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많은 분들께서 드시는 외식 메뉴를 개발하고 있는 김연호입니다. 조선호텔에서 8년 정도 양식을 담당했었고요. 1년 정도 직접 가게를 운영해보기도 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블랙스미스에서 메뉴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블랙스미스를 런칭시키기도 했고요.
지금은 홈쇼핑과 관련해서 음식 브랜드 런칭을 컨설팅하는 업무와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메뉴에 대한 전반적인 리서치 조사를 통한 메뉴 개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요리를 하시다가 홈쇼핑 런칭 업무와 컨설팅 업무를 맡고 계시는 거군요!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나 계기가 있으신가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잘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무언가를 찾을 때 제가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것들의 영향이 크더라고요. 저희 부모님께서 중국집을 운영하시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음식의 맛을 봐왔던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한번은 짬뽕 같은 메뉴를 특화 시켜서 만들어드렸는데 잘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메뉴개발에 흥미를 느꼈고, 내가 만든 음식이 잘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시각을 넓히게 됐어요. 또 제가 직접 가게도 운영해보고 블랙스미스 런칭도 해보니까 메뉴개발 업무가 재미있더라고요. 물론 회사 자체에서 쉐프가 메뉴 개발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보다는 내 것을 만들어서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지금의 업무를 하게 됐습니다.
멘토님처럼 직접 요리를 하다가 메뉴 개발 업무로 전환 하는 것이 일반적 경우인가요?
그런 경우도 있고, 학교 나오시거나 유학 다녀 와서 바로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메뉴 개발이라는 업무 자체가 실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하고 개발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지식이 많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꼭 경력이 필수적인 건 아니에요.
그렇군요. 일반적인 루트가 아니라면 이전까지 해오시던 요리 업무와 메뉴개발 업무가 어떻게 보면 일맥상통하지만, 전혀 다른 업무이기도 하잖아요. 업무를 전환하시면서 하셨던 노력이 있으신가요?
책을 많이 봤어요. 보통 총 주방장을 했던 사람이 가게를 운영하면 본인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쌓여서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거든요. 틀 안에 있던 사람과 틀 밖에서 큰 사람하고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제가 직접 운영하면서 실패까지 경험해보니까 경영/마케팅 측면의 지식을 모르면 운영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어요.
요리 관련 책이 아닌 경영상에 필요한 책을 읽으신 건가요?
네, 직접 가게를 운영해보니까 동종업계에 대한 데이터를 비롯한 주변 상권 분석 등의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지역마다 특별히 많은 직업이나 연령대 등을 분석해야 메뉴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물론 처음 책을 볼 때는 이해도 안 됐지만 일단 읽으면서 익혔어요. 그러다 블랙스미스에서 잠시 일하면서 실질적인 운영 시스템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론적으로 배웠던 것들을 실전에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홈쇼핑 런칭 업무와 컨설팅 업무를 맡고 계시는데, 홈쇼핑 런칭 업무는 어떤 일인지 알려주세요.
런칭하는 조리기구의 특장점을 잘 활용해서 그 제품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요리를 준비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이에요. 조리기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주고, 소비자의 니즈에 포커스를 맞춘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에코솔라라는 냄비를 맡았던 적이 있는데요. 손잡이가 하나 있는 콘솔은 작으니까 계란 찜을 만들거나 빵을 만드는 걸 보여주도록 했고요. 18L정도 되는 큰 용량의 냄비에는 탕이나 국 같이 대용량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작은 냄비에는 저수율이라고 해서 수분을 안 넣고 잡채 같은 메뉴를 보여주도록 한 적이 있어요.
요리 메뉴만 정해주시는 건가요?
아니요. 직접 조리까지 해요. 정확한 정량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용량에 맞춰서 개발을 하죠. 직접 레시피까지 만들어주기도 하는데요. 코웨이의 웅진 주스프레소 해외 판 레시피 북을 만든 적도 있어요.
제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메뉴 선정뿐만 아니라 조리에 레시피 북 제작까지 중요한 업무를 맡고 계신 것 같아요! 홈쇼핑 런칭 업무 외에도 컨설팅 업무를 맡고 계신다고 하셨는데요. 컨설팅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의뢰인과 미팅을 해요. 컨설팅을 하려면 의뢰인이 원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등 의뢰인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데요. 그 성향을 한 번에 파악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여러 번 만나면서 원하는 것을 파악한 뒤에 제안서를 보내드리죠.
물론 이 제안서는 의뢰가 들어올 때 전체적인 컨설팅인지, 메뉴인지, 마케팅인지에 따라 범위는 달라지는데요. 저는 메뉴에 대한 부분을 관여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컨셉은 팀이 모여서 정하고, 메뉴에 대한 부분은 제가 담당해요.
제안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계약이 어떻게 성사되는지 과정을 여쭤봐도 될까요?
제안서에는 의뢰인이 하고자 하는 종목의 트렌드와 금액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서로 의견이 맞을 때까지 문서로 두 세 번은 주고 받아요. 그리고 계약이 진행되면 제안했던 부분의 세부내용을 짜드려요. 첫 번째로는 메뉴 컨셉을 짠 뒤 메뉴 개발을 하고 타임 스케줄을 짜요. 상권분석을 거쳐 메뉴 개발이 끝나면 1차 품평회를 하고 수정을 거쳐 2차 품평회를 한 뒤 최종 메뉴를 확정해요. 그러고 오픈 시기에 맞춰서 교육을 시켜드리는데요. 오픈하고 일주일 정도는 같이 발을 맞춰줘요. 계약 종료시점에는 레시피부터 제조공정서 등 자료들을 다 넘겨드리고요.
상권분석을 거쳐 메뉴를 개발하신다고 하셨는데요. 상권분석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중소기업청 상권정보시스템 사이트에서 상권분석 툴을 이용해서 의뢰 들어온 지역을 검색하는 건데요. 그 지역 안에 어떤 점포, 어떤 업종이 많은지 등의 결과값이 나와요. 거주자에 대한 정보도 나오고요. 그럼 그 결과값과 인터넷에서 추천한 점포들을 토대로 몇 개를 추려요.
그리고 직접 방문해서 독자적인 메뉴가 있으면 먹어보죠. 먹어보고 그 메뉴를 변형시켜서 새 메뉴를 만들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정말 많은 음식을 먹게 되는데요. 한 군데만 가는 게 아니라 8~9군데 정도 찾아가요. 많을 때는 20군데까지 찾아 다니면서 계속 먹어요. 만약에 샌드위치면, 하루 종일 샌드위치만 먹는 거에요. (웃음) 일주일 동안 밥 대신 샌드위치만 먹는 경우도 있고요.
생각보다 굉장한 분석과 발품파는 노력이 필요하네요. 말씀하신 상권분석을 토대로 제안한 건데도 의뢰인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나요?
대부분 싫다고 하세요. 내 돈 주고 내가 한다는데 왜 내 뜻대로 못하냐는 거죠. (웃음) 보통 의뢰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어느 정도 뭘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 주관이 뚜렷하세요. 그래서 그런 마인드를 바꿀 수 있도록 정확하게 말씀 드리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 마인드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으로 설득하시나요?
네, 쉽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말씀 드려야 되요. 지금까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 얘기한 후에 저희가 이전에 맡았던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설득하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게 숫자거든요. 돈으로 직결되는 문제잖아요. 의뢰하시는 분들도 본인의 모든 걸 걸고 하시는 분들이 많고, 저희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똑같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의 의견을 잘 전달해 드려야 해요.
예로 들자면, 좋은 제품을 썼을 때와 나쁜 제품을 썼을 때의 차이점을 보여드려요. 그리고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에 대한 데이터를 테이블 수에 따라서 한 시간에 몇 번이 돌아간다는 식으로 대략적으로 계산한 매출 값을 구해요. 이렇게 나온 예상 데이터와 이전에 저희가 맡았던 유사한 데이터를 비교해서 보여드려요.
돈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보니 수긍하실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의뢰인의 마음을 설득시키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 외에 업무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메뉴개발을 하다 보면 너무 쉽게 떠오를 때가 있는 반면 잘 안 떠오를 때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예술가랑 똑같은데요. 보통 생각이 안 떠오르면 그냥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해요. 저희는 맞춰드려야 하는 기간이 있다 보니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계속 붙잡고 있는 거죠. 이런 부분이 힘든 부분이에요.
또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냈는데 반응이 별로인 경우도 있어요. 반대로 5분, 10분 생각했는데 잘 되는 경우도 있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대부분 편하게 대화하면서 즐겁게 만들었던 것들이 잘 됐어요. 하지만 쉽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죠.
그리고 대부분의 의뢰인들이 믿고 맡기지만, 그래도 불안하시니까 수시로 연락하세요. 저희는 정해져 있는 기간이 있으니까, 그 기간 동안 매일 개발하고 메일로 보내드리고, 품평회도 열어요. 그런데도 매일같이 저희를 닦달하시면 아무래도 메뉴가 잘 나오기 힘들죠. 메뉴개발에 대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배로 힘든 것 같아요. 엄마가 맨날 공부하라고 잔소리해서 하는 거랑 스스로 하는 거랑 다른 것처럼요.
구상해서 내놓은 메뉴가 잘 되는 경우 보람을 느끼실 것 같아요!
네, 5월에 ‘캠핑로드’라고 캠핑 컨셉으로 컨설팅을 해드린 적이 있어요. 작년부터 수도권에서는 캠핑키친이 어느 정도 되고 있었는데요. 그에 비해 지방에는 캠핑키친에 대한 니즈가 많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대전에 했더니 잘 되더라고요. 실내에서 캠핑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컨셉으로 옥상의 반절은 실내로, 반절은 테라스로 만들었는데요. 테라스 쪽을 야외처럼 천막치고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게 했죠. 캠핑가면 불 주위에 앉아서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잖아요. 도심지 안에서의 캠핑장이지만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런 생각을 갖고 제 것이라는 마음으로 제가 하고 싶은 걸 만들어 드린 건데, 잘되니까 정말 보람 있더라고요.
캠핑로드 외에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중식음식점 컨설팅을 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 의뢰인이 옛날 중국음식을 하면서도 새로운 걸 원했어요. 그래서 ‘Old & New’라는 컨셉을 잡았죠. 팀원들이랑 메뉴 회의를 하는데, 마케팅을 담당한 친구가 짜파게티에 베이컨을 넣어 먹으면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든 것이 베이컨 짜장면이에요. 베이컨에서 기름이 나오면 야채를 볶아서 짜장면을 만드는 거죠. 원래 있던 짜장면이지만 새로운 재료가 들어가서 컨셉에 딱 맞는 메뉴가 개발됐던 적이 기억에 남아요.
컨설팅 업무를 하시다 보면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 같아요.
네, 그래서 전 주로 상권을 둘러 봐요. 홍대, 신사동, 이태원. 논현동을 많이 가는데요. 특히 논현동 먹자골목은 대중적인 트렌드가 퍼져나가는 1번지라고 보시면 돼요. 조금 독특한 것들은 홍대에서 많이 시작돼요. 신사동은 홍대에서 어느 정도 살아남은 것들이 넘어오는데요. 어떻게 보면 인큐베이팅은 홍대에서 많이 하고 홍대에서 괜찮다 싶은 것들은 신사동으로 넘어와서 브랜딩이 시작된다고도 볼 수 있어요. 또 이외에도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등 전반적인 흐름도 알기 위해 노력해요.
혹시 지금 말씀하신 것 외에도 이 업무를 잘 하시기 위해 노력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요리사들이 워드 작업 같은 컴퓨터를 다루는 부분이 약해요. 하지만 이 업무를 하다 보면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포토샵까지 기본적으로 다룰 줄 알아야 좋아요. 종이 한 장에 다 쏟아 붓는 다는 느낌으로 제안서를 작성하거든요. 한 장을 보더라도 프로페셔널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또 글 보다는 이미지로 느껴지는 것이 훨씬 더 빠르잖아요. 조금 더 한다면 일러스트레이터까지 다룰 줄 알아야 해요. 일러스트레이터는 포토샵으로 구현하지 못한 것까지 구현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관련된 책을 많이 봤어요. 또 이런 부분 외에도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느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나 처세술과 관련된 책도 많이 읽어요.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데요. 다 그만큼 애정을 갖고 계신 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다시 사회초년생이 되더라도 이 직업을 선택하실 건가요?
기회가 된다면 경영 쪽으로 가고 싶어요. 지금과 같은 외식분야라도 외식경영을 하거나 아니면 마케팅 분야를 좀 더 보강해서 하고 싶어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까 아무리 음식을 맛있게 해도 포장을 잘 못하면 안 되더라고요. 장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잘 팔아야 되는 거거든요. 잘 만들었지만 파는 걸 잘 못하면 망하는 거니까요. 요리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 것 같아요. 경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가진 마인드가 중요한 거거든요. 건축가를 비롯한 예술가들도 대부분 40대 넘어가도 잘 하는 것처럼 말이죠.
직접 경험해보고 아셨다는 건 업무를 하기 전과 실제 업무를 하실 때 차이가 있었던 건가요?
꼭 그 이유 때문에 경영과 마케팅 쪽으로 가고자 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하기 전과 하고 나서 느낀 차이점은 있어요. 직원마인드가 아닌 사장마인드로 임해야 된다는 건데요. 호텔에서 근무하면 주어진 시간 내에 주어진 업무만 하면 끝나지만, 이 일은 그게 아니거든요. 방금 말씀 드린 것처럼 의뢰가 들어오면 24시간 동안 거기에 대해서 맞춰나가야 되요. 사장 마인드가 아니면 하기 힘든 부분이죠.
의뢰인이 내 뜻이 이게 아니다라고 했을 때 직원이라면 나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의뢰인을 설득시켜야 하는 입장이거든요. 하나의 내 것을 만든다는 경영자의 마인드로 임해야 하니까 제 경험도 얘기해주면서 의뢰인을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 멘토님의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인큐베이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누군가가 의뢰해서 만든 것이지만, 결국 먼 훗날에는 제 자신의 자산이 되는 거잖아요. 이런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일하고 계신 분야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람이 먹는 음식이나 생활에 대한 문화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굉장하다고 보고 있어요.
또 요즘 사람들이 먹는 것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면서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요. 장사를 할 때는 건강한 음식은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아요. 건강한 음식은 간이 덜 된 음식들이기 때문에 정말 자극적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돈 주고 먹는데 이런걸 왜 먹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메뉴개발 하는 사람들은 그 맛을 적절하게 만들어 내는 능력이 필요할 거에요. 지금도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실제로 멘토님께서도 이 업무를 하시면서 많은 노력을 하셨는데요. 앞으로 이 업무를 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이나 자세는 무엇이 있을까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해요. 사람 됨됨이가 되야 해요. 무슨 일이든 능력이 좋아도 사람 됨됨이가 안되면 주변 친구들이나 선배들로부터 도태되는 경우도 많아요. 아무리 본인이 잘하는 분야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더 잘하는 분야도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괜한 오기심으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건 좋지 않아요. 또 조금은 상반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 NO라고 말할 수 있는 판단력도 필요해요.
더불어 엉뚱하더라도 상상력이 풍부해야 되는데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야 되요. 물론 상상한 것을 글로 표현하거나 다른 결과물로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죠.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한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 의미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체력적인 부분으로는 24시간 근무를 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강철 체력이 필요해요. (웃음) 사실 이렇게 긴 시간을 버티려면 이 일을 정말 좋아해야 하는데요. 의뢰인 가게의 컨설팅을 해주지만 내 가게라는 마인드로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거든요.
말씀해주신 부분들 모두 중요한 것 같아요. 역량이나 자세 외에도 조언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요즘 세대들 보면 빨리 될 거라고 생각해서인지 끝을 빨리 보려고 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요. 보통 씨앗을 심으면 1-2개월 만에 열매가 열리지 안잖아요. 그것처럼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만한 시간이 걸리는 건데,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를 많이 해요.
제가 생각하는 저의 신조라고 할 수 있는 말은 이거에요. ‘할 수 없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포기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거다.’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수 있지 중간에 조금 안 된다고 포기하면 그건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포기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거에요.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시라는 말 꼭 하고 싶어요.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나 콘텐츠가 있다면?
우선 음식을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푸드트렌드를 중점으로 보는 게 좋은데요. 푸드트렌드를 아는데 도움이 되는 사이트가 몇가지가 있어요.
Lost In Catering(http://www.lostincatering.com),
Report Linker(http://www.reportlinker.com/foodtrend)에요.
검색을 통해서 트렌드에 대한 자료를 얻기 좋아요.
또 다른 사이트로는 최고 레스토랑 순위를 알 수 있는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http://www.theworlds50best.com),
ASIA'S 50 BEST RESTAURANTS(http://www.worlds50best.asia)가 있는데요.
매년 레스토랑 순위가 올라오고 간단한 식당 소개와 음식 사진을 보여주기 때문에 배워야 할 점이나 트렌드 부분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릴 것으로는 미슐랭 가이드 (Michelin Guide) 레드 시리즈라는 책인데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식당을 찾아가보고 일정 기준에 따라 별점을 부여하는 책이에요. 이 자료를 보면 어떤 레스토랑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직업을 한마디로 정의를 하자면? 내 직업은 000이다.
‘내 직업은 몽상가이다.’
예술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게 저렇게 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이 있어야 하는 직업이죠. 그래서 그냥 길을 걸으면서도 수시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요. 백화점을 가게 되면 식품 매장을 많이 돌아보는데요. 특이한 것들이나 직접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나와요. 해외를 나가도 어떤 가게에 줄이 길게 서있으면 가서 꼭 먹어봐요. 먹어보고 어떤 재료가 들어 갔는지 생각하고 (웃음) 직업병이죠.
오히려 머리 아프고 이럴 때는 좀 돌아다니는 것이 좋아요. 백화점이나 먹자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구상이 떠오를 때가 있거든요. 그럼 떠올랐던 것들을 한번 정리해서 메뉴 만들어보고 괜찮으면 계속 해보고 아니면 또 다시 반복해요.
마지막 질문인데요. 멘토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연호의 프랜차이즈 기업을 키우고 싶어요. 아직은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떻다 하고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다만 확실한 건 지금 이 순간들이 하나의 그림을 위해 맞춰가는 조각들이라고 생각해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아이템을 가지고 외국에 글로벌 기업을 만드는 것이 저의 큰 꿈이고요. 우선 5년 후에는 조그만 가게라도 기업으로 운영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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