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제이에스비메딕스의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형민 부장입니다. 약 13년 동안 영업분야에서 일해왔는데요, 첫 사회생활을 외국계회사의 제약영업사원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X-ray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의료용 X-ray 기기를 호주, 터키, 벨기에, 영국, 아일랜드, 멕시코, 독일, 필리핀, 콩고 등에 수출도 하고 방사선계측기를 독일, 미국 등의 공급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에 도입하는 수입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영업분야를 선택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 독일계 제약회사였는데, 당시 약학을 전공하지 않은 신입의 경우 대부분 영업 팀으로 배치되었습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게 되었죠. 예상한 업무는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점 즐기고 있는 것을 깨닫고 천직이구나 생각했죠. (하하)
역시 운명의 짝이 있나 봅니다.
그런가 봅니다, 처음에 제약영업을 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넌 영업체질이 아닌 거 같은데… 제약영업이 상당히 힘든데… 넌 3개월도 못 버티고 나올 것 같은데…” 하며 걱정 어린 시선으로 절 바라봤어요. 그러나 회사에서 영업상도 몇 차례 받을 만큼 성과가 좋으니까 주위에서 격려와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고 더 신나서 일에 매진하다 보니 지금까지도 영업을 즐기고 있네요. (하하)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데요, 국내영업에서 해외영업으로 전향하시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국내영업 시절 주 업무는 국내 병원의 의사를 직접 만나 제품 정보를 전해드리며 처방증진, 즉, 제품의 판촉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약 7년간의 국내 영업인으로서 회사 매출신장에 기여하는 성과도 창출하고 나름 만족했지만, 언제부터인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영업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도전했지요. (하하)
그 도전정신! 저희가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웃음) 도전하시면서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국내에서 제약영업을 하면서도 주말 및 자투리시간을 이용하여 하루에 적어도 1시간 이상은 영어공부 및 무역관련 업무를 스스로 준비한 덕분에 국가공인무역영어1급, 국제무역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고, 이러한 준비과정이 해외영업으로 옮기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업무와 공부를 병행이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세요.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렇죠, 세일즈 및 인간관계 관련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요. ‘데일 카네기’, ‘나폴레온 힐’, ‘오그 만디노’, ‘닐 라컴’, ‘제프리 지토머’ 등 성공학 및 영업에 관한 책만 족히 100권 이상 정독했어요. 마음에 새길 부분은 밑줄도 치고 별표도 표시하며 반복을 통해 성공적인 영업의 프로세스 및 훌륭한 영업인의 자세에 대한 것들을 책을 통해 배우고 실천했습니다.
멘토님이 진정한 흐르는 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멘토님의 업무스타일이 궁금한대요?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죠. (하하) 먼저 충분한 잠재 바이어들의 리스트를 확보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합니다. 또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지를 미리 만들고 숙지한 후 고객을 상대합니다. 영업에서는 질문을 많이 해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거든요. 전 영업은 스킬보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올곧은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봐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내가 진정으로 고객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영업사원의 진정성입니다.
△ 멘토님이 즐겨 읽으시는 책 모음
준비성과 진정성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멘토님만의 차별화 된 강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음, 영업이라는 업무를 열정에서 시작하여 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몰입하며 즐긴다는 점이 아닐까요? 열정이 있으면 아무리 일을 해도 지치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으며, 업무에 따른 성과는 열정의 강도와 업무량에 비례하여 상승한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영업실적은 열정, 스킬, 집중력뿐만 아니라 업무의 양에 비례하기에 항상 규정 근무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고 동료들이 모두 퇴근한 이후에도 보통 1시간 정도 엑스트라(extra) 업무를 합니다. 고객과의 미팅도 시간 단위로 엄격하게 계획하고 집행하며, 이메일, 전화통화 등도 전략적 지연(遲延)의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당일 신속하게 완수하여 고객들과의 신뢰관계를 꾸준히 탄탄하게 유지시킵니다.
고민하고 시도해봐서 직접 본인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영업인으로서 꼭 필요한 역량, 자질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첫째, 엄격한 시간관리 입니다. 즉, 년간, 월간, 주간, 일간, 시간 단위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게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영업 실적은 활동량에 비례하여 성과가 나타납니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좋지만,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면 주어진 시간을 촌각을 다투며 사용해야 하죠.
둘째, 전문지식 입니다. 제품에 대해서는 연구개발팀 못지 않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해야 함은 물론이고 마케팅부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카탈로그, 브로슈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성실성이 있어야 남과 차별화 된 성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셋째, 트렌트 및 정보파악입니다. 매일 신문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의 경쟁품, 경쟁사 동향, 동종업계의 최근 이슈도 파악해야 고객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호주바이어 회사 방문, 왼쪽 첫번째 멘토님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제약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제품 교육 마친 후 갓 영업활동을 시작할 때에요. 당시 경쟁사 제품을 애용하시던 한 의사 분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끈질기게 방문하여 저희 제품의 장점, 이점을 어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였죠. 이에 굴하지 않고 성실하게 한 달 이상 꾸준히 방문을 했어요. 결국 “내가 지금까지 10년 이상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를 써왔는데 자네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이젠 바이엘의 아스피린으로 바꿔줄께” 하시며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그때 그 기분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처음에 냉담하던 고객이 영업사원의 노력으로 마음을 바꿀 때가 가장 보람되는 순간입니다.
열정이 느껴집니다. (짝짝짝) 이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신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자만심 및 매너리즘의 경계입니다. 흔히들 한 건 크게 터뜨리면 영업사원들은 자만심에 빠질 수도 있어요. 저도 몇 번의 영업왕 타이틀을 거머쥔 후 잠시 동안 자만했어요. 한번은 인센티브 포함해서 약 800여만원이 월급통장에 한꺼번에 들어온 거에요. 직원들 모두에게 피자도 쏘고 며칠간 일도 잘 안하고 친구들과 만나 술도 마시며 흥청망청 지내기도 했었지요. 근데 영업은 정직해요.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이 없어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적이 곤두박질 치더라고요. 항상 나의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성실함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혹시 직업병도 있으신가요?
해외영업을 하다 보면 미국, 중남미 지역의 근무시간이 한국시간의 야간과 겹쳐요. 유럽도 대부분 한국의 저녁 시간대에 업무가 시작돼요. 그러다 보니 퇴근 후에도 이메일을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신규 오더를 갈망하는 마음이 커서이기도 하지만, 약속대로 거래가 진행되지 않고 지연되는 경우도 많기에 집에서도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전화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요.
하하, 멘토님 위트가 넘치시네요. 이 분위기를 이어 조언에 대한 질문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차별화 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토익, 토플 같은 시험용 영어가 아닌 실전 영어를 구사하는 연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국제 비즈니스는 대개 영어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제 2외국어도 중요합니다만, 해당국가의 언어를 몰라도 각 국가별 상관습, 문화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평소 영어로 말하거나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해두면 바이어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됩니다.
영어를 잘 한다는 건 토익점수가 높거나 어려운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품에 관련된 전문용어는 물론 잘 알아야 하지만 나머지는 중학교 2학년 수준의 어휘만으로도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쉽고, 간결하고 명쾌한 영어를 적재적소에서 순발력 있게 구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관건 입니다. 이메일 영어도 가급적 짧고 명확하게 사용하되 마침표, 쉼표, 콜론, 세미콜론 등 문장부호에 주의하고, 또한, 물론 쉽지 않지만 관사의 쓰임새 등 흔히들 무시하는 문법과 어법에 좀 더 신경 쓰면서 쉽지만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면 해외고객과의 소통도 원활해지고 프로페셔널하게 보여서 바이어의 신뢰를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영어를 공부하라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인정받는 혹은 예쁨 받는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어요. 기본이란,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믿는 것이에요. 이는 자신감으로 표출되어 항상 밝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됩니다. 그 다음은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을 자기의 분신처럼 사랑하는 것이죠. 자신이 파는 제품이 최고의 제품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고객에게 당당하게 사라고 권유할 수 있습니다.
△ 해외 출장시 마무리까지 직접 확인하고 체크하시는 멘토님
참 중요한 말씀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우선, 제품에 대해서는 매뉴얼을 구구단 외우듯 달달 암기할 정도로 통달하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파는 제품을 사랑하고 자신이 소속된 회사를 사랑하는 자세를 갖추면 예쁨 받으려 애쓰지 않아도 예쁘게 보여요. 그런 경우라면, 오히려 선배사원이 신입사원에게 배우게 되지요. 배움에 끝은 없습니다. 누구나 훌륭한 영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게 선후배들에게 전파되어 팀 전체의 성과가 오르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어요. (웃음)
해외 영업분야에서 외국어 성적의 중요성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요즘 해외영업직에 지원하는 신입사원들의 평균 어학점수는 토익 기준으로 900점은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현실적으로 토익점수와 해외영업의 성과는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해외영업에 도움이 되는 영어는 수동적인 영어가 아닌 적재적소에서 효과적으로 말하고 글로 쓰는 적극적인 영어입니다. 쉬운 문장이나 표현들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큰소리고 반복해서 읽고 필사를 반복하면서 체화 시켜야 합니다.
이 외에 갖춰두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요?
국가공인무역영어, 국제무역사와 같은 자격증은 필수는 아니지만 취득할 것을 권유하고 싶어요. 자격증을 꼭 따지 않더라도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역, 해외영업 관련 업무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요. 대학생의 경우라면 부전공으로, 혹은 자유선택으로 국제통상학과나 무역학과의 과목을 들어두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요.
영업인으로서 10년 후 모범적인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가 10년 후면 직장에서 물러날지도 모르겠는데… (웃음). 진정한 리더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낀다고 해요. 제가 영업인으로서 현장에서 물러나면 한국무역협회나 코트라(KOTRA)에 자문위원으로 위촉 받아 수출초보기업을 방문하여 해외영업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해 주어 수출초보기업들의 해외영업 업무에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끼고 싶어요.
△ 현재 근무하시는 곳의 팀원들과 전지회 참가 시절 멘토님
멘토님께 영업이란 무엇인가요?
“단무지” 이다.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활동하면 활동량에 비례하여 성과가 높아지거든요.
홈런왕 박병호가 홈런을 많이 치려면 우선 타석에 많이 서야 하고 삼진아웃도 많이 당해야 합니다.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고객과 지속적으로 많이 만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이 깨지고 거절을 당하게 돼요. 그럼에도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선 자기자신, 제품, 그리고 소속된 회사에 대한 사랑이 꼭 필요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멘토님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단기적으로는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팔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하여 저희 회사 엑스레이 제품의 판매를 높일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수출을 꾸준히 신장시키고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첨단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하고, 직원들 채용을 늘려 훌륭한 영업인을 많이 배출하여 현재의 좋은 회사를 세계적으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장기적 목표이자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 전 오늘도 현장에서 땀 흘리고 넘어지고, 눈물도 흘리지만 또 다시 일어나 고객과 웃으며 악수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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