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서중입니다. 제빵을 시작한지는 8년 정도 되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부터 제빵을 시작하여 창업을 하기도 했었어요. 현재는 음료와 함께 빵을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책임자로 근무하며 건강 빵 종류와 디저트 류를 만들고 있습니다.
처음 제과, 제빵을 시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도 제빵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을 했어요. 고 3 겨울에 실습을 하면서 갓 나온 따뜻한 빵을 맛봤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갓 나온 빵에서 나오는 김과 향, 그리고 맛이 그 동안 먹었던 빵과 달랐거든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맛있는 빵을 맛보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제빵사를 직업으로 선택했습니다.
멘토님이 가장 자신 있게 만드실 수 있는 빵을 소개해주세요.
크랜베리 모찌빵 입니다. 1차로 뜨거운 물에 반죽을 익히고 그 후에 2차로 다시 반죽을 배합하여 만듭니다. 빵 맛이 떡처럼 쫄깃 쫄깃해지는데요. 거기에 크림치즈와 크랜베리가 가미되어 상큼하면서 진한 맛이 일품입니다.
제빵사가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지 궁금한데요, 멘토님의 하루 업무일과를 말씀해주세요.
아침 6시 30분 출근으로 업무가 시작돼요. 빵을 반죽하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샌드위치를 만들어요. 샌드위치가 완성될 쯤이면 반죽이 발효가 되어 있어요. 발효된 반죽을 분화해서 성형하고 빵을 구우면 점심시간이 돼요. 오후에는 디저트 류와 과자종류를 만들어요. 업무가 모두 끝나면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요.
크리스마스나 빼빼로 데이 같은 특별한 날에는 더 일찍 출근해서 늦게까지 근무할 때도 있어요. 서비스 업종이다 보니 근무시간이 다른 일에 비해 길죠. 그래서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그만두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근무 시간이 길고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라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업무를 하실 때 어떤 점들이 힘드셨나요?
네,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어요.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시에는 일어나야 하죠. 요즘은 출근시간이 7시인 곳도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을 감안하면 거의 차이가 없어요. 일을 하는 날, 저녁에 친구를 만난다든가 약속을 잡는다는 건 꿈 같은 일이에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 외에는 ‘소통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네요. 오너나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의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거든요. 직원들과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어떤 문제점이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고 총책임자로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요. 오너와의 문제는 제가 부하직원이다 보니 도의에 어긋나지 않는 한 최대한 맞춰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멘토님께서는 업무가 상당히 바쁘신데요, 그런 와중에 어떻게 자기개발을 하고 계시나요?
항상 늦게 끝나지는 않기 때문에 쉬는 날이나 업무가 일찍 끝나는 날에는 요즘 유행하는 빵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서 트랜드를 살펴봐요. 제빵과 관련된 세미나가 있다면 참석하기도 합니다.
사실, 빵도 시기마다 국가마다 트랜드가 조금씩 다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유제품이나 버터를 넣지 않은 프랑스식 빵을 좋아해서 그런 쪽으로 많이 찾고 만들어보고 있어요.
또, 홍대나 가로수길의 유명한 베이커리에 가서 빵을 먹어보기도 하죠. 신제품이나 독특한 제품들은 프랜차이즈에서 먼저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프랜차이즈에도 자주 방문하는 편이에요.
멘토님 말씀대로 제빵도 트랜드에 민감한 것 같아요. 혹시 멘토님께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일을 하기도 하시나요?
예전에 제 개인매장을 운영할 때는 메뉴개발에 적극적이었어요. 지금은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100% 제 의견대로 메뉴를 개발하기는 힘들어요. 오너와 의견충돌이 있을 수도 있고요. 오너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어떤 식으로 메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방향설정을 해주시면, 그 때부터는 제가 능력껏 제품을 만들어서 선보이죠^^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개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일을 하면 초봉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본사에서 냉동생지나 완제품으로 입고가 되기 때문에 업무의 폭이 좁아요. 일반 베이커리는 근무시간이 길고 초봉이 적어 업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요. 하지만, 반죽부터 성형, 굽기까지 업무의 폭이 넓어서 배울 점은 더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일반 베이커리에서 시작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제빵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빵을 만드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일부터 시작을 하나요?
음식을 만드는 일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설거지나 허드렛일부터 시작할 거라고 생각을 하세요. 처음에는 오븐을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이 일이 어느 정도 숙달이 되면 반죽을 배우게 되고 그 후에 성형, 디저트 류 생산의 순서로 업무가 바뀝니다. 한 단계, 한 단계 오르기 위해서는 보통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걸려요.
방송에 파티쉐가 많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직업이 되었어요. 그럼, 파티쉐와 베이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이 방영된 이후로 파티쉐란 직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게 되었잖아요. 파티쉐는 케이크나 디저트 류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베이커는 주로 빵을 만들죠. 요즘에는 차 한잔 마시면서 디저트 류를 드시기도 하고 식사대용으로 빵을 많이 드시기 때문에 두 분야 모두 범위가 넓어요.
제빵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꼭 필요한가요?
아니요, 자격증이 있어야지만 근무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일을 먼저 경험한 후에 취득하라고 하고 싶어요. 일반적으로 학원 제빵사 자격증 과정은 최소 6개월이고, 대학에서 전공을 한다면 2년 과정이잖아요. 학원이나 대학마다 커리큘럼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실무보다는 기초적인 부분을 배우더라고요. 만약에 그 기간 동안 현장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어느 정도 실무를 알고 나서 자격증을 따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 관련 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자격증을 그때 취득했거든요, 이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분들에게는 실무를 먼저 경험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요즘 대학이나 유학을 통해서 제빵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현직에 계시는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일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어린 아이가 고등지식을 배운다고 해서 습득할 수는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처음 시작부터 대학을 진학하거나 유학을 가는 것보다 어느 정도 지식을 쌓고, 실무를 경험하고 난 후에 유학을 간다거나 대학에서 전공을 한다면 큰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우선은 실무에 도전해보시고 적성에 맞다 싶으면 유학이나 진학을 추천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르 꼬르동 블루나 동경제과학교 같은 곳에서 배우는 것도 좋은 기회일 거에요.
민감한 질문이지만, 그렇다면 학력에 따라서 실무에서 급여나 대우의 차이가 있을 수 있나요?
아니요, 그런 건 없어요. 나중에 경력이 쌓인 후에 대기업에 지원하고자 할 때, 대졸자를 채용하거나 우대하는 사항이 있어 그런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은 학력 때문에 처우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전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까 말한 것처럼 실무를 먼저 잠깐이라도 시작해보고 배움의 필요성이 있다면 진학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일을 해 오시면서 특별히 기억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도산공원 근처의 대형 제과점에서 일할 때 있었던 일인데요, 발렌타인 데이 때, 어떤 여자 손님이 오셔서 초콜렛을 100만원 어치 달라고 한 일이 기억나네요. 그 때, 저희가 만들어 놓은 초콜렛이 100만원이 되지 않아서 제품으로 완성되지 않은 판 초콜릿까지 합쳐 100만원 어치를 판매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큰 돈을 쓰신 분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네요.
그 날 장사를 끝내도 됐겠네요^^, 그럼, 멘토님께서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만든 빵을 사가신 분들이 다시 오셔서 ‘저번에 사간 빵이 정말 맛있었다, 다른 곳이랑 다르더라’라고 하실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그런 분은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고 더 친절해지죠. 제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맛있는 빵을 사람들에게 맛보게 해주고 싶어서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분에게 제 빵을 맛보게 해드리고 싶어요.
멘토님께서 8년 넘게 근무해오셨는데요, 그렇게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에서부터 제빵을 공부했었다 보니 친구들이나 가까운 선후배들도 모두 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그 분들과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면서 힘든 일이 있거나 업무적으로 고민이 많을 때 서로 조언을 해주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같은 고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이 드니까 크게 의지가 되더라고요. 지금까지도 서로 같은 업종에서 일을 하고 있죠. 일이 적성에 맞고 보람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8년 동안, 업무를 해오시면서 슬럼프를 겪거나 전업을 생각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예전에 일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어요. 나는 이 정도 레벨인데 그 이상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니까 그럴 때마다 고비가 찾아왔었죠.
사실 한 번 전업을 한 적이 있었어요. 영업직으로 전업하여 몇 개월 일을 했었는데요, 영업직은 외근이 잦아 자주 돌아다니다 보니 빵들이 더 눈에 띄더라고요. 베이커리를 지나갈 때마다 ‘과연 이 선택이 잘 한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결국, 돌아와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들 한번씩의 고비는 있는 것 같아요. 방황을 하다 돌아와 보니 ‘역시 이 길이 내 길이구나, 천직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네,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가 온다고 해도 제빵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노는 걸 너무 많이 좋아했었어요. 자기개발에 소홀했던 때도 있었죠. 다시 고등학교 무렵으로 돌아간다면 더욱 성실하게 노력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기술자가 되고 싶어요.
제빵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이 시작하시기에 제빵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외식 산업 군 내에서 제빵은 상위권에 랭크 되어 있어요. 수요량도 공급량도 많은 업종이죠. 기술자를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직종에 대한 목표의식, 목표의식만 뚜렷하다면 전망은 밝다고 생각해요.
아침 일찍부터 근무를 시작하고 밤 늦게까지 근무를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어요. 초봉도 다른 직종에 비해서 적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위 친구들에 비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말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이 일을 선택하게 된다면 근성을 가지고 조금 더 노력하라고 하고 싶어요. 그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있을 테니까요.
‘제빵사’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특별한 스펙이나 자격이 있나요?
따로 요구되는 스펙이나 자격요건은 없어요.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과 성실함이 가장 중요해요.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해야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쉬는 경우도 많으니까 체력 또한 중요하죠. 물론, 일을 계속하게 된다면 자기개발을 통해 스펙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에는 의욕, 성실함, 체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이제 막 일을 시작하시거나 이 일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입문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책들 보다는 제과 제빵 이론 책을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품별로 분류가 되어있어서 쉽게 구분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재료의 각각의 역할에 대해 잘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한데, 이론 책에서는 이점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인터넷 콘텐츠로는 카페 빵생빵사(http://cafe.naver.com/thebbangs)를 추천해요. 빵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인 커뮤니티인데, 현재 어떤 빵이 유행하고 있는지 트랜드를 단번에 알 수 있어요.
멘토님에게 제빵이란 무엇인가요? ‘나에게 제빵은 ooo다’라고 표현해주세요.
저에게 제빵은 20대에요. 19살 12월부터 시작해서 서른인 지금까지 20대를 빵과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고, 잠시 다른 일을 할 때도 있었지만 즐거울 때가 더욱 많았어요. 또,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알게 되었고요. 제빵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즐거움을 맛볼 수 없었겠죠? 저에게 제빵은 그 모든 것을 통틀어 ‘20대’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물론 20대를 넘은 지금도, 이 후에도 계속 하게 될 테지만 말이에요.
말씀하신대로 멘토님께서는 앞으로도 계속 제빵을 하실 것 같은데요,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제과제빵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역시 제 이름으로 된 제과점을 창업하고 싶어요. 예전에 창업을 한 경험이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에 어려웠던 적이 있었거든요. 나중에 그 때의 경험을 발판 삼아 도전해보고 싶네요. 하루에 빵을 ‘여러 번’ 굽는 제과점을 열고 싶어요. 처음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손님들에게 ‘따뜻한’. ‘갓 나온’ 빵을 드시게 하고 싶어서거든요. 일반적인 베이커리는 오전에 한번 구워내고 그걸 하루에 판매해요. 일의 특성상 여러 번 빵을 굽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전문적으로 몇 가지 종류만 판매를 하되, 여러 번 계속 구워내는 베이커리를 오픈해서 따뜻한 빵을 제공하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문소은
제빵사(베이커)
담당부서:인터뷰
취재:문소은
INTERVIEW
문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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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문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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