의 일종이고, 그렇게 되면 점주들도 믿고 따라와줘요. 내근보다는 외근이 많고, 출근시간은 있어도 퇴근시간은 없어요.
신입사원은 맛, 인테리어, 전체적인 감각이 필수네요?
그렇죠. 그게 80-90%차지할거에요. 그리고 중요한 건 잘 버티는 거죠. 그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분야가 이직률이 굉장히 높아요.
일반적으로 후배들을 보면 길면 1년 정도 근무해요. “갈 데는 많으니까“ 라고 생각을 해요. 일이 육체적으로 힘들어요.
슈퍼바이저가 되기 위한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요?
진솔해야 하고, 들어 줄줄 알아야 해요.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능력은 필요 없어요. 가맹점, 본사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잘 해야 되요.
그러려면 잘 들어야 해요. 가맹점주의 불만 같은 것들을 잘 들어줘야 되요. 즉, 둘 사이의 적절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능력이 필요하죠.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어느 정도 많이 다녔는지가 중요해요. 여행이라든지 아르바이트, 대외활동 경험. 가장 많이 보는 것 중 하나가 여행이에요.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다니고 많이 본 사람들을 좋아해요. 스펙은 크게 필요가 없고 인성이 더 중요하죠. 들을 수 있고 뛸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필수예요. 저희
일은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아요.
추천하는 책은 무엇인가요?
저는 일주일에 한 권이상 읽어요. 주로 마케팅 관련. 성공한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고 저도 그분들처럼 되려고 노력해요. 이것과 별개로 만화책도 좋아해요.
박봉선씨 만화는 경제 관련이 많아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잡다하지만 이것저것 많이 보려고 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턴츠 기획팀 리포터 유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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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유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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