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현철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햇수로 14년 차 정도 되었습니다. 레스토랑, 카페, 한식당 등 외식업 매장관리와 프랜차이즈 오픈 컨설팅을 했었습니다. 제가 일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외식업에 있어서는 다양하게 도전을 해봤어요. 이탈리안 레스토랑 셰프로도 일을 했을 정도로 외식업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일을 했었어요.
정말 외식업 내에서 다양한 일들을 해보셨군요! 매장관리와 주방 일은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특별히 셰프로 일을 해보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한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하게 매장관리를 해오다 보니, 주방과의 소통이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할 수 있으면 주방과의 소통도 원활하고 그분들의 입장도 잘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주방에 인원이 부족한 비상시에는 제가 일을 할 수도 있어서 좋았어요. 또, 주방에 새로 직원이 들어왔을 때 직접 교육을 하기도 했었고요.
매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하실 줄 아시는 거군요.
흔히들 경력을 쌓으면 ‘몸값’이 올라간다고 하잖아요. 외식업계에 오래 근무를 하더라도 새로운 업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없어요. ‘몸값’은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저절로 올라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 몸값은 내가 올리는 거예요. 본인이 커리어가 어느 정도 쌓였다고 생각할 때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장관리는 외식업뿐 아니라 패션이나 뷰티라든지 다른 분야도 많잖아요. 혹시 다른 분야에서 매장관리를 해 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네, 저는 외식업에서만 일을 해왔어요. 외식업에서 일을 처음 해보시는 분들이나 2~3년차 정도 되신 분들 중에 이 일을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일을 계속하면 할수록 업무가 광범위하고 배울게 너무 많아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이죠. 제 스스로 어느 정도 위치가 됐겠다 싶었을 때도 모르는 것들이 나타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매장관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어떻게 서비스업과 외식업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일을 시작했었어요. 컴퓨터 AS 일도 하고 신문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 보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게 뭘까? 라는 생각을 하던 중에 생각난 것이 음식이었죠. 우연치 않게 고등학교 때 가취업을 나가게 되면서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기회가 있었어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어서 서비스업을 하면, 성격이 바뀌지 않을 까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예상 외로 너무 잘 맞아서 지금까지 계속하게 되었죠.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하셨잖아요. 처음에는 성격 때문에 일을 하실 때 힘든 점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힘든 점 보다 제 다짐이 더 강했어요. 그때의 저는 공부를 많이 하지도 않았고 남들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점이 없었거든요. ‘내가 가진 건 몸 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힘들어도 이 악물고 버텼어요. ‘남들은 머리로 익히지만 나는 몸으로 익힌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매장관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나는 손님 응대, 직원관리도 있지만 다른 업무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업무를 하는 건지 알려주세요.
일반적으로 매장관리 업무라고 하면 직원관리, 스케줄 관리, 매장에서 사용하는 소모품이나 재고관리 정도만 알고 있어요. 이런 일들은 기초적인 것들이고 그 외적으로는 전체적인 매장 영업관리가 들어가는 거죠. 매출, 손익관리,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서비스 매뉴얼을 만드는 일도 업무에 포함이 돼요.
매출 같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잖아요. 매출이 기대보다 낮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궁금해요.
장마철이나 날씨가 안 좋을 때 직원들이 ‘비가 와서 손님이 없는 것 같아요’, ‘날씨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네요’라는 말을 많이 해요. 저는 이런 말들이 너무 싫어요.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잘 되는 곳은 매장이 꽉 차있고 대기손님이 항상 많거든요. 저는 매출이 낮을 때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보다는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을 기획해요. 날씨가 안 좋을 때는 그에 맞는 마케팅을 해야 하지, 날씨 탓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이런저런 부분들까지 꼼꼼히 신경을 썼는데도 생각했던 것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을 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매장에서 매출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어떻게 푸시나요?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술로 해결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저는 술을 잘 못하다 보니까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격투기, 무예타이를 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면 스트레스가 풀렸죠. 그러다가 어깨를 다쳐서 지금은 격렬한 운동보다는 헬스를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많이 게을러져서 운동을 소홀히 하고 있는데 오늘을 계기로 다시 시작해야겠네요. ^^
매장관리 업무 중에서 직원관리와 스케줄 관리 업무도 있잖아요. 직원들이 갑자기 그만두면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저는 매장에 일할 직원이 없으면 그에 맞춰서 매장을 운영해요. 예전에 프랜차이즈 매장 11개를 관리했던 적이 있어요. 그중, 강남점에 직원이 딱 2명 남은 거예요. 그래서 매장을 계속 운영해야 할지, 철수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었죠.
결국, 저를 포함해서 3명이 영업을 하기로 결정이 났었어요. 점심과 저녁 사이에 브레이크 타임을 갖고 손님도 받을 수 있는 만큼만 받아서 운영을 했어요. 손님이 매장에 방문해서 음식을 못 드시고 가는 게 낫지, 식사를 하고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고 간다면 그 손님이 저희 매장에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때 같이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고마워요.
멘토님과 그 직원 두 분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네, 저를 믿고 따라와줘서 많이 고맙죠. 저는 직원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둔다고 할 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권유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한다든가 다른 일을 해보겠다는 이유로 그만 둔다고 하면 아무리 직원이 모자라도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지만, 단지 힘들다는 이유로 그만둔다고 하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죠. 왜냐하면 이 업종에서 계속 일을 할 생각이 있다면, 다른 곳에 가도 힘든 건 똑같거든요. 이게 몇 번 반복이 되다 보면 버릇처럼 ‘아 힘들다, 그만둬야지’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본인에게 안 좋죠.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데 억지로 시킬 수는 없지만 이렇게 권유를 하면 대부분 계속 같이 일하게 돼요.
외식업 매장을 오픈할 때 컨설팅을 해주는 일도 하시는데요, 매장관리를 하시다가 어떤 계기로 컨설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제가 아웃백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최단기 최연소 매니저까지 올라갔던 것 같아요. 같이 일하던 점주님이 퇴사를 하면서 컨설팅 업무를 시작하셨어요. 저를 좋게 보셨는지 연락이 와서 함께 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당시, 저에게 ‘컨설팅’이라는 것은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세계였어요. 배울 점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픈 컨설팅 업무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매장을 오픈하려는 분이 의뢰를 하시면 그분과 상담을 통해 매장 컨셉, 메뉴, 위치,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오픈 전 마케팅과 오픈 후 마케팅까지 도와드려요. 그 분이 하고 싶어 하는 메뉴가 있으면 직접 컨텍을 해드리기도 하고요. 매장에 필요한 기물이라든지 일해야 할 직원들을 구해드리기도 하고 점주님이 혼자 매장을 관리해야 할 때도 안정적으로 매장이 유지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 드리죠.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매장이 오픈한 결과물이 있다 보니까 오픈 컨설팅 업무는 재미와 성취감이 남달라요.
매장이 오픈 된 후에 언제까지 관리를 해주시는 건가요?
일반적으로 매장이 오픈하면 한 달 정도 파견을 나가서 직·간접적인 관리를 도와줘요. 그 이후에는 한 달에 두 번, 많게는 네 다섯 번 씩 방문을 해서 매출과 전반적인 매장관리를 도와드려요.
저는 조금 다른데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컨설팅 업체로 옮기더라도 계속적으로 사후관리를 해드리고 있어요. 제가 오픈했던 매장들은 사정상 없어지지 않는 이상, 사장님들과 계속 연락하면서 운영에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형식적인 관리로 인하여 가맹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조금 더 가맹점주들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어요.
재미와 성취감도 있지만, 의뢰를 받아서 하시는 일이다 보니 점주님과 멘토님의 의견이 달라서 어려울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네, 저는 매장을 많이 봤으니까 잘 안될 아이템이라든가 목이 안 좋은 위치를 잘 캐치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언을 많이 해드리지만 기본적으로는 점주님의 요구사항대로 진행을 해드려요. 대신, 문제점이 있다면 그 요구사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죠. 하지만, 정말 무리한 아이템을 추진하신다거나 상권이 맞지 않는 곳에 매장을 오픈해야 한다고 하신다면 정중하게 거절을 해요. 제가 컨설팅을 맡아서 하면 돈을 벌지만, 점주님에게는 손해를 안겨드릴 수도 있는 일이라서요. 그 이익을 버리고 거절을 했을 때,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잘 안됐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고 연락 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수입과 직결된 문제인데 거절하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그럼요, 두 가지 문제인데 하나는 금전적인 문제에요. 저도 사람인데 돈이 싫을 수는 없잖아요. 한 건에 큰 돈이 오갈 때가 많으니까 망설여질 때도 있죠. 그런데, 금전적인 문제로 망설여질 때는 소신껏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돈을 따라가지 말고,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뭔지 이해를 못했거든요. 사실, 아직도 정확히 이해를 하는 건 아니지만 돈을 따라가기보다는 소신껏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의뢰를 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제가 이전에 맡아서 컨설팅을 해드렸던 분들의 소개로 오시거든요. 소개를 받아서 오신 건데 거절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결과가 뻔한데 그분들의 요구대로만 해줄 수도 없어서 난처할 때가 있죠.
오늘 여기 오면서도 정말 많은 식당과 카페들을 지나쳐 왔어요. 멘토님께서는 지나다니다가 가게들을 보면 매장 매출에 대한 감이 오실 것 같아요.
네, 일종의 직업병이죠. 카페나 식당에 가면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밥 먹고 대화하는 것 같지만 저도 모르게 매장을 하나하나 파악하게 돼요. 여기 지금 직원이 몇 명이구나, 몇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있구나, 이 정도 크기 면 임대료가 얼마 나올 테고 이 시간에 이 정도 손님이면 매출이 얼마고.. 머릿속에서 매장 손익계산이 나와요
△ 정현철님께서 근무하셨던 매장의 모습
재미있는 직업병이네요, 멘토님께서 외식업 내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셨다 보니, 일을 하면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아요.
재미있던 기억보다 고생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나요. 군대 가기 전까지 투잡, 쓰리잡으로 일을 했었고 제대하던 날에도 그날 저녁부터 출근했었어요. 면접도 휴가 나와서 봤었죠. 굉장히 큰 한식집에서 일을 했었는데 일을 한 지 일 년 만에 전체 관리 팀장이 되었어요. 힘들었던 만큼 결실도 크게 맺어서 기억에 남아요.
멘토님께서는 많은 매장에서 관리와 컨설팅 업무를 해오셨는데요, 매장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 것 같아요.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 잘 안 되는 매장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제가 가서 그 매장을 잘 되게 한다면 능력을 인정받잖아요. 그런데, 잘 안 되는 매장들은 공통점이 있어요. 매장의 컨셉을 잘못 잡는 운영적인 문제와 오너와 직원 혹은 직원들 사이에 소통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에요. 특히, 소통의 문제는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죠. 마음이 불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님들 앞에서도 감정을 표출하게 되니까요.
여럿이서 하는 일이다 보니까 직원들 간의 트러블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멘토님께서는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조율하셨는지 궁금해요.
중립을 지켜요. 일단, 중심은 매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부터 중심을 지켜서 판단해요. 직원들 간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함께 풀어가려고 노력하고요.
제가 업무적으로는 상사다 보니, 직원들과는 얇은 벽이 있어요. 하지만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직원들과 친한 오빠, 형처럼 지내려고 노력해요. 직원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 지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죠. 업무적으로 일정한 선만 지킨다면, 직원들을 관리하는 데 편하더라고요.
중립을 지키신다고 하셨는데, 그런 점에서 섭섭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네, ‘왜 내 편을 안 들어주지?’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섭섭해하면서 본인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분들도 많았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무작정 편들어 줄 수도 없는 입장이니까요. 양 당사자들과 대화를 많이 했어요. 서로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해결되기 원하는지 세세한 대화를 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견 조율에 노력했어요. 아무리 고집이 센 분들도 계속 대화를 하면 본인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잘 따라와 주더라고요. 그게 안될 때는 한 번 정도는 그분의 말을 믿어주고 지지해 줘요. 그러다 보면, 스스로 소통에 대해서 마음을 조금씩 열더라고요.
멘토님께서는 외식업계에서 오랜 기간 종사하셨는데요, 다른 직종으로 전업을 생각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아니요, 전혀 없었어요. 저는 외식업에 대한 비전을 발견했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시작했거든요. 아직 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직종으로의 전업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제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계속 외식업계에서 일할 거예요. 전업은 나중에,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생각해 볼 문제네요.
이 일을 계속하시는 이유가 목표 때문인 것도 있지만, 외식업과 서비스업이 갖고 있는 매력도 클 것 같아요.
가장 큰 매력은 아주 사소한 거에서 오는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광주에 매장을 오픈하러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손님으로 아이를 데려오신 여자분이 있었는데요. 아이를 데려오셔서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주방에 부탁해서 서비스로 제공해 드린 적이 있었어요. 그 손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아직까지도 매장에 방문하시면 저를 찾으신대요. 저도 감사한 마음에 시간 내서 광주에 가서 직접 식사 대접을 하기도 했죠.
사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신경을 써드렸을 뿐인데도 고마워해주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게 이 직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사소한 부분에도 꼼꼼히 신경 써주셨군요! 그럼, 멘토님께서는 서비스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격식을 안 좋아해요. 물론, 외식업에도 격식이 어울리는 곳이 있겠죠. 그런데, 격식을 챙기면 손님을 대하는 것이 딱딱해지더라고요. 저는 서비스는 자유롭고 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님이 와서 식사를 하실 때,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처럼 편하고 기분 좋게 대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서비스에요. 손님을 대하는 데 있어서 실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진심을 담아서 사과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딱딱하게 정해진 매뉴얼대로 손님을 응대하면 손님이 오히려 더 불편해하시는 것 같아요.
멘토님께서는 서비스 매뉴얼을 만드는 일도 하셨던데, 그럼 매뉴얼대로 하는 것보다 진심을 담아서 응대를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요, 매뉴얼도 중요하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본이 되는 수단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매뉴얼을 만들 때, 획일적인 매뉴얼을 제작하기보다는 매장과 직원들의 특성이 반영되어있는 매뉴얼을 제작해요. 처음 서비스업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그 매장에서 능숙하게 고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응용 가능 한 매뉴얼을 만들죠.
외식업계에서 매장관리, 오픈 컨설팅 업무를 하시면서 멘토님 만의 매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이쪽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다 자기 매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쪽 분야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까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제가 그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어요.
어떤 프로젝트인지 여쭤봐도 되나요?
제가 붙인 프로젝트 이름은 브루마블이에요. 브루마블 게임에서 한 라인에 있는 지역을 플레이어가 모두 갖게 되면 지역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을 때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낸 프로젝트입니다. 한 상권에 있는 모든 식당을 제가 소유하게 되면 그 상권에 있는 손님들은 모두 저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잖아요. 디테일하게 어떤 장소에서 어떤 매장을 열 지에 대한 설명을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지금은 구상 단계이지만 어느 정도 완성이 된 것 같아요.
멘토님께서는 업무도 굉장히 바쁘실 것 같은데요. 자기개발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취미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어요.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전반적인 경제적 정보를 얻기 위해서 시작했어요. 투자를 위해서는 신문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으니까 자연스레 자기개발을 하고 있어요. 이직을 할 때는 물론이고, 오너와 대화를 할 때도 경제적 지식이 있다면 도움이 많이 돼요.
사실, 수익도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제가 한 번 빠지면 어설프게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보니까 주식, 투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를 했거든요. 크게 욕심을 부려서 투자하지도 않고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 거의 없죠. 돈에 대한 욕심이 크면 화를 부르거든요.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고 가정하면, 외식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네, 외식업 서비스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정말 무모하게 몸으로 부딪혔다면 지금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면 머리를 쓰면서 일할 것 같아요. 조금 더 빠른 시일 내에 습득하고 빨리 발전하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 내가 그 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일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잘 상상이 가지 않더라고요. 워낙 외식업이 저와 잘 맞다 보니까 외식업을 계속하게 될 것 같아요.
외식업, 서비스업에 종사하기 위해 갖추었으면 하는 자세나 역량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외식업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대신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어야 해요.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자기개발을 하는 데에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으면 무언가를 배우기가 힘들어요.
저도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요즘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요. 학원을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만나면서 조금씩 늘고 있어요. 문법에 맞지 않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대화하다 보니 금방 늘더라고요. 그때 모든 일을 하는 데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외식업이나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할 때 긍정적인 마인드는 항상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어떤 일을 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배우는 자세는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마음가짐 외에도 멘토님께서 업무를 위한 특별한 노력이 있으신가요?
제가 일하는 업무에 대해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업무 공부’를 많이 한 편이에요. 공부에는 예습과 복습이 중요하잖아요. 업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홀에서 서빙만 하잖아요. 어깨너머로 보는 것들을 혼자서 공부했죠.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는 와인도 판매하잖아요. 하지만 처음에는 와인을 배우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나중에 와인에 대해 업무를 해야 할 때를 대비해서 낮에는 서빙을 하고 밤에는 와인에 대해 공부했었죠. 저는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했던 것들을 다 서류화, 문서화해 놓았어요. 제가 관리했던 매장, 오픈 준비했던 매장들에 대한 업무내용을 문서화해서 모아놓는 거예요. 제가 업무를 하면서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어요. 공부로 치면 ‘복습’의 과정이에요.
사실, 이 문서는 새로운 매장에 갔을 때도 활용할 수 있어요. 새로운 매장에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나 고민이 될 때, 자료들을 찾아보면 큰 도움이 돼요. 내가 만든 나만의 책이니까요. 다른 분들에게도 꼭 본인이 한 작업들을 문서화해서 보관하라고 하고 싶어요.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외식업, 서비스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예전하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일을 시작해서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가는 건 쉬웠어요. 지금은 외식업이 트렌드에 민감하다 보니 업계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그에 맞춰서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또, 매장에서 근무할 때, 그 매장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그만 두기 전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라고 하고 싶어요. 다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이직을 하는 걸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 매장에서 배운 장점은 다른 매장에서도 응용해서 쓸 수 있거든요. 또 새로운 매장에서 배운 것을 접목시켜서 나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요. 이직을 통해서 한 단계 성장이 아닌, 두세 단계 높게 성장을 하게 돼요. 같은 시기에 시작한 분들과도 차이가 크게 나게 돼요.
하나의 계란을 누군가 깨어준다면 그저 달걀 프라이 밖에 안되지만 얇은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온다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하나의 생명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누군가 깨주길 바라기보다는 스스로 그 틀을 깨고 나와 하나의 생명으로 발전하고 더 커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멘토님께서는 외식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외식업은 비전이 많다고 생각해요. 처음 시작은 힘들긴 하겠지만 열정과 의지가 있으면 다 해낼 수 있거든요. 흔히들 성공의 척도로 ‘억대 연봉’을 말하잖아요. 저는 초기에 외식업에서 억대 연봉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까지 제가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일하지는 못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더라고요. 특히, 외식업, 서비스업은 학력을 본다거나 스펙을 많이 보지 않잖아요. 평범한 사람들이 시작하여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비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전망에 연연하지 말고, 열정이 있다면 시작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이제 막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나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예전에 봤던 책 중에 ‘블루오션’과 관련된 책이 있어요. 그 때 당시 저는 레드오션, 블루오션에 대한 개념도 잘 몰랐었거든요. 생각을 다르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블루오션적인 발상’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일하는 외식업은 이미 레드오션에 가깝지만, 그 안에서 저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발상을 적용하려고 노력했죠.
외식, 서비스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시중에 판매 중인 책도 좋지만, 앞서 말한 서류화, 문서화 작업을 통해 나만의 노하우가 담긴 ‘나만의 책’을 만들어 보라고 하고 싶어요.
외식업은 멘토님께 어떤 존재인가요? 나에게 외식업이란 무엇인가요?
외식업이 나에게 어떤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어려운 질문이네요. ‘나에게 외식업은 꿈이다’라고 하고 싶어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몸으로 이것저것 부딪히면서 생활을 할 때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일이에요. 처음으로 목표가 생기고 달려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에게 외식업은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목표는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브루마블’을 만드는 게 제 목표고 그 안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요. 외식업계에서 10년이 넘게 일해오면서 개선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거에요. 저 역시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스스로 일을 하느라 힘든 적이 많았어요. 외식업에 비전을 갖고 들어오신 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배움의 장을 열고 싶어요. 기계처럼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울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두 번째는 외식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에요. 일반적으로 서비스업은 3D업종이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실제로 업계의 근무환경이 다른 직종에 비해 열악한 면도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외식업에서 종사하는 분들에게도 일반 기업에서 일하는 것과 동일한 복지를 제공하고 싶어요. 지금 사회적 인식하고 많이 다르기 때문에 힘들 것 같지만 한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문소은
매장괸리/창업컨설턴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문소은
INTERVIEW
문소은
dangmenso1@mailinfo.saramin.co.kr
EDITOR
문소은
dangmenso1@mailinfo.saramin.co.kr
위 내용은 사람인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Copyright @ (주)사람인H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