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진행을 하시다가 오늘은 인터뷰이가 되셨어요. (웃음) 누구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지민’으로 활동하고 있는 MC이자 리포터 김지민입니다. 사실 저는 직업이 열 개도 넘어요. MC도 하고 리포터도 하고, 아나운서, 홈쇼핑게스트, 스피치 강사, 프리젠터, 광고 모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콘서트, 행사, 팬 사인회, 음악회, 영화 시사회, TV 등에서 절 만나보실 수 있을 거에요. (웃음)
광고 모델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네요. (웃음) 경력이 얼마나 된 거죠?
제가 2003년부터 시작했으니까 12년 정도가 되었네요. 사실 제가 시작을 늦게 해서 또래 사람들에 비해서는 경력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제 나이가 탄로날 수도 있는데, (웃음) 대부분 20대 초반부터 이 일을 시작하는데 제가 좀 늦게 시작했죠.
△ 광고 촬영 중인 멘토님의 모습
그럼 그 전에는 다른 일을 하신 건가요?
어렸을 때 집이 좀 어려워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했어요. 근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공할 길이 안 보이는 거에요. 그래서 대학 시험을 준비해 전문대에 입학했어요. 그 당시 편집이나 미디어 쪽이 유망해서 멀티미디어학과에 들어갔는데 공부하다 보니 제가 글 쓰고 기획하는 것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건국대 신문방송학과로 편입하게 되었죠. 졸업하고 나서는 이벤트 기획사에 취직해서 제가 원하던 기획 업무를 시작했어요.
원래는 기획에 관심이 많으셨군요. 그럼 어떤 계기로 MC가 되신 거에요?
제가 기획사에서 처음 맡은 업무가 인천에 있는 대학교 연합O.T기획이었어요. 제가 맡은 첫 기획이었기 때문에 욕심이 나서 실력 있는 MC를 섭외했는데, 진행을 너무 잘하시는 거에요. 그 분을 보면서 ‘다음 번에 또 섭외를 해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저 무대에 서보고 싶다, 내가 저걸 하면 잘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행사가 끝나자마자 그 분에게 달려가서 다짜고짜 MC를 하려면 뭐부터 해야 되는지 물어보았죠. (웃음) 그 때 그 MC분이 지금 제 스승님이세요.
멘토님의 멘토님(?)은 어떤 조언을 해주시던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할 순 없으니까 일단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고 하셨어요. 즉, 배움의 과정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게임 능력을 키우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자격증도 따고, 방송을 알기 위해 쇼호스트 과정도 들었어요.
첫 무대가 기억나세요?
당연하죠. (웃음) 경희대 의료원 송년의 밤이 제 첫 무대였어요. 긴장은 했는데 사실 떨리는 건 없었어요. 아카데미에서 카메라 앞에도 많이 서보고 연습도 끊임없이 하면서 경험을 쌓으니까 떨리진 않더라고요. 많이 해 봤는데 떨릴 게 뭐가 있어? 이런 생각이었죠. (웃음) 첫 무대는 굉장히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그래서 그 때 담당자분께서 또 다른 행사를 연결해 주셨죠.
멘토님은 어렸을 적부터 많은 사람들 앞에 서고 주목 받는 걸 좋아하셨나요?
어렸을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크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했는데 그게 제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봉투도 붙이고, 신문도 배달하고, 판매 아르바이트는 안 팔아 본 게 없을 정도로 많이 했어요. (웃음) 대학교 때는 미디어가 전공이어서 디자인, 엑셀, 파워포인트, 영상편집, 홈페이지 등 과외도 해주고 교수님 연구도 도와드렸어요. 그렇게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하더라고요.
역시 MC나 리포터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는 직업이군요.
맞아요. 처음 만난 사람하고도 금새 친해질 수 있는 사교성이 있어야 해요.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 불가능하니까 상황 판단력도 필요합니다. MC같은 경우 라이브로 진행되니까 더더욱 순발력과 상황 판단력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리포터 같은 경우는 관찰력이 좋아야 해요. 주변을 잘 관찰해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야 하거든요.
대처 능력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런 능력을 어떻게 키우셨어요?
별의별 사건을 다 겪다 보면 대처하는 능력이 생기죠. 스피커에 불이 난 적도 있고, 공연팀이 무대로 떨어지기도 하고, 이상한 분이 뛰어 올라오기도 하고 황당한 사건들이 많았어요. (웃음) 그런 경험들이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또, 저는 혼자 상황을 만들어 연습해보기도 하고, 선배들이나 동기들과 얘기하면서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도 해요. 간접 경험을 하는 거죠.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웃음) 그런데 MC나 리포터는 그 무엇보다도 말재주가 좋아야 하는 것 같아요. 말 잘하는 비법은 뭔가요?
재능도 필요하지만 연습이 없으면 다 소용없어요. 저는 운전하는 시간이 많아서 혼자 차 안에서 끊임없이 얘기를 해요. 혼자니까 창피할 것도 없고 심심하지도 않고 딱이죠. (웃음) 예전에 차가 없었을 때는 지하철에서 연습하곤 했어요. 처음엔 분명 조용히 말을 했는데 어느 순간 보면 제 주변에 사람들이 다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점점 목소리가 커져서 다들 정신 나간 여자인 줄 알고 피한 거죠. (웃음) 그리고 평소에 명언이나 좋은 글귀들, 책에서 읽었던 것들을 다 외워놔요. 그럼 나중에 상황에 따라 외운 멘트들을 써 먹을 수 있으니까요.
지하철에서까지 그런 열정을 보였기에 지금의 멘토님이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지 궁금해요.
남들이 못했던 경험을 일하면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MC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또 리포터를 하면서는 사람들의 생활을 함께 공유하고 경험하니까 너무 즐거워요. 여행하고 맛집도 찾아 다니고, 색다른 체험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웃음) 근데 말하는 직업이어서 사진이 이상하게 나올 때가 많아요. 아무리 예쁜 사람도 말할 때 찍히면 웃기잖아요. 그런 사진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 마음이 좀 아프죠. (웃음)
하하. 여자들에게 그런 굴욕은 정말 치명적이죠. (웃음) 지금까지 수많은 행사와 방송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자원봉사단들과 함께 한 행사였는데 마지막 멘트를 좀 감동적으로 하려다가 제 마음이 순간 울컥한 거에요. 그래서 결국 눈물을 쏟아냈죠. 어르신들께서 괜찮다며 다독여 주셨는데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해요.
△ 행사 MC로서 일하는 모습
사실 리포터는 대부분이 여자지만, MC계를 주름 잡고 있는 건 남자들이잖아요. 여자 MC로서 힘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여자보다 남자가 더 카리스마 있고 진행 능력이 좋을 거란 편견이 여자 MC로서 어려운 점이었어요. 저와 한 번 일을 해본 사람들이야 제가 파워도 있고 목소리도 크고 어디 가서 휘말리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지만, (웃음) 처음 보는 사람들은 편견이 있어요. 근데 또 여자라서 좋은 점도 많아요. 일단 MC 중에 여자가 별로 없어서 희소성이 있죠. 그리고 남자보다 부드럽고 섬세한 진행이 가능하니까 그런 걸 원하시는 분들은 많이 찾아주세요.
멘토님만의 무기가 무엇일지 궁금해요.
관객과 최대한 호흡하는 무대를 만드는 것에는 자신 있어요. 저 혼자만 하는 것은 사실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모두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넉살도 제 무기 중 하나죠. (웃음) 어떤 상황이든 넉살을 이용해서 부드럽게 넘어가곤 해요.
저도 그 넉살을 본받고 싶네요. (웃음) 멘토님에게 MC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MC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웃음)
요즘 MC나 리포터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은 만큼 아카데미 과정이 되게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MC나 리포터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들이 참 많은데 정말 선택을 잘 해야 되요. 어떤 교수진이 있는지 그리고 수업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사후 관리가 잘 되는지 등 많은 것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MC나 리포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설 무대가 없잖아요. 그런 기회를 아카데미에서 어느 정도 연결을 해주니까 그 점을 잘 이용해야 되요. 아니면 선배들을 따라다니면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죠.
멘토님은 처음에 어떻게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건가요?
저는 제 스승님을 따라다니면서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 수 있었어요. 사실 좋은 멘토님을 잘 만난 거죠. (웃음) 가끔은 그 분이 행사 중간에 비는 시간을 저에게 넘겨 주셨어요. 그리고 여자 MC가 필요한 행사가 있을 때면 저를 보내셨죠. 그 때마다 행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으셔서 고생을 좀 했지만 순발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스파르타식 훈련 덕분에 이제 어떤 상황도 두렵지가 않아요. (웃음)
정말 좋은 스승님을 만나셨네요. (웃음) MC나 리포터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공부는 뭐가 있을까요?
일단,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섭렵할 필요가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면 질문만 하게 되니까 부드러운 진행이 힘들어요. 그리고 표준어 공부도 필요하죠. 특히나 일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들은 알아놔야 해요. 말하는 것이 직업인데 기본적인 것들을 틀릴 순 없잖아요. 거기다 심리 공부도 하면 좋아요. 언어는 심리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심리를 공부하면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또, 트렌드도 잘 알아야 해요. 세계적인 이슈, 요즘 트렌드, 유행하는 개그, 패션 등을 알아야 대화를 할 수 있죠.
할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끊임없이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네요.
그래서 저는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요. 요즘 어떤 게임을 하는지, 줄임말은 뭘 쓰는지 많이 물어보죠. 그래야 소통이 되더라고요. (웃음) 줄임말을 제가 함부로 쓰면 안되지만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줄도 알아야 해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죽는 순간까지 마이크는 사수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마이크를 넘기게 되면 사고가 날 수 있어요. 어떠한 경우에도 마이크를 넘겨주면 안 돼요.
마이크는 MC에게 생명과도 같은 거군요. 마지막으로 MC나 리포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무조건 도전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미리 안될 거라 고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보세요. 갈까 말까 망설여질 땐 가야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저는 도전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일을 하게 되면 초심을 잃지 말란 말 해주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이재윤
미디어콘텐츠디렉터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이재윤
INTERVIEW
이재윤
interview14@mailinfo.saramin.co.kr
EDITOR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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