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CJ푸드빌 외식 브랜드 중 하나인 빕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주방 부매니저로 총괄을 하며 조리, 품질관리, 위생관리 등을 하고 있습니다. 요리사와 관리자의 직무를 동시에 맡고 있지요. 방학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포함해서 현재 9년 째 매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 아르바이트생일 때는 조리 위주로 일을 했습니다. 그 후 2년 반 동안 인턴으로 일하며 조리를 더 능숙하게 하기 위해 갈고 닦았죠. 지금은 정사원이 되어 관리 업무를 더 맡고 있습니다. 매니저는 조리와 관리 두 가지 모두 잘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전혀 다른 직종인 외식서비스업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용돈벌이의 대학생 아르바이트만이 아닌 진로로 선택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평소에 여행을 다니며 여러 맛을 느낀 게 큰 동기가 됐습니다. 맛집을 방문했을 때 특별한 재료가 없는데 특이한 맛이 나면 향신료나 조리법이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외식업계와 프랜차이즈 식당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도 유럽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치즈와 파스타 등 맛있는 음식을 정말 많이 먹었답니다. 덕분에 퉁퉁 몸이 불어서 돌아왔지만요. 어느 곳에서 좋은 자극을 받으셨는지 식도락 여행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대학생 때 떠난 유럽 배낭여행이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탈리아에 가면 다양한 토핑으로 만든 피자가 많습니다. 또 체코에 가면 맥주와 훈제요리가 참 맛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아침에 갓 나오자 마자 먹은 바게트도 떠오르네요. 이런 추억들이 기억에 남아 점점 외식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재미있어 방학 때만 하려던 게 9년 째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재미와 주문을 하면 여러 군데서 한 군데로 모아서 오는 일괄 시스템이 신기했습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함께 제휴업체도 많아 일을 배우고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이기에 배우기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지요.
주방을 총괄하는 매니저로서 멘토님만의 차별화 된 강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음식 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안돼요. 신선한 재료와 유통기한 엄수가 중요합니다. 요리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대기업 계열사다 보니 품질관리에 철저한 게 멘토님의 성향과도 잘 맞았겠네요.
대기업의 경우 이미지가 중요해 정말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전 진실되게 파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제가 다니는 회사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정직’ 입니다. 이러한 기업 이미지와 실제로 제가 일하는 환경이 일치하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니시는 회사에 정말 적합한 인재시네요! 멘토님 덕분에 안심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어요.
단순하지만 정직한 게 좋은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또한 제가 일하는 회사의 경우 한국인 입맛에 맞춰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죠.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우리는 한국식으로 변화를 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머스타드 소스 하나만 봐도 다르다는 걸 분명히 느끼실 거에요. 더구나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저희만의 자체 브랜드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본인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멘토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출근을 해서 재료가 이상이 있나 확인합니다. 신선도가 높으면 품질도 좋아지고 맛있어지니 중요한 업무입니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비품이 다 갖춰져 있어야 조리업무를 시작할 수 있죠. 프라이팬의 상태도 봐야 하고 소스가 묽거나 진한지 등을 보고 일을 시작합니다. 또한 인력관리도 합니다. 스텝의 출퇴근을 확인하고 오늘 스케줄과 포지션에 맞게 인원 배치하는 일도 합니다. 중간중간 특이사항이 있나 확인하고 공지로 전달하구요. 조리도 하면서 개인 업무도 해야 합니다. 정리정돈과 청결관리도 당연히 기본이고요. 그 후에 마감을 하면 정리정돈, 청결, 재료 체크 하는 일을 합니다. 직원들을 면담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주방 매니저로 계시다 보면 손님들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은데요.
오픈 키친이라 손님과 마주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샐러드를 보충하는 일, 베이커리 업무 등 모두 손님을 응대하죠. 저는 스테이크 조리를 담당하기에 손님들을 항상 마주합니다. 주방에만 있는 게 아니라 홀에서도 일을 하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손님들을 응대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손님들이 물어보면 대답도 해야 하구요. 저 또한 손님들을 주시하면서 잘 팔리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합니다. 맛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드레싱을 어떤 걸 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홀에서 일하는 서버만큼은 아니지만 커뮤니케이션 할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아도 항상 웃어야 합니다. 더불어 깨끗한 복장도 갖춰야 하구요. 서비스 마인드와 용모단정은 기본이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품질과 위생입니다. 거기에 서비스가 추가되는 거구요.
△ 동료들과 업무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멘토님의 모습
일을 하시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함께 설명해주세요.
새로 들어온 후배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합니다. 교육을 하고 일을 하며 실력이 느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특히나 아르바이트생과 인턴분들이 제가 가르쳐주지도 않은 걸 질문을 할 때 놀라면서도 기쁩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제가 만든 스테이크가 맛있다고 할 때 제일 좋습니다. 임원진이 방문하신 적이 있었는데 무사히 마쳤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음식이 맛있다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신나요. 특히나 친구들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맛있게 하면 주변인들에게 소문이 나서 더 많이 오시거든요. 이게 입소문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재방문 비법이에요. 젊은 친구들은 SNS를 많이 하니까요. 홀에서는 손님을 더 많이 응대하고 이벤트 등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주방에서는 맛으로 승부하거든요.
정직하게 요리를 만드는 게 비법이네요.
네. 오픈 키친이라 지나가는 고객을 보면 연령대를 알 수 있습니다. 같은 고기라도 연령대에 맞게 더 조절합니다. 50~60대는 웰던으로 익히는 걸 좋아하시고 젊은이들은 대부분 미디움을 먹습니다. 매뉴얼대로 하면 되지만 아르바이트생은 능숙하지 않아 미세한 차이를 알 수는 없어요. 그러나 저는 경력자라서 더 세심하게 조절할 수 있죠. 그래서 맛있게 드시고 재방문을 해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외식서비스업 관리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신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함께 설명해주세요.
9년 동안 일을 하며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손을 크게 벤 적도 있었고 무릎을 다쳐 한동안 쉬기도 했습니다. 외식업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힘들 수도 있는데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연봉이나 수입을 인생에서 높게 가치를 잡으면 그에 따라 개인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계발시간과 여유가 중요하다면 이 일은 어느 정도 감수하고 할 만한 일이에요.스케줄만 유동적 일뿐 하루 8시간 근무니까요. 무엇보다 회사 동호회가 잘되어 있습니다.
업무상 어려운 일은 50명이 다 되는 아르바이트생과 인턴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하는 것입니다. 수능을 마치고 바로 들어온 직원의 경우 저랑 12살이 넘게 차이가 납니다. 코드가 안 맞는다고 할까요.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점차 그 직원에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 맞춰나갑니다. 면담이라는 게 형식적인 것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직원의 관심사를 캐치해서 함께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도 면담입니다.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선 제가 어려울 수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어울리려 노력합니다.
권위적이기 보다는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상사시네요.
해줘야죠. 동등한 입장으로 보면 함부로 대할 수 없고 감정 상할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이런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외식서비스업은 고객이 항상 우선입니다. 하지만 저랑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도 못 챙기는데 어떻게 고객을 챙기겠어요?
그러니 높은 사람이 올 때만 부하직원에게 잘해주는 게 아니라 항상 제 동료나 직원들에게 잘하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아랫사람이기도 하잖아요. 서로 다르니 맞춰가려고 합니다.
△ 야구 동호회 활동을 하며 여가 생활을 즐기는 멘토님
외식업의 특성상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주말에 항상 쉴 수 없는 데 힘들진 않으신가요?
주말에 쉬면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평일 교통체증과 빡빡한 시간에 시달려야 합니다. 주말에 일하는 대신 저는 평일에 여유롭게 제 일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3교대다 보니 오전에 업무를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기에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반복되는 업무에 지루할 쯤 포지션 변경이 있습니다. 한가지 재료로 여러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손님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9년 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냥 요리가 좋습니다.
나에게 외식서비스업은 OOO이다
정직과 신뢰입니다.
앞에서도 강조하시던데 멘토님은 정말 스탠다드형이시네요 하하.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음식으로 장난치는 거라서요 하하. 신뢰에 바탕을 둔 자유분방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외식서비스업은 무궁무진합니다.한가지 재료로 100개 이상의 요리가 되거든요. 향신료, 소스에 따라 달라지고 파스타도 소스와 면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무궁무진하지만 결국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재료를 선택해야겠죠
외식서비스업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인성적 능력과 직무적 능력은 무엇인가요?
다른 직장에 비해 돌발 상황에 대처할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즉시즉시 판단하는 것이요. 업무 중에 고객접점에서 대처하는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질문이라도 고객에게 답변할 수 있어야 해요. 같은 말도 포장을 해서 좋게 말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스파게티가 다 떨어졌어요. ‘2.3분만 더 기다려주시면 바로 따뜻하게 제공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바로 채워드릴게요’ 혹은 ‘스파게티 주세요’라고 무전기로 만회하고 휙 갈 수 도 있습니다. 어차피 음식을 채워야 하는 같은 상황이라면 다르게 말할 수 있거든요. 더 나아가 ‘맛있게 만들어서 테이블로 제공해 드릴까요’한다면 고객입장에서 나를 더 신경 쓴다고 생각하게 되죠. 상황만 빨리 넘어가려 한다면 고객은 ‘내 말을 듣는 거야, 마는 거야’ 라고 판단하죠. 이런 상황이 쌓일수록 대처능력이 길러집니다. 제 경우에는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보입니다.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이니까 참고하기도 하고 절대 저러면 안되겠다고 반성하기도 하죠. 제 생활과 직업이 통합적으로 연결됩니다.
직무적으로 조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지만 꼭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우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모르는 건 물어보고 임의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는 프랜차이즈 매장이기에 지점이 많습니다. 모든 매장에서 균일한 맛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매뉴얼을 잘 지켜서 정직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 박형준 멘토님이 추천해주신 책들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외식업을 하면 항상 사람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 고객의 심리를 파악해야 되기에 심리학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고객이 필요한 것을 눈치채야 하니까요. 고객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연상을 시켜야 하니 심리학 책과 두뇌 순발력을 높이는 책을 추천합니다.
추가로 ‘1일 30분’이란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하루 30분만 투자하면 10년 뒤 어떻게 바뀌는지 강한 동기부여를 줍니다. 하루 30분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성공하길 바라느냐고 말하죠. 지루할 수 있겠지만 ‘내가 오늘 30분간 무엇을 했나’라는 생각으로 자기 계발을 해보세요. 하루 영어 단어 5개를 외운다면 몇 개를 잊는다 해도 한 달에 100개 이상일 거에요. 그럼 1년에 1000개가 넘을 겁니다. 사회 초년생인 20~30대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에요. 하루 30분의 투자가 계속 누적되어서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또한 오늘 하루 30분간 나에게 투자를 했는지 아닌지 되돌아 볼 수 있어서 정말 추천합니다.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꿈이나 목표보다는 제 이름을 들었을 때 이 사람이 만든 건 맛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이름은 정확히 모르더라도 ‘아! 거기~ 깔끔하고 맛있게 잘해’라는 말이요.
멘토님께서는 자기만의 식당을 열고 싶은 계획은 없으신가요?
그건 나중에 퇴직해서 하고 싶은 일이에요. 더 중요한 건 맛있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맛이 없는데 어떻게 식당을 열겠어요?(웃음)
어릴 때는 여러 아이디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레스토랑을 차리기 보다는 스스로 맛있다는 인정을 받고 싶습니다. 아이템은 흐름에 따라 달라지기에 꼭 이걸 해야겠다 보다는 지금 제가 일하는 매장에서 내공을 다지고 싶습니다. 제 전공이 토목이기에 우직하게 더 기초를 다지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안하현
미디어콘텐츠디렉터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안하현
INTERVIEW
안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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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안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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