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14명 밖에 없는 직업! 케이블카를 움직이는 '삭도교통안전관리자' 이성재 멘토의 이야기.
STRORY 01 About 이성재
성명 : 이성재
직무 : 시설관리
멘토님, 안녕하세요!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경기도 소재의 천문우주과학관, 그 안에서도 케이블카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삭도교통안전관리자’ 이성재 입니다.
‘삭도’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한데요,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케이블카, 리프트, 곤돌라는 모두들 아실 거에요. 바로 이런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장치들을 통틀어 삭도라고 합니다.
전부터 궁금했던 것인데요, 케이블카, 곤돌라, 리프트의 차이점이 뭔가요?
케이블카는 두 대가 한 줄에 연결되어 왕복하는 것이고요, 곤돌라는 4~8인승 정도의 케이지가 줄에 여러대 매달려서 계속 순환하는 것입니다.
리프트는 스키장에 가시면 많이들 보셨을 거구요. 현재는 모노레일까지 삭도의 영역에 포함되었어요. 사실 저도 이 일을 시작하면서 삭도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어요.
멘토님도 삭도라는 말을 모르셨군요. 삭도라는 단어도 모르셨던 분이 어떻게 이 일과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전기를 전공했어요. 사회에서도 5년 정도 전기관련 업무만 해왔고요. 그런데 사실은 기계나 자동차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서 늘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한 취업사이트에서 전기나 기계분야의 경력직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제목이 “삭도 업무 종사원을 모집합니다” 였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말씀 드렸다시피 처음엔 삭도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 때 들었던 생각은 ‘삭도가 뭐길래 겨우 1명을 뽑는데 전기, 기계 양쪽 분야에 걸쳐있지?’였어요. 통상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공고를 보면 뽑는 분야가 분명하거든요. 어떠한 포지션에 결원이 생기면 다시 그 자리에 인원을 채울 때에도 그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나 자격이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아무튼 의아해 하면서 공고를 읽어보니 삭도가 딱 제가 찾던 일이더라고요. 33인승의 5톤에 육박하는 케이블카를 겨우 손가락 굵기의 와이어로 올리고 내리는 일이 자동제어를 통하여 이루어 진다는 게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저를 위한 맞춤형 일자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 길로 바로 입사지원을 해서 삭도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멘토님이 현재 근무하는 송암스페이스센터
삭도라는 말도 생소하지만 ‘삭도교통안전관리자’도 처음 들어보는데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삭도의 운영을 총괄하고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하는 사람이 바로 저와 같은 삭도교통안전관리자입니다. 케이블카, 리프트, 곤돌라 등의 삭도를 소유한 곳에서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되는 인력이에요. 삭도가 유희시설이 아니라 교통수단으로 분류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 센터에 오시기 전에는 전기관련 업무를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일을 하신 건가요?
우선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전기를 전공하면서 학교 대표선수로 몇몇 기능대회(전기종목)에 참가 했었습니다. 전기분야 대회에만 집중적으로 참가하는 대외인력으로 육성되었어요. 고교 졸업 후엔 육군 기술병으로 복무 하면서 역시 전기 관련 업무를 했고 전역 후 사법연수원 및 힐튼호텔의 시설과 전기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를 했습니다.
전기관련 일을 했던 것이 현재 일하시는데 도움이 되던가요?
많이 됩니다. 전기랑 기계는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요즘은 기계들이 다 자동제어장치를 통해 운행되거든요. 그래서 기계를 많이 아는 것 보다 전기를 전공한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 센터에서 면접을 볼 때도 여기 회장님이 전기 쪽을 많이 아는 사람을 선발하려고 하셨대요.
때가 딱 맞은 것이네요! 그렇다면 총 경력이 얼마나 되신 건가요?
전기관련 경력은 5년 이고, 삭도분야에 종사한 기간은 8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삭도교통안전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라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데요, ‘산업안전기사’ 또는 국토해양부에서 발급하는 ‘교통안전관리자격’ 이 있어야 합니다. 이 자격을 갖추지 않고 삭도 업무를 하게 되면 단순 ‘삭도종사원’ 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 드린 자격을 갖추고 ‘삭도교통안전관리자’로 일하게 된 것은 2009년부터 입니다.
아,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되는 건가요?
네, 제가 입사할 때는 필수가 아니었지만 현재는 법으로 지정이 되었어요. 산업안전기사 또는 삭도안전관리자라는 자격증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삭도안전관리자라는 자격증은 따기가 힘들어요. 2년에 한 번 시험이 있고 합격자도 10명 이내에요. 난이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시험 정보를 얻을 데가 없어요. 족보를 받고 할 데가 없죠.
멘토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저희 회사 케이블카의 첫 운행은 오후 1시에 시작합니다. (다른 케이블카 업체는 더 일찍 운행을 시작합니다.) 저는 운행 1시간 전인 12시에 출근을 해서 일일 점검을 합니다. 점검 후 에는 법정일지를 작성하여 보관하고요. 이 외에도 매일 작성해야 하는 몇 가지 서류들을 작성합니다.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어 운행을 하게 되면 각 포스트에 위치한 팀원들의 근무 상태나 기계들을 감시합니다. 또 운행이 없는 시간에는 종사원 안전교육 이나 업무교육도 실시합니다.
케이블카 점검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점검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육안으로만 훑어보는 일일 점검, 3개월에 한 번씩 하는 점검, 1년에 한 번씩 하는 점검이에요. 점검을 한 뒤에는 모두 문서로 남겨서 보고를 해요. 일일 점검의 경우 사실 서류에만 기록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반드시 매일 하고 있습니다. 탑승객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니까요.
그렇다면 케이블카 운행이 시작되면 어떤 일을 하시나요?
지금은 제가 팀장이라 각 포스트에 있는 팀원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처음 들어왔을 때는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6분 동안 이상은 없는지, 운행 중에 손님들의 불만은 없었는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감시하는 일을 했습니다. 또 한가지 저희 케이블카는 천문대 안에 있는 케이블카잖아요? 이런 센터의 특성상 저녁에 손님이 많이 와요. 야간 근무는 특히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여유로운 낮 시간대에는 주로 휴식을 취해요.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케이블카를 타는 손님들이 탁 트인 전망을 보고 감탄하실 때 저도 정말 뿌듯합니다.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이 케이블카의 원래 역할이지만 그 외에 케이블카는 다른 교통수단이 가지고 있지 않은 한 가지 장점을 더 가지고 있어요. 바로 볼거리입니다. 올라가면서 보는 풍경과 분위기 덕분에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케이블카는 감성적인 교통수단 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은 케이블카 안에서 수도권을 통째로 조망할 수 있어요. 우리 케이블카는 경기 북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서울의 여의도나 목동, 김포공항, 또는 인천앞바다 까지도 맨눈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기후가 그렇게 좋은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아쉽네요. 흐린 날은 풍경도 볼 수 없고 천문대에서 별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안내데스크에서 미리 말씀 드리죠.
△멘토님이 관리하시는 케이블카(좌),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천문대(우)
날씨가 케이블카 운영의 중요한 요소이겠네요!
네 그래서 날씨를 예측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눈이나 비가 올 때는 운행에는 차질이 없지만 강풍이 불거나 낙뢰가 칠 때는 운행을 할 수가 없어요. 낙뢰는 구름 사이에서 생기기 때문에 그런 흐린 날은 어차피 케이블카를 타러 오시는 손님이 없어서 큰 혼란은 없어요. 그런데 강풍은 화창한 날에도 불 수 있거든요. 케이블카가 흔들리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손님들이 불안해 하고 실제로 위험하기도 해서 절대 운행을 할 수가 없어요. 풍속이 초속 12m/sec를 초과할 경우 운행을 중지하게끔 방침이 정해져 있어요. 만약 아예 풍속이 20m/sec가 넘을 정도로 강풍이 불면 그냥 속 편하게 운행을 정지하면 되죠. 하지만 바람 이라는 게 참 웃겨요. 기상청 예보가 정확히 맞지도 않을 뿐더러 잠잠하다가도 순간순간 돌풍이 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한풍속보다 조금 낮은 10m/sec의 바람이 불 때는 굉장히 헷갈려요. 이 바람이 더 세질지 아니면 낮아질지를 제가 판단하여 운행의 가부를 결정해야 되거든요. 제가 만약 판단을 잘못해서 매표소 발권을 중지 시켰는데 바람이 잠잠하면 회사에 큰 영업손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러 왔다가 헛걸음친 손님들께도 굉장히 죄송한 일이 되는 거구요. 또 반대의 경우는 회사의 영업손실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승객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고요.
멘토님은 전기, 기계를 다루던 사람인데 ‘기상’이라는 의외의 분야도 알아야 되겠네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날씨를 예측하시나요?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상청 예보를 참고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위성사진과 일기도를 분석해요. 아직 제 내공이 부족해서 날씨를 정확하게 맞출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 하다 보니 이제는 ‘몇 시간 후에 비가 오겠다.’ ‘낙뢰가 떨어지겠다.’ ‘구름이 어느 방향으로 가겠다.’ 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인 것은 확실해요. 다행인 것은 여기 천문학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날씨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케이블카 운행에서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멘토님의 직업이 삭도 교통 ‘안전’ 관리자이기도 하고요. 민감한 질문이지만 실제로 안전사고가 일어난 적도 있었나요?
케이블카 때문에 사상자가 난 적은 국내에서는 아직 없어요. 해외의 사례를 보면 안전사고가 났을 시 거의 폐업을 해야 됩니다. 안전사고가 나면 심각한 피해가 뒤따르기도 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를 않거든요. 하지만 저희 케이블도 한번 멈춘 적은 있었어요. 그 때 다행히 신속하게 대처를 했는데 사고사례교육으로 반복 숙달된 훈련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은 사고사례 매뉴얼을 만들고 있어요. ‘A라는 부분이 고장 났을 때 B라는 이상이 생긴다’라는 것을 유형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물론 베테랑에게는 이것이 필요가 없겠지만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이 좀 더 빠르게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하고 있어요. 현재 큰 틀은 만들어놓은 상태이고 트러블 상황이 있을 때 마다 추가를 하면서 완성하고 있습니다.
팀장이 된 지금은 이렇게 케이블카를 잘 아시지만 멘토님도 잘 모르던 시절이 있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 기계에 관해서 어떻게 공부를 하셨나요?
어떤 것을 가장 빨리 아는 방법은 뜯어보는 것이 최고잖아요. 센터에 처음 왔을 때 멀쩡한 기계를 분해해봤어요. 스위치도 한번 뽑아보고 CPU도 뜯어보고요. 물론 기계 도면을 책 읽듯이 정독하고 나서 벌인 일이에요. (웃음) 패기가 넘쳤죠. 아마 여기가 첫 직장이었다면 그런 패기는 없었을 텐데 다행히 3번 째 직장이기에 용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연동되는 회로의 구조를 전부 알게 되었어요. 어떤 한 부분이 고장 났을 때 어떤 부분을 교체해주어야 하는지 터득했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케이블카 제작사에서 간혹 과잉정비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모르면 그 만큼 손해를 보는 것인데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되었죠. 자잘한 고장은 제가 고치기도 하고요.
멘토님은 무언가에 깊이 빠지는 탐구정신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는 거죠.
케이블카 업무 외에도 깊이 빠진 활동이 있으신가요?
저기 아래 테이블과 의자들 보이죠? 제가 만든 거에요. 요즘 공작활동에 빠져서 하고 있거든요.
여기 들어오실 때 본관 입구에 ‘메리크리스마스’라고 반짝이는 LED시설물도 제가 제작했고요,
천문대 안 쪽에 인공천제도 예전에 천문대 교육팀장님께서 아이디어를 내셔서 함께 만들었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별 관측이 안 되는 날 보시라고 만든 건데요. 제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센터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셔서 하는 활동이에요.
△멘토님이 제작하신 인공천체(위), 창 밖으로 보이던 테이블과 의자들(아래)
최근 지자체에서 케이블카를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만큼 케이블카 설치가 앞으로 늘어날 것 같은데요 멘토님께서는 케이블카 업계의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삭도는 항공기에 버금가는 안전함을 지닌 동시에 환경을 거의 훼손시키지 않는 매우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몇몇 지자체 에서도 설치를 검토 중이고, 실제 설치 중 인 곳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삭도의 대부분이 스키장에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관광용 케이블카나 곤돌라도 점차 많아질 겁니다. 자기 산에 개별적으로 삭도를 놓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 지고 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그냥 교통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시설이이에요. 저는 상당히 전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만큼 인력 수요도 많이 늘어나겠네요.
네, ‘삭도교통안전관리자’는 삭도 업체에서 의무적으로 채용하여 관할관청에 선임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시설이 늘어나는 만큼 자연이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할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관계법령이 매우 강화됨에 따라 관리자들의 처우도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는 전국에 케이블카 관리자가 몇 명 정도 되나요?
현재 국내에 케이블카는 약 20여 군데 정도에 있는데, 그 중에 화물용, 군용, 방송용을 제외한 순수 여객용 케이블카는 14곳이 있습니다.저를 포함한 케이블카 관리자가 전국에 14명 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제 직업이 갖는 희소성에 자부심이 있어요. 앞으론 많이 늘어나겠지만 그래도 현재 전국에 14명뿐인 직업이라고 생각하니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케이블카, 곤돌라, 리프트를 모두 합친 삭도 관련 종사자는 약 50여명 정도)
케이블카를 비롯한 삭도 관리자에게 가장 필요한 소양은 무엇인가요?
스스로 응용하고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삭도 분야는 전기, 기계, 기상학을 알아야 되는 분야에요. 그런데 세 분야를 다 알고 일을 시작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일단 일을 시작하고 나서 스스로 노력해야 됩니다. 특히 장비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회로가 굉장히 복잡해졌거든요. 이 복잡한 회로를 알기 위해서는 혼자 탐구해보는 방법이 제일 좋죠. 또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을 필요로 합니다. 사람의 안전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하면 안돼요. 최근 진짜 사나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훈련소 소대장 중에 훈련병들을 엄하게 다루시는 분이 나오더라고요. 그 분은 소대장 생활을 오래 하면서 사소한 부분까지도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시는 거에요. 또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더 엄하게 행동하셨겠죠. 마지막으로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 자세를 취해야 됩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힘쓰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건강한 정도면 됩니다. 다만 산 아래와 여기 산 꼭대기의 온도차이가 최대 5도 정도 나거든요. 좀 춥기 때문에 추위에 강한 사람이 적임자이겠네요.
삭도교통안전관리자가 되기 위해 처음에 어떻게 입문을 할 수 있나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관리자가 되는데 처음에 자격증이 필요합니다. ‘산업안전기사’ 또는 국토해양부에서 발급하는 ‘교통안전관리자격’ 둘 중 하나를 취득하고 나면 각 업체별로 직원모집공고가 뜰 때 문을 두드리시면 됩니다. 아직 체계적으로 교육시설이 갖춰져 있지는 않아서 각 현장 별로 입사 후 교육을 받아야 되요. 또 업체별로 시스템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기본기와 자세가 되어있으면 현장에 맞게 배우면 됩니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자동제어와 관련된 서적들,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관련 서적을 최대한 많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기존에는 케이블카의 출발, 주행, 정지를 모두 수동으로 운행했었거든요. 하지만 최근에는 모두 자동화로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출발 버튼만 누르면 케이블카가 구간별로 속도를 자동조절해서 운행을 해요. 우리 케이블카는 운행거리가 630미터 인데, 0m~ 630m까지 모두 자동으로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어요. 자동제어를 잘 할 줄 알면 앞으로 구간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유용합니다. 유용한 정도가 아니라 필수이죠.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모든 기계나 구조물은 수명이 있습니다. 저희 시설도 8년 정도 써서 교체시기가 다가오는데요, 저는 앞으로 교체주기가 찾아오는 작은 부품들에서부터 시스템 전체에 이르기까지 이 곳에서 8년째 장비를 다뤄온 오퍼레이터로써 그 동안 느꼈던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을 우리 현장에 맞게 제가 직접 다시 설계해서 제작하는 것이 꿈입니다. 비싼 가격의 제작자가 만든 시설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결국엔 수요자(오퍼레이터)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최고의 설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 합니다.
예전에 면접에서 이전직장을 왜 그만두었냐는 질문에 상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만뒀다는 사람이 있었어요. 배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에게 ‘당신은 세상에 그런 팀장이 있고 사장이 있다는 것을 배워온 거에요.’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어딜 가나 배울 점은 있거든요. 아무리 마음에 안 들고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도요. 여러분도 현재의 위치에서 열심히 배울 점을 찾다 보면 언젠가는 그 경험도 쓰일 날이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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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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