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서울구로소방서 홍보교육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으며, 주로 시민을 대상으로 체험과 실습위주의 화재예방 및 응급처치교육 등 소방안전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공중파와 지상파 등 언론매체를 이용한 소방정책 홍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홍보교육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
홍보교육팀은 쉽게 표현하면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더불어 대외에 소방을 알리는 PR업무까지 도맡아서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죠. 소방이 왜 존재하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자랑을 해야 하는 부서가 저희 부서에요. 또한,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재난발생 시 대처방법 등에 대한 체험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시군요! 강의를 진행하기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시겠어요.
네, 그렇죠. 강의를 듣는 연령대에 맞춰서 아이템 선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해요. 그래서 안전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선 소방관으로서의 경험을 다양하게 쌓아놔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죠. 요즘 안전교육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잖아요. 실습과 체험위주의 교육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배우는 입장에서도 흥미로워야 더 즐겁게 배우거든요. 1회 교육인원도 30명에서 100명 정도로 해서 하루에 평균 두 세 차례씩 하고 있어요.
그럼 홍보교육팀에 오기 전에는 멘토님은 어떤 직무를 하셨나요?
소방 훈련을 전담하는 대응총괄팀 팀장을 했고, 그전에는 소방관들의 인사업무를 처리하는 행정 팀장도 했어요. 맨 처음에 소방관으로 임용되었을 때는 서울용산소방서 한강로119안전센터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를 했죠. 많은 분들이 소방관이 되면 바로 불을 끄는 일을 한다고 생각을 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처음에는 실전에 투입되기 전에 물탱크차에 승차하여 화재현장에서 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소방용수를 공급해 주는 역할 등을 거쳐 정예의 화재진압대원으로 탈바꿈하게 되요. 저는 맨 처음에 굴절사다리차에 물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었죠. 그러고 나서 화재진압대원으로 투입이 되었고요. 그 후에도 종합상황실에서 119접수 및 관제업무, 감찰 업무도 했었어요.
처음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가 굉장히 기억에 남았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물탱크차를 타고 화재 현장에 출동했는데,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혀서 현장으로 들어갔었어요. 제가 들어갔던 곳이 단독주택이었는데, 화재 규모도 굉장히 심할 뿐만 아니라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죠. 그런데 나중에 보니 제가 시신을 밟고 서 있더라고요. 이게 제가 겪은 첫 번째 트라우마였지요.
‘소방관’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맨 처음에 소방관이 되었을 때는 화재진압이 소방관의 주 임무였어요. 하지만 80년대에 구급업무와 구조업무까지 맡게 되면서 다양한 업무들을 도맡아 수행하고 있죠. 지금은 화재 및 구조, 구급업무와 더불어서 생활안전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어요. 화재진압을 비롯해 각종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요.
멘토님은 이 일을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1983년 9월부터 소방관 일을 시작해서 벌써 30년이 되었네요. 화재진압업무 5년, 종합상황실에서 3년, 화재조사업무 4년, 소방본부 기획팀에서 9년 그리고 현재 홍보교육팀장 업무는 4년이 다되어가네요. 제게 여러 가지 업무를 할 기회가 많이 주어져서 많은 부분들을 경험해 봤던 것 같아요.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원래 제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어요. 어릴 때 읽었던 책 중에 ‘상록수’와 ‘섬’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의 무대는 외딴 곳에서 어느 주인공이 눈물겹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감동적인 내용이었거든요. 하지만, 교육대학교 진학에 두 번이나 좌절하고 나서 78년도에 교정직 국가공무원 시험을 봤어요. 그렇게 첫 공직생활을 2년 정도하다가 승진을 하고 싶었는데, 그 당시엔 9급을 뽑으면 8급까지만 승진이 되고, 7급부터는 시험이 따로 있어서 사표를 쓰고 다시 시작했죠. 그러나 7급 간부시험제도가 폐지가 되는 바람에 철도청 공무원을 거쳐 서울시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어요. 매번 시험을 봐야 했지만 제복을 입고 활동적인 직업에 매력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멘토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출근부터 퇴근 때까지의 일과를 말씀해주세요.
소방관은 담당직무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통상적으로 9시에 업무를 시작해요. 하지만 저는 7시에 사무실에 도착을 하는 편이죠. 제가 맡은 업무가 홍보이다 보니, 출근하자마자 간밤에 있었던 소방관련 사항을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하고 보도내용을 편집을 해요. 그래서 8시쯤에 구로소방서 전 직원에게 발송을 합니다.
이 일이 끝나면 오늘 우리 팀이 해야 할 소방안전교육과 어떤 내용을 보도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계획을 짜요.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체나 기관을 찾아가거나 소방서를 방문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합니다. 소방안전교육 같은 경우는 벌써 내년 1월까지 예약이 끝났어요. 오후 2 ~ 4시엔 언론매체에 송고할 보도 자료를 작성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루에 있었던 업무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면 보통 저녁 9시 정도가 돼서 퇴근을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일이 타이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안전교육과 소방홍보라는 직무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노철재 멘토님이 하신 소방관련 신문 스크랩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럼 강연 같은 경우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나요?
일반적인 소방교육은 화재예방 안전교육을 주제로 진행해요.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소화기 관리법과 사용법, 물소화기를 사용해서 불도 꺼보는 체험도 하고요. 실질적으로 일반 사람들이 재난발생 시 반드시 해야 할 내용 위주로 하는 편이에요. 4 ~ 5년 전부터는 응급처치법도 교육하고 있어요. 심폐소생술 교육 같은 경우는 마네킹을 5개 ~ 10개 정도 들고 다니면서 실습위주로 교육을 해요. 교육은 보통 1시간에서 많게는 3시간 정도 진행을 합니다. 화재예방은 4살부터 교육을 하고 있고요, 심폐소생술 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일을 시작하시기 전과 직접 업무를 경험하고 느낀 차이점이 있으신가요?
교육을 준비하는데 있어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고 좀 더 많은 효과를 전파하기 위해 각 소방서별로 많은 고민을 해요. 화재예방이라는 키워드로 각 소방서가 교육을 준비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재미있게 풀어나가기 위해 골든벨 형식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참여 학생들에게 조금 더 도움을 주기 위해 일등을 하면 교육장상을 주고 있는데 1년에 3명에게 수여하고 있어요. 이렇게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게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죠. 그리고 교육이 끝난 후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다음 교육 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통해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렇게 노력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군으로 선정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교육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때는 언제인가요?
저희들이 각종 교육 기자재를 갖춰서 방문했을 때 교육을 받을 마음자세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을 때가 정말 속상해요. 만약 오후 2시에 시작한다고 하면 적어도 5분 전에는 교육 장소에 앉아계셨으면 좋겠어요. 약속시간 보다 10분 이후에 입장한다고 하면 그만큼 강의 시간도 줄어들고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예약일자를 아예 까맣게 잊어버리시고 준비를 못한 곳도 있어요. 이렇게 해서 못 가게 되면 그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교육할 시간을 뺏어가는 거잖아요. 그럴 땐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 노철재 멘토님의 강연 모습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아쉬우시겠어요. 시민들이 신고전화를 할 때 간혹 가다 112와 119 사이에서 고민이 될 때가 있는데, 기준점이 있으신가요?
화재 및 구조, 구급업무 외에 국민들이 119로 잘못 신고할 경우에도 내용을 접수하여 해당 업무 담당부서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요. 만약 급박한 상황에서 판단이 잘 안 서신다면 일단 119로 신고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신속한 신고가 가장 중요합니다.
신고전화가 들어왔을 때 소방서 분위기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일단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로 119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소방서에 신고내용이 스피커를 통해 동시에 전파가 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최초 신고자의 목소리만 듣고도 재난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지요. 목소리가 침착하면 비교적 안심하고 출동하지만 정말 떨리는 목소리로 울면서 전화하시면 보다 긴장한 마음으로 출동하게 되죠. 우리 가족이라는 마음으로요.
소방관은 위험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많이 강한데, 실제업무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다른 공무원도 안전사고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다만 소방관의 활동은 언론 노출이 쉽기 때문에 좀 더 부각이 되는 부분도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순직을 하고 부상을 당하는 동료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지만, 국민의 생명을 구하다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이 많아지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 위험한 직업군이라고 자리를 잡아가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부분은 알아둬야 해요. 우리나라 소방공무원 순직률이 1.85에요. 일본(0.70), 미국(1.01)에 비해 높은 편이죠. 그 만큼 소방 시스템이 더욱 더 발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업무를 하시면서 멘토님만의 원칙이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제가 자주 듣는 몇 가지 닉네임이 있어요. 첫 번째는 ‘노 칼’이에요. 소방관은 체력단련을 많이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운동경기 시 선수로는 참가를 못하고 주로 심판을 보게 되요. 그런데 심판을 볼 때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심판으로써 공정하게 한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죠.
그리고 또 다른 별명이 ‘왕고집’인데, 제가 판단해서 옳다고 생각하면 쉽게 꺾이지를 않아서 생긴 별명이에요. 물론 상대방이 맞으면 바로 인정을 합니다. 그 외에도 ‘열정’과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이런 닉네임처럼 이왕 해야 할 업무라면 “내가(우리 부서) 최고” 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해 왔던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 평소 소방관련 신문기사, 자료, 관련서적 정독 및 다른 사람이 작성한 문서를 연구 "비교를 하죠.
소방관은 체력도 좋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체력단련은 어떻게 하시나요?
소방관 공개 채용시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체력측정이에요. 필기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체력측정에서 일정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면 떨어지게 되죠. 지금은 필기시험, 체력측정, 면접 모두 다 중요해요. 그리고 채용이 됐다고 해서 몸 관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 번씩 똑 같은 체력측정 지표로 테스트를 받아야 해요. 그 결과는 인사고과에 반영되거든요. 그래서 체력단련을 평소에도 꾸준히 해야 해요. 이렇게 체력단련이 중요한 이유는 소방작전 시 소방호스 무게가 보통 80kg정도 나가는데, 그 무거운 호스를 소방관 두 명이 들고서 작전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직업의 특성상 지구력과 체력을 많이 요구할 수밖에 없죠.
멘토님께서는 업무도 굉장히 바쁘실 것 같은데요. 자기개발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책을 많이 읽어요. 한 달에 2 ~ 3권을 읽는 것 같아요. 집에도 대략 1,000여권의 책이 있어요. 한 번씩은 읽어본 책들이죠. 책을 읽을 때는 아무리 재미있어도 단번에 50페이지 이상 읽지 않아요. 저는 정독을 좋아해요. 그렇게 해서 한 달에 2 ~ 3권을 읽는데, 업무와 관련된 책들은 가급적 구입하여 읽고 있어요.
정말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멘토님은 일을 해오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첫 번째는 90년대 초에 화재 감식업무를 맡았을 때인데, 눈이 내리던 초겨울 오후에 40대 여성이 반나체로 한강대교 위에 올라가 자살시위를 했었어요. 시위를 한 이유는 새로 이사 간 집 옆집에서 자꾸 쓰레기를 자기 집 앞에 놔두고 갔대요. 스트레스를 받아서 동사무소에 진정을 넣었는데 해결이 되지 않아서 해결해 달라고 시위를 한 거였어요. 나중에 설득을 해서 내려오긴 했는데, 교통에 불편을 끼쳐서 경범죄 처벌을 받았어요. 이 사건을 겪으면서 잘못하면 추락하여 죽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죠. 아울러 모든 기관에서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두 번째는 2002년도 겨울에 부부싸움 후 남편이 밖으로 나간 뒤에 아내가 문을 잠근 채 열어주지 않자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119로 신고를 해서 출동하여 문을 열어준 적도 있어요. 이렇게 거짓말로 신고를 하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많이 실행되지 않고 있죠. 잘못된 신고로 더 큰 사고를 막지 못한다면 큰일이잖아요. 모든 분들이 좀 더 신중히 신고를 해줬으면 해요.
△노철재 멘토님의 화재진압 현장에서의 모습
업무를 하시면서 힘드신 부분도 많으실 것 같은데,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남들이 하지 않았던 업무를 처음 하게 될 경우에는 상당히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더욱 더 힘든 건 남이 미처 하지 않은 어떤 사안에 대해 기획을 하고자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을 때, ‘왜 쓸데없는 일을 하느냐’고 상사나 동료가 핀잔을 줄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제가 본부 기획예산팀에 근무하고 있을 당시 ‘소방재난통계연보’ 자료집을 제작하려고 했을 때도 그런 일이 있었어요. 쓸데없는 일이라고요. 하지만 통계연보 발간 후 그런 분들이 제가 만든 자료를 더 많이 활용하더라고요. 통계연보를 어렵게 발간했다는 점은 보람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못내 아쉽기도 해요. 시간이 좀 더 주어졌더라면 더 완벽한 자료집이 되었을 텐데 그 점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요.
모든 일들 중에 쓸데없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럼 이렇게 힘드실 때 어떻게 극복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전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에, 술과 담배를 전혀 안 해요. 그래서 힘들 때는 죽마고우 같은 동료들과 노래방에 가서 큰소리로 평소 즐겨 부르던 노래를 몇 곡 부르고, 떠들어대고, 힘들고 괴로웠던 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뒷 담화를 주고받으며 해결하는 편이에요.
때론 힘드시지만 이렇게 한 직무를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른 공무원 직군들도 나름대로 매력들을 가지고 있지만,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하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이 잘 안되죠. 하지만 소방관은 정말 언론에 노출이 잦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소방관의 업무는 어느 한 가지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모두 잘해야 되요. 많은 직무를 직접 경험하면서 역동적으로 일을 수행한 점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해요.
그렇다면 멘토님의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지난 11월 26일 오후 1시 35분경 구로구 구로3동 소재 복합건축물 신축공사장에서 화재가 났었는데요, 30여 분만에 화재진압에 성공을 했어요. 화재진압 작전 중에 많은 시민 분들과 구로구의원님께서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셨죠. 수고했다, 고맙다, 잘한다는 격려의 말을요. 이러한 말을 들었을 때 왜 내가 소방관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보람을 느껴요. 많은 사람들에게 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남들에게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요. 앞으로도 소방관이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죠.
지금 몸담고 계신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나라는 지금 중국보다 소방분야는 기술력이 떨어져요. 그 만큼 소방은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특히 고층건물 같은 경우는 그 건물자체에 있는 시설로 화재를 진압하지 못한다면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하지만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한 항공기라던가 헬기, 고가사다리차 등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방장비도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멘토님은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고 가정한다면, 이 직업을 다시 선택 하실 건가요?
저는 남들과 달리 3개 직군의 공무원을 직접 경험해 봤잖아요. 그 중에서 제일 역동적인 것이 소방관이었어요. 근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본부장을 꼭 해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제가 실현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적으로 소방관련 유물을 찾아내어 ‘소방역사박물관’을 건립하고 다양한 자료를 전시해서 국민들이 소방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보고 싶어요.
멘토님은 소방관이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저 같은 경우는 서울 종로에 있는 모 학원에서 두어 달 남짓 행정법 강의를 듣고 혼자 독학으로 합격 했어요. 요즘은 이런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제 아들도 지금 노량진 모 학원에서 공채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새로 들어온 신임소방관들을 봐도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더라고요. 면접도 저 때와는 많이 달라서 요즘은 어떻게 해야 면접을 잘 볼 수 있는지 마음가짐을 다잡아야해요.
그럼 멘토님은 어떻게 해야 면접을 잘 볼 수 있는지 조언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면접장에서 반드시 정답만을 답해야만 붙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거예요. 제가 면접을 볼 때도 소방호스 길이에 대해 물어봤는데, 엉뚱한 답을 말했지만 떨어지지 않았거든요. 다만 자신이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의견을 말해야겠죠. 면접관들은 정말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지 없는지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면접은 정답을 도출해 내는 것이 아니고, 퀴즈처럼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자신이 소방관이 되기 위해 얼마나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지를 표현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자신이 왜 소방관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소방관이 되기 위해 구직자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스펙이나 자격이 있을까요?
해가 거듭할수록 응시자가 많아지고 있고, 관련학과도 늘어났어요. 응급구조학과는 119구급대원을 뽑는 학과이며, 최근 대학교에서는 소방학과, 소방안전학과 등 소방 관련학과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죠. 이러한 과를 졸업하신 분들만을 위한 특별채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꼭 유리한 한 것만은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지원할 때 1종 면허를 반드시 소지해야 하며, 대형면허증은 가점을 받아요. 소방차는 긴급자동차로 대형면허가 있어야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채용은 공채냐 특채냐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각 시도별 소방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응시자격, 신체조건, 체력기준, 시험과목, 자격가점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멘토님은 책을 통해 자기개발을 한다고 하셨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출간된 지는 오래됐지만, 심훈의 ‘상록수’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콘텐츠 충에서는 영화 ‘타워’를 추천하는데요. 보통 소방관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너무 영웅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타워 같은 경우는 소방관이 고뇌하는 인간적인 면과 현실의 열악한 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서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소방관을 시작하는 후배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자세나 역량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면접관 앞에서는 합격만 시켜준다면 부족한 부분을 포함해서 열심히 공부하여 부족함 없게 근무하겠노라고 자기 의견을 피력합니다. 하지만 1년만 지나도 요령을 피우려고 하죠. 소방관으로 임용된 첫날 마음속에 담고 있던 자세를 결코 잊어버리지 말고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관련 자격증 취득 등 자기개발을 위해 꾸준히 연구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소방관을 시작하는 후배들뿐만 아니라 사회초년생들에게 꼭 필요한 자세인 것 같아요!
네, 그렇죠. 그리고 소방관은 무조건 희생과 봉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는 안돼요. 국민이 주는 정당한 봉급을 받고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 자체가 봉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죠. 정말 봉사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서 나눔과 희생이 우러나올 때 그때가 향기 나는 봉사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고독사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구로소방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희망씨앗! 좀도리 기부금’을 통한 나눔 운동을 제안하여 한 달에 120여 만원을 모아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어요. 한국야쿠르트와 MOU를 맺어 혼자 사시는 77세 이상 어르신 100명을 선정해서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일 방문하여 생활안전 여부를 확인해 드리고 있어요.
멘토님은 소방관님들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방관은 탤런트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정지되어 있는 한 가지 직무만 계속 해야 할 경우에는 자아 발전이 없었겠지만 직무가 바뀌면서 그 자리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탤런트라고 생각해요. 공무원은 성과물을 가지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왕 하려면 잘하자 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제 목표는 전국에 있는 소방서 169개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소방서를 만드는 거예요.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근무해 보고 싶은 곳, 외국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찾아보고 싶은 소방서를 만들고 싶어요. 저만의 욕심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정은지
미디어콘텐츠디렉터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정은지
INTERVIEW
정은지
dangmenso2@mailinfo.saramin.co.kr
EDITOR
정은지
dangmenso1@mailinfo.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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