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출판,편집,인쇄 분야에서 19살 때부터 10년 정도 경력을 쌓으며 일을 하다가, 지금은 좀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용환이라고 합니다.
멘토님은 지금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죠? 직업과 그 동안 해오신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출판,편집도 분야가 굉장히 세부적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제가 몸담고 있는 쪽은 출력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저는 주로 대형 프린터를 가지고 인테리어에 관련된 여러 가지를 디자인 해왔는데요, 제가 몸담고 있었던 회사는 현대백화점의 모든 인쇄물 디스플레이를 전문적으로 맡아서 하는 회사였어요. 이쪽 분야에만 약 10년 가까이 있다 보니, 다방면적으로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처음 디자인 분야로 직종을 정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으신가요?
전 특별히 학창시절에 출판 디자인 쪽을 준비했다거나 관심 있어하지는 않았어요. 학교 졸업 후 우연히 아는 지인 분을 통해 처음 출판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죠. 처음 시작할 땐 우연하게 기회가 닿아서 했지만, 일을 하다 보니 점점 목표의식이 생기고 회사에 애착이 생기게 되면서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아요.(웃음)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되신 거군요. 아마 멘토님의 적성에 맞았기 때문에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네, 맞아요. 방금 말했듯이 전 우연한 기회에 이 길로 들어 선거잖아요. 만약, 일을 하는 도중 마음에 안 들었다면 진로를 바꿨을 수도 있는데, 계속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에 대한 끊임없는 배움이었던 것 같아요. 또한 출판업계 쪽의 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 게, 자신이 컴퓨터로 연출했던 가상의 이미지들이 현실로 디자인 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꼈고, 더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해 열심히 매진했던 것 같습니다.
멘토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자기 전까지의 업무일과를 말씀해주세요.
간단하게 말씀 드리자면, 백화점 업무를 전담하다 보니 백화점 일정에 맞춰서 모든 게 돌아갔다고 보시면 되요. 행사나 이벤트들이 대부분 급하게 잡혀서 당일이나 이틀 전쯤에 준비가 되거든요. 업무는 데이터 작업, 프린팅, 재단, 가공, 시공 등의 순서로 진행이 됩니다.
좀 더 덧붙여서 자세하게 말씀 드리자면, ‘시공’이라는 것은 클라이언트가 요구한 위치나, 연출하고자 했던 느낌을 맞추는 것이라고 보시면 되요. 저희의 주 클라이언트는 백화점이었으니까, 백화점은 마감시간 이후에 들어가서 시공을 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의 본격적인 시공은 밤 8시부터 다음날 아침 오픈인 10시 전까지 이루어져요. 시간이 저렇게 많이 드는 이유는 백화점 전체를 다 시공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다들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정말 넓잖아요.(웃음) 그래서 항상 시간적으로 촉박하게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시공이 끝났다고 해서 쉬는 것이 아니라, 저희의 하루 일과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그 전날 연출한 기획안들을 가지고 클라이언트 쪽 디자이너들과 저희 쪽 디자이너들이 브리핑을 가지죠. 일정에 대한 조율 이라던지, 그 외에 여러 사항들에 대한 회의가 끝나면 오후시간에는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준비를 해요. 백화점은 행사나 이벤트가 매일매일 들어가기 때문에 바로바로 준비가 되어야 하거든요.
와, 정말 바쁜 하루를 보내시는군요! 출판,편집업계 일이 이 정도일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렇다면 대체 잠은 언제 주무시나요?
저도 이 일을 하기 전엔 상상도 못했어요.(웃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출판업계라는 게 굉장히 다방면 적이라는 것. 그리고 제가 있던 곳은 그 업계 중 하나였다는 거에요.(웃음) 그러니까 너무 힘든 곳이라고만은 인식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전국에 굉장히 많은 백화점 지점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곳들을 하셨었나요?
전국의 현대백화점 전체를 저희 업체가 맡아서 다 했었고, 백화점 각 지점마다 팀이 나뉘어져서 진행을 했어요. 제가 속한 팀은 목동, 중동, 킨텍스, 코엑스 현대백화점을 맡아서 했었죠.
우와, 굉장히 큰 규모의 업무를 진행하셨었네요.
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전혀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출판,편집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멘토님의 생각이 알고 싶습니다.
저도 이 업계에 종사하기 전까진 몰랐던 사실인데, 직접 업무를 해보니 어디를 가든 다 들어가는 것이 출판,편집인 것 같아요. 종이 한 장을 출력해도 인쇄니까요.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파생되는 것들이 많이 생기고, 기술들이 응용되면서 계속 발전할 것 같아요. 있으면 좋고 없으면 허전한 느낌 이라고 할까요.(웃음)
정말 공감되는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요즘은 모든 게 디지털화 되다 보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등을 통해서 시각매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잖아요. 제 생각에는 출판 쪽의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을 것 같거든요.
지금이 인쇄물과 디지털매체 사이의 과도기 인 것 같아요.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쭉 지켜보니, 예전에 처음 출판 쪽을 시작했을 때 보다는 많이 줄어든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하지만 디지털 매체는 시장성에서 봤을 때 초기 투자자본이 큰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아직도 출판 쪽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일을 해 오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내가 알았던 게 다가 아니었구나’ 라는 걸 깨닫게 해준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7~8년쯤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새로 개최될 공연에 대한 광고연출을 맡았던 적이 있었는데, 들어가는 입구의 긴 복도 양 옆으로 깃발들이 멋지게 쫙 걸려있도록 설계를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타이트하게 진행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원래는 용지와 잉크가 맞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검사했어야 했는데, 그냥 ‘맞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했어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죠. 깃발은 천이다 보니 맞는 잉크가 따로 있는데 미처 검사하지 못하고, 새벽 내내 시공을 마친 뒤 잠깐 쉬러 간 사이에 아침이슬이 내린 거에요. 천이랑 잉크랑 맞지 않아서, 아침이슬을 맞은 잉크가 다 흘러내렸더라구요. 그때 ‘아, 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하고 많은 걸 깨달았죠.
정말 당황하셨겠어요. 시간에 맞춰 작업하는 것이 업무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겠네요.
네, 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인 것 같아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결과물을,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연출이 되어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클라이언트 측에서 행사나 홍보 등의 일정이 잡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일정 전에 모든 연출이 끝나있어야 해요. 이런 부분에서 시간적 제약이 있어, 어려움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반대로 보람을 느끼셨을 때는 언제인가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느낌과 저희 쪽의 느낌을, 미팅을 통해 조율해서 원하는 연출대로 나왔을 때 보람을 느껴요.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실무 디자이너들이 조화롭게 공간을 연출해서 생각한 것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나타냈을 때죠. 또 컴퓨터 모니터 상으로만 보던 것들이 실제 3D현실로 연출이 되어서 나온 것을 보면 굉장히 뿌듯해요.
출판,편집 디자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어떻게 보면 보람과 비슷할 것 같은데, 컴퓨터상에서 보던 것들이 실제 눈앞에 실물로 나와서 직접 만져질 때, 또 한번 ‘이 직업을 잘 선택했구나’ 라고 느껴져요.
오랫동안 해당 직무를 해 오셨는데, 그렇게 오래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만약 업무과정을 세분화시켜서 한다면 어떤 사람은 혼자 자리에 앉아서 하루 종일 컴퓨터만 만질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출력만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시공만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업무의 모든 프로세스를 전부 겪어보는 것이 개인적인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과정을 겪으며 배우는 배움의 기쁨과 직원들이 함께 어울려 유대감을 형성하고 연결고리를 찾아서 함께 열심히 일하자는 분위기가 원동력인 것 같아요.
일이 힘들어 보이는데, 남성직원의 비율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일의 마무리 단계인 시공 때문에 남성직원이 좀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컴퓨터 작업이나 그 외 기타 이루어지는 디자인적인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여성직원도 많습니다.
지금 몸담고 계신 출판,편집 디자인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이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등을 통해 시각 이미지들에 대한 연출이 가능해지면서 점점 디지털화 되가는 것 같아요. 쉽게 얘기해서 대형 모니터 하나만 설치한 뒤, 그 안에 들어갈 이미지들만 계속 바꾸면 간단한 일이잖아요.
그렇지만 아직은 디지털 매체와의 접목에 관한 과도기적 사회 같고, 향후 10년 안에는 많은 부분이 디지털영역으로 넘어갈 것 같아요. 그렇다고 출판,편집쪽이 도태된다기 보다는, 이전까지 몸담고 사용해왔던 기술들이 다 연결된다고 볼 수 있죠. 제가 이런 움직임을 느끼고 있고, 그래서 출판,편집 영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맞아요, 제 생각에도 출판,편집분야가 없어지진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멘토님께서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고 가정한다면, 또 한번 출판.편집 디자이너를 선택하실 건가요?
여태까지 정신 없이 재미있게 일을 해왔어요.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떠올려본다면 아마 전 다시 선택할 것 같아요.
‘출판,편집 디자인’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마음가짐이나 스펙이 있나요?
항상 처음이라 생각하고 배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쪽 업계가 전문화된 학교나 학과가 없다 보니, 막상 실무에 들어와서 일을 하게 되면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더라구요. ‘난 모르는 게 많으니까 더 배워야지’ 이런 마음가짐은 사회초년생이든, 이 쪽 업계로 오고 싶으신 분이든 어딜 가나 필요한 것 같아요. 노력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잠시 잊고 있었을 때, 빛을 발하거든요.
‘출판,편집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 하셨나요? 이 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해서 멘토님께서 노력했던 것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약 10년 전부터 디지털화를 통한 다양성이 추구되면서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같은 프로그램들이 이 업계에서는 기본으로 통하는 것 같아요. 제가 노력을 위한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했던 이야기가 저 또한 그런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저도 처음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쪽 업계에 왔을 당시 말 그대로 정말 ‘무지’한 상태였어요. 그때 제 부족함을 알고 든 생각이 ‘좀 더 공부해서 전문적인 사람이 되자’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20살에 군대를 간 뒤,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책으로 공부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컴퓨터를 이론으로만 공부한다는 게 웃기면서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현재에 와서야 생각해보니까 ‘그 때 했던 노력들이 쌓여서, 내가 지금 이렇게 인정받는구나’ 라고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배움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었던 것 같아요.
이제 막 출판,편집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디자이너에게는 ‘감’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 또한 그런 디자인 업계에 몸을 담고 있고, 전문 디자이너 분들과도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이에요.
전체를 100%로 놓고 보았을 때, 50%가 감이라면 나머지 50%는 도태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직 일에 얽매이지 않으신 분들은 자기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세상을 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아요. 한번 세상을 찬찬히 둘러본다면 이게 나중에 자신만의 자산으로 돌아오거든요.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이걸 보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관련 있는 분야 외에 전혀 엉뚱한 분야의 지식도 보고 읽고 배웠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지금 당장은 잘 모르겠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언젠가는 나만의 스펙이 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방면의 책을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또한 유명한 디자이너의 말들도 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이에요. 그 사람들은 그 노하우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걸쳐서 터득한 비법이거든요.
출판,편집 디자이너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위치에 있든 존중, 배려, 성실함 이 세 가지 자세는 절대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아요. ‘배움을 두려워하는 순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이제 끝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 배우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준다면 이미 그 사람은 성공의 준비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을 해요.
여러분들은 이미 많은 것이 준비되어 있어요. 인생에 답은 없기 때문에 실망하지 말고, 답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 라고 생각하세요. 저 자신 역시 ‘자신감은 갖되, 자만심은 갖지 말자’라는 말을 항상 모토로 삼고 살아가려고 해요.
항상 배우려는 자세가 멋있으신 것 같아요. 멘토님에게 ‘출판,편집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아무것도 아니었던 나란 사람에게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 준, 그런 것인 것 같아요. 사실 그 자신감도 일 한지 8~9년째에 오더라구요.(웃음) 열심히 노력 했는데 그게 당장은 안보일지 몰라도, 나중에 보면 남부럽지 않은 나만의 지식으로 쌓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에요.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이제는 출판업계가 e-book 같은 디지털 매체로의 전환단계를 맞이해서, 현재 저도 시간을 가지며 더 공부하고 준비하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의 꿈은 항상 똑같은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도태되지 말자’에요. 그 동안 배워온 것과 앞으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조화를 맞춰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을 현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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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김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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