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홍보대행사 프레인에서 7년째 근무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하고 계신 일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언론홍보는 신문, 잡지 같은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에요. 하지만 요즘은 이벤트, SNS, 프로모션, 콘텐츠 제작 등 캠페인 범주의 일까지 합쳐져 폭넓게 진행되죠. 이런 경향 때문에 홍보대행사, 광고대행사, 이벤트대행사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요. 홍보든 광고든 이벤트든 공통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협업을 하는 셈이죠. 저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삼성그룹과의 업무가 있죠.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하하하 캠페인, 두근두근 투모로우, 영삼성, 삼성 직업멘토링 등을 기획하고 운영했어요.
홍보 직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했어요. 대학졸업 후 광고대행사에 취직했는데 재미가 없더군요. 광고주가 ‘이런 광고 만들어와라’, ‘모델은 얘로 하자’는 식의 관여가 많았거든요. 제가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광고주가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었어요.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었죠. 반면 홍보는 기자,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가치’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광고보다 더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하다고도 볼 수 있죠. 게다가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해서 홍보 쪽에 더 맞지 않나 생각하게 됐죠.
흔히들 광고대행사는 ‘을(乙)’, 홍보대행사는 ‘슈퍼 을(乙)’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그렇죠.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에게만 을(乙)이고 다른 프로덕션에게는 갑(甲)에 가깝죠. 하지만 홍보대행사는 광고주에게도 을, 기자들에게도 을이에요. 게다가 매체에게도 을, 심지어 프로덕션에게도 을이죠. (웃음) 말 그대로 ‘슈퍼 을’이지만 홍보대행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도 꽤 많아요. 우선 여러 분야의 기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죠. 또 매일 글을 쓰기 때문에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요.
홍보를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해주세요.
사실 홍보대행사의 경우 고객사에 따라 업무내용이 많이 달라요. 저는 운 좋게도 삼성그룹을 고객사로 맡아 젊은 친구들, 대학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삼성과 20대를 잇는 커뮤니케이션 브랜드인 영삼성(YOUNG SAMSUNG)을 담당했죠. 삼성 열정기자단 친구들의 멘토가 되어 취재내용을 살펴봐주기도 했고요. 지금은 그 친구들이 기자, 아나운서가 되었어요. 가끔씩 찾아와 제 멘토링이 도움되었다고 할 때면 보람 있죠.
반대로 홍보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홍보는 사회적 이슈나 매체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홍보는 새로운 변화라는 파도에 휩쓸려선 안돼요. 오히려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하죠. 예를 들면, 불과 2년 전에는 페이스북 유저가 거의 없었지만 현재는 페이스북이 없으면 마케팅을 못 할 정도예요. 또 트위터가 대세였다가 이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흐름이 넘어왔죠. 국내외 트렌드의 중심에 서서 그 변화를 예측, 활용하는 일. 중요하면서도 어려워요.
그런 어려운 점들은 어떻게 극복하세요?
사람들을 많이 관찰해요. 가로수길처럼 젊은 친구들이 주로 다니는 곳을 돌아다니기도 하죠. 팝업스토어가 생기면 둘러보기도 하고요. 젊은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유행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홍보 신입사원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일까요?
스킬 보다는 센스인 것 같아요. ‘이 일을 왜 시켰을까?’, ‘어떻게 처리하면 단번에 오케이를 받을까?’ 생각하고 답할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사원들은 기계적으로 일해요. ‘내가 만든 자료를 상사는 어디에 쓸까?’ 이런 고민을 하는 태도가 필요해요.
예비 홍보인에게 지금 당장 000하라! 라고 조언해주신다면?
우선 ‘경험치를 높여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한 순간에 넓어지지 않아요.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만 가능한 일인데,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여러 일을 하긴 힘들죠. 평일은 회사에서, 주말은 소파에서 보내기 일쑤거든요. 하하. 반면 대학생은 자유롭잖아요. 뭘 해도 용서 받을 나이고, 학생 할인으로 뭘 해도 싸고. (웃음) 많이 돌아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치를 쌓길 바라요. 두 번째로 ‘뭐라도 읽어라!!’ 사실 많이 써봐야 되는데 안 할 걸 알기 때문에… (웃음) 쓰지 않을 거면 차라리 읽기라도 하라는 거죠. 제가 느끼기에 젊은 친구들, 특히 남학생들은 활자에 취약해요. 인쇄물보단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통해 짧은 글만 접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문자를 보내도 ‘ㅇㅇ’ 혹은 ‘ㄴㄴ’와 같은 짧은 대화만 나누다 보니. (웃음) 기본적인 문장구조조차 어려운 거죠.
마음을 크게 먹고 (웃음) 글 쓰기 연습을 시작한다고 하면,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무엇보다 ‘목적’이 뚜렷해야 해요. 물론 보도자료 같은 경우는 사실 관계만 쓰면 돼요. 반면 산문 같은 경우는 이 글을 ‘왜’ 쓰는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 명확해야 해요. 이런 글을 쓸 때는 먼저 글의 전체적인 구조를 그려야 하죠. 독창적인 표현이나 인용은 한참 뒤의 일이에요. 독자에게 ‘이거 하나는 꼭 기억에 남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보세요.
그리고 다각도에서 글을 쓸 줄 알아야 해요. 예를 들어 자동차를 주제로 기사를 쓴다고 해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전문기자가 글을 쓴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갈 경우 여행전문기자가 글을 쓸 수도 있겠죠. 자동차 디자이너가 글을 쓴다면 디자인에 관해서 쓸 수도 있을 거고요. 차 안에서 음악을 자주 들으니 뮤지션도 글을 써볼 수 있겠네요. 이렇듯 사물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글쓰기 연습을 하세요.
앞서 경험을 많이 하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어떤 경험을 해보면 좋을까요?
경험 역시 ‘목적’이 명확해야 해요. 희망 직무와 관련 있는 경험들이 중요하죠. 홍보직무를 희망한다면 명문대 출신이라는 거 보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한 경험을 더 쳐주기 마련이에요.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야 말로 제일 큰 스펙이에요. 그런데 지원자들이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대개 미래의 직무와 관련이 없어요. 해외에서 홀로 노력한 일, 동아리에서 회장한 일. 뻔하죠. 여행도 그래요. 남들 다 가는 여행지만 다녀오는 게 보통이잖아요. 그런 뻔한 경험은 큰 의미가 없어요.
자기소개서 팁을 주신다면?
자기소개서를 보다 보면 ‘올해는 이런 패턴이 유행이구나’하고 느끼게 되죠. 누가 족보를 만들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웃음) 뻔한 자기소개서들은 눈길이 안가요. 본인 홍보도 못하는데, 홍보를 할 수 있겠어요? 자랑스럽게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내보일 글 하나 못 쓰는데 말이죠.
회사는 한 학기 등록금보다 많은 돈을 한 달에 쥐어줘 가며 일을 맡기는 곳이에요. 그러니 그만큼의 일을, 그만큼의 가치를, 아니 그 이상을 결과물로 보여주길 바라는 곳이 회사예요. 그런데 자기소개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뽑고 싶겠어요? 포장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해요. 거짓말을 하거나 잘난 척을 하라는 게 아니에요. 글을 잘 써서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라는 거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거 아니겠어요? 쉽게 잘 읽히는 자기소개서는 읽기만 하면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그런데 글쓰기가 엉망이면 물어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죠.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네요. 이번엔 면접 팁을 주신다면?
면접관들은 정답을 듣고 싶어서 질문하는 게 아니에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 태도나 반응을 보는 거죠.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이나 압박 면접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많은 신입사원들이 열심히 배우겠다고 하는데, 저는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배우는 건 이미 배우고 왔어야 한다”고 말해요. 요즘 친구들은 늘 누군가 가르쳐주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요. 이제부터는 스스로 찾아서 배워야 해요. 잘하고 싶으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죠.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홍보업무는 어느 정도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에요. 지겨워지기 쉽죠. 권태를 버티는 지구력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고요. 버티는 것과 동시에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재미를 발견하는 게 중요해요. 반복으로 인한 지루함을 스스로 깨려는 적극성이 필요한 거죠. 앞서 말한 적극적인 자세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죠.
마지막으로 당.멘.소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분을 많이 만나보세요. 살펴보면 주위에 3-4년차 실무자들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이야기를 나눠보면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감이 올 거예요. 더불어 인맥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경민
미디어콘텐츠디렉터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경민
INTERVIEW
김경민
dangmenso3@mailinfo.saramin.co.kr
EDITOR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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