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클래식 해설가라 불리는 이지혜입니다. 클래식 해설가라는 수식어를 제가 직접 지은 것은 아니고요, 제가 하는 일을 보고 언론에서 클래식 해설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셨어요.
제가 하는 주 업무는 기업에서 문화예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는 것이에요. 순수 문화예술에 대한 해설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할 때도 있고요. 문화예술과 경영과의 조우랄까요? 문화예술을 경영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강연을 할 때도 있어요.
말씀하셨다시피, 대중들에게는 클래식 해설가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신데요? 감성교육컨설턴트로서 어떤 일들을 해 오셨는지 말씀해주세요.
클래식 음악을 해설하는 것에서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클래식 음악은 200년, 300년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더 이상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을 만나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음악이 만들어진 당시 시대상황이나 문화와 같은 설명들이 곁들여 지지 않으면, 그 음악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음악은 철학적으로 설명하면 형이상학에 가까워요. 소리로 만들어져 있으면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고 냄새도, 빛깔도, 형체도 없어요. 그런데 그 안의 생각과 이야기가 있어요. 감성교육 컨설턴트로서 저는 음악에 담겨 있는 이야기와 생각을 조금 더 잘 들을 수 있게 작곡가에 대한 정보라던가 시대상황, 문화 등을 설명해주는 일을 해 왔어요.
처음 이 직업을 어떻게 선택하시게 되었나요?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처음부터 감성교육 컨설턴트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첫 번째 대학에서 철학과를 졸업하고 유학을 갈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IMF로 유학이 좌절되고, 방황의 시기를 겪게 되었죠. 한창 방황을 하고 있을 때, 어릴 적에 포기했었던 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해보자고 권유받았어요. 그렇게 바이올린을 배웠고, 이듬해 음악과로 대학에 입학 해 두 번째 대학생활을 시작하였죠.
대학 졸업반 때부터 유아나 장애아동들을 위한 음악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을 했어요. 유아들을 데리고 음악회를 한다는 것, 장애아동과 함께 음악회를 한다는 것이 당시에는 쉽지 않은 시도였어요. 아이들의 집중력은 굉장히 낮아요. 길어야 3분 정도 집중할 수 있죠. 이런 아이들과 함께 음악회를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저는 일을 하면서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어요.
한 2년 정도 음악회에서 진행을 했는데, 음악회에서 해설을 하며 음악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음악회가 연주자들만의 무대가 아니라는 것도 배웠고요. 그러면서 감성교육 컨설턴트로서 기업에서 강연도 하게 되었고요, 클래식 해설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어린 아이들, 장애 아동들을 위한 해설을 하다가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가시게 된 거군요.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음악을 시작하셨는데, 대학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굉장히 어려웠어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면서 참 사건사고가 많았어요.
시험 곡을 받으면 중간고사에는 보통 실기시험이 없어요. 기말 즈음해서 실기시험을 치르게 되죠. 한 학기 열심히 준비해서 실기시험을 치르면 되는데 적어도 15년, 20년의 경력을 가진 친구들과 8개월 입시 준비해서 음악과에 들어간 저와 당연히 실력이 같을 순 없었어요.
하루에 7-8시간씩 지하 연습실에서 연습을 했어요. 영영 따라잡을 수 없는 시간을 단기간에 쫓아가려고 하다 보니 대학 다니면서 심적 부담이 컸어요.
굉장히 힘든 시간들이셨을 것 같아요.
앙상블 수업 때는 저 때문에 수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저 때문에 레슨이 중단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요. 지금 생각해도 내가 어떻게 그 시기를 견뎠을까 싶어요. 그런데 이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연주자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연주자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도 있게 되었고요.
멘토님께서는 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취업준비생 때 특별히 하셨던 노력이 있나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철학을 전공하시고 도덕을 가르치는 교사셨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음악학원을 운영하셨고요.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공교롭게도 제가 첫 번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요. 두 번째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나서 음악 해설가가 되고, 기업에서 강연을 하는 컨설턴트가 되었지요.
특별히 어떤 준비를 했다기 보다, 부모님 덕분에 저는 일찍부터 다양성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요. 철학 안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사고의 패턴, 역사적 흐름과 상황들에 다른 사람보다 조금 일찍 눈을 뜨게 된 거죠. 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 배움들이 제가 이 일을 하는데 있어 기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의 영향으로 감성교육 컨설턴트로서의 다양한 현상을 보고 연결하는 기본 소양을 갖게 되신 거네요.
네, 그랬던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데 일을 하면서 부딪혀보니, ‘내 안에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구나’하고 깨달은 거죠.
감성교육 컨설턴트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고, 분야가 매우 광범위해요. 우리가 보통 예술의 카테고리를 문학, 음악, 미술, 무용 이렇게 나누잖아요. 그런데 음악을 공부하다 보면 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할 때가 있어요. 가끔은 미술작품을 통해서 음악이 더 잘 이해되기도 하고요. 예술은 서로가 보조적인 역할을 하면서 관계를 긴밀하게 주고 받아요. 그래서 감성문화 컨설턴트가 되려고 하면 준비할 게 너무 많아요.
저는 재미있으니까 밤새서 오페라도 보고 발레도 보고, 책도 읽으면서 준비했어요. 문화예술을 통합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서로 통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만약 이 분야로 진출하고 싶으시다면, 음악만 좋아한다고 음악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음악을 이해하려는 자세도 필요하고요 다른 문화 예술과 음악을 연계해서 생각해 보기도 해야 해요.
많은 구직자 분들이 감성교육 컨설턴트의 업무 일과를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어떤 업무일과를 보내시는지 간략하게 말씀해주세요~
우선 의뢰사 측에서 강연을 요청하시면 강연을 듣는 대상자들이 어떤 분이신지를 먼저 파악해요. 다른 부분도 물론 그렇겠지만 예술이라는 것이 특히 연령대, 인원, 성별, 직종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거든요. 또 문화예술은 호불호가 굉장히 극명하게 나뉘는 분야에요. 그래서 문화코드를 잘 조절하면 굉장히 감동도 크고 성공가능성도 커지지만, 그걸 잘 못하면 클래식에 대한 반감만 더 사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의뢰를 받고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강연 듣는 분들의 캐릭터를 파악하는 일이에요. 그리고 대 주제에 맞게 강연을 구성해요. 예를 들어 의뢰사가 교육의 핵심 화두를 소통이라고 정했다면, 예술과 소통이라는 대주제를 연계해서 강연을 준비하죠.
그리고 나서 강연의 적절한 편성과 함께 연주형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혼자 영상물을 보면서 강연을 진행할 것인지 강연의 방법을 정합니다. 때로는 직접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이해가 빠를 때도 있고요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요. 오페라 같은 경우는 영상을 통해 한 눈에 내려다보이도록 전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에요.
△ 강연을 하시는 이지혜님
강연의 대상에 따라 준비하는 내용이 모두 다르시네요! 보통 기업 강연에 가시면 어떤 주제로 많이 강연을 하나요?
예술가들의 창의성과 관련된 주제가 많아요. 그런데 예술가들의 창의라고 하는 것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창의에요. 예술가들이 굉장히 독특하고 독보적인 부분들이 있어, 보통 작품이 예술가 혼자만의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에는 열린 소통이 있었어요.
아주 오래 전에 예술가들은 대중이 원하는 것, 혹은 예술작품을 의뢰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만들었어요.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가, 예술작품을 의뢰하는 부유층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면, 그 예술작품은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에요. 대중 그리고 의뢰인들과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소통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사랑 받는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에요.
창의력과 소통은 요즘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신입사원들이나 구직자들이 이 강연을 들으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실제로 인사채용이나 교육을 담당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해보면, 이런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세요. 개개인은 너무 똑 소리 나게 일을 잘하는데, 그룹으로 무언가 하자고 하면 막 무너지기 시작한대요. 협업이 안 되는 거죠.
19세기 예술가들의 살롱문화를 통해서 우리는 소통과 협업을 배울 수 있어요. 19세기 후반에 카페문화가 다시 불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카페를 마치 자신의 개인 작업실처럼 사용했어요. 글을 썼던 사람들, 작곡했던 사람들이 썼던 자리는 지정석이 되어 지금까지도 남아있죠. 예술가들은 살롱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어요. 살롱이 하나의 소모임이었죠.
미술관에서 하나의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미술가만 모이는 것이 아니에요.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그들의 작품이 더 돋보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건축가도 모이고요. 그들의 작품이 더 효율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작품과 어떤 음악이 어울릴지를 고민하기 위해 음악가도 모여요. 살롱은 예술가들의 소통의 장이자 협업의 공간이었어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 배울 수 있는 것이에요.
감성교육 컨설턴트가 흔치 않은 직업이기 때문에 직업과 관련해서 문의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나요?
딱히 어떤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문화예술에 대한 지식이 있고, 문화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감성교육 컨설턴트가 될 수 있어요.
제가 생각할 때는 자신의 주력 분야가 있으신 분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클래식 애호가이거나 그림에 대해 조예가 깊거나, 문학적 소양이 남들보다 뛰어난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자신의 주력 분야가 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문화 예술을 연결해 나가기가 조금 더 쉽지 않을까요? 그러면 일을 하는데 시간적으로 많이 단축되겠죠.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셨으면 좋겠어요.
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컨설팅업체로 취업을 해야만 하는지, 아니면 프리랜서로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요.
그건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프리랜서가 되든, 컨설팅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든 강사로서 자기 나름대로의 영역구축이 먼저 되야 해요.
사실 우리사회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 가운데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주력 분야가 없으신 분들이 많아요. 자신의 주력 분야가 아주 좁더라도, 그것이 확실하고 자기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프리랜서가 되었든 어느 회사에 소속이 되었든 경쟁력 있는 강사가 되실 수 있을 거에요.
일단 자기 분야가 확실하면, 수요는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맞아요. 시간은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요.
문화예술에서도 이미 많은 분들이 자신의 주력분야를 구축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 안에서도 오케스트라만을 가지고 리더십과 연계해 강의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작곡가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들도 계시죠. 클래식 음악 안에서도 범주를 더 세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주제로 내가 강의를 한다고 하면, 자신이 가장 재미있어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시각을 갖고 있는 분야를 먼저 선점하는 것도 필요해요.
문화예술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자기개발이 필요할 것 같아요. 멘토님은 어떤 자기개발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사실 제가 지금은 이렇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 할 수 있는데, 학교 다닐 때는 부끄러워서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맨 처음 기업 강연을 갔는데, 그 때를 전 잊을 수가 없어요. 강의를 하다가 계속 말문이 막히는 거에요. 누군가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3초 동안 내용을 잊어버려서 땅을 보고 이야기하고, 허공을 보며 이야기하고 그랬어요.
말문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저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내기로 했어요. 그래서 책을 읽기로 하였죠. 그런데 제가 책을 읽는 방법이 조금 산만해요.
어떻게 책을 읽으시죠? 멘토님만의 책 읽기 방법이 있나요?
저는 대학교재 같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요.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 모르는 용어라든지, 전후 관계를 이해하고 있어야 이해되는 내용이 있잖아요. 그런 대목이 나오면 저는 일단 멈추고, 그것과 관련된 다른 책을 찾아봐요.
책을 굉장히 꼼꼼하게 읽으시네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그렇게 읽는 편이에요. 꼼꼼하게 한 번 읽고 나면 다음에 빨리 읽어져요. 그래서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적어도 그와 관련된 책 20-30권을 동시에 읽은 듯한 느낌이 나요. 책상에 책도 디귿자로 쌓이고요. 이렇게 책을 읽으니까 그 책의 내용과 관련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얕은 지식으로 출발하지만 책을 다 읽을 즈음에는 잔 가지들이 넓게 뻗어나가죠. 그 잔가지들이 모여 말문이 막히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소스들이 계속해서 나오더라고요.
감성교육컨설턴트로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시간싸움이 가장 어려워요. 강연 일정은 고정되어 있는데, 강연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시간싸움이 가장 어려운 점인데, 잠을 줄이는 수 밖에요. (웃음)
얼마 전에 투란도트 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투란도트라는 수업을 위해서는 오페라만 준비한다고 해도 서너 편을 봐야 해요. 한 편당 3시간 남짓하니 시간적으로도 12시간 이상 봐야겠죠. 그리고 또 관련 자료를 토대로 수업준비도 해야 하고요.
강연 준비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시간 분배를 잘 해야 하고, 평소에 준비를 하는 수 밖에 없어요.
△ 클래식콘서트에서 이지혜 님
멘토님, 일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콘서트를 열었던 적이 있어요. 연주자 분들과 함께 지난 2월, 대학로에서 클래식 콘서트를 했어요. 사실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은 마이크와 같은 음향기기들과 친해질 일이 별로 없어요. 음향기기를 사용해서 공연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공연장에서 마이크를 대고 연주를 하는 것도 굉장히 어색했고, 확성을 하니까 연주자들에게 악기 소리도 잘 안 들렸었어요.
프로패셔널한 연주자들은 순회 연주도 하지만 보통 연주자들은 단 회 차로 한 번만 연주를 해요. 많이 해도 두 번 정도? 당시 저희는 한 공간에서 17회의 공연을 했어요. 마지막 17회 차 연주가 전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면서 까만 눈물을 흘리며 연주를 했어요. 연주자들뿐만 아니라 관객 분들도 함께 눈물 흘리셨는데 그 감동을 전 잊을 수가 없어요. 많은 분들이 클래식 음악회에서 해설을 듣고, 또 음악을 듣고 펑펑 울다 가세요. 클래식을 들으시면서 감동을 받으셔서 눈물을 흘리시는 거에요. 다른 음악장르의 콘서트도 물론 좋아하지만, 클래식은 다른 공연보다 더 깊은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이신가요?
이 일을 하면서 제일 좋은 것은요. 학교 졸업한 이후에는 모차르트, 베토벤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는 분들이 클래식에 대해 잘 몰랐는데, ‘클래식 참 좋다’고 말씀해주실 때에요.
가끔 강연이 끝나고 클래식을 가족들이랑 같이 즐기고 싶다며 가이드를 요청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께 종종 가이드를 해드리곤 하는데, 그럴 때 참 보람 있어요!
감성교육 컨설턴트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멘토님이 생각하는 이 직업의 매력포인트를 말씀해주세요.
강연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져요. 주로 중 장년층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가 많은데 처음 들어가면 딱 이런 눈빛이에요. “나 지금 굉장히 지쳐있어”, “난 당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아”. 그런데 강연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이 분들의 태도가 바뀌어요. 점점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고 바싹 다가와 앉으셔서 강연을 들으시고……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직업인 것이에요. 이 점에서 저는 굉장한 희열을 느끼고, 감동을 받아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있어요. 거기서 얻는 에너지가 저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해요.
지금 다시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면, 멘토님께서는 감성교육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저는 이 일을 다시 선택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마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거든요~
감성교육 컨설턴트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다면 추천 해주세요~
아무래도 전반적인 문화예술의 흐름을 아시면 감성교육 컨설턴트로 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요즘은 문화인류학과 관련해 가볍게 나온 서적들이 많아요. 우리는 원시시대라고 말하면, 정말 말 그대로 문화도 원시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형태나 표현의 방법만 달랐을 뿐이죠. 문화인류학을 보면, 그들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상황을 전환시켰는지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문화인류학 관련 서적을 읽어보셨으면 해요.
그리고 또 하나는 문화사 관련 책이에요. 조금 세분화해서 보면, 의복과 관련한 책도 좋고요. 예술사, 미술사, 음악사 조금 욕심을 부려 정치사까지 읽으셨으면 해요. 유럽의 문화적 아이템들을 보면 유럽 역사로부터 확대된 것들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논할 때, 역사에 관해서도 많이 알아둬야 해요. 그리고 각종 철학서적들도 읽으시면 좋아요.
두루두루 책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결국은 인문학인 것이에요. 인문학을 읽되 이왕이면 많이 희석된 것들보다는 원론적인 내용이 많은 인문학 서적들을 읽으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감성교육 컨설턴트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사실 어떤 조언을 해드리면 좋을 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 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경험을 해보고, 더 가까이 그들의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를 파고들었던 것 같아요. 감성교육 컨설턴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연결하는 작업이에요. 항상 ‘내가 이 예술가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할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관련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찾아나가죠. 제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들어주시는 분들의 피드백이 힘이 되어 여기까지 왔어요.
이 일을 하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제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같이 집어주고 논할 후배들이 많이 없다는 것이에요. 문화예술에 큰 관심을 있고, 호기심이 강해 문화예술의 연관고리를 끊임없이 탐구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감성교육 컨설턴트의 길을 걸어보셨으면 해요.
후배들이 갖춰야 할 자세나 역량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자기의 끼를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일반 사무직은 ‘튀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패션을 자기를 표현하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마치 연예인들처럼 ‘끼’가 중요한 거죠. 내가 누구인지 나만의 ‘끼’, ‘색깔’로 보여줘야 해요. 그 ‘끼’나 ‘색깔’은 어떤 브랜드에서 일하느냐, 내 직책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야겠죠.
일을 시작하고 초기에는 본인에게 투자해야 할 것이 많을 거에요.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을 수도 있어요. 이런 점도 염두해 두고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 평생교육이 화두이잖아요. 지금은 기업에서 주로 요청을 받아 강의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린 학생들 그리고 퇴직하신 노년층들을 위한 강의도 하고 싶어요.
어린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평생 살아갔으면 해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영적 공간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회복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교육과 예술을 통해서요!
그리고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노년층에 대한 커리큘럼도 개발하고 싶어요. 지방에서 열리는 퇴직자 대상 강연회를 가면, 강연에 대한 수요가 참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제 강연을 통해 그 분들을 교육한다고는 볼 수는 없어요. 이미 삶의 내공이 있으신 분들이니까요. 다만 너무 가볍지도, 너무 학구적이지도 않는 내용으로 편안하게 문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내 직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감성교육 컨설턴트는 OOO이다!
등대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등대가 열심히 자기 빛을 내면, 사람들은 그 빛을 보고 이쪽으로 가야 할 지, 저쪽으로 가야 할 지를 선택하죠. 나는 나대로 여기에 서서 내 빛을 발하는데 그 빛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은 뭔가 영감을 얻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 깨달아요. 이런 모습이 등대와 참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감성교육 컨설턴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미형
INTERVIEW
김미형
dangmenso1@mailinfo.saramin.co.kr
EDITOR
김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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