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4년 동안 사진 기자로 일해 온 박성일입니다. 사진 기자로 계속 활동하다가 지금은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일을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사진 기자로 일 한지는 14년 정도 됐습니다. 스포츠서울에서 근무하다 최근에는 틈틈이 사업을 구상하면서 일이 들어올 때 마다 사진 찍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기자는 글을 쓰는 직업으로 알고 있는데 ‘사진 기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글은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이해를 돕지만 사진은 사진 한 장으로 모든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이렇게 사진 한 장으로 독자들에게 정보와 감동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일이 사진 기자가 하는 일이죠.
그러면 중요한 현장마다 사진기자가 간다고 보면 되겠군요!
그렇죠. 사진기자가 가는 곳은 거의 다 보도가 되죠. 사진 기자는 연예, 스포츠,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분야로 현장에 나가게 됩니다.
멘토님께서 ‘사진기자’로서 그 동안 해오신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는 일반 종합지로도 갈 수 있었지만 스포츠가 좋아서 스포츠 분야로만 지원을 했어요. 연예, 사회, 문화 분야에서도 일했지만 주로 스포츠와 연예 쪽에서 활동했죠.
기획 업무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진도 찍고 기사도 썼어요. 기사는 7년간 썼지만 인터넷이 발달을 하면서 점점 신문이 하향세를 보였죠. 그래서 사업 기획 쪽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업 기획 일은 4년 정도 했고요. 2007년에 기사나 사진과 같은 콘텐츠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콘텐츠를 모바일에 도입했는데 처음에는 수익도 많이 내고 회사에 기여도 했죠. 이 흐름을 타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부족어요. 하지만 제가 만들어 놓은 일은 계속 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진 기자가 되기로 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사진 기자보다는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여러 곳에 지원해서 기자 시험도 많이 봤죠. 취재 기자 시험을 주로 봤는데 시험을 보다 보니까 사진을 잘 찍으면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준비한 이유도 있죠. 한번은 취재 기자 시험을 보다가 사진학과를 나왔는데 왜 취재 기자 시험에 지원했느냐는 질문을 들었어요. 그래서 아예 사진 기자로 방향을 바꾸었죠. 그랬더니 합격을 했습니다.
혹시 사진 기자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 있나요?
사진 작가 중에 ‘로버트 카파’라는 작가가 있어요. 그 분의 사진이 제게 큰 동기 부여가 됐어요. ‘로버트 카파’ 작가의 사진을 보고 사진 한 장으로도 모든걸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죠. 밑에 영어로 글귀가 적혀 있었는데 그걸 보지 않아도 감동이 확 전달됐어요. 글을 못 읽는 사람이 봐도 내용은 다 전달이 되는 구나 싶어서 감동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도 사진 한 장만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사진 기자가 돼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기자’하면 하루 종일 일할 것 같은데요. ‘사진 기자’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출근부터 퇴근 때까지의 업무 일과를 말씀해주세요.
기자들은 일하는 시간이 고정돼 있어요. 대기 시간이 많아서 그렇지 개인적으로 공부할 시간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딱 정해져 있지 않죠. 예를 들어 밤에 일을 하면 그 다음날 오후쯤에 출근해도 돼요. 그리고 바로 현장으로 출근해도 되죠. 야구는 보통 6시 반에 시작해서 늦게 끝나잖아요. 그러면 11~12시쯤 집에 들어가요. 일주일 내내 야구를 하니까 다음 날 아침에 바로 출근하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지죠. 그래서 오후에 2시쯤 출근을 하고 쉬었다가 다시 야구장에 가고 그래요.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현장 출근하는 경우도 많고요.
현장으로 출근을 많이 하시면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네,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 많아요. 스포츠 사진 기자 직무에 여자 분들이 별로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리고 여자 분들 중에 스포츠의 전반적인 흐름을 아는 분도 많지 않아요. 예를 들면 야구 선수들이 도루하는 것을 보고 여자 분들은 왜 도루를 하는지 모르시더라고요. 이쪽 분야를 잘 아는 사람들은 딱 보면 도루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거든요. 그리고 경기장이 워낙 넓어서 힘든 것도 있어요. 어깨에 사진기를 매고 다녀야 하니까요. 예전에 여자 사진기자가 골프 경기를 취재하려고 나가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취재를 한 번 다녀오시더니 체육부 취재 기자로 바꾸시더라고요. 그만큼 체력 소모가 많다는 이야기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초창기에 골프에서 박세리 선수나 박지은 선수가 대회를 하면 두 선수를 다 쫓아 다녔어요. 뒤에서 따라 다니고 이러니까 체력이 중요하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스포츠부에는 주로 남자 분들이 있고 연예부에는 주로 여자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럼 현장으로 바로 출근할 때 기사 배분은 어떻게 연락 받으시나요?
일주일 스케줄이 미리 나와 있어요. 그때 그때 사건이 터지면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고 바로 취재를 해서 실시간으로 전송을 하죠. 예전에 스포츠지는 오전, 오후에 두 번 나와서 마감 시간만 지키면 됐는데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 했잖아요. 신문 보다 인터넷을 먼저 들어가니까요. 그래서 사진을 찍거나 기사를 쓰면 바로 전송해요.
어떻게 보면 예전보다 더 바빠졌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네, 더 바빠졌다고 볼 수 있죠. 예전에는 인터넷을 신경 쓰지 않고 마감만 신경 썼으니까요. 그리고 신문에 쓰는 사진은 한 장이지만 인터넷에 쓰는 사진은 엄청 많죠. 야구 기사 보면 기사와 사진이 계속 붙어 있잖아요. 예전에 신문에는 한 장만 넣으면 됐는데 지금은 사건 마다 다 사진이 들어가야 해요. 그래서 마감할 때 사진이 열 몇 장만 있으면 됐는데 지금은 40~50장 정도 있어야 마감 량이 돼요. 4~5배 정도 늘어났죠.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필름 쓰던 시절과 디지털 시대는 다릅니다. 예전에는 기자가 야구장에 두 명씩 갔어요. 장면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 명은 사진을 찍고 다른 한 명은 사진을 현상하면서 마감을 했죠. 지금은 노트북으로 연결해서 바로 사진을 보내니까 시간이 단축됐지만 그때는 안 그랬죠. 처음에 입사할 때는 사람이 22명이었는데 저 나올 때는 7명으로 줄었더라고요. 일은 많아졌는데 기계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줄어들었죠. 두 사람 몫을 한 사람이 다 하니까요.
매우 바쁜 생활을 하시는 것 같은데, 정해진 스케줄 외에 여유가 있으신가요?
네, 정해진 시간 외에는 여유가 있는 편이에요. 개인 공부나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고요. 일하는 중간에도 여유가 있을 때는 나름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일이 없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럴 때는 TV를 봐도 괜찮아요. 공식적으로 TV 보는 회사가 어디 있겠어요? (웃음) 신문사는 다 TV가 있어서 항상 보고 있어야 해요. 오전에 스포츠 중계를 하면 그것도 다 보죠. 야구 경기를 보고 있다가 취재가 있으면 나가기도 하고요. 그렇게 보는 것도 다 일이에요. 그래서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한테는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오전에도 회사에서 스포츠를 보고 집에 와서 또 스포츠 보는데 사람들이 잘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걸 어떡해요.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평소 개인 시간에는 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저는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체력을 키워야 하니까요. 일이 유동적이니까 약속을 잡기는 어려워요. 스포츠는 주로 밤에 하니까 친구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출장도 많아서 아내가 싫어하는 경우도 많아요. 야구 시즌 가면 한 달에 보름씩 나가 있으니까요. 미국에 취재 나가면 한 두 달 갔다 오기도 해요. 그래서 약간 역마살이 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웃음) 돌아다니기 싫어하는 사람은 할 수 없어요.
현장에서 일하시면서 선수들과 친분도 생길 것 같아요!
네, 친분도 생겨요. 야구는 세시간 전에 가서 선수들도 보고 감독과 만나서 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친분이 많죠. 저 같은 경우는 선수의 폼이나 뒷모습만 봐도 누군지 알거든요. 이름을 보지 않고서도요. 그만큼 선수들과 많이 마주치니까 선수들 자세의 장단점을 기자들이 더 잘 알게 돼요. 투구 폼이 이상해지면 우리가 먼저 알고 성적이 왜 나빠졌는지도 금방 눈치 채요. (웃음)
현장에 미리 나가는 이유가 있을까요?
농구, 축구 같은 경우는 경기장 안으로 못 들어가서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기 힘들어요. 그런데 야구장은 들어갈 수 있거든요. 취재석도 사진기자는 선수들 바로 옆에 있어요. 경기 중간 중간에도 선수들과 얘기할 수 있죠. 선수들과 얘기도 하지만 경기 전 사진도 얻을 수 있어요. 선수들끼리 장난하는 것이나 기자들만 아는 에피소드도 가십 거리로 올릴 수 있죠. 중계는 딱딱하고 딱 정해져 있잖아요. 경기 전에는 선수들끼리 장난도 치고 실수도 하고 이런 것들을 독자들은 더 재미있어 해요.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네 위험할 수도 있죠. 날아 오는 공을 맞아서 다친 사람도 많아요. 공 잘못 맞으면 죽을 수도 있죠. 카메라나 노트북도 많이 깨져요. 한 번씩 안 맞아 본 사람은 없을 거에요 저도 무릎에 맞아서 선수 대신 제가 대신 아이싱을 받은 적도 있어요. 방망이가 날라온 적도 있고요.
위험할 때도 있고 체력 소모도 큰 일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결정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찍었을 때 제일 보람을 느끼죠. 선수들에게는 안 좋을 수 있지만 선수들이 공을 맞는 그 순간을 찍었다고 가정해 봐요. 사진기자들이 수 십 명 있어도 그 장면을 찍은 사람은 극히 드물거든요. 사진 한 장이 독자한테 의미하는 바가 큰데 어떻게 해서 다쳤는지 그 사진 한 장이면 모든 것이 전달되죠. 연사로 찍으면 좀 쉬면서 할 수 있는데 언제 무슨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까 계속 카메라 렌즈에서 눈을 뗄 수 없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죠. 코리안 시리즈에서 비가 많이 와서 9차전까지 간 적이 있어요. 비도 오고 연장전이 나와서요. 9차전 때 타자석을 보면 금을 그어 놨잖아요. 비가 너무 와서 발까지 물이 찬 거에요. 선수가 발로 물을 빼는 순간을 찍었는데 그 한 장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었죠. 이렇게 비가 많이 왔는데 야구를 했다는 걸요. 그리고 월드컵 때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넣는 순간과 세리머리 하는 장면을 찍은 적도 있어요. TV에서 제가 찍은 사진 자체를 내보낸 적도 있고요. 내 사진이 방송에도 나가고 그러면 보람이 있습니다.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진을 많이 찍으실 것 같은데 보통 사진은 몇 장 정도 찍으시나요?
야구를 한 번 보면 천 장 정도를 찍어요.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게임에 나가면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합니다. 그러면 몇 천 장을 찍는 거죠. 3~5년 사이에 카메라를 새 것으로 바꿀 정도로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카메라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카메라는 개인이 준비해서 쓰시나요?
영세한 곳에서는 개인이 카메라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 카메라는 다 회사 카메라에요. 보험도 다 돼 있고요. 대부분의 카메라가 고가이고 장비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개인이 사기에 어렵죠. 스포츠에서 한 장씩 찍어서는 절대 좋은 사진이 못 나와요. 다 연사로 찍는데 장비가 새로 나올 때마다 새로 준비하지 않으면 그만큼 좋은 사진을 얻기 어렵겠죠.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으시는군요! 그 중에 좋은 장면은 몇 장 정도 되나요?
그 날마다 다르죠. 기사가 안 써질 때가 있는 것처럼 좋은 장면이 안 나올 때도 있죠. 좋은 장면이 없는 경우에는 앵글을 바꾸거나 꼭대기에서 다시 찍거나 해요. 그리고 연속 동작을 한 장에 찍기도 하죠. 김연아 선수의 점프 동작을 연속으로 보여주는 사진처럼요. 그래도 사진이 없을 때는 좋은 장면이 되도록 편집을 합니다.
지금까지 사진을 많이 찍으셔서 좋은 사진에 대한 정의가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결정적인 순간을 찍은 사진이 좋죠. 어떤 경기든 스포츠에는 승부처가 있어요. 이 한 장면 때문에 승패가 확 갈릴 때가 있어요. 그것을 사진 한 장으로 보여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선수가 땅볼을 잡다가 놓치거나 실수한 장면을 보여주면 이것으로 승패가 갈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0:0의 투수전이면 투수들을 위주로 찍고요. 점수가 많이 나면 그날의 최고 포인트를 잡는데 집중하고 그걸로 사진을 표현하죠. 포인트 지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사진이 달라질 수 있어요.
스포츠 사진을 많이 찍으셨는데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멘토님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요즘은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많아서 수습도 사진을 잘 찍어요. 차이가 있다면 보는 눈이에요. 예전에는 축구나 야구를 수동으로 찍었어요. 렌즈 큰 걸 돌려서 찍으면 핀트를 맞추는 것부터 어려웠죠. 지금은 자동이라 그런 어려움은 없지만 포인트나 보는 눈은 다르죠.예전에는 핀트 맞추기에 급급했는데, 지금은 보는 눈과 경험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똑같은 자리에서 찍어도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있어요. 사람에 따라 찍는 방식이나 트리밍(찍은 뒤 부각할 부분만 남기고 자르는 것)이 다르니까요. 같은 사진이라도 어떻게 자르냐에 따라 내용 전달이 또 달라지고요.
예전에는 핀트를 맞추는데 급급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가 있어서 대체적으로 사진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사진기자가 전문가로서 일반 사람과 다른 차별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앵글이 달라요. 사진 찍는 자세를 똑같이 해서 셔터만 누르라고 해도 일반 사람이 찍는 것과 사진기자가 찍는 것은 다르거든요. 사진기의 각도에 따라 사진이 바뀌어 버리니까요. 사람을 중간에 놓고 사진을 찍는 것과 사람보다 배경이 더 넓게 나오게 하는 사진이 다른 것처럼요. 어디에 초점을 두고 찍는지에 따라 또 달라집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이 담겨져 있어야 해요. 무작정 사진으로 보지 말고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을 전달해야 하죠. 그래서 사진 찍는 것만 봐도 사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사진 찍는 자세부터 다르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이 찍을 때와 일반 사람이 찍을 때,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모두 달라요. 이런 점에서 사진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사진기자로서 힘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힘든 것은 체력 소모인 것 같아요. 아까도 말했듯이 종합 대회는 새벽부터 밤까지 밥도 못 먹고 취재할 때도 많습니다. 하루에 7~8종목을 계속 다니고요. 아시안 게임 같은 경우 금메달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걸 다 쫓아 다녀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죠. 추워도 비가 와도 취재는 계속 해야 하니까요. 야구에서는 타자, 투수, 수비를 다 봐야 하기 때문에 두 눈을 항상 긴장해야 해요. 한 쪽 눈으로는 렌즈를 보고 한 쪽 눈으로는 경기 상황을 봐야 합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점이 많아서 여자 분들이 적을 것 같아요.
제가 2000년도에 입사했을 때는 필름 전송 때문에 현상기 큰 것을 차에 싣고 다녔어요. 스캐너, 현상 약품, 현상기 등 모든 걸 들고 다녔기 때문에 부피도 크고 무게도 매우 많이 나갔죠. 그래도 지금은 디지털화 돼서 노트북, 축구에는 여자 분들이 조금씩 계시는 것 같아요. 축구는 공만 따라 다니면 되니까요.
힘들었던 일 중에 기억 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주도에 선수들이 한라산 등반을 가서 따라 간 적이 있었어요. 너무 추우니까 카메라가 얼지 않게 품에 끼고 갔죠. 같이 등반하는데 중간에 차가 고장이 난 거에요. 선수들 버스는 올라갔는데 저는 중간에 차가 멈춰서 선수들을 따라가려고 발로 뛰어 올라갔어요. 선수들 올라오는 전경도 찍어야 하니까요. 장비를 다 들고 올라갔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전경만 찍을 수는 없으니까 선수들 보다 먼저 내려 와서 선수들 모습을 클로즈업도 하고요.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야 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신력으로 해낸 것 같아요. (웃음)
힘든 일도 있지만 사진 한 장은 모든 걸 전달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자로서 기사를 쓴다는 것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글을 통해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글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처럼 사진 한 장으로 꿈이 바뀐 사람도 있으니까요.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 경찰대 가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어요. 그런데 그 사진 한 장으로 꿈이 생겼잖아요. 그래서 신문에서 본 사진과 기사로 독자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서 좋은 글과 사진으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길을 인도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초심을 잃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처음 가졌던 생각을 떠올려요. 마음을 다잡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사진기자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특별한 스펙이나 자격이 있나요?
어디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메이저 신문사나 일간지는 학벌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할 수 있는 곳도 있어요.
그리고 지금은 사진을 못 찍는 사람이 거의 없잖아요. 그만큼 사진만 잘 찍는다고 사진 기자가 되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과 스포츠, 연예 분야의 흐름도 알고 있어야 해요. 사진에 한 줄 들어가는 글도 기사이니까요. 그래서 수치적인 스펙 보다는 자기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찍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회를 보는 눈도 키워 나가야 해요. 다방면에 지식이 많아야 하는 거죠. 전반적인 상식과 본인이 가고자 하는 분야로요. 저 같은 경우는 스포츠를 정말 좋아해서 스포츠부로 준비를 했죠.
오랫동안 해당 직무를 해 오셨는데, 그렇게 오래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일을 좋아해야 해요. 저는 지금도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출장 가는 것, 선수들 만나는 것이 좋고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이런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좋았다가도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연예부로 발령 나서 퇴사한 사람도 봤어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오래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연예부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연예부보다 스포츠 부가 좋았어요.
연예부와 스포츠부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연예부는 스포츠부보다 역동성이 덜해요. 스포츠는 역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죠. 올해 이겼다고 해서 내년에도 우승한 팀이 계속 우승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반전이 있고 항상 새로운 경기를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스포츠가 제게 더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지식이 있어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멘토님께서는 지식을 어떻게 얻고 계신가요?
일단 사람을 많이 만나봐요. 사진기자는 자기 파트가 없어서 오히려 넓게 볼 수 있어요. 모든 분야로 다 취재를 나가니까 사람들과 친분도 많이 생기죠. 여러 분야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것이 제 자산이 되고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저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를 배워요. 지금 당구 동아리도 하고 부동산 학원도 다니고 있어요. 여러 분야의 책도 읽고 어떤 일도 건성으로 넘기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사물을 보거나 취재를 하더라도 꼼꼼히 확인하고 넘어가고요.
사진기자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요즘은 모바일로 신문을 많이 보니까 종이 신문을 많이 안보잖아요. 그렇다고 사진 기자가 줄어들진 않아요. 젊은 사람들이 인터넷 분야에서 많이 일하고 있으니까요.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복리후생이 노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 직장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는 일도 생기고요. 후배들이 정착을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죠. 그래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모든 분야가 디지털화 되면서 사진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졌으니까요. 그래서 전문성이 약간씩 퇴색하는 느낌이 들어요. 사진만 조금 찍을 줄 알면 고용해서 일을 시키니까요. 그리고 좋은 사진을 찍을 거라는 사명감 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연예인들 보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금방 금방 일을 그만두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 같아요.
사진기자 뿐만 아니라 사업 기획도 하셨는데 예전에 안 해보신 일이라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사진 기자들은 다른 기자들보다 더 빨라야 해요. 여러 군데를 다 봐야 하기 때문이죠. 노트북이나 핸드폰이 새로 나오면 우리가 먼저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거든요. 제가 IT 쪽으로 사대 벤처를 만든 것도 이런 경험을 통해서 가능했어요. 일년에 10억 이상 흑자를 냈지만 계속 발전을 해야 하는데 거기서 막혀 버렸죠. 시대에 맞게 개발을 계속 해야 하는데 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계속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사회초년생이 된다고 가정하면, 사진기자를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사회초년생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선택을 하겠지만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하면 망설일 것 같아요. 보기는 멋있지만 실생활로 하면 쉽지 않거든요. 사진 기자로만 직무를 설정하지 말고 ‘기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진기자 지망생들이 영상기자도 함께 준비 한다고 들었는데 둘이 관계가 있나요?
오히려 영상으로 장면을 찍는 편이 더 쉬워요. 영상은 계속 장면을 찍으니까 중요한 장면을 놓칠 일이 없죠. 사진처럼 한 장을 찍으려고 하면 어려워지는 거죠. 사진과 영상은 관계가 있으니까 두 분야를 함께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지금 사회 초년생이면 다른 일 어떤 것을 하고 싶으신가요?
사업 기획 쪽이나 홍보를 해보고 싶어요. 본인만의 콘텐츠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사업 기획도 매력적인 것 같고 기자를 오래 하다 보니 홍보도 적성에 맞을 것 같아서요.
후배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역량과 자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행도 좋아하고 체력도 좋아야 하죠. 보는 눈도 있어야 하고요.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스포츠는 매번 같은 그림이 나오지 않거든요. 정치는 어떤 그림이 나올지 예상이 되잖아요. 스포츠는 그에 비해 항상 그림이 다르죠.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잖아요. 야구에서 어느 한 팀이 계속 이기라는 법도 없는 것처럼요. 예견할 수 없는 것이 스포츠의 반전 매력이죠.
사진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진관련 학과를 나와야 하나요?
아니에요. 오히려 사진학과 출신 사진기자는 많지 않아요. 비율로 따지면 7:3 정도에요. 3이 사
진학과 나온 사람이고 7이 신문방송학과, 경제학과, 사회학 등 다양한 전공 출신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주로 학교 신문사에서 일해 봤던 사람들이 많아요. 대학 때 사진 동아리를 했다던지요. 사진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하다못해 사진 동아리라도 했던 사람을 뽑습니다.
해외 근무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네, 물론 있죠. 해외에 많이 나가니까요. 거의 몇 십 개 나라를 가요. 한번은 이란과 우리 나라의 경기가 있어서 축구 대표팀을 따라간 적이 있었어요. 이란에 몇 달 있다가 미국으로 가는 과정이었는데 하루 억류됐었죠. 이란이 미국 입장에서 적대국이어서 이란에 갔다 온 사유에 대해 말하라고 하루 동안 억류돼 있었어요. 더 심하면 다시 돌려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야구 구단에서 보증을 서줘서 미국에 들어 갈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쫓겨났을 거에요.
이제 막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콘텐츠 보다는 자기만의 강점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콘텐츠가 개성이 있어야 해요. 사진 기자 중에도 코너가 따로 있는 사람도 많거든요. 어떤 분은 사진으로 기사를 만들어요. 한 장 한 장을 작품처럼 엮어서 기사를 만드는 거죠. 자신의 개성으로 만든거니까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더 재미도 있어요. 사진기자도 시간 날 때마다 자기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위에서 오더가 내려올 때만 취재를 가는 것이 아니라 기획을 해서 자기만이 발로 뛸 수 있는 취재를 하라는 거죠.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자세로요. 사진기자가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데 능동적으로 바뀌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위의 명령만 따라서는 발전이 적어요.
멘토님이 기획해서 개성을 살린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저는 졸업작품에서 1900년생부터 1999년생까지, 그러니까 0살부터 100살까지 100명의 사람들을 다 찾아가서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 100장을 쭉 찍어 놓고 한 눈에 보니까 한 세기의 얼굴을 다 알 수 있는 거에요. 100명의 얼굴을 통해 20세기를 얼굴로만 볼 수 있도록 기획을 한 거죠.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진은 대학교 때 4년 찍는 것 보다 신문사에서 한달 찍는 양이 더 많아요. 사진을 잘 찍는다고 해서 사진기자가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공부를 해서 기자가 되는 편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일단 기자가 된 후에 회사에 입사해서 사진을 새로 배우면 되니까요. 그래서 직업을 선택할 때 사진 기자로 좁혀 생각하지 말고 영역을 넓게 보았으면 좋겠어요.
멘토님께 ‘사진기자’는 ooo이다.” 라고 정의해 주세요.
사진 기자는 대화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해요. 사진 기자들은 사진 한 장으로 본인이 뭘 말하고자 하는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거든요. 그래서 사진 한 장으로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려고 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지금까지의 사진기자 경험을 토대로 홍보 분야의 일을 하고 싶어요. 취재와 사업 기획 경험을 하다 보니 홍보 직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기업 홍보나 기획 분야로 진출해서 사회와 기업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이영주
미디어콘텐츠디렉터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조선일, 이영주
INTERVIEW
조선일,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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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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